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크루즈선사협회(CLIA, Cruise Lines International Association) 조사에 따르면 크루즈산업은 2007년 이후 연평균 7%의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나타났다. 세계관광기구(World Tourism Organization; UNWTO)는 크루즈 여행을 21세기 최고의 성장산업으로 지정, 최단 시간에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고, 비용 대비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남형식, 부산항 크루즈 활성화 및 경쟁력 제고 방안 연구, 해항도시문화교섭학, 제21호(2019. 10)).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크루즈 여행을 호화로운 사치로 인식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크루즈를 이용한 여행이 보편화돼 있다. 크루즈산업은 고성장성과 막대한 부가가치로 인해 21세기 가장 주목받고 있는 미래형 관광산업이다. 바다를 떠다니는 호텔산업이며 해운, 관광, 호텔 등이 결합된 융·복합 산업이다. 경제적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 신(新) 산업으로 고용창출과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높은 산업이기도 하다.
속초항은 지난 1997년 12월 8일 개항한 이후 대형 크루즈 선사(船社) 유치를 위한 인프라 확충에 집중해 왔다. 지난 4월 29일 미국 국적 크루즈, 실버 위스퍼(Silver Whisper) 호가 이날 기항지(寄港地)인 부산항을 떠나 오전 9시경 690명을 태우고 속초항에 입항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이후 3년여 만에 입항했던 독일 국적의 아마데아(Amadea) 호에 이은 두 번째 크루즈다. 실버 위스퍼호를 보유한 실버 씨 크루즈(Silversea Cruise)는 미국 크루즈 기업인 로얄 캐리비안(Royal Caribbean)의 계열사로 1994년에 설립돼 총 13척의 럭셔리 크루즈 선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입항한 실버 위스퍼호는 2만 8000t급, 길이 190m 규모로 승객 388명과 승무원 302명 등 총 690명이 탑승했다. 이 중 160여 명이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속초 설악산과 양양 낙산사, 고성 DMZ 박물관 등을 둘러보고 주변 식당도 이용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 부산을 거쳐 속초 입항 후 일본 아키타(秋田)로 향하는 실버 위스퍼호의 속초항 입항을 기념해 해양수산부와 강원도, 속초시, 강원도관광재단은 승객들이 하선한 오전 8시 30분부터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승객과 승무원들을 환영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승객 환대를 위해 하선 환영 공연으로 삼고무(三鼓舞) 및 태평소 풍물패 및 사자놀이 공연을 선보였고 터미널 환대 부스를 운영해 각종 속초 특산품 시식 및 기념품 판매 한복 체험 등을 진행했다. 개별관광객의 편의성 증진을 위해 크루즈터미널과 속초관광수산시장 간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해 지역 소비를 유도했다. 크루즈 관광이 본격 재개됨에 따라 인근 상인들에게는 관광객 유입을 통한 소비 진작이 반가운 소식이 됐다.
이번 실버 위스퍼호에 이어 6월 속초항을 모항으로 하는 11만t급 유럽 최대의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 호가 총 3항차, 10월에는 8만 2000t급 홀랜드 아메리카 소속의 웨스터담(Westerdam) 호가 1항차 입항할 예정이다.
6월 강원특별자치도 공식 출범과 함께 속초항이 환동해 크루즈 중심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환동해권 시대를 준비하며 동해안의 크루즈산업이 관광대국으로 가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