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수의 세계음식여행] 베트남 시장의 어제와 오늘

2023.12.30 08:47:01

 

베트남의 재래시장

 

음식이나 요리에 특별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새로운 나라의 낯선 도시에 가면 자연스럽게 그곳의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싶어진다. 로컬 사람들의 진정한 삶을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전통시장이기 때문이다.


호치민 시티에는 벤탄 시장(Ben Thanh Market)이, 다낭에는 담 시장(Dam Market)이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이듯, 하노이 올드타운에는 동쑤언 시장(Dong Xuan Market)이 자리잡고 있다. 하노이에 있을 때는 재래시장에 자주 가지 못했지만, 나트랑에서는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 5분 거리에  재래시장이 있어 자주 갈 수 있었다. 

 


베트남 대도시에는 쌀, 라면, 물, 고기, 생선 등의 식료품을 위생적인 현대식 마트인 롯데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고, 코코넛과 같은 로컬 과일과 채소 등은 로컬 시장이 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서 자주 이용한다.


물론, 현지인들에게 파는 가격과 다른 가격을 외국인들에게 팔고 있어서 약간의 흥정이 필요하지만 이 또한 재미로 느끼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동쑤언 시장


하노이 다운타운 구 시가지에 위치한 동쑤언 시장은 1만 4000㎡의 크기로 3층 건물에 2100개의 상점이 입점해 베트남 북부지방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하노이의 시민들과 상인들과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겪어온 역사의 현장이다.


동쑤언 시장은 1889년에 세워졌으며 현대적이면서도 베트남 역사를 느낄 수 있는 프랑스 건축 풍의 외관을 가지고 있으며 예전이나 지금이나 많은 관광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관광객 입장에서 동쑤언 시장은 구경하기 좋다. 중앙에 분수가 위치한 1층부터 해산물, 고기, 채소 등의 다양한 식료품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사기 좋은 베트남 특산품과 기념품 가게, 가전제품과 가정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돼 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의류, 신발, 옷감, 세라믹 티 팟, 전통 베트남 모자 등이 다양한 스타일과 색상을 뽐내며 팔려가길 기다리고 있으며 3층에는 아동 용품 등이 있다.


안타깝게도 베트남은 아직 가공업이 발달하지 못해 중국에서 만들어진 수입품이 대부분이며 정찰제가 아니라 흥정은 필수이므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항상 분비는 곳으로 소매치기를 주의하는 것이 기본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녀야 한다.

 

 

동쑤언 시장의 먹거리


시장 구경에서 먹거리가 빠질 수 없는 법. 이곳 동쑤언 시장에도 시장 남쪽에 위치한 맛집 골목을 찾아가면 다양한 먹거리들이 우리를 반긴다.

 

Banh Tom – Shrimp Cakes
하노이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중 하나로 쌀가루와 새우를 바삭하게 함께 튀긴 후 향신채와 칠리, 간 마늘, 피시 소스, 파파야 피클이 어우러진 소스에 찍어 먹으면 이게 바로 베트남의 하노이 맛임을 알 수 있다.

 

Chao Suon - Rib Rice Congee
콘지는 ‘죽’의 중국말 버전이다. 하노이는 10월로 접어들면 아침저녁으로 살짝 쌀쌀해진다. 이런 날씨에 이른 새벽부터 시장을 찾는 상인들이나 관광객들에게도 딱인 음식이 바로 콘지다. 
기본적으로 흰쌀 죽을 푹 곤 돼지갈비 국물에 부드러운 돼지갈비와 실파, 생강, 후추 등의 양념과 ‘Quay’라는 튀김을 곁들어 먹으면 금상첨화다.

 

Pho tiu – Noodle soup
베트남 쌀국수의 또 다른 버전은 소고기도 아니고 닭고기도 아닌, 돼지고기 챠슈가 메인 토핑이다. 여기에 납작한 쌀국수, 향신채, 구운 땅콩, 튀긴 샬롯과 달콤새콤한 소스를 함께 제공한다. ‘Pho Tiu Ba Phuong’이라는 식당은 40년간 동쑤언에서 자리를 지키며 이어져온 가족 식당으로 이곳에 방문해 일반 소고기나 닭고기 쌀국수 대신 한 번쯤 도전해 볼만한 동쑤언 시장의 명물이다.

 

동쑤언 야시장


동남아 여행 중 해가 떨어지면 의례적으로 관광객들은 자석에 이끌리듯 야시장으로 간다. 동쑤언 야시장 역시 빠뜨리면 안 되는 곳이다. 4000개 이상의 상점이 호암끼엠에서부터 3km 이상 이어져 있으며 다양한 기념품 등을 판매하고 다른 야시장과는 다르게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저녁 18시부터 22시 30분에만 문을 연다.

 

 

롯데 서호몰의 등장


최근 하노이에 오픈한 롯데 서호몰에는 L7 호텔과 레지던스, 쇼핑몰이 함께 위치해 있다. 이곳에 가면 여기가 잠실 롯데월드몰인지 베트남인지 순간 헷갈릴 정도로 한국식으로 잘 지어져 있다. 1, 2층에 있는 다양한 숍들을 천천히 구경하며 올라가다 보면 다양한 음식들을 판매하는 푸드코트를 만나게 된다. 이 외에도 일식, 한식, 멕시코식, 인도식, 이태리식, 베트남식 등등의 음식을 판매하는 전문식당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베트남은 덥고 습도가 높은 나라라 특히 여름철 하노이언들은 온 가족이 쇼핑몰 와서 쉬고 먹고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며 하루를 보낸다. 지하에 위치한 롯데 마트와 아쿠아리움에서부터 최상층에 위치한 영화관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있는 이곳은 그야말로 베트남 시장의 현재와 미래다.

 

 

하루에 동쑤언 시장과 롯데 서호몰을 함께 구경하다 보면 베트남이란 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