[Tourism Issue] 관광 스타트업, 호텔과 함께 콘텐츠 만들어나간다

2023.11.17 09:00:00

- 아이디어를 현실로,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스타트업들

 

호텔의 공간이 숙박 이상의 다양한 경험을 만들어 가면서, 호텔의 쓰임새도 다양해졌다. 관광, 호캉스, 파티, 워케이션 등 많은 콘텐츠가 생기는 가운데 이를 겨냥한 관광 스타트업도 고도화되는 추세다. 이들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호텔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프로젝트, 혹은 생각했지만 시도를 하지 못했던 프로그램을 실현시키고 있다. 크고 작은 기업들이 생겨나고 또 사라지는 상황 속 지난 10월호에서는 관광 스타트업의 출발선을 알아봤다. 이어 11월호에서는 관광 스타트업의 흐름뿐만 아니라 호텔과 어떻게 협업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관광 스타트업
호텔과의 협업을 생각하다


관광 스타트업에 대한 이슈를 흔히 읽어볼 수 있는 시기다. 코로나19 이후 워케이션이나 국내 로컬 여행 활성화 등 그동안은 찾아보기 어려운 수요부터 위생과 안전을 철저히 여기는 고객이 늘어났다. 고객들마다 원하는 관광의 형태가 달라지며 다양한 콘텐츠를 품은 기업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에 공공기관 및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관광 스타트업의 협업과 성장을 위한 관광기업 이음주간을 2021년부터 개최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에서도 로컬 크리에이터를 발굴하는 등 여러 아이디어와 기획으로 무장한 관광 스타트업을 발굴해내는 데 여념이 없다.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은 지난 2월 <한국 관광스타트업 생태계 지도>를 발표하며 건전한 생태계 육성에 집중한다. 이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를 중심으로 온라인 여행사(OTA), 투어 & 액티비티, 트래블테크, 여행 콘텐츠, 모빌리티 등 17개 카테고리의 152개의 브랜드를 정리할 수 있다. 이 많은 관광 스타트업들은 저마다의 목적이 존재하지만, 고정적인 파트너를 만나 협업을 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며, 특히 호텔과 같은 숙박 업계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호텔 롱스테이 플랫폼 ‘호텔에삶’을 운영하는 트래블메이커스의 김병주 대표(이하 김 대표)는 “호텔은 관광 인프라 중에서도 다양한 목적을 지닌 고객들이 오가는 공간으로서, 이전에는 숙박만이 목적이었다면 현재는 워케이션, 임시 거주, 직주근접, 파티 등 여러 형태의 비즈니스가 만들어지는 곳”이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하늘 길도 다시 정상화 되면서,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고객을 가리지 않고 다수가 호텔을 찾고 있다. 호텔업계에 협업 수요가 생기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안전에 기반한 아이디어 매칭 바라는 호텔들


올해 8월, 코엑스에서 제1회 올댓트래블 전시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다수의 관광 스타트업이 참여한 올댓트래블에서는 100여 개의 관광 스타트업·벤처기업,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그들의 기발한 여행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함께 협업할 수 있는 파트너사 모색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새롭게 등장하는 수만큼 부지불식간에 사라지는 스타트업도 많은 상황. 가히 스타트업의 춘추전국시대라고 일컬을 정도로 관광 스타트업은 시장 포화 상태에 이른 모양새다. 이에 대해 한 관광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업들은 많아지고 있으나, 스타트업 자체의 생태계는 무르익어 간다고 볼 수 있다.”면서 “특히 호텔과 협업하기 위해서는 호텔업계의 특수성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데, 이는 호텔이 다소 보수적이라 외부의 서비스를 느리게 받아들이는 성향이 있어서다. 그만큼 투자자들도, 수요자들도 조금 더 안정적인 구조의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싶어 하는 현황”이라고 귀띔했다. 호텔업계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요금이 유동적으로 오가고, 다양한 고객들이 쉼 없이 오가는 호텔의 특징을 이해하는 곳과 협업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한 호텔 관계자는 “스타트업들과 미팅을 해보면 호텔에 대한 스터디가 충분히 이뤄져 막힘이 없는 곳들이 있고, 아닌 곳들이 있다. 전자에게 더 시선이 가기 마련”이라며 “호텔업계는 기본적으로 서비스업이라는 인식이 있다 보니 새로운 인프라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고, 자체 가이드라인도 명확하기 때문에 호텔의 틀을 깨지 않고 그 안에서 유연하게 움직일 만한 협업을 원한다.”고 설명하면서 업계의 특수성을 알렸다. 다른 호텔 관계자는 “현재는 코로나19 이전의 수익률을 전환하고, 밀려오는 물량을 소화하는 것에 바쁘기 때문에 기업과 미팅이 이전만큼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라며 “수익률이 안정화 된다면 재미있는 아이디어에도 눈길이 간다. 비수기 때 호텔의 공간을 채울 만한 아이템이 되거나, 고객들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를 통해 보자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호텔의 문턱이 친숙해지고, 호텔이 더 다양한 고객과 서비스를 선보이게 되면서 현재는 안정적임과 동시에 다채로운 영역의 서비스를 대응할 기업을 원한다는 것이 호텔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다양한 기획력으로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갖춘 스타트업


지난 10월호 <Tourism Issue>의 트리플 김연정 CPO는 “현재 관광 스타트업 트렌드는 볼륨보다 고객 한 명 한 명을 맞춰나가는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양새”라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관광 패턴도, 고객들의 취향도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관광 헬스케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히치메드의 박소현 대표(이하 박 대표)도 같은 의견이었다. 박 대표는 “현재 관광 스타트업은 유저들의 경험에 맞춤형으로 대응한다. 모두 동일한 경험이 아닌 유저의 특성과 성향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예약하고 안내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다양한 기술로 유저들과 업체들의 선택지를 넓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나 다양한 관광 애플리케이션에서 정보를 얻어 자신만의 계획과 패턴을 만드는 이들이 많아짐에 따라, 관광 스타트업은 창의적인 아이템과 관광 계획 자체에 빈틈이 없을 정도로 디테일한 부분까지 관여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 중에 호텔에서 주목할 만한 관광 스타트업의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

 

 

@ 운송과 시간을 책임진다,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란 공유 자전거 및 킥보드 등의 모빌리티부터 우버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 호출 서비스, 통합 교통서비스를 모두 아우른다. 특히 관광의 경우 이러한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가 앞으로도 발전할 예정이라고.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장 정남호 교수에 따르면 스마트 모빌리티는 관광 측면에서 두 가지 관점을 살펴볼만 하다. 우선 관광을 떠날 경우 거주 지역과 다르기 때문에 교통에 불편이 있고, 개인용 차량을 놓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대여하지 않고도 쉽고 편리한 방법으로 관광지를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두 번째, 관광지에 도착하면 각자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한다. 예를 들면 버스를 이용하다가 지하철, 기차로 갈아타는 등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되는데 많은 스마트 모빌리티에서 교통 수단을 연계하는 서비스를 선보여 더욱 간편한 것이다. 


라이드플럭스는 도심 완전 자율주행을 선보이는 스타트업이다. 이중 제주형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는 제주공항 인근 순환 셔틀 및 제주공항, 호텔 간 캐리어 배송 서비스를 선사한다. 제주공항을 시점 및 종점으로 운전하지 않고도 편안하게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일반 셔틀 버스와는 달리 승객 수요에 따라 움직이며 탑승객이 셔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차별점이다. 


무브(MOVV)는 전용 쇼퍼, 전용 차량으로 고객들의 편안하고 안전한 이동을 도와주는 글로벌 트래블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서비스를 지원하며, 예약 및 실시간 기사 호출, 일정 관리, 메시지 자동 번역이 가능해 언어 소통의 불편함 없이 자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단일 플랫폼에서 도로, 철도, 항공을 잇는 원스톱 이동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무브의 최민석 대표는 “현재 롯데호텔 사이공, 롯데호텔 하노이, 와이컬렉션 LCT 레지던스 등 유수의 호텔들과 협업하고 있으며, 호텔에서는 예약 시 공항, 호텔의 픽업 샌딩 서비스처럼 한 번에 예약 가능한 시스템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특히 국내에서는 부산역 도착 후 바로 대기 중인 모빌리티 차량에 탑승, 호텔까지 끊임없이 이동하며 관광지에서 운전뿐만 아니라 주차와 이동 수단 예약 걱정을 모두 덜어주고 있어 각광받는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다, 관광 콘텐츠 플랫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갖춘 관광 콘텐츠 플랫폼도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앞서 볼륨보다 콘텐츠 하나에 집중한다는 현 관광 트렌드의 이야기처럼, 하나의 콘텐츠를 ‘잘’ 빚어내는 플랫폼도 많아졌다. 실제로 올댓트래블에서도 트래블 콘텐츠 기업이 부스 배치도의 다수를 차지했다. 주식회사 100케이션은 지역 스토리와 관광 콘텐츠 발굴을 통한 로컬 브랜딩, AR 콘텐츠 제작을 통해 K-컬처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기업이다.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파트너십을 맺은 공간의 온-오프라인 연계 AR 미션플레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며 대상도 어린이 고객부터 시니어 고객까지 다양하다. 실제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 진해에서 축제 콘텐츠를 퀴즈와 게임으로 풀어냈으며 인천광역시관광협의회의 후원을 받아 소래포구 미션플레이에서 안내소부터 전통어시장 등 유명 관광지를 탐험한 뒤 미션을 풀어내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호텔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영역도 생겨났다. 한번 쯤 관광지에서 약국을 들르거나 병원에 가거나, 혹은 호텔에서 비상약을 구했을 것이다. 히치메드는 관광을 떠났을 때 의료 상의 문제가 생겼을 경우, 막막했던 의료 처리 구조를 타파하고자 만든 기업이다. 의사, 약사, 간호사와 IT 개발진이 모여 시작됐으며,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의학적으로 검증된 문진을 기반한 의료와 관광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지닥은 한국인이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증상을 확인 후 병원과 약국을 찾아주는 시스템이며, 메디이지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박 대표는 “특히 메디이지와 같은 향후 호텔과 협업하는 서비스로, 숙박업소에서 발생하는 외국인들의 의료적인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면서 “협업한 호텔에서도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 영역이라서 만족감을 느껴했고, 현재도 다양한 호텔들과 미팅을 진행하며 신규 비즈니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운영에 도움을 주다, 공간 플랫폼
호텔을 비롯한 리조트들은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중요한 지점일 것이다. 실제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서 운영 중인 스타트업도 다수 보였다. 이너트립은 워크숍 기획부터 프로그램, 공간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HR 담당자가 워크샵을 편리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툴을 제공하며 호텔, 리조트, 사무실 등 다양한 공간을 회사와 워크숍 장소로 매칭, 공간 운영에 도움을 주는 스타트업이다. 교육여행연구소는 전국의 학교와 협업, 수학여행, 수련회 등의 학교 교육여행을 책임진다. 뿐만 아니라 체험학습, 교사 연수 등 전문적인 프로그램도 다수 구비했다. 이들 또한 호텔과 리조트, 수련원 등과 협업하며 공간에 고객 유치와 함께 공간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전달한다.


트래블메이커스는 장기 투숙 플랫폼인 호텔에삶을 운영한다. 일주일 혹은 한 달 살기부터 관광 숙박부터 워케이션 용도의 숙박까지 장기적인 수요에 부응하는 스타트업이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호텔의 문턱이 높았지만 지금은 보다 친근해지면서, 작업실처럼 이용하는 고객들도 있고, 워케이션 용도로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혹은 이사를 하기 전에 호텔에서 거주하며 방을 찾는 고객들도 많은 편”이라며 “호텔의 경우 객실의 수는 정해져 있는데 평일이나 비성수기의 경우 객실을 판매하려는 자구책을 논의하다 보니 니즈가 있었고, 그 수요에 부응해 출시해 현재 많은 협업을 거듭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호텔에삶을 사용하고 있는 한 호텔 관계자는 “호텔에서 바로 도입하기 좋은 아이디어라서 협업하게 됐다. 특히 호텔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가격이나 편의성을 맞춰가는 측면도 인상 깊었다.”면서 컬래버의 의의를 밝혔다.


교육여행연구소의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평일에는 숙박시설에 놀고 있는 방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매출 측면에서도 큰 기대가 되고 있다.”면서 “수학여행 및 수련회 등은 필수로 가야하는 코스인데, 이 많은 잠재적 소비자들을 통해 주변 관광지를 활성화시키고 숙박시설까지 활성화 시키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공간 플랫폼은 호텔 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객실의 운영을 효율화한다고 볼 수 있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관건


그렇다면 이 많은 스타트업과 호텔이 협업해서 시너지를 가져올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앞서 언급했듯 호텔은 코로나19를 거치며 고객들의 취향도 다변화 됐다. 수요는 존재하는데 이를 막 코로나19가 끝나 정상 운영에 집중하고 있는 호텔이 다 감당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기 마련이다. 히치메드의 박 대표는 “호텔은 서비스 영역이 다양하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편이다. 의료 문제의 경우에는 빈도 및 전문성 등을 고려했을 때 호텔이 자체적으로 가져가기에는 부담이 되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우리와 같은 기업이 전문성을 기반으로 해결할 수 있고, 유연함이 중요한 호텔의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호텔의 고객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협업한 호텔들은 다들 만족스러워하는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를 기반으로 호텔업계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협업을 해나가는 스타트업들 또한 많다. 다양한 호텔과 협업하며 자신들만의 데이터를 쌓고, 호텔과 함께 성장하려는 곳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트래블메이커스의 김 대표는 “호텔은 성수기, 비수기 당 금액도 천차만별이고, 방문하는 고객들도 시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유연한 대책이 필요한 업계”라며 “기업 따로, 호텔 따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담당자와 함께 금액이 급등하는 성수기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금액 변화와 관리, 유동성에 기인한 대책을 함께 세우면서 동반 성장하는 것을 장기적인 비전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해외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서비스로 막 들어오고 있는 해외 관광객들을 타깃하기에 적절하다. 무브의 최 대표는 “해외 출장이나 여행 시 글로벌 호텔의 이용객은 공항 픽업과 샌딩 서비스를 별도로 예약하게 된다.”면서 “그러나 보다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현재 호텔과 협업할 경우 호텔 멤버십에 모빌리티 서비스를 탑재시키거나 ERP 시스템과 연계한 고객 맞춤형 툴을 선보이고 있다. 덕분에 12개국 60여 개 도시에서 활성화 됐으며 협업하는 호텔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관광 스타트업은 호텔에서 미처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캐치하거나, 협업하면서 호텔 고객들의 몰랐던 니즈까지 짚어낼 수 있는 하나의 툴이 될 수도 있다. 내부에서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외부에서 전문가들이 호텔을 읽어내는 시선은 보다 객관적이며 새로운 시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광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고객에게 보다 디테일한 서비스를 전달하려는 호텔에게는 긍정적인 선택지로 고려될 것이라 예측된다.

 

스타트업과 호텔의 유의미한 협업 기대돼


미처 호텔이 관리하지 못했던 영역을 캐치해, 역으로 고객의 니즈를 읽어주는 스타트업. 실제로 많은 공부 끝에 호텔과 협업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동반 성장을 꿈꾸는 곳도 많아 보였다. 또한 호텔에서도 서비스 퀄리티의 향상을 위해서라면 안정적이며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반기는 추세다. 하지만 지금은 교차로에 서 있는 격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다이나믹한 서비스도 좋지만, 현재 호텔은 코로나19가 풀리면서 가지고 있는 프로퍼티 기획과 운영 관리도 해나가기가 벅찬 상황”이라며 “성수기 때는 감당이 못할 정도로 판매량이 오르고, 비수기 때의 물량도 나쁘지 않기에 기존 영역, 예를 들면 리포트 작성이나 페이퍼 업무를 대체해줄 수 있거나, 운영에 집중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편이다. 주변의 호텔 관계자들도 비슷한 의견들이었다.”고 설명하며 운영 및 기획 관련 프로그램의 니즈를 밝혔다. 앞서 언급한 대로 현재 호텔은 코로나19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밀려드는 고객들을 감당하고, 인력의 한계로 인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 보다는 기존 운영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 보는 추세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었다.


그러나 느릴 뿐 수요가 없는 것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운영이 안정화 되면 변모한 호텔의 서비스 영역과 공간에 따라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곳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히치메드의 박 대표는 “호텔은 하나의 공간 사업으로서, 호텔마다 가지고 있는 분위기와 특색에 따라 고객에게 하나의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라며 “이러한 공간을 관광 상품 및 코스로 제공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 기업과의 적절한 컬래버를 통해 호텔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서비스까지 제안할 수 있다면 국내 고객 및 해외 고객들에게 특색 있는 경험을 선사하기 좋은 형태”라고 이야기했다. 호텔의 용도가 다변화된 지금, 향후에는 안정적인 운영과 더불어 호텔과 합이 맞는 기업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트래블메이커스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국내 최대 호텔 한 달 살기 플랫폼 ‘호텔에삶’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올해의 관광벤처에 성장성 부문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이다. 2020년에 론칭, 올해로 3년 차가 됐으며 처음에는 장기 여행을 떠난 고객들에게 수요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재는 워케이션 용도로 쓰는 고객부터, 이사로 인한 숙박, 직접 거주 등 특수 목적을 지닌 고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통해 호텔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특수 목적을 이행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전과 달리 스타트업들의 동태가 어떻게 바뀌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트렌드라고 한다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많이 생각하는 것이다. 무조건 색다른 것보다는 실질적인 액션을 취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많이 들여오는 편이다. 이는 투자 시장과도 연관성이 높은데, 현재 관광 스타트업은 많은 기업들이 나오고 폐업하면서 얼어붙은 터라(웃음) 얼마나 수익을 낼지, 그리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영역의 범주에서 어떤 액션을 취할지 고민하는 것 같다. 그래서 줄어든 파이 안에서 최대한의 효력을 발휘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호텔은 많은 고객들이 오고 가는 장소이기 때문에 니즈도 다양화 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실제로 상품을 소비하는 고객들의 흐름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바뀌어가는 것을 느낀다. 이전에는 가격이 가장 중요했다. 이 호텔이나 플랫폼이 다른 곳에 비해 얼마나 저렴한지를 주로 봤다면, 현재는 경험이 다양화 되면서 품질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다. 오히려 가격을 높이더라도 이런 서비스가 제공됐으면 좋겠다는 것을 호텔에삶에 역제안하는 고객들도 많아졌다. 호텔에삶을 예시로 들자면, 캐리어 보관 서비스를 신청할 때도 어떤 방식으로 보관하면 좋겠다든지, 혹은 부가적인 컨시어지 서비스 신청하는 등 고객 맞춤형 요구 및 콘텐츠가 생겨나는 것이다. 호텔은 타 호텔의 데이터를 알기 어렵지만, 기업의 경우 다양한 고객사가 존재하며 여러 데이터를 비교하며 앞선 기획을 해나갈 수 있기에 이러한 니즈를 미리 대비하고 먼저 호텔에 제안을 해서 대응법을 만드는 편이다.

 

호텔과 협업 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코로나 19를 경험한 이후 호텔은 또 다른 감염병이나 시즈널 이슈, 혹은 외교 이슈에 즉시 영향을 받는 단순 관광 목적의 관광객이 아닌 외부적인 이슈에 영향을 받지 않는 특수 목적의 타깃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느끼고 있다. 특히 비수기, 평일의 OCC 일부를 새로운 타겟으로 채워주기를 바라며, 자사에 먼저 협업을 요청하는 호텔도 늘어나는 추세다. 호텔의 용도가 변모하고 있기에 이는 실질적으로 염두 할만한 니즈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일방향적인 제안이 아니라, 호텔 관계자와의 면밀한 소통을 통해 각 호텔에 맞는 상황을 개선하고 또 호텔에게 역제안을 받기도 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호텔이 스타트업을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언해 준다면?
현재 코로나19가 걷히면서 내국인 고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고객도 물밀 듯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인바운드 고객들의 체류기간이 길어지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관광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향후 한국 관광 및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외국인 고객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된다. 이럴 때일수록 다양한 니즈를 채우고, 실질적인 구매율로 직결되는 콘텐츠를 지닌 기업과 여러 소통을 거치며 기획을 채우면 좋을 것이다. 그 컬래버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발견할 때도 있으니까.


호텔에삶에서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성과를 올렸던 예시를 들면, 한 호텔에는 장기 투숙객, 그중에서도 자취를 대체해서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져서 공용 주방을 비치하기도 했고, 라운지 외에는 이들이 편하게 밍글링 할 만한 공간이 없어서 전용 라운지를 만드니 고객들이 호텔에 갖는 이미지도 상승하고 호텔에서도 고객에게 더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이 되더라. 다시 말해 기업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호텔의 노하우를 접목시켜 시너지를 일궈내는 것에 주목한다. 구성 안에서 최대한의 효율성을 끌어내고, 고객들에 맞춘 유동적인 기획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