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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 (금)

홍주석

[홍주석의 MICE Guide] 커뮤니티를 넘어 팬덤으로!

 

브랜드간 치열한 경쟁 속에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는 브랜드가 있는 반면, 위기의 순간에도 꿋꿋이 버텨내 생존하는 브랜드가 있다. 이들은 기술과 자본력, 뛰어난 마케팅에 기반해 살아남은 브랜드들이 많지만 최근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또 하나의 요소가 커뮤니티와 팬덤이다. 

 

 

커뮤니티의 기능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핵심전략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로 샤오미를 들 수 있다.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등 다양한 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샤오미는 ‘미펀’이라는 팬클럽을 가지고 있다. 샤오미는 크게 중국 내륙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티 ‘샤오미서취’와 글로벌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식 커뮤니티 ‘샤오미 커뮤니티’ 등 두 개의 공식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지금까지 샤오미가 생산 판매해온 72개의 스마트폰 제품에 대한 커뮤니티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한다. 샤오미는 커뮤니티를 통해 이용자가 샤오미에 어떠한 형태로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전달할 수 있게 시스템화 해뒀다. 미펀이 하는 일은 단순히 샤오미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제품이 출시되면 성의껏 피드백도 주고 좋은 아이디어도 제안하며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다른 지인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샤오미가 가진 최대의 경쟁력을 디지털 커뮤니티에 기반한 팬덤에서 찾는 이유다(<커뮤니티는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이승윤 저).


오토바이 브랜드 중 할리 데이비슨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타보지는 않았어도 이름은 알고 있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오래된 브랜드다. 전 세계 사람들이 두 번째로 문신을 많이 하는 단어가 ‘할리 데이비슨’일 정도로 이 브랜드에 대한 팬클럽의 애정은 지극하며 전 세계에 130만 명 이상의 팬을 보유한 ‘호그’라는 팬클럽이 있다(<팬을 만드는 마케팅>, 문영호 저). 다양한 종류의 오토바이 제품이 나오고 기능과 성능이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에도 할리 데이비슨이 꾸준히 사랑받고 생존할 수 있는 근원이 이 팬클럽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배달의민족이 ‘배짱이’라는 팬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배짱이들은 자발적으로 배달의민족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 뿐 아니라 배민 문방구의 굿즈를 만드는 과정에도 참여한다. 학생과 직장인, 음식점 영업주, 먹방 유튜버, 마케팅 관계자 등에 이르기까지 연령과 직군도 다양하다. 이외에도 나이키, 샤넬, 롤렉스, 미니쿠퍼를 보면 수십 년 동안 부모와 자녀를 이어가면서 팬덤이 유지되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장수비결이 커뮤니티와 팬덤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커뮤니티가 중요한 기능을 함에는 틀림없다. 

 

 

 

커뮤니티의 힘


커뮤니티가 중요시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소통이다. 커뮤니티 내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커뮤니티를 통해 사용자는 소속감과 유대감을 가질 수 있고 그들이 진성 팬으로 발전되면 더 결속하면서 커뮤니티 내에서 본인의 목소리를 내고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시하게 된다. 커뮤니티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정보 공유와 그를 통해 얻는 소속감을 통해 해당 커뮤니티에 매일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재방문 효과다. 이러한 커뮤니티의 강점을 바탕으로 커뮤니티 내에서의 구성원들의 네트워크뿐 아니라 커뮤니티간의 네트워크도 만들어질 수 있다(<2023 콘텐츠가 전부다>, 노가영·김봉제·이상협 공저). 

 

이제는 `샐러드 분야의 스타벅스`로 불리는 스위트그린(Sweetgreen)이 커뮤니티의 힘을 가장 잘 활용한 사례다. 2007년 시장에 뛰어든 스위트그린은 당시 샐러드를 파는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2021년 기업가치 6조 원을 달성했는데, 가장 핵심적인 성공요인으로 자사의 핵심 가치를 제품이 아니라 커뮤니티에 두는 데 있다. 스위트그린은 ‘건강한 먹거리를 추종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데 목표를 뒀고 소비자뿐만 아니라 샐러드의 핵심적인 재료를 공급하는 농장, 해당 농장에서 만든 원재료들을 잘 조합해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상점, 해당 상점이 위치한 동네, 스위트그린의 직원까지 포함한 커뮤니티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노력했다(<커뮤니티는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이승윤 저).

 

 


2017년 LG 트윈스가 11년 만에 새 BI를 발표했을 당시 바꾼 BI가 팬들의 마음에 들지 않아 다양한 창구를 통해 팬들이 구단의 결정에 불만을 쏟아냈다. 이탈리아 세리에 A 소속 유벤투스 구단도 새 엠블럼을 발표했을 때 많은 팬들에게 비난을 받았으며 심지어 새 로고에 대한 패러디 영상까지 나오며 조롱받았다. 스포츠구단의 경우 가장 중요한 요소인 커뮤니티와 팬의 의견을 듣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함에 따라 뼈아픈 경험을 치룬 것이다. 

 

여행과 호텔, MICE산업에서의 커뮤니티


여행과 MICE산업도 변화하는 시대에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커뮤니티에 기반한 사업전략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세계 최대 공유 숙박 서비스인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는 자신의 집을 제공하는 전 세계의 호스트를 단순히 서비스 이용자로 여기지 않는다. 이들을 에어비앤비의 성장과 함께 커나갈 커뮤니티로 엮어 끊임없이 소통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 커뮤니티는 에어비앤비가 새롭게 선보이는 거의 모든 서비스와 콘텐츠에 의견을 제시하며, 그들의 충성도 덕분에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는 더욱 확장될 것이다. 

 


전 세계 호텔들도 커뮤니티의 가치에 집중하면서 커뮤니티 생태계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려 노력하고 있다. 미국 포틀랜드에 있는 에이스 호텔은 호텔의 인테리어, 레스토랑과 바 메뉴, 호텔의 스토리 등 모든 영역에서 로컬 예술가,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투숙객들이 호텔에서 지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호텔을 설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 있는 플레이스 캠프 호텔이 대표적인데, 플레이스 캠프에는 숙박, F&B, 액티비티, 페스티벌 등 모든 것을 외부로 나가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고 이 모든 시설들의 한 가운데에는 광장이 위치해 있어 투숙객간 교류의 기회도 만들어 내고 있다. 


MICE업계도 커뮤니티에 기반한 다양한 포럼들이 개최되고 있다. 전국 대학생 MICE 연합 동아리인 S.O.M.은 MICE 관련 스터디를 진행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제작해 실제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관광미래네트워크는 부산의 MICE 관련 산·학·연 커뮤니티로 꾸준히 부산 MICE산업에 대해 토론회와 포럼 등을 개최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주요 전시와 콘서트 등도 커뮤니티와 팬덤에 기반해 생명력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더욱 커지고 있다. 2022년 12.3~4일 양일간 KINTEX에서는 국내 최대 애니메이션×게임 축제인 ‘AGF 2022’가 개최됐다. 2018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AGF는 전시 및 체험 이벤트, 유명 작품의 성우 및 애니송 가수, 크리에이터가 참여하는 스테이지 이벤트, 다양한 IP별 한정판 및 컬래버 굿즈 매장 등 게임과 애니메이션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접하려는 덕후들과 팬들로, 행사시작전부터 몇 천 명이 줄을 서서 대기했을 정도다. 


2022년 크리스마스 기간인 12.24~2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는 박재범, 지코, 사이먼도미닉, 로꼬, 그레이, 우원재 등 국내 내로라하는 힙합가수들의 뮤직페스티벌이 개최됐다. 티켓은 사전에 진작 매진됐으며 국내에 거주하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공연을 보러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와 힙합에 대한 MZ세대들의 관심과 열정에서 파생된 팬덤이 힙합 뮤직페스티벌의 성공 요인이 됐던 것이다. 


국내외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국제회의도 그 모태로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의 모임인 커뮤니티에서 출발된 회의가 많다. 이들은 업무나 관심사에 대한 인사이트를 커뮤니티에서 얻을 수 있고 업계의 ‘핫피플’들과 만나고 네트워크의 격을 높일 수 있어 커뮤니티에 들어가게 된다. 무엇보다 직장 내에서 얻을 수 없는 다양한 정보와 새로운 네트워크, 그리고 상호 지지할 수 있는 연대 의식을 꾸릴 수 있는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커뮤니티의 규모가 커지고 전문성이 더해지면서 정기적인 포럼이나 토론회로, 더 나아가서는 국내외에서 참여하는 글로벌 컨퍼런스로도 발전하게 된다.

 

특히 IT분야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IT기술과 관련해 기술자와 개발자들은 서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제품 개발에 있어 오류를 줄이고 더 나은 제품과 기술을 출시하고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에는 소수의 IT기업들이 기술을 독점했지만, 이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많은 IT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소스코드를 전 세계 개발자 커뮤니티와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고 있다. 기술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더 빠르게 혁신하고 발전할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런 힘 덕분에 IT업계가 그 어떤 업계보다 더욱 승승장구하며 현재와 미래를 혁신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소영 저).

 

 

 

성공 브랜드의 공통점, 커뮤니티


‘미펀이 있기에 샤오미가 있다’는 공식 슬로건이 있을 정도로, 커뮤니티를 통한 팬덤 관리는 샤오미 성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 차별화 포인트였다.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특정 지역 사람들에게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이끌어내는 당근마켓과 취향을 기반으로한 국내 최대 독서 커뮤니티인 트레바리 등 다양한 커뮤니티 기반의 사업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성공한 브랜드의 공통점 중 하나는 그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한데 묶는 힘에 있다. MICE와 여행업계도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쌍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커뮤니티의 힘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사업을 더욱 탄탄하게 운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기회와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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