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
조리 미세먼지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온 환경부는 2016년, 밀폐된 실험주택 주방에서 고등어구이 조리 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무려 2290㎍/㎥를 기록해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기준인 90㎍/㎥의 25배가 넘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실내에서 요리할 때는 꼭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취지였는데 오히려 발표한 보도자료에 역풍을 맞았다. 당시 중국발 미세먼지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쌓여있던 국민들이 환경부가 애꿎은 고등어를 들어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를 희석시키려 한다고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환기의 중요성을 설파하고자 했던 환경부의 노력은 ‘고등어는 죄가 없는 것’으로 일단락됐던 웃기고도 슬픈 에피소드가 있었다. 정부의 홍보, 각종 규제를 통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실내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부터 깨우는 일이다.
그리고 특히 레스토랑 운영자의 마인드셋(Mindset) 변화가 필요하다. 장 교수는 “2017년 부터 밀폐된 실내 공간의 공기질, 특히 실내 미세먼지 상태를 연구해왔는데 개방형 레스토랑에 이정도로 심각한 미세먼지 오염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만약 이 농도의 수치가 서울시 상공에서 관측됐다면 바로 도시 전체에 경보가 울렸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이 논문을 통해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밀폐된 공간에서 ‘환기’의 중요성이다. 특히 호흡기전염병 상황에서는 마스크 착용만큼 중요한 것이 환기다. 따라서 외식업 운영자에게 고객 및 종사원의 건강을 위해 환기시설이나 미세먼지를 포집할 수 있는 전기집진장치의 설치, 그리고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미세먼지는 실내 공기가 얼마나 깨끗한지, 시각적 또는 후각적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외식업 운영자의 미세먼지 위험성에 대한 인지가 요구된다.
이미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에서는 온실가스,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의 주범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날로 높아지면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대기관리권역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 등을 제정하는 등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입법과제 해결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미세먼지 배출원 1위로 지목되고 있는 사업장 규율에 대해서는 관리의 사각지대가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또, 아직 대부분의 정책이 실외 미세먼지에만 치중돼 있어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에도 적용될 수 있는 미세먼지 저감정책도 필요해보인다. 이번 논문을 통해 외식업체의 실내 공기질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 기반이 마련됐다. 앞으로 이뤄질 레스토랑 실내 미세먼지에 대한 다방면의 연구와 실질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대한 업계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경각심 고취시키는 레스토랑 미세먼지 수치,
호텔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 이후 레스토랑 미세먼지 연구 결과도 흥미롭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특히 레스토랑의 집단감염 사례가 빈번히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진정한 다이닝 서비스의 가치는 어떻게 제공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이미 환경과학 분야의 학자들로부터 코로나19와 미세먼지와의 유의적 상관성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었던 것도 오픈 키친 레스토랑의 공기질에 대해 연구하게 된 배경이 됐다.
샘플이었던 오픈 키친 레스토랑의 컨디션이 궁금하다.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와 그을림 등의 오염물질은 강력한 주방 환기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필터로 걸러 실외로 배출된다. 미국의 경우 법적으로 그릴과 튀김기를 갖춘 상업용 주방에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환기 시스템이 정해져 있다. 이를 Type 1 Hood라고 하는데, Type 1 Hood는 주방 천장에 달려 있는 후드의 강력한 팬이 주방의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이고, 빨아들인 공기만큼의 새로운 공기가 공급되는 종합적 환기 시스템을 말한다. 쉽게 말해 주방공간을 음압으로 만드는 것이다.
오픈 키친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피크에 달했을 때 키친의 상황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적당한 환기시설을 갖췄음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이유가 있다면?
이미 많은 선행연구에서 한국식 BBQ가 미세먼지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들이 보고됐다. 코로나19와도 연관이 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내 레스토랑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현재 시도할 수 있는 대응방안에 대해 조언한다면?
두 번째로 고기를 석쇠에 올려놓고 직화로 조리하면 고기에서 나오는 기름이 아래의 불과 만나 증기화하면서 미세먼지를 유발한다. 그러므로 불이 간접적으로 전해져 조리하는 방식을 팬 위에서 조리하게 되면 미세먼지를 낮출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쉬운 미세먼지 관리방법은 바로 환기다. 선행 연구 중 한국에 있는 숯불갈비집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와 홍콩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테이블 위에서 갈비를 구우면서 측정한 미세먼지 연구 논문이 있는데 한국에 있는 숯불갈비집에서 측정한 농도가 훨씬 낮았다. 그 이유는 바로 각 테이블마다 설치돼 있는 연통형 환기 시스템 때문이었다.
호스피탈리티산업에서 실내 미세먼지와 관련된 두 번째 연구를 진행했다. 소감이 어떤가? 이어 세 번째로 계획 중인 연구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다음 논문은 항공기 객실이다. 지난 3년 동안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항공기 10편 객실에서 편당 최소 12시간에서 최대 14시간 동안 미세먼지를 측정,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호텔 객실, 레스토랑에 비해 미세먼지 없는 가장 깨끗한 실내 공간이었다. 그 이유는 항공기에는 최첨단의 환기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논문을 학술지에 투고하기 위해 마지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논문도 발표되면 <호텔앤레스토랑>을 통해 소개해 실내 미세먼지에 대한 정보들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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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미세먼지에 대한 적극적 고민을 통해
레스토랑 미세먼지 저감 분위기 조성해야 할 것”
경희대학교 외식경영학과 조미희 교수
이번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오픈 키친 레스토랑은 비단 주방뿐 아니라 홀까지 레스토랑 전체에 미세먼지의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었다. 조리 과정의 신뢰도와 식재료에 대한 자신감을 어필하고자 하는 오픈 키친 레스토랑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코로나19 집단감염과 더불어서도 주의가 필요하지만, 미세먼지 자체로도 유해한 수준이라 앞으로의 고민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업주도, 소비자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컨트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의 종국적인 목표는 어떻게 하면 레스토랑에서 미세먼지를 적게 배출할 수 있을지, 이로 인해 레스토랑 직원과 고객 모두 건강할 수 있는 요리 방법, 레스토랑 운영 방침은 무엇인지 고민거리를 남기는 것이었다. 단순히 해결하기 어렵다고 해서 모르쇠로 일관할 수준이 아닌 시점에 도달했다. 논문을 통해서는 업장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해결방안까지 제시할 수 없다.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한들 단순히 방침을 제시할 것이 아니라 운영자가 스스로 어떻게 레스토랑을 운영할 것인지, 그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어떻게 하면 줄여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이번 논문을 통해 그동안 ‘중국발’이라고 스스로 한정해왔던 미세먼지에 대해 보다 경각심을 갖고, 정부, 기업, 소비자가 한마음 한뜻으로 실내·외 미세먼지를 저감해나가는 걸음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1편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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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g issue]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숨은 조력자, 미세먼지 레스토랑 실내 초미세먼지의 적신호가 켜지다 -① (hotelrestauran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