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트렌드와 첨단 기술들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한다. 모든 분야에 걸쳐서 많은 변화를 이끌어 왔고, 이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호텔업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글로벌 체인들은 앞 다퉈 모바일 체크인, 모바일 키, 호텔 앱 채팅 서비스 등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들을 해 왔는데, 그 중에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는 핸디 폰(Handy Phone) 서비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요즘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연결성(Connectivity)’이다. 제공하지 않는 호텔을 찾기 더 힘들 정도로 무료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모바일을 통해서 검색, 결제가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인터넷만 있으면 세계가 연결돼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잠시라도 인터넷이 없으면 답답함을 느낀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들의 필수 옵션이 무제한 데이터 로밍 신청일 정도다. 하루에 돈 만 원만 내면 한국에서와 같이 메시지도 보내고, 포스팅도 하고, 지도 검색으로 길도 찾는다. 얼마나 편한 세상인가.
이런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서 탄생한 서비스가 있다. 바로 핸디 폰이다. 기존에 핸드폰 대여 서비스는 있었지만 통화만 되는 2G 폰이었다. 하지만 핸디 폰 서비스는 그보다 몇 단계 진보한 것이다. 호텔의 옵션 선택에 따라 다른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현재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그랜드 하얏트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기준으로 예를 든다면, Wi-Fi 핫스팟으로 변환 가능한 무제한 4G 데이터 제공(몇몇 4성 호텔들은 3G 서비스 제공), 무료 현지 전화, 무료 국제전화(미국, 영국, 호주, 중국, 싱가폴), 핸드폰 번호 제공(수신도 가능), 도시 가이드 북, 호텔 시설 정보 등을 제공한다.
핸디 폰 서비스 자체가 각 호텔 사정에 따라서 맞춤형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호텔마다 조금씩 차이점이 있고, 호텔들은 핸드폰과 같은 하드웨어를 관리, 유지 보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아주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홍콩과 싱가폴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확장되고 있는데, 홍콩에서 이 서비스를 먼저 도입한 곳들은 부티크·로컬 호텔이었다. 아무래도 서비스 자체가 관광객들에게 더 유용한 부분이 있고, 체인 호텔과의 차별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랜드 하얏트 홍콩은 이 서비스를 먼저 도입한 글로벌 체인 5성 호텔들 중 하나다. 대부분 관광객 수요가 많은 구룡반도 쪽 5성 호텔(인터컨티넨탈 홍콩, 하얏트 리젠시 홍콩 등)이 제공하던 서비스지만, 보다 비즈니스 수요가 많은 홍콩 섬의 5성 호텔 중에서는 처음 도입했다.
기업 고객을 타깃으로 판촉 활동을 하는 필자 입장에서는 아주 반가운 서비스다. 추가 비용이 없는 무료 서비스였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Added Value’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됐다. 어떻게 하면 이 서비스를 잘 어필해서 더 많은 고객들을 끌어올까 하는 고민을 했다. 처음에는 무료 로컬 및 국제전화 서비스 제공을 통한 비용 절감 등을 내세우는 홍보 방안을 세웠다. 그러나 특급 호텔에 묵을 정도의 출장자들은 대부분 회사 전화기를 제공받기 때문에, 비용에 둔감하고 또 다른 3번째 전화기를 가지고 다니기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어필하고자 했던 서비스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에는 회사 성격, 고객 취향에 따라서 와이파이 에그와 같은 기능(호텔 밖에서의 무선 인터넷 연결)을 홍보하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통해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하지만, 무료 제공하는 서비스라 비용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비용보다 더 많은 매출을 기대하기에 오늘도 핸디 폰 서비스를 앞세워 열심히 객실을 판매하고 있다.

송창훈
그랜드 하얏트 홍콩
Senior Sales Mana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