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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1 (수)

레스토랑&컬리너리

[HR Survey_ 25th Special] 소비자 vs 종사자 - 친환경 식자재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지속가능한 식자재, 로컬 푸드 등에 대한 푸드 업계의 관심은 높아만 가고 있다.
친환경 식자재, 깨끗하고 안전한 식자재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이는 가격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며, 정말 깨끗하고 안전한지 의구심을 갖는 소비자들도 더러 나타나고 있다. <호텔&레스토랑>에서는 창간 25주년 기념호를 통해 푸드 업계에 부는 안전한 식자재, 건강한 식자재, 지속 가능한 식자재에 대해 소비자와 업계 종사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고자 간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3월 7일부터 16일까지 총 10일간 온라인상으로 진행했으며, 소비자 편에는 178명이, 업계 종사자 편에는 70명이 참여했다.

취재 오진희 기자



친환경 식자재 사용은 당연, 관심은?
미디어가 지속가능한 식자재에 대해 다루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 역시 친환경 식자재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소비자 94.4%(168명)가, 외식업계 종사자 100%(70명)가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하는 레스토랑이 늘어나야 한다고 답했다. 소비자들 대다수는 ‘건강’을, 업계 종사자들은 건강과 더불어 ‘다양한 메뉴 개발과 건강한 외식문화 발전’을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90%가 넘게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하는 레스토랑이 늘어나야한다고 답했던 것에 반해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한다는 레스토랑에 일부러 찾아간 적이 있냐는 질문에 69.7%(124명)의 소비자가 ‘없다’고 밝혀, 식자재의 중요성을 ‘일부러’ 찾아갈 정도로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레스토랑 방문시 식자재에 대해 관심을 두냐는 항목에는 업계 종사자는 100%가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소비자들은 61.8%(110명)가 ‘그렇다’, 38.2%(68명)가 ‘안 그렇다’고 답해 아직 식자재에 대한 관심이 생활화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가격-신뢰감, 친환경 식자재 레스토랑의 장벽!?
일반 레스토랑과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하는 레스토랑이 있다면 둘 중 어느 레스토랑을 이용하겠냐는 질문에 소비자 23.6%(42명)이 일반 레스토랑을 이용하겠다고 했는데, 이유로 56.7%(34명, 중복응답 가능)가 ‘가격이 더 저렴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이어 33.3%(20명)가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고 밝혀, 가격에 대한 부담감과 업계에 대한 업계 전반에 깔린 신뢰감이 불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격에 대한 편견 잡을 수 있어
뉴스를 보다 보면 원가 절감을 위해 질이 떨어지는 식자재, 심지어 쓰레기라고 말할 수 있는 식자재를 사용한다는 곳을 적잖이 볼 수 있다. 이는 외식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가격에 대한 선입견을 만드는데,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한 음식은 비싼 음식이라는 선입견은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한 음식은 어느 정도 차이가 나야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이에 <호텔&레스토랑>에서는 소비자와 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가격차이’에 대해 물었다. ‘동일한 메뉴였을 때, 일반 식자재를 사용한 음식과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한 음식의 가격 차이는 얼마가 적당한가?’라는 질문에 소비자 65.2%(116명), 업계 종사자 51.4%(36명)가 ‘30% 미만’이라고 답했다. 10% 미만/30% 미만의 가격 변동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91%(162명), 업계 종사자가 85.7%(60명, 가격변동 없다 포함)에 달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소비자는 “얼마 전 <수요미식회>를 통해 호주의 레스토랑을 봤는데, 친환경식자재가 보편화 돼 있고 가격도 별 차이가 나지 않더라.”며, “아직 한국은 돈이 있어야 좋을 걸 먹는다는 편견이 있는데, 호주는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의 부담 없이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부러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입장 차이가 크지 않음이 드러났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
소비자들에게는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한다는 레스토랑에 대한 신뢰성 질문을, 업계 종사자에게는 친환경 식자재에 대한 신뢰성 질문을 던졌다. 소비자 11.2%(20명, 매우불신+불신)가 낮은 신뢰감을 엿보인데 반해 종사자 2.9%(2명, 불신)가 낮은 신뢰감을 보였다. 더불어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하는 레스토랑이 늘어나야 할까?’라는 질문에 5.6%(10명)가 아니라고 답했는데, 이유로 대부분 “말로만 친환경 일 것 같다.”고 밝혀 외식업계는 신뢰감 구축에 신경 써야 함을 상기시켰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소비자는 “현대인은 외식이 잦은데 건강한 식생활을 하고 싶어도 인공조미료와 화학약품 등을 소비자가 일일이 확인하기 쉽지 않고 원산지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며, “대량 생산이나 유통 시스템을 개혁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소비자 친화적이고 안전한 관리와 정보제공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외식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식자재에 대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도 외식업계에서 꾸준히 식자재에 대해 신경을 쓴다면 고객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밝혔다.


외식업계, 신뢰성 구축에 신경 써야
설문조사에 참여한 많은 소비자들이 “유기농/친환경에 관한 관심은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 유기농이나 친환경 식자재들은 아직 믿을 수 있게 검증된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개선돼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업계 종사자는 “외식업계는 자부심을 가지고 전문인들의 영역이 돼야 바른 먹거리 시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외식업도 메뉴의 맛을 평가한다는 주관적 기준보다 대표자나 주방장, 조리사 이력, 원재료수준과 수급 처, 메뉴관리능력 등의 자질에 대한 레벨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구축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3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김천사무소는 ‘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다고 밝혔다. 식품접객업·집단급식소에서는 종전 표시대상품목 16개 품목에서 콩, 오징어, 꽃게, 참조기가 추가됐고 탕용 등 특정 조리법에만 적용하던 배추김치, 축산물, 수산물의 경우 모든 조리 음식으로 확대됐다. 농수산물의 가공품 제조·유통·판매소에서는 농수산물의 원료 배합 비율 순으로 기존 2순위에서 3순위 원료까지 표시대상이 확대됐다. 다만, 1순위가 98% 이상인 경우에는 1순위만 표시하고 1·2순위의 합이 98% 이상인 경우 1·2순위만 표시하면 된다. 음식점 원산지표시판 및 글자크기도 29×42cm, 60포인트 이상으로 2배 확대됐고 표시판의 게시위치도 가장 큰 게시판 옆 또는 아래, 게시판이 없을 경우 주 출입구 입장 후 정면에 게시해야 한다.
노르웨이 미쉐린 스타 셰프 프레드릭 할드는 지난 3월 진행한 오로라연어 쿠킹쇼에서 생연어를 들어 보이며, “노르웨이는 이 연어의 어미 연어가 누군지도 알만큼 철저한 추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 “천혜의 자연환경에 철저한 관리 시스템은 노르웨이의 자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도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자랑스럽게 선보일 수 있는 날이 도래하길 희망한다.


INTERVIEW

소비자-종사자, 함께 식자재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푸드 랩(LAB) 박무현 헤드 셰프

Q. 외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자재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푸드 랩에서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일을 하고 있나?
Food Lab에서는 식재료 관련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처음 문을 열고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전국 식재료 제철 리스트를 만드는 일이었다. 여러 관련 서적의 정보들, 거기에 직접 각 식재료들을 공부하며 얻은 내용들을 바탕으로 월별로 제철 리스트를 만들었다. 약 1개월간 전국 식재료 여행을 떠나 전국 각 지역의 자랑인 식재료들과 그 식재료들이 자라는 환경을 공부했고, 식재료를 생산하는 수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후 Food Lab에서 다양한 식재료들을 활용해 메뉴를 개발하고, 특히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요리로서 활용도가 높은 식재료들을 발굴해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Q. 신선한 식재료가 요리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같은 요리를 선도가 좋은 식재료와 선도가 나쁜 식재료 두 가지로 요리를 했을때 맛의 차이는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요리는 당연히 여러 가지 식재료들이 화학적인 작용을 거쳐 맛이 변형되고 그 변형된 맛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완성되는데 이 맛의 시작이 되는 식재료가 신선하지 않다면 요리의 맛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타난다. 특히 요즘과 같이 신선한 식재료를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요리하는 경우 조리과정을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요리의 경우 더더욱 재료의 선도가 요리를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다. 요리사들은 퀄리티와 가격의 사이에서 매일같이 많은 고민을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고품질의 요리를 선보이려는 요리사는 결국 퀄리티를 선택하게 된다.


Q. 사실 일반 소비자는 맛에 큰 차이를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조미료가 이슈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몸에 좋고 나쁘고를 둘째 치고 조미료에서 낼 수 있는 맛을 원래 천연 식재료에서 내야 함에 있다. 좋은 식재료를 조리과정을 통해 이끌어 낼 수 있는 그 맛을 조미료라는 가루를 통해 값싸게 쉽게 내는데 있어서 소비자들은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MSG의 경우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식물을 천연 발효시켜 만든 몸에 문제가 없는 조미료이지만 이 MSG를 통해 식재료비를 아끼려는 업자들의 비양심적인 마음이 소비자를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게끔 만든다고 생각한다. 좋은 식재료를 쓰고 안 쓰고는 맛의 감각이 뛰어난 일부 사람들 말고 대부분의 대중들은 사실 잘 모른다. 이에 MSG를 써서 맛이 뛰어난 요리와 좋은 재료를 많이 써서 맛이 뛰어난 요리를 일반적으로 잘 구분하지 못한다. 오히려 조미료를 써서 더 자극적으로 만든 요리들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이제는 대중들도 값싼 조미료나 저급 식재료로 맛을 낸 요리에서 벗어나 맛에 대해 좀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진짜 맛이 뭔지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일반 소비자들은 맛에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한 레스토랑이 늘기 바라는 입장이다.
사람들은 좋은 식재료로 요리한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듬뿍 넣고 맛있게 요리한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욕구는 당연한 건데 사실 그렇게 요리를 하면 판매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판매가가 올라가면 비싸다고 손님들은 외면한다. 결국 식당은 손님들이 많이 찾는 적절한 가격의 판매가를 맞춰 식재료를 구하게 되고, 이런 경우 최고의 식재료만을 고집하기는 어렵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식당은 적당한 가격의 식재료를 구입하고 부족한 재료 맛을 조미료를 활용해 자극적으로 끌어올린다. 그러면 대중들은 이런 맛에 길들여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미디어를 통해 이런 내용들이 많이 공개되고 노출돼 소비자들도 질 좋은 요리를 찾고 신선한 재료를 쓴 건강한 요리를 원한다. 이에 맞게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지갑도 조금씩 더 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위기가 생겨나니 요리사들도 판매가를 올려가며 더 질좋은 식재료로 좋은 요리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그런 음식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소비자들의 수준은 올라가고 좋은 식재료를 다루는 음식점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생겨날 것이라 생각한다.


Q. 앞으로 건강하게 식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 셰프로서 어떠한 역량을 키우고 노력해야 할까?
건강한 식문화를 위해서는 셰프들만 노력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들도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일단 셰프들은 양심을 속이지 않고 좋은 식재료를 찾아 좋은 요리를 만들어야 하며, 소비자들은 그에 맞는 정당한 가격을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식재료로 제대로 만든 좋은 요리를 원하면서 비용은 조미료를 듬뿍 넣어야 팔 수 있는 그런 요리들의 비용을 지불하려 한다면 이는 좋은 식문화로 자리 잡을 수 없다. 즉 요리사는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해 좋은 식재료로 요리를 하고 손님은 그 요리의 값어치에 맞는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런 구조가 돼야 식문화가 건강하게 잘 자리 잡을 수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을 거듭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16년 4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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