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FEATURE] "어메니티 역사의 새로운 장 열릴까?", 1회용품 무상 제공 금지에 대처하는 호텔업계

2024.03.18 10:30:54

 

2023년 3월 28일 일부 개정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약칭: 자원재활용법)’ 제10조(1회용품의 사용 억제 등)에 의거, 객실이 50개 이상인 숙박업체에서는 1회용품의 사용을 억제하고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다. 다만, 1회용품이 생분해성수지제품인 경우에는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정식 시행은 오는  3월 29일부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의 호텔들은 어떤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국내 30여 개의 특급호텔의 현황을 취재를 통해 알아봤다. 또한 해외에서는 어떤 환경적 실천을 주도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봤다. 

 

 1회용품은 이제 그만, 다회용 디스펜서로 교체 완료  

 

 

취재에 응한 30여 개의 호텔 모두 기존에 객실에서 제공해온 1회용 배스 어메니티를 다회용 디스펜서로 교체했다. 교체 진행을 시작한 시기는 업체마다 조금씩 상이했으나, 2023년 오픈한 호텔을 제외하고서는 대체로 2020년부터 2022년 사이에 모든 교체 작업이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나 아코르, 힐튼 등 글로벌 호텔 체인의 경우 브랜드마다 가이드라인이 이미 수년 전부터 내려왔고, 법안의 개정과 관계없이 이미 교체 수순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호텔마다 제공하는 배스 어메니티의 종류는 3~5종으로, 샴푸와 컨디셔너, 샤워젤은 필수로, 그 외 바디로션과 핸드워시는 일부 업체에서 추가로 제공을 하고 있었다. 디스펜서 용기의 경우 용량(300mL/500mL), 교체방식(사용 후 리필/사용 후 폐기), 비치형태(부착/단순비치)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한편 칫솔이나 치약, 면도기 등의 1회용 위생용품은 사용 규제에 따라 무상 제공을 전면 중단하게 됐다. 고객이 만일 이 시행령을 알지 못한 채 호텔에 방문한다면 당혹스러울 수도 있지 않을까? 


이에 유상 판매 여부를 놓고 호텔마다 각기 다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계열의 일부 호텔들은 유상 판매에 관한 부분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본사의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계획 미정으로 답변한 호텔도 있었다.  


유상 판매를 결정짓고 준비 중이거나 이미 시행한 업체도 있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수원과 코트야드 메리어트 수원, 코모도호텔 경주, 더 클래식 500 펜타즈 호텔 등은 고객이 요구할 경우 유상 판매로 1회용 위생용품을 제공 예정이다. 더 클래식 500 펜타즈 호텔의 관계자는 “어메니티 중에서도 특히 칫솔과 치약, 면도기 등은 투숙객의 사용률이 높은 용품이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경우를 고려해 고객 편의성을 위해 개별 판매를 시행할 예정”이라 전했다. 코트야드 타임스퀘어 호텔은 올해 8월까지 리노베이션이 진행된다. 마무리가 되는 시점에 일회용 치약 및 칫솔은 자판기 형태로 판매하는 방향으로 계획 중에 있으며, 생수병 대신 객실마다 정수기를 설치한다.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는 3월 1일 자로 칫솔, 치약, 면도기 세트를 유료화돼 객실 내 미니바에서 구매할 수 있다. 보코서울강남은 무상 제공을 중지한 동시에 치약과 칫솔을 PB상품으로 자체 제작해 유상으로 판매한다. 특히 칫솔은 다회용 대나무 칫솔로 제작을 준비 중에 있으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일부 투숙객에 한해 유상 판매를 진행하는 호텔도 있다. 홀리데이 인 광주 호텔은 숙면 콘셉트 패키지 ‘Sweet Dreams!’와 스위트 객실 투숙객 대상으로 제공되는 숙면키트 ‘Sweet Suite Dream’에 한해 별도 판매를 하고 있다. 홀리데이 인 광주 호텔의 관계자는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가치 확산을 위해 인견 파우치, 한지에 포장된 바스 솔트, 재활용 우수 등급 인증을 받은 다회용 필로우 미스트로 함께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3월 1일부로 유아용 어메니티만 별도 판매할 예정이며, 그 외 일반용 칫솔, 치약, 면도기 등도 요청하는 고객에 한해 유상으로 제공한다. 추후 바뀐 정책에 대해 모든 고객에게 개인용 위생 제품은 반드시 지참하도록 안내할 계획이라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호텔에서의 소소한 즐거움, 유명 브랜드 어메니티 유지 

 

 

유명 브랜드의 어메니티는 호텔 투숙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SNS에 올라오는 호텔 후기를 보면, 각 호텔이 어느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는지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의 가격대를 꼼꼼하게 비교하는 내용은 호텔 어메니티를 기대하는 투숙객에게 좋은 ‘꿀팁’이 된다. 이에 어메니티로 유명한 해외 유명 브랜드도 대용량 다회용 디스펜서 용기를 마련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파라다이스시티는 스웨덴의 럭셔리 브랜드 ‘바이레도(BYREDO)’ 제품을 대용량 디스펜서로 교체해 사용하고 있다. 더 플라자는 프랑스 향수 브랜드인 ‘프레데릭 말(FREDERIC MALLE)’을 사용하고,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프렌치 럭셔리 퍼퓸 하우스 ‘딥티크(DIPTYQUE)’를 제공 중이다. 한편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는 영국 정원의 향기를 담은 테라피 브랜드 ‘크랩트리 앤 에블린(Crabtree and Evelyn)’ 제품을 대용량 디스펜서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독특한 브랜드로 차별화를 두는 호텔도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알로프트 호텔에서는 ‘drybar™(드라이바™, 이하 드라이바)’ 제품을 사용한다. 드라이바는 90년대 유행하던 블로우아웃 헤어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캘리포니아 기반 살롱 체인이다. 이 브랜드의 샴푸와 컨디셔너, 그리고 샤워젤을 사용해 투숙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는 이탈리아 피렌체 유명 퍼퓸 브랜드 ‘아쿠아플로(AquaFlor)’에서 조향사로 일하고, 현재는 개인 브랜드숍을 운영하는 퍼퓸 마스터 실레노 켈로니(Sileno Cheloni)와 협업했다. 지난 2018년부터 해비치만의 시그니처 향을 담은 4종의 어메니티 라인을 제작해 사용하고 있으며, 작년 11월부터는 500mL 대용량으로 교체해 객실 및 공용부에 비치했다. 실레노 켈로니는 제주를 직접 방문해 곶자왈, 바다, 현무암, 감귤 등에서 영감을 얻은 향을 개발했다. 최고급 향료인 앰버그리스와 우드를 비롯, 베르가못, 만다린, 페퍼 등을 주원료로 한다. 고급스럽고 니치한 해비치만의 향을 많은 고객이 선호한다고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귀띔했다. 실제로 투숙 기간 동안 구매를 하거나 투숙 후 전화로 문의를 하는 등 고객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현재 해비치 배스 어메니티는 호텔 내 편집숍에서 ‘해비치 콜렉션(Haevichi Collection)’과 함께 판매 중이다.  


 기둥보다 서까래가 더 굵다?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한 호텔업계 


앞서 말했듯 소용량의 1회용 어메니티는 호텔을 찾는 투숙객에게 작은 즐거움으로 작용한다. 다녀온 호텔의 어메니티를 기념품의 일환으로 수집하는 고객들도 종종 있다. 다회용 디스펜서로의 교체는 호텔업계가 환경 보호에 일조할 수 있는 실천 중 하나지만, 동시에 예상하지 못했던 여러 문제에 새로이 직면하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먼저 일부 고객은 여전히 1회용 어메니티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른 사람이 쓰던 것을 같이 쓰는 게 불편하고 싫다는 객실 컴플레인이 종종 들어온다고 한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만큼, 보다 철저한 위생 관리를 필요로 할 것이다. 


도난 문제에 따른 스트레스도 발생한다. 호텔업계 관계자들은 디스펜서 용기로 교체 후 투숙객들이 공병에 어메니티를 담아가는 사례가 있다고 공통적으로 전했다. 그렇다고 투숙객 모두를 잠재적으로 의심할 수도 없는 노릇. 이에 대부분의 호텔들이 용기에 잠금장치를 설치하거나 뚜껑이 열리지 않도록 일일이 글루건으로 고정 작업을 한다. 애초에 개봉되지 않는 용기를 제작하자니 추가로 비용이 들고, 내부에서 발생한 파손 혹은 불량 여부를 알 수가 없어 오히려 위험하다. 또한 소비량을 파악하기 어려워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하고, 일정량을 쓰고 나면 잔여물이 나오지 않아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어메니티 로스율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한번 사용한 용기를 재활용할 수 없다. 진정한 친환경 정책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고려할 여지가 있다.

 


 

INTERVIEW

“어메니티는 호텔의 가치, 
밸류포머니(Value for Money)에 맞는 선택권 제공해야”

HVS KOREA 김만재 대표 

 

국내 호텔산업에 ‘어메니티’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  


한국에 자주 드나드는 친구가 있었다. 주로 호텔을 이용하는데 한국 호텔들을 다녀보니 스몰 보틀의 어메니티 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형성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외국의 경우 어메니티의 트렌드가 2~3년마다 바뀌는데, 장차 한국도 그런 쪽으로 발전이 되지 않겠냐는 인사이트를 줘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게 20년 전 일이다. APEC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최됐을 시기니까. 그땐 업계에서 어메니티라 하면 단순히 객실 내 비치한 소모품 정도로만 생각을 했다. 지금처럼 각 호텔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로 여기는 인식은 없었다. 

 

이전에는 호텔의 어메니티가 어떻게 제공됐는지 궁금하다. 


80년대 초반에 한국화장품에서 스몰 보틀로 어메니티를 만들긴 했었다. 그런데 한 번에 2~3년 치를 구매해서 호텔에서 보관을 하는데 관련 법안도 없고 위생 관리에 대한 개념도 정립이 안 돼 있었다. 지금은 많이 발전한 것이다. 

 

지금의 어메니티 브랜드들은 어떤 변화를 거치고 있나?  


디스펜서로 전환하는 추세에 맞춰 용기도 다양하게 개발을 한 상태다. 다만 호텔마다 인테리어가 제각기 다르지 않나. 용기를 벽에 부착하거나 도난 방지 차원에서 열리지 않도록 디스펜서를 제작해야 하는데 기존의 브랜드 디자인들과 완전하게 어울리지 않아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위생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잔량 관리를 해야 하는데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고, 아무래도 호텔 입장에서는 레이버 코스트(Labor Cost)가 기존보다 더 들어가는 것이다. 용기 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어떠한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비용적으로 수지타산이 안 맞는 문제가 제일 컸다. 디스펜서를 좋은 것으로 제작하려면 비용이 또 많이 드니까,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또 용기에 잠금장치를 한다고 했을 때, 개폐를 하려면 별도의 열쇠가 필요하지 않나. 그런데 제작한 열쇠가 또 맞지를 않는다. 아니면 디스펜서를 부착하는 부속 제품이 부실하거나. 급박히 진행하다 보니 디자인도 완벽하지 않았다. 오염물질이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고. 아직까지는 과도기로, 여러 문제가 있다. 

 

향후 어메니티 시장의 변화는 어떨 것으로 전망하나? 


밸류포머니(Value for Money). 외국 호텔들은 철저하게 시장이 세분화(Market Segmentation)돼 룸 타입에 따라 가격 차이가 확연하지 않나. 우리나라도 요즘은 그런 추세로 많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객실 가격이 비싸면 이에 맞는 어메니티를 제공해 줘야 소비자 만족도가 올라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그 부분에서 약세다. 예를 들어 100만 원짜리 스위트에 간다고 하면 100만 원에 해당되는 브랜드를 넣어줘야 하지 않나. 외국 같은 경우는 좀 더 유니크하거나 수제 제품이라거나, 특별한 어메니티 제공으로 차별화를 둔다. 앞으로는 한국 시장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어메니티를 선정하는 데 있어 호텔들이 어떤 기준을 참고하면 좋을까? 


우선은 트렌드를 잘 공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근래 몇 년 동안이야 코로나 때문에 해외에서 열리는 큰 전시를 갈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제는 미국이나 상하이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페어에도 참관을 가서 동향이 어떤지 직접 파악을 하고, 각자 호텔에 맞는 어메니티를 직접 찾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참고를 할 때에도 일본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유럽이나 미국을 레퍼런스 삼을 것인지 다 따져 봐야 한다. 단순히 친환경 요소에만 몰입해 따라가려 하면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권을 그냥 버려두는 셈이 된다. 상당히 아깝다고 생각된다. 일본의 어느 온천 리조트에서는 입구에 어메니티 바를 배치해 뒀다. 각 제품마다 어디에 좋은지 상세 표기를 해두고 체크인 시에 투숙객이 어떤 어메니티를 사용하겠다, 직접 선택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이런 시도들을 해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꾸준히 개발에 투자를 해야할 것이다.

 


 

 친환경, 지속가능한 어메니티로의 전환 

 

 

국내 호텔업계는 비교적 한발 늦게 친환경 어메니티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서귀포KAL호텔은 기존 소용량 어메니티를 대용량으로 교체함과 더불어 친환경 어메니티로 준비하고 있다. 헤어제품 2종은 자연발효식초를 함유한 두피 전문 샴푸 ‘원오세븐(107)’을, 바디제품 2종은 신생아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이 사용 가능한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바이오’를 최종 선정해, 3월 내 객실 내 비치할 예정이다. 


호텔 나루 서울 – 엠갤러리에서는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호주 친환경 브랜드 ‘그로운 알케미스트’ 제품을 제공 중이며, 객실 내에서 가능한 모든 제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했다. 

 

 

2022년 오픈한 보코서울강남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운영하는 IHG 계열 브랜드인 만큼, 리필가능한 식물성 기반의 비건 대용량 어메니티를 설치하는 것이 운영 방침이다. 이에 오픈 초부터 IHG에서 추천하는 2가지 대용량 어메니티 제품 중, 뉴질랜드의 오가닉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 ‘앤티퍼디(Antipodes)’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앤티퍼디는 뉴질랜드와 태평양 지역에서 유기농 제품 및 성분 관련 가장 큰 인증기관인 BioGro를 통해 국제적으로 인증받은 생분해성 용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파라벤, 실리콘, 글루텐 및 유해한 화학물질이 없어 환경과 건강에 무해하다. 보코서울강남의 이서강 마케팅 과장은 “국내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다 보니 투숙객들이 직접 검색해 본다. ‘이 제품이 비건이고 친환경적인 노력을 하는 브랜드다.’라는 것을 인지하고 사용하면서부터는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다. 제품을 별도로 구매하고 싶어하는 고객도 많은데 판매는 어려워 1주년 행사와 웨딩 쇼케이스 때 선물로 제공했다. 이때 호응이 상당히 좋았다.”며 고객들의 반응을 전했다. 

 

 

국내 브랜드와 협업해 시그니처 제품을 제작하는 호텔도 있다. 글래드 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10월, 자연주의 화장품 ‘비온타임’과 함께 어메니티 ‘GLAD by beontime’을 제작했다. 두피 자극이 적지만 풍성한 거품으로 세정력을 높인 ‘샴푸’와 코코넛, 팜 유래 계면활성제 성분이 손상된 큐티클을 매끄럽게 관리해 주는 ‘컨디셔너’, 촉촉한 사용감으로 건조한 피부를 위한 ‘바디워시’ 3종으로 구성했으며, 복숭아의 달콤한 향과 플로럴 부케의 싱그럽고 포근한 향이 조화를 이룬다. 코코넛 유래 성분과 피부 친화적 오일을 사용한 친환경 성분에 민감한 피부에도 자극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무자극 어메니티로, 투숙객들의 체험 반응이 좋아 글래드샵(GLAD SHOP)에서 별도 판매 중이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클린 뷰티 브랜드 수페(Soofee)와 1년간의 긴 연구 끝에 개발한 클라시 허브 콤플렉스 비건 라인 ‘수페(Soofee), 워커힐 에디션’을 전 객실에 비치했다. 수페와의 협업을 기획한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의 이현정 더글라스하우스 지배인(이하 이 지배인)은 “수페에는 원래 세정 라인이 없었다. 처음 제안했을 때 그쪽에서도 도전해볼 만하다고 여겼고, B2B도 진행하는 업체라 가능성이 큰 마켓이라 생각한 것 같다. 수페에서 자작나무 수액을 원료로 만들어보겠다 했고, 호텔에서는 비건을 요청했다.”고 협업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설계했고 95% 이상 자연에서 온 원료를 사용하면서 동물성 원료 사용은 지양하고 있다. 동물성 실험을 금지하는 비건 화장품으로 프랑스 비건 협회로부터 ‘EVE VEGAN’ 인증도 받았다. 원래는 인증을 받으려면 8~12주가 걸린다. 그런데 수페는 이미 인증을 받아 본 경험이 있어 보다 수월하게 진행이 됐다.”고 전했다. 또한 “외국 브랜드의 장점은 네임 밸류다. 하지만 용기가 부실해 불량품이 많은 편이다. 버려지는 양도 너무 많더라. 수페는 국내 제작 용기를 사용한다. 안전하고 튼튼한 용기를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봤다.”며 국내 브랜드와 협업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보다 특별한 실천들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하거나 리사이클로 이어지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더 플라자는 생분해가 가능한 슬리퍼, 폐리넨을 재활용한 런드리 백 등으로 어메니티를 교체했으며, 라한호텔은 환경 보호를 위해 라벨이 없는 무라벨 생수와 다회용 슬리퍼를 객실에 비치했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환경 보호를 위해 레지던스 전 객실 정수기 설치, 체리 우드 소재 객실 키 카드, 생분해성·재사용 가능 포장 용기 사용, 객실 내 배달 음식 반입 제재를 통한 쓰레기 배출 최소화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며 호텔 내에서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모든 객실 내 어메니티를 대용량 벌크 타입으로 전면 교체 완료한 르 메르디앙 & 목시 서울 명동은 ‘노 플라스틱(No Plastic)’을 목표로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 대신 정수기 및 물병을 세팅해 자연과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과 웰빙 추구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의 경우 힐튼의 ESG 프로그램 ‘목적이 있는 여행(Travel With Purpose)’ 아래 플라스틱 객실 키 카드와 펜을 나무 및 종이 재질로 대체해 제공한다.  

 

 사회적 책임의 실현과 결합된 지속가능한 발전 

 

 

친환경 정책으로 인한 어메니티 교체는 단순히 환경 보호 차원으로만 실행되지 않는다. 사회적 가치와 책임을 실현하는 기부 행위와 결합해 환경 보호와 사회적 발전을 동시에 이루어내는 데 기여한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은 친환경 소재의 칫솔 및 치약을 유상으로 판매한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매월 기부하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동구밭 고체 어메니티’를 지난 1월 광진구 취약계층 대상으로 진행하는 광진푸드마켓에 기부했다. 지역사회 안전망(Safety Net) 구축을 위해 독자적 상생 모델을 모색하고 나눔 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는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지역 상생 프로그램 일환으로 서울시 광진구 관내 저소득층 대상 나눔 사랑 실천에 동참하고자 광진푸드마켓에의 기부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 어메니티 기부는 호텔의 SV(Social Value, 사회적 가치) 담당자의 제안으로 진행됐다. ESG 활동과 지역사회 활동의 일환으로 의미 있는 친환경 활동을 펼친 좋은 사례다. 


 다른 나라,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해외 호텔들은 국내보다 앞서 에코 경영을 실천해 오고 있다. 주목해 보면 좋을 몇 가지 사례들을 모아봤다.  


태국의 호텔 및 부동산 개발 회사 중 선두기업인 두짓 인터네셔널의 호텔들은 리필이 가능한 어메니티를 사용하고 있다. 두짓 타니, 두짓D2, 두짓 프린세스 브랜드에서는 천연소재의 어메니티(치약, 칫솔 세트, 면봉 등)를 비닐 포장 없이 제공하고 있다. 아사이 호텔은 고객의 요청 시에만 해당 어메니티와 문구류를 제공해 객실 세팅과 종이 낭비를 최소화한다. 아울러 사용한 어메니티의 재활용 및 책임있는 폐기를 위헤 파트너십을 모색 중에 있다.


태국 왕실 휴양지로 유명한 후아힌의 치바솜 리조트(Chiva-Som)는 비플라스틱 대체재 및 바이오 플라스틱 도입, 객실 운영 시 발생하는 포장 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또한 알약 형태의 고체 치약과 면도용 비누, 대나무 칫솔을 개발 중에 있다. 일부 회전율이 낮고 창고에 오래 보관되는 품목은 편의용품 목록에서 제외하고 요청 시에만 제공한다. 유상 판매는 진행하지 않으며, 투숙객이 개인물품을 가져와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탄소 발자국을 줄여 지속 가능한 여정을 함께 걸어가기를 권장하고 있다.

 

 

피말라이 리조트 앤 스파(Pimalai Resort and Spa)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구하는 관광 인증 시스템 ‘그린 글로브’ 인증을 획득한 친환경 리조트다. SLH’s Considerate Collection에 속해 있어 환경에 대한 지속적이면서도 진정성 있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피말라이 리조트 앤 스파는 세라믹 디스펜서를 활용하고 있다. 화장솜과 면봉은 비닐포장 없이 대리석 용기에 비치하고, 비누를 제공하지 않아 쓰레기를 최소화한다. 샤워 캡과 위생 봉투 등 기타 어메니티는 종이포장재를 사용했으며, 요청시에만 제공된다. 

 

 

바이스로이 발리(Viceroy Bali)는 한때 인도네시아 왕족들에게 사랑받은 아름다운 왕가의 계곡(Valley of the Kings)이 내려다보이는 우붓 산등성이에 자리잡고 있다. 4개의 스위트 룸과 40개의 프라이빗 빌라를 갖춘 5성급 럭셔리 리조트로, 객실 내 비치된 어메니티 3종은 현지에서 유기농으로 생산된 세라믹 리필형 용기에 담겨있어 직원이 직접 리필한다. 또한 객실에는 물을 시원하게 유지할 보냉병이 제공된다. 국제 식수 표준에 따라 여과된 물은 리조트의 리필 센터나 수도시설을 통해 직접 채울 수 있다. 투숙객에게는 숙박 기간 중 비콥인증(B Corp)을 받은 ‘발리안(Balian)’ 유리 물병을 제공하고, 이러한 노력에 동참해 주기를 독려한다. 


비콥인증의 ‘B’는 베네핏(Benefit)을 나타낸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이윤(Profit) 위주의 기업과 달리, 사회에 미치는 간접적 부분까지 포함하는 총체적 혜택(Benefit)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기업 모델에 부여된다. 비콥인증을 보유한 글로벌 소비재 기업으로는 파타고니아(Patagonia), 벤앤제리스(Ben&Jerry’s), 일리(illy) 등이 있으며, 국내 화장품 제조사 ‘제너럴바이오’, 시각장애인을 위한 손목시계 제조사 ‘닷’ 등이 있다. 록시땅 코리아와 네스프레소 코리아 역시 2023년 8월 비콥인증 기업으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공정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아, 비콥 인증을 획득할 경우 사회성 항목에서 100점을 획득하게 된다.   

 

 

 ‘B’ Stand for Bee    


국내에서도 호텔을 찾는 고객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함께 인지하고, 호텔이 제시하는 친환경 캠페인에 기꺼이 동참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매일 객실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을 우린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지 않던가. 


더 많은 공감과 참여를 얻어내기 위해, 호텔에서는 어떤 자세로 고객을 맞이해야 할까? 국내 최초 비건 콘셉트 룸과 친환경 어메니티 교체 프로젝트를 기획한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의 이 지배인은 “개인이 할 수 없는 경험을 기업의 측면에서 선사해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지 가죽으로 카우치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원료로 개발한 어메니티를 제공하는 등, 고객이 호텔에 와서 경험한 변화가 새로운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안내하는 것이 호텔과 호텔리어의 역할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한 번에 많은 것을 바꿀 수는 없다. 반대로 단 하나라도 바꾸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바뀌지 않는다. 고무적인 것은 호텔뿐 아니라 여러 산업에서 지속가능한 R&D를 시도해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첫 시도가 완벽한 실현으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심어놓은 씨앗을 건강한 나무로 성장시키기를 바란다. 꽃에서 꽃으로 부지런히 날개짓하며 생태계를 확장해 나아가는 벌들처럼, 호텔업계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고객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권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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