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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일)

전복선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도심의 새로운 보석, 불가리 호텔 도쿄

 

지난 4월 도쿄역 바로 건너 편 ‘도쿄미드타운 야에스’의 고층 부분에 ‘불가리 호텔 도쿄’가 문을 열었다. 호텔 오프닝 파티에 불가리의 앰버서더인 앤 해서웨이를 비롯해 400여 명의 모델과 셀러브리티가 참석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는 불가리 호텔 도쿄는 어떤 모습일지 살펴보자.

 

 

도쿄의 새로운 스카이라인과 호텔


현재 서울은 도시 전반에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재건축 규제 등을 과감히 완화하고 디자인 특화 건축물에 용적률 상한을 1.2배까지 늘리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마치 성냥갑을 늘어놓은 듯한 현재, 일률적인 한강변 경관을 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뉴욕의 ‘허드슨 야드’, 파리의 ‘라데팡스’ 등은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꼽힌다. 도쿄도 예외는 아니다. 도시재생을 통해 고층 빌딩숲을 만들어 내는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많은 규제 완화도 이뤄지고 있으며 그중 하나로 2016년부터 국토교통성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바로 도심의 대규모 주상복합 개발을 진행할 때 호텔을 입점시키면 용적률의 규제를 완화해 주는 특례 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덕분에 일본 각지에서는 지금 앞다퉈 럭셔리 호텔이 오픈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개발 회사들이 대규모 주상복합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 고층 부분에는 어김없이 럭셔리 호텔을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2023년 4월 도쿄역 바로 건너편 도쿄미드타운 야에스의 고층 부분에 새롭게 오픈한 불가리 호텔 도쿄가 이목을 끌고 있다.

 

 

불가리 호텔의 브랜드 철학


‘불가리’는 1884년에 로마의 은세공 장인 ‘소티리오 불가리’가 창업한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다. 불가리가 호텔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가리는 ‘더 리츠칼튼 호텔’을 산하에 두고 있는 미국의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합자회사를 만들어 호텔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합자회사는 2004년에 밀라노에 첫 호텔을 오픈한 이후, 2006년에는 발리섬에 호텔을 열었고, 그 후에 런던, 베이징 등의 주요 도시에 계속해서 호텔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개관한 불가리 호텔 도쿄는 8번째로 오픈한 호텔이다. 

 


그렇다면 불가리가 어떻게 호텔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일까? 불가리는 세계 주요 도시에 주얼리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스토리와 감성이 풍부한 도시에 작지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럭셔리 호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즉, 어느 지역에나 있는 전형적인 호텔이 아니라, 지역의 특성과 스토리가 담겨 있는 그 도시만의 감성을 살린 호텔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가진 불가리는 보석을 만드는 마음으로 불가리의 콘셉트에 맞는 호텔 만들기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불가리 호텔 도쿄의 담당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불가리 호텔은 주얼리를 세공하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훌륭한 주얼리가 나오기 위해서는 보석의 원석의 품질이 중요합니다. 좋은 원석이 있으면 좋은 주얼리가 제작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면에, 원석이 좋지 않으면 좋은 주얼리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호텔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위치 그리고 좋은 건축이 아니면 아무리 좋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호텔에 머물고 있는 투숙객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밀라노를 시작으로 저희가 호텔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위치와 건축’입니다. 다행히 이번 도쿄의 경우는 위치와 건축 이 모든 것에서 불가리의 철학에 맞는 곳을 만났고 오픈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탈리안 럭셔리에 도쿄다움 한 스푼


불가리 호텔 도쿄는 미드타운 야에스 빌딩의 고층 부분인 40~45층에 오픈했다. 불가리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객실이 모두 50㎡ 이상의 넓은 공간이라는 점이다. 일본의 기존 호텔 사이즈와는 차원이 다른 객실 규모라는 점에서 우선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불가리 호텔 도쿄가 주목 받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트윈 및 더블룸을 포함해 럭셔리한 스위트룸 까지 총 98실의 객실에는 막살토, 비앤비, 플렉스폼 등의 이탈리아 명품가구들이 비치돼 있으며, 객실 이용 가격 또한 남다르다. 가장 저렴한 객실이1박 25만 엔부터 시작되며, 400m2 규모의 ‘불가리 스위트’는 1박에 400만 엔 이상이다. 그야말로 객실의 규모나 가격 면에서 가장 럭셔리한 고급 호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단지 가격과 객실 크기만으로 불가리 호텔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불가리 호텔의 곳곳에 감겨진 이탈리아다움을 이끌어 낸 디자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이탈리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은 호텔 입구에 차를 주차하는 곳에서 시작된다. 입구에 로마의 전통적인 자갈길을 채용해서 불가리 호텔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이탈리아다움을 담아냈다. 그리고 로비 층인 40층에는 고대 로마의 카라칼라 목욕탕의 바닥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의 벽을 형상화했다. 호텔 전체에는 불가리의 콘셉트 컬러인 로마의 황혼을 이미지한 ‘샤프란 컬러’를 사용해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마치 친구의 저택에 초대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호텔 공간을 장식한 소품들 또한 흥미롭다. 먼저 호텔 내를 다니다 보면 희귀한 주얼리의 디자인화나, 불가리의 오랜 고객이었던 오드리헵번, 소피아로렌과 같은 셀러브리티의 사진을 비롯해, 1970~1980년대의 불가리의 아름다운 광고가 아트 작품으로 장식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불가리 호텔의 이탈리아다움은 공간 디자인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에서도 나타난다. 호텔의 레스토랑은 이탈리아관 스시 레스토랑 그리고 바로 구성돼 있다. 먼저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는 미쉐린 3스타에 빛나는 요리사인 니코 로미트에 의한 모던한 이탈리아 요리를, ‘SUSHI HŌSEKI’에서는 전통과 새로움을 융합한 스시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텔 바에서는 이탈리아와 일본의 여행지를 이미지한 시그니처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호텔은 전체적으로 이탈리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이지만 호텔의 공간 디자인이 전부 이탈리아의 특성만을 담은 것은 아니다. 불가리 호텔 도쿄라는 지리적 특성을 반영해 일본의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꽃, 일본의 전통적인 공예품 등을 객실과 호텔 곳곳에 조화롭게 놓았다. 그야말로 불가리의 이탈리아다움에 일본적인 요소를 살짝 가미 시켜 도쿄라는 지리적 특성을 반영한 호텔의 디자인을 만들어 낸 것이다.

 

 

보석과 호텔 비즈니스의 공통점


불가리가 호텔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정해 둔 한가지 원칙이 있었는데 그것은 컨템포러리 즉 현대적이면서도 유행을 느끼지 않는 호텔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불가리가 보석을 만드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불가리가 지향하는 보석은 최고의 품질로 할머니가, 어머니에게 그리고 손녀에게 물려줘 그 보석의 멋이 그대로 세월과 함께 묻어나서 그 시대에 맞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보석과 같은 호텔을 만드는 것이 불가리 호텔의 핵심 요소였고, 이를 호텔 사업에 녹여낸 것이다. 그 좋은 예로 불가리가 처음 오픈한 ‘불가리 호텔 밀라노’를 들 수 있다. 이 호텔은 거의 20년 전에 개업한 호텔이지만, 여전히 현대적이면서 당시의 멋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불가리 호텔 도쿄의 담당자는 “트렌디함을 추구하면 한 때는 많은 인기를 얻겠지만, 사람들이 트렌드에 느끼는 감정은 일시적이다. 아마도 1~2년이 지나면 모두 지루하게 느낄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그 멋을 계속해서 변함없이 느낄 수 있는 보석과 같은 공간을 만들고자 생각했고, 이것이 바로 불가리 호텔 브랜드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불가리 호텔 도쿄에 앞서 오픈한 7곳의 고객들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덧붙여 말했다. “유럽, 미국, 아시아에 있는 7개의 호텔은 모두 50%~60%가 로열 고객 즉 리피터를 획득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트렌드에 좌우되지 않는 공간과 감성 그리고 스토리를 담아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바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설명을 들으면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불가리 호텔은 보석을 만드는 마음으로 호텔을 만들고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탈리아다움을 담은 주얼리를 만드는 것처럼, 호텔에도 그러한 이미지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보석 같은 공간은 앞으로 차례대로 오픈할 로마, 마이애미, 몰디브, 로스앤젤레스의 불가리 호텔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진 출처_ www.bulgarihotels.com/en_US/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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