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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연

[정성연의 Hospitality Brand Talk] 직원과 함께 만들어가는 브랜드 코-크리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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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영국 대학의 경영학 박사과정에서 연구 프로포절 발표를 할 때가 생각난다. 내부 브랜딩과 관련된 주제로 일관성 있는 브랜드 전략이 직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것이었다. 당시 기업 실무 경험이 있는 박사과정 동기들에게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왜 직원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려고 하느냐?”였다. 비슷하게는 “직원보다는 고객이 더 중요하지 않나?”도 있었다. 필자의 대답은 이랬다. “직원은 고객에게 브랜드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국의 마케터들에게 직원들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으로 발표를 했다. 


그들은 성공적인 브랜딩을 위해 내부 브랜딩의 필요성을 인지했고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6년의 세월이 흐르며 경영자 및 실무진들의 생각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2021년 새해를 맞이해 이번 칼럼에서는 직원과의 브랜드 코-크리에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점점 중요해지는 브랜드 코-크리에이션

브랜드 코-크리에이션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브랜드의 가치를 공동 생산하기 위해 브랜드에 대해 알아가고 배우며 상호 교류하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사회적 프로세스다. 여기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는 고객, 직원, 협력업체 등을 일컫는다. 마케팅 연구에서는 고객에게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것의 중요성, 더 나아가 고객을 브랜드 코-크리에이션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더욱이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고객과 브랜드, 고객과 고객 간의 활발하고 즉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서 고객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생겼다. 구매자, 소비자, 충성 고객(Loyal Customer)에서 브랜드를 함께 만드는 주체로서의 브랜드 코-크리에이터(Brand Co-creator)가 된 것이다. 그리고 각 브랜드는 이를 위해 광고, 홍보, 디자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외부 브랜딩 및 각종 마케팅 방안을 고안한다.


고객을 브랜드 코-크리에이터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외부 브랜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내부 브랜딩이다. 서비스와 마케팅 연구에서 핵심적인 주제 중 하나로 부상 중인 내부 브랜딩은 직원들이 브랜드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며 체득하도록 해 브랜드 대사이자 브랜드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내부 브랜딩을 위해 필요한 것은 경영진이 직원들과 브랜드에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교육하는 것, 그리고 경영진이 브랜드 정신을 몸소 실천해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내부 브랜딩을 통해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가는 브랜드 코-크리에이터로서의 직원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고객과의 다양한 접점에서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을 통해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창출하고 만족도를 높이는 주체가 직원이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끊임없이 브랜드를 대변해야 하는 직원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직원들이 자신이 속한 브랜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체득하는 것은 그들이 브랜드를 대표해서 고객들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할 때 도움이 된다.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접점에 있는 직원에게 꼭 필요한 내부 브랜딩

몇 년 전 파주의 ‘따순기미’라는 빵집에 들른 적이 있다. 수박 모양의 식빵을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판매해서 유명해진 파주의 명물이었다. 브랜드 이름에서 단번에 오븐에서 갓 구운 빵의 따스한 기미(氣味_ 냄새와 맛을 아울러 이르는 말)가 느껴져 브랜드 네이밍을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빵집에 직접 방문해보니 빵, 쿠키, 마카롱 등의 모든 제품이 달달한 과일을 연상하게 하는 귀여우면서도 군침 도는 비주얼이었다. 하나같이 ‘복숭아 궁뎅이(복숭아 모양의 크림빵)’, ‘따순 고구미(고구마빵)’, 무화과 빵 등 달달함이 연상되는 디자인과 정감 가는 이름표를 보고 ‘이 빵집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하네?’하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났다.


오랜만에 자신의 색깔을 가진 브랜드를 발견해서 기분 좋게 빵을 고르고 계산을 하면서 직원에게 말을 건넸다. “따순기미 이름이 참 좋은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그리고 이어진 점원의 대답에서 이 빵집에 대한 필자의 좋은 인상은 깨져버렸다. 다소 퉁명스러운 말투로 빵을 스캔하며 “뜻이요? 모르겠는데요?” 내부 브랜딩의 부재와 한계가 느껴지며 안타까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결국 ‘따순기미’가 담고 있는 브랜드 의미를 알아내지 못하고 나중에 찾아보니 ‘양지마을의 순우리말, 따뜻하고 양지바른 남쪽 섬마을 이름’이란다. 필자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의미의 이름이었다. 만약 직원이 브랜드명의 의미와 그 뒷배경 이야기(필자의 상상으로 예를 들면, 그 양지마을에서 직접 키운 유기농 밀로 건강하게 만든 빵이라서?)까지 알고 있었다면, 그리고 그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했다면, 필자의 ‘따순기미’에서의 경험과 그 브랜드에 대한 인상은 긍정적으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그리고 좋은 브랜딩 사례로 소개를 하고 다녔을 것이다. 이렇게 고객이 자연스레 브랜드의 홍보 대사이자 브랜드 코-크리에이터로 발전하느냐 아니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직원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고객 경험’을 만들어 가는데 직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직원을 브랜드 코-크리에이터로 존중한 호텔업의 거물들

일찍이 호텔업의 거물들은 직원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의 중요성을 간파했다. 직원을 존중하며 그들의 사기진작과 동기부여를 위해 여러 제도와 규칙을 제정했다. 리츠칼튼(The Ritz-Carlton)은 서비스업계의 사관학교이자 고객 서비스 우수 기업의 롤 모델로 손꼽힌다. 서비스의 황금 표준(Golden Standard)에 명시된 모토 “우리는 신사 숙녀에게 서비스하는 신사 숙녀입니다(We are Ladies and Gentlemen serving Ladies and Gentlemen).”로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리츠칼튼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원을 직원이라 생각하며 회사가 회사뿐 아니라 직원 개인의 성장과 능력을 극대화하는데 노력한다는 내용을 직원들에게 약속하고 있다. 이는 직원을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대상으로 생각하며 상생을 강조하는 리츠칼튼의 철학을 알 수 있게 한다. 




“직원을 잘 돌보면 그들이 고객을 잘 돌볼 것입니다.”의 경영 철학을 가진 빌 메리어트(Bill Marriott) 역시 다르지 않다. 필자가 메리어트에 몸담고 있을 때 가장 기억에 남고 비금전적인 혜택으로 여겼던 것이 바로 다양한 내부 브랜딩 활동이었다. 메리어트는 직원들의 수고를 인정하고 동기부여를 위해 다양한 칭찬 제도를 운영한다. 또한 주기적으로 실행되는 각종 서비스 교육과 브랜드 교육은 직원들이 브랜드에 대해 배우고 습득해 브랜드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게 한다. 모든 직원이 입사할 때 받는 유니폼 주머니에 딱 맞는 크기의 직원카드에는 메리어트의 브랜드 및 서비스 정신을 담은 원칙이 적혀 있다. 이는 직원들이 심심할 때나 궁금할 때 브랜드 철학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해 그들이 체득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매일 아침, 부서원들이 함께 모여 메리어트 소식지를 읽으면서 미팅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이 소식지의 상단에는 브랜드 및 서비스 원칙의 문구가 1개씩 표기돼 있고, 전 세계 메리어트의 소식, 사내 소식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이 업무를 시작함에 앞서 메리어트의 서비스 원칙을 상기할 수 있게 하고 직원들이 회사와 브랜드의 중요한 일원임을 깨닫게 하는 역할과 함께 부서원 간의 결속력을 높여준다.




건축가 출신인 이사도어 샤프(Isadore Sharp)가 창업한 포시즌스는 모든 호텔리어들이 한번쯤 일해보고 싶은 호텔로 꼽힌다. 포시즌스는 비교적 늦게 호텔업에 뛰어들었지만 최고급 럭셔리 호텔로 자리매김했고 ‘호텔 업계의 전설’로 불린다. 포시즌스의 황금률은 “당신이 대우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십시오.”로 창업가 역시 이 정신에 따라 직원들을 대하고 그들을 존중한다. 그는 직원들의 불만 사항을 고객들의 불만 사항과 똑같이 신경 써서 처리하며, 호텔을 리노베이션할 때면 직원 시설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또한, 포시즌스는 말단 직원들에게도 ‘권한 부여(Empowerment)’하는 호텔로 유명하다. 이는 고객을 응대함에 있어 직원 스스로 어떻게 하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해 창의적이면서도 감동을 주는 서비스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좌절감에 빠진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와 함께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한 포시즌스 도어맨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포시즌스 호텔에 투숙했던 고객이 중요한 서류가 든 가방을 호텔에 둔 채로 공항으로 향했고, 공항에 도착해서야 그 사실을 알게 돼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그 시각 도어맨은 곧바로 그 손님의 뒤를 쫓아 공항까지 가서 서류가방을 전달해 고객에게 잊지 못할 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포시즌스의 브랜드 정신과 가치를 명확히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2021년에는 직원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함께

성공적인 내부 브랜딩은 직원을 코-크리에이터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그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음이 전달될 때 가능하다. 또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직원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의 참여는 직원과 브랜드와의 감정적인 끈끈함(Emotional Bond)을 형성하게 한다. 이는 직원들의 브랜드에 대한 만족감, 애착 및 신뢰를 높이고, 직원들이 브랜드 시민 및 홍보 대사로서 브랜드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외부에 알릴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올해에는 작은 일이라도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해 성취감을 맛보게 하고 그들은 존중하고 인정하며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정성연 브랜드 전략가

JW 매리어트 호텔 서울 프런트 오피스에서 3년간 근무 후 KAIST 경영대학원의 MBA 과정을 거쳤다. 그 후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에서 식음전략기획, 경영진단, 인사, 경영기획, 디자인기획팀을 거치며 브랜딩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브랜딩 컨설팅회사 ‘brandots 브랜닷츠’의 CEO로서 다양한 스타트업 브랜드 자문 및 컨설팅을 진행했다. 또한 세종대학교 외래 교수로 서비스경영론, 경영학원론, 여가공간계획론 등을 강의했으며 현재는 미국 보스턴에 거주하며 브랜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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