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Trend] 시대에 따라 변해온 공간, 호텔을 재조명하다_ 호텔사회 Hotel Express 284 - ①

2020.03.02 09:31:32


1889, 한국 최초의 호텔 대불호텔이 개관하고 130여년이 흘렀다. 기존 외국인들의 숙박시설에서 주요 정치인들의 만남의 장, 현재의 문화복합시설까지 호텔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왔다.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문화역서울 284는 지난 18일부터 31일까지 <호텔社會> 전시회를 마련했다. <호텔社會>에서는 근대 개항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화한 호텔 문화의 도입과 확산, 정착하는 과정과 호텔이 가진 근대 생활문화 플랫폼으로서의 다양한 속성들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를 찾아온 관람객들은 호텔의 상징적 공간과 문화역서울 284의 공간을 결합해 재해석한 작가들의 표현과 배우들의 근대 호텔리어 연기, 공연, 퍼포먼스 등 전시장 곳곳에 펼쳐진 예술작품들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맛볼 수 있었다.


호텔과 아트의 컬래버레이션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문화역서울 284는 장르에 경계를 두지 않고 <호텔社會>의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전시를 선보였다. 문화역서울 284 공간 전체를 호텔 284로 바꿔 놓았을 뿐만 아니라, 도어맨, 벨맨, 프론트 스태프의 복식을 디자인해 패션 전시를 준비한 <호텔사회 복식>, 철도와 호텔 그리고 여행을 접목시켜 제작한 여행카드와 보드게임을 판매하는 <호텔사회 여행상품점> 등 총 50여 명의 개성 있는 예술가가 각각의 분야로 근현대 호텔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했다. 서울역의 우아함과 방식과 장르의 경계 없이 다양한 예술이 만들어내는 이색적인 공간은 문화역서울 284만의 특별한 강점이다.




오감으로 느끼는 전시

전시는 관람객이 호텔이라는 대상을 지식적인 측면뿐 아니라 시각, 청각, 미각, 후각 등 감각기관을 통해서 종합적으로 경험하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호텔 매트리스의 푸근한 촉감과 콘서트, 호텔 음식 등 관람객이 체험하면서 호텔이 선도한 미용, 숙박, 식문화 등 완성되는 이 전시는, 호텔을 다각도에서 바라보며 디테일한 매력을 볼 수 있다.


<호텔社會>, 다양한 체험전시 마련


Hotel Express 284는 로비, 라운지, 객실, 수영장 등 호텔의 상징적 공간과 문화역서울 284의 기능적 속성을 교차시키며 서구문화의 도입과 확산을 보여준다. 직접 <호텔社會>의 체험전시에 참여해봤다.


<익스프레스284 라운지>



익스프레스284 라운지는 문화역서울 284의 중앙홀을 호텔 로비로 디자인한 공간이다. 관람객들은 호텔 로비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프론트 데스크에서 전시 공간에 대한 안내를 받고 직접 티켓을 받아 체크인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어지는 콜로니얼 가든에서는 식물 수종을 감상하며, 다과 및 애프터눈 티를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오아시스-풀ᆞ··ᆞ스파>


  


1960년대 최초로 호텔에 실내수영장을 첫 선보인 후, 70~80년대를 거쳐 호텔 야외 수영장 및 호텔 사우나 등 여가장소가 차츰 생기기 시작했다. 작가들은 오늘날의 맥락에서 재해석한 수영장 공간과 여가문화의 온실인 호텔 수영장을 제작했다. 서울역 3등 대합실에 마련된 <오아시스-··스파>는 기존 젊은이들을 위한 유흥과 가족단위의 여가 장소로 기능한 호텔 수영장을 관람객들이 휴식 공간과 라운지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Interview



호텔社會는 근·현대 정치사회의 중심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 정서윤 주임연구원


Q. 호텔 284는 어떤 전시인가?

<호텔사회>는 문화역서울 284가 기획한 근현대 생활문화전시 시리즈의 일환으로 작년 <커피사회>에 이은 두 번째 전시다. 지난 201812월부터 약 3개월간 열린 <커피사회>19세기 후반부터 약 100여 년간 자리 잡은 한국의 커피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며 커피가 상징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적 의미를 전달했다.


이번 <호텔사회>는 호텔을 콘셉트로 근대 개항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호텔문화가 도입되고 확산하는 과정과, 호텔이 가진 생활문화 플랫폼으로서의 다층적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Q. ‘호텔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문화역서울 284는 근대문화유산이며 사적이다. 이전에는 경성역이였고, 서울역을 거쳐, 지금은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생활문화 플랫폼이기도 하다. 이런 생활문화 플랫폼은 서구의 신문화를 도입하고 확산 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근대의 호텔 또한 마찬가지이다. 의식주가 모두 이뤄지는 호텔은 삶의 축소판이라는 면에서 생활문화 플랫폼으로의 가능성을 보인다. KCDF는 이 두 공간이 교차하는 기능적 측면을 주목해 콘셉트로 선택하게 됐다.

 

Q. 기획에 특별하게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공간의 매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서울역과 호텔 공간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특성들을 최대한 연결시키는데 중점을 두었다. 문화역서울 284의 중앙홀은 호텔 로비로 디자인해 웅장함을 더하고, 1, 2등석 승객 중 여성분들이 주로 사용하던 부인대합실에 실제 호텔에서 사용하는 가구들을 배치해 다과를 즐기는 콜로니얼 가든으로 조성하는 등 기존 기능과 호텔 공간의 기능을 교차시켜 문화역서울 284의 건축물 안에 호텔의 특징적인 공간 이미지가 오버랩 되도록 노력했다.

 

Q. 어떤 호텔이 전시에 함께 참여했나?

롯데호텔 앤 리조트,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세종호텔, 앰배서더박물관 의종관,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등의 협조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토크 프로그램 호텔리어와의 대화를 준비해 현직에 있는 호텔리어들과 관람객들이 함께 호텔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했으며,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과 바가 오아시스-풀바에서 칵테일을 제공하는 등 관람객들이 호텔 문화를 직접 체험하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Q. 호텔의 어제와 오늘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근대에서 출발한 호텔은 이전부터 중요한 정치사회적 결정들이 이뤄졌다. 오늘날에도 회담들이 호텔에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아주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호텔은 복잡다난한 역사를 지니고 삶과 밀접하게 연결됐다. 전시에서도 호텔이 우리사회에 가지고 온 문화적 영향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반면, 오늘날의 호텔은 숙박 공간에서 문화적으로 더욱 기능이 확장됐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최초의 수식어를 달고 문화의 도입을 선도했다면 지금은 일상의 행위가 모두 녹아 있지만 일상과는 다른 특별한 집합체라는 의미가 있다.

 

Q. <호텔사회>를 준비하며 호텔에 대해 새롭게 느낀 점이 있다면?

1980년대 생인 스스로도 호텔과 숙박은 힐링 공간으로 인식을 하고 있었고, 역사적으로 많은 문화적 기여를 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시 자료조사를 통해 호텔이 우리에게 문화 보급로라는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됐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 수영장, 볼링 등의 문화는 초기에 고급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소수의 특수계층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신문화의 진입장벽이 낮은 호텔에서 최초로 도입됐으며, 호텔이 국가주도로 이뤄진 산업이라는 점 등을 새롭게 알게 됐다.



                      내일 이어서 [Hotel Trend] 시대에 따라 변해온 공간, 호텔을 재조명하다_ 호텔사회 Hotel Express 284 -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