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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금)

호텔&리조트

[Feature] 진정한 여행의 ‘목적’이 되는 호텔을 찾아라! ‘미쉐린 키(MICHELIN Key)’, 한국 발표는 언제쯤?

 

세계적인 미식 지침서 <미쉐린 가이드>가 진정한 여행의 목적이 될 수 있는 호텔 및 숙박시설을 추천하는 새로운 평가 기준인 ‘미쉐린 키’를 선뵌다. 

 

지난 4월 8일, 189개의 프랑스 호텔이 첫 ‘미쉐린 키’를 부여 받았으며, 이후 미국과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각각 미쉐린 키 수여 리스트가 발표되고 있다. 이에 국내 호텔업계도 조금씩 미쉐린의 호텔 평가 방식과 비즈니스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주시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발표된 해외 미쉐린 키 호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고, 국내 상황을 바탕으로 발표 시기를 점쳐 보고자 한다.      

 

   프랑스,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4개국에 부여된 ‘미쉐린 키’   
   일본은 7월 4일 발표 예정   


<미쉐린 가이드>가 전 세계 우수한 호텔 및 숙박시설에 ‘미쉐린 키’를 부여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인 4월 8일 프랑스를 시작으로, 4월 24일 미국 일부 지역(애틀랜타, 캘리포니아, 시카고, 콜로라도, 플로리다, 뉴욕, 워싱턴 DC)의 124개 호텔이 미쉐린 키 호텔에 이름을 올렸다. 4월 29일에는 스페인 호텔 97곳, 5월 7일에는 이탈리아 호텔 146곳이 발표되며, 전 세계에는 556개의 ‘미쉐린 키’ 호텔이 태어났다. 

 

 

오는 7월 4일에는 일본에서 미쉐린 키 호텔이 발표된다.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의 기고자이자 칼럼니스트 전복선(이하 전 칼럼니스트)은 “일본은 미쉐린 스타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는 나라다. 일본 사람 대부분이 미쉐린이 가장 공신력 있는 평가 중 하나라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미쉐린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이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예로부터 프랑스에 대한 선망이 매우 큰 나라기 때문에, 프렌치 레스토랑이 수십 년 전부터 고도로 발달해 있다. 전 칼럼니스트는 “미쉐린 키가 발표된다면 어느 나라보다 반응이 뜨거울 것으로 생각된다. 다양한 콘셉트의 호텔이 많이 있으나, 미쉐린 키의 영향으로 더욱 다양해지고 정교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4년간 <미쉐린 가이드>는 레스토랑을 평가할 때처럼, 여행의 목적지 자체가 될 수 있는 호텔을 소개할 수 있는 방법 및 선정 기준을 연구해 왔다. 선정된 호텔의 가격과 각기 추구하는 스타일은 다양하지만, 다섯 개의 공통적인 기준을 따른다. 


△호텔 자체가 목적지가 돼, 호텔이 위치한 지역의 경험까지 아우를 수 있는 곳, △건축학적으로 내외부 디자인이 우수한 곳, △그 호텔만의 독특한 개성을 잘 살린 곳, △서비스, 편안함 및 유지관리가 우수하고 한결같은 곳, △숙박 금액에 상응하는 수준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곳. 


또한 공정성 유지를 위해 모든 평가를 독립적으로 진행 후 부여되는 ‘미쉐린 키’는 <미쉐린 가이드>를 신뢰하는 여행객들과 검증된 정보를 찾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미쉐린 가이드>는 이 같은 호텔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통해 3가지 목표를 추구한다.


△여행객들의 잊지 못할 호텔 숙박 경험을 위해 미식 경험을 연결하는 것, △단순히 하룻밤 잠을 자는 곳이 아닌, 그 이상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 △여행객들이 어떤 호텔에 머물지 검색해 보고, 예약하고, 숙박 후 경험을 공유하는 것까지 모두 한 플랫폼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목표다. 


시스템은 기존의 레스토랑 스타와 유사하다. 1키(1 Key)는 ‘매우 특별한 숙박시설(A Very Special Stay)’, 2키(2 Key)는 ‘매우 탁월한 숙박시설(An Exceptional Stay)’, 3키(3 Key)는 ‘매우 뛰어난 숙박시설(An Extraordinary Stay)’에 수여된다. 

 

 

2024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프랑스 내 호텔에는 총 24개의 3키 호텔, 38개의 2키 호텔, 127개의 1키 호텔이 포함됐다. ‘포시즌스 조지 5세 샤토(Four Seasons George V. Chateau)’를 비롯한 여러 ‘팔라스’급 호텔이 별 3개를 받았으며, ‘라파우리-페이라기(Lafauri-Peyraguey)’, ‘샤토 드 라 고드(Chateau de la Gaude)’ 등 2키를 받은 시골 숙소도 있다. 또한 ‘호텔 르 발루(Hôtel Le Ballu)’, ‘라 판타지(La Fantaisie)’, ‘레 뱅(Les Bains)’ 등 특색 있는 부티크 호텔은 1키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경우 ‘베벌리힐스 호텔(The Beverly Hills Hotel)’, 빅서 지역 ‘포스트 랜치 인(Post Ranch Inn)’, 힐즈버그의 ‘싱글스레드 인(Single Thread Farm - Restaurant – Inn)’, ‘카사 시프리아니 뉴욕(Casa Cipriani New York)’, 아만 브랜드가 미국 주요 도시에 처음 진출한 ‘아만 뉴욕(Aman New York)’ 등 11개 호텔이 최고 등급인 3키를 획득했다. 웨스트 할리우드의 상징적인 ‘샤토 마몽(Chateau Marmont)’, ‘페닌슐라 시카고(The Peninsula Chicago)’, 뉴욕의 ‘나인 오차드(Nine Orchard)’, 샌프란시스코의 ‘더 배터리(The Battery)’, 마이애미 비치의 ‘페나 호텔(Faena Hotel)’, 플로리다 서프사이드(Surfside)의 ‘포시즌스 호텔 앳 더 서프 클럽(Four Seasons Hotel at The Surf Club)’ 등 33개 호텔이 미쉐린 2키를, 그밖에 미국 내 80개 호텔이 “고유의 개성과 개성을 지닌 진정한 보석”으로 인정받아 미쉐린 1키를 획득했다.

 

 

97개의 미쉐린 키를 보유하게 된 스페인에서는 5개의 3키 호텔이 주목을 받았다. 카세레스(Cáceres)의 ‘아트리오 리스토란테 호텔(Atrio Restaurante Hotel)’, 타라고나(Tarragona)의 ‘테라 도미니카타 호텔 & 와이너리(Terra Dominicata Hotel & Winery)’, 마드리드(Madrid)의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Mandarin Oriental Ritz)’, 바야돌리드(Valladolid)의 ‘아바디아 레투에르타 르도마인(Abadía Retuerta LeDomaine), 테루엘(Teruel)에 위치한 ’토레 델 마르케스 호텔 스파 & 와이너리(Torre del Marqués Hotel Spa & Winery)가 스페인 최고의 호텔로 선정됐다. 2키에 선정된 12개의 호텔 중 4개의 호텔은 마요르카(Mallorca) 섬에 위치해 있으며, 호스피탈리티 교육으로 유명한 발레아레스 제도(The Balearic Islands, 24곳)와 카탈로니아(Catalonia, 22곳)가 가장 많은 키를 부여받은 지역으로 꼽혔다. 

 

 

이탈리아는 옛 궁전에 자리한 호텔과 농가에 자리한 부티크 등 다양한 스타일의 숙소가 선정됐다. 526개 호텔을 등재하고 146개 호텔에 키를 부여받은 가운데, 토스카나 지역의 32개 숙소가 미쉐린 키의 주인공이 됐다. 3키를 받은 호텔은 총 8개다. ‘JK 플레이스 카프리(JK Place Capri)’는 절벽에 위치한 22개의 객실을 갖춘 부티크 호텔로, 일부 객실은 나폴리 만의 전망을, 다른 객실은 바다 전망을 제공한다. 영국식 컨트리 스타일, 파스텔 색상, 기하학적인 패턴의 벽지가 어우러진 클래식한 스타일로 디자인됐다. 포지타노의 ‘일 산 피에트로 디 포지타노(Il San Pietro Di Positano)’는 모든 객실의 전용 테라스에서 아말피 해안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으며, 절벽에 수영장이 있다. ‘코르테 델라 마에스타(Corte Della Maestà)’는 시비타 디 바뇨레지오 마을의 전 주교 저택에 있는 4개의 객실을 갖춘 부티크 호텔이다. 주인의 예술품과 골동품 컬렉션으로 꾸며져 있다.  

 

 

이번 발표는 호텔 선정 기준을 전면적으로 개편한 지 4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미쉐린 가이드> 그웬달 뿔레넥(Gwendal Poullennec)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최고 수준의 레스토랑에 미쉐린 스타가 부여되듯 미쉐린 키를 통해 여행자들에게 명확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투숙객을 맞이하기 위해 열정을 쏟는 호텔들을 더 인정하고 팀워크를 응원하고 인정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쉐린 키에 등재된 호텔들은 <미쉐린 가이드>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검색부터 예약까지 다이렉트로 진행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매거진 섹션에서 숙박시설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으며, 필터링 검색을 통해 숙박시설의 선택 및 객실 예약, 온라인 결제, 피드백 제공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위해 광고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향후 “24시간 연중무휴 고객 서비스와 함께 여행 전문가 팀이 제공하는 맞춤형 안내 서비스를 선뵐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쉐린 키의 등장은 현재 이 분야의 가장 큰 업체인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Forbes Travel Guide)>에 새로운 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페라가모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소규모 럭셔리 호텔 컬렉션 ‘룽가르노 컬렉션’의 발레리아노 안토니올리(Valeriano Antonioli) CEO는 “진정한 럭셔리 호텔을 평가하는 데 있어 명확성을 제공하고자 하는 야망 넘치는 조직이라면 어디든 환영”이라 전하며, “우리 같은 소규모 브랜드는 유럽을 처음 방문하는 고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저명한 평가 시스템은 고객이 진정으로 가격 대비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그는 또한 미쉐린 키가 여러 국가의 호텔을 비교하는 데 있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여러 해외 언론에서는 ‘미쉐린 키’가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나 리딩 호텔 오브 더 월드(Leading Hotels Of The World), 세트 컬렉션(The Set Collection) 등 기존에 인사이트를 제공해 온 추천 시스템에 대응해 “공신력 있는 평가 시스템(Credible Ratings Systems)”으로 호텔업계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분석한다. 4월 25일, 미국 여행 전문지 AFAR에 게재된 기사에서 20년 동안 호텔 컨설팅을 담당해 온 보스턴 대학교의 카우식 바르다라잔(Kaushik Vardharajan) 부동산 프로그램 디렉터는 “미쉐린의 호텔 등급을 브랜드의 자연스러운 확장으로 여긴다.”고 말하며, 기존 레스토랑 등급에 대한 명성이 새로운 핵심 시스템에 신뢰성을 부여하고 “충성도 높은 팔로워를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고 전했다.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에 대항마로 나선 미쉐린 키   
   현시점에 등장한 이유는?   


올해로 66주년을 맞이한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는 호텔·레스토랑·스파 및 해양 크루즈의 등급을 선정해 발표하는 여행 전문지로, 세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5성 호텔 시스템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신분을 숨긴 평가단이 매년 전 세계 호텔을 방문해 900개에 달하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시설 및 서비스를 평가하고 5성과 4성, 추천 호텔로 등급을 나눠 발표한다. 지난 2월 발표된 ‘2024 스타 어워즈 수상’을 보면 중동 지역이 가장 많은 신규 5성 호텔이 탄생한 지역으로 부상했으며, 마카오는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은 5성급 호텔을 보유한 도시로 자리를 지켰다. 

 

 

한편 일생에 단 한 번뿐인 모험을 찾는 여행객이 늘어나며 그 어느 때보다 럭셔리한 옵션이 많아졌다. 르완다의 비룽가 산맥 산기슭에 위치한 고릴라 트레킹 베이스캠프인 ‘원앤온리 고릴라 네스트(One&Only Gorilla's Nest)’와 늉웨 숲 국립공원 인근 차 농장의 휴양지 ‘원앤온리 늉웨 하우스(One&Only Nyungwe House)’가 5성을 획득하며 새롭게 데뷔했고, 기린과 함께 머물 수 있는 나이로비의 ‘지라프 매너(Giraffe Manor)’가 4성을 획득, 인근 마운트 케냐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가이드 사파리를 제공하는 ‘페어몬트 마운트 케냐 사파리 클럽(Fairmont Mount Kenya Safari Club)’이 추천 호텔로 선정됐다.


일반적으로 호텔, 레스토랑, 스파 부문에서 모두 5성급을 획득하는 경우 ‘트리플 5스타’라 불리는데 올해에는 15개 호텔 그룹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리츠칼튼 그랜드 케이맨(The Ritz-Carlton, Grand Cayman)은 카리브해에서 트리플 5성 등급을 획득한 최초의 호텔이며, 캘리포니아 몬테시토에 위치한 ‘로즈우드 미라마 비치(Sense, A Rosewood Spa at Miramar Beach)’, 워싱턴 DC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살라만더 미들버그(Salamander Middleburg)’ 등이 영광을 안았다. 그밖에 미국 내 소규모 대도시가 2024년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며 내슈빌과 찰스턴, 뉴올리언스 등에 위치한 호텔들이 대거 리스트에 올랐으며, 휴식과 재충전을 원하는 여행객들의 요구를 반영, 친환경적이면서 웰빙을 추구하는 스파 시설을 갖춘 호텔들이 함께 소개됐다. 국내 호텔로는 ‘시그니엘 서울’, ‘아트 파라디소 부티크 호텔’, ‘웨스틴 조선 서울’, ‘콘래드 서울’, ‘파라다이스 호텔 앤 리조트’와 ‘파크하얏트 서울’이 4성 호텔로 선정됐으며,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레스케이프 호텔’, ‘롯데호텔 서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와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이 추천 호텔 명단에 올랐다. 5성 호텔로는 ‘호텔신라’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각각 2019년과 2020년부터 연속 선정되고 있다. 

 

 

미쉐린 키 선정에 대한 공식 발표가 지난해 10월 이뤄졌지만 아쉽게도 한국에는 아직 별다른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미쉐린 스타 역시 비교적 늦게 상륙한 데다 아직은 기반이 더 다져져야 하므로, 한국의 미쉐린 키 발표 소식을 듣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한국 호텔업계에 미쉐린 키는 아직 머나먼 남의 나라 이야기인 것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미쉐린 키에 있어 다소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국내외 호텔 프로젝트 매니징 및 컨설팅 전문가 A 씨는 “사실 미쉐린 키 론칭은 사업적인 움직임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미쉐린 가이드>가 지난 2018년 럭셔리 부티크 호텔 큐레이션 서비스인 ‘태블릿 호텔(Tablet Hotels)’을 인수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쉐린 가이드> 측은 “지난 4년간 120 국가의 5000여 개 호텔을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쉐린 가이드>가 태블릿 호텔을 인수한 시점과 큰 차이가 없으며, 실제로 타블릿 호텔의 홈페이지에 안내된 내용을 보면 “태블릿은 <미쉐린 가이드>의 공식 호텔”로, “호텔 큐레이션에 대한 우리(태블릿)의 열정이 레스토랑에 대한 그들의 접근 방식과 공통점이 많고, 여행과 식사에 대해 똑같이 높은 기준을 가진 고객층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취재에 응한 A 씨는 “태블릿 호텔을 인수함으로써 <미쉐린 가이드>는 충성심 강한 고객을 지닌 호텔 리스트를 확보했다. 사업을 확장했으니 다음 단계는 당연히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 말하며, 동시에 이 호텔 리스트의 퀄리티를 보다 강하게 컨트롤 하기 위해 ‘미쉐린 키’라는 시스템이 필요했을 것이라 예상했다. 음식과 여행 가이드에서 나아가 ‘라이프 스타일 가이드’로 정체성을 업그레이드하고, 호스피탈리티산업의 전반에서 남다른 티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만큼이나 우리나라 역시 ‘등급’으로 인정받는 것을 상당히 큰 의미로 여긴다. 때문에 미쉐린 키가 발표되기 시작함에 따라 호텔의 오너나 임원진들의 압박이 분명 생겨날 것이다. 실무진들의 부담 또한 커지리라 예상된다.


이번 취재는 실무진들에게 일종의 ‘방패’가 돼 주고자 기획됐다. 그래서 ‘등급’을 받는 것이 정말로 실효성이 있는지 전문가 의견을 빌려오고자 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등급이라는 것은 점점 더 표면적으로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A 씨는 “이제는 글로벌하게 평가될 수 있는 내용에 포커싱을 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 조언했다. 일례로 국내에 수십만 원에서부터 백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럭셔리한 부티크 호텔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현행하는 호텔등급심사 기준에 따라 3성급 이상을 받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고객들이 이런 곳에 안 찾아가는가 하면, ‘나만의’ 유니크한 숙박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열광한다. 등급보다는 퀄리티가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혁신은 언제나 전통적인 기준이 깨질 때 새롭게 일어나기 마련이다. 


‘2024 코리아호텔쇼’에 참가한 호텔 컨설팅 연구소(HCL) 관계자에 따르면, 호텔 개발에 대한 열정이 점차 올라오는 추세라고 한다. 외국 브랜드 호텔들이 국내 론칭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 호텔업계의 ‘윗분들’은 반드시 다음의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요즘 고객은 허구의 ‘별’이나 ‘열쇠’를 몇 개 받았는지 보다,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혹은 비슷한 취향의 소비자가 경험한 ‘좋은 호텔’이 어딘지에 더 관심 있다는 것을 말이다. 

 

   평가 시스템이 중요하지 않으면 “뭣이 중헌디”  
   ‘목적지’가 되는 특별한 숙소(Stay) 찾는 고객들 많아져    

 

국내외 숙소 예약 플랫폼 ‘스테이폴리오(STAYFOLIO)’는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내국인들에게 다양한 숙소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스테이폴리오는 머물고 싶은 집을 뜻하는 ‘STAY’와 관점을 갖고 큐레이팅해 차곡차곡 모아둔 2절판의 책 ‘FOLIO’의 합성어로, 어원이 지니는 의미 그대로 머물고 싶은 좋은 스테이를 큐레이팅해 소개하는 플랫폼이다. △호스트의 오랜 열망과 꿈, 취향이 담긴 그 공간만의 가치와 이야기가 독창적이고, △건축, 브랜딩, 주변 환경과의 조화, 사용자 편의성 등 각 요소가 조화로운 우수한 디자인을 갖췄으며, △공간을 매만지고 유지하는 운영자의 환대 철학과 그를 바탕으로 하는 스테이 경험성이 우수하고,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스테이 경험과 가치가 중심이 되는 합리성을 지닌 ‘스테이’를 선별해 고객에게 선뵈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개성이 살아있는, 독특한 콘셉트를 지닌 스테이를 찾아 떠나는 여행 방식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스테이폴리오를 이용하는 여행객 또한 많아지고 있다. 스테이폴리오의 플랫폼파트 김민준 실장(이하 김 실장)은 “예약 서비스를 론칭한 2017년의 거래액과 대비, 2023년의 거래액은 21배 이상의 성장을 달성했다. 올해의 경우 작년 동기 대비 거래액이 상승하고 있는 것을 비춰 본다면, 스테이에 대한 여행 수요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지난 2021년 영어/일본어 서비스를 론칭한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글로벌 유저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싱가포르, 홍콩, 미국에서 한국의 ‘파인스테이’에 관심을 가지고 스테이폴리오를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그는 귀띔했다. 


이처럼 근래에는 호텔보다 더 좋은 퀄리티, 룸 컨디션, 경치 등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스테이가 상당히 많아졌다. 굳이 호텔이 아니더라도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별한 쉼의 장소를 찾고자 하는 니즈가 발현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스테이폴리오가 현재 주목하고 있는 스테이의 트렌드는 무엇일까? 김 실장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서, 꼭 국내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과 이유가 여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스테이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좋은 스테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해당 스테이만의 “독창성과 환대 요소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별화된 수요에 맞춤한 스테이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한 그는 “현재 반려동물 동반 스테이, 10명 이상의 대형 스테이와 같이 특정 세그먼트를 가진 스테이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높아지는 수요에 대응해 개별화된 수요를 충족하는 스테이들이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각각의 전문성을 가지는 방향으로 스테이 시장의 트렌드가 흘러갈 것”이라 전망했다.   

 

 

스테이폴리오는 머물고 싶은 좋은 스테이를 “파인스테이”로 규정하고 있다. 단순한 잠을 자는 공간으로써의 숙소가 아닌, 그 장소에서 “하루를 머무는 것만으로도 온전한 여행의 경험과 휴식을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김 실장은 독창성과 디자인, 환대, 가격 등 4가지 요소가 곧 고객이 해당 공간을 예약하고 하루를 머무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모든 경험이라 설명했다. “이 요소들이 조화롭게 이뤄지는 과정에서 고객은 해당 스테이에서 ‘머무는 경험이 온전한 여행’, 그리고 ‘쉼의 경험’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역사적, 문화적 가치 지녔으나 사라져만 가는 국내 호텔들   
   오래도록 사랑받는 호텔로 지켜내려면?   


얼마 전 109년 역사를 지녔던 유성호텔이 끝내 문을 닫았다. 1988년 개관해 국내 뛰어난 호텔리어들의 등용문이 됐던 르네상스 서울 호텔은 김수근 건축가의 유작으로 높은 건축적 가치 또한 지녔으나 재정난을 못 이기고 폐관했으며, 남산의 상징이던 밀레니엄 힐튼 서울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국가 공식 보물로도 지정된 바 있는 싱가포르의 ‘래플스 호텔’ 등의 사례와 달리 국내에는 오래된 지역 호텔, 혹은 우리나라의 ‘상징’이 되는 호텔이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오래된 것이 무조건 좋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 나라의 역사를 온전히 함께 공유하며,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되는 호텔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옆 나라인 일본만 해도 1300년 이상 지속돼 기네스에 등재된 료칸 ‘경운관(慶雲館)’이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으며, 프랑스의 르 뫼리스(Le Meurice)는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지만 18세기 파리의 럭셔리함을 그대로 담고 있는 동시에 변하지 않는 환대 서비스로 팔라스급 호텔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국내 호텔업이 다른 나라보다 늦게 발전하기 시작했기에 이런 비교는 적당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국가 경쟁력을 점차 갖춰 나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호텔이 많지 않다는 점은 충분히 고민해 볼 만한 문제다. 

 

 

 

싱가포르 관광청은 매년 다양한 로드쇼를 통해 주목할 만한 호텔을 소개한다. 이때 자주 고려되는 기준이 있다. ‘특별한 건축 스타일’이나 ‘역사성’, ‘건물의 스토리텔링’을 담고 있어야 한다. 호텔 솔레일 하롱 - TM컬렉션 바이 윈덤 세일즈 마케팅 디렉터이자 <호텔앤레스토랑>의 칼럼니스트인 최경주 이사는 “마리나 베이 샌즈나 래플스 호텔처럼 호텔이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힌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국민들의 인식과 제도적인 뒷받침, 그리고 정부 부처의 노력까지 다각면에서 상징으로 존재하는 호텔과 건물을 지켜내기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 제언했다. 

 


 

INTERVIEW

 

“로컬을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의 축소판’이 되는 호텔이

목적지로 경쟁력 갖출 수 있을 것”
호텔 솔레일 하롱 - TM컬렉션 바이 윈덤 

최경주 세일즈 마케팅 디렉터

 

‘미쉐린 키’에 선정된 각국의 호텔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3키로 선정된 호텔의 경우 이미 각 지역을 대표하는 유명 호텔이자 다양한 채널에서 탑 티어 럭셔리 카테고리로 분류된 곳들이 많아 리스트를 확인했을 때 그리 새롭지 않았다. 반면, 1키나 2키로 선정된 호텔 중 ‘펜드리 호텔(Pendry Hotels)’처럼 비교적 리즈너블한 금액의 부티크 호텔 브랜드가 종종 눈에 띄었다. 이런 경우 미쉐린 키로 선정됨으로써 앞으로 좀 더 하이라이트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엔데믹 후 1년이 지났다. 코로나19 전후를 비교할 때 국내외 호텔들은 어떤 변화를 겪었나? 


팬데믹 기간 ‘거리두기’ 차원에서 적극 활용되던 QR코드를 이용한 주문 및 결제, 온라인 체크인과 키 리스(Keyless) 시스템 등의 서비스가 많은 해외 호텔에서 유지되고 있다. 혹은 한 단계 발전된 모습으로 계속 이용되고 있어 앞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 예상된다. 

 

미쉐린 키의 발표는 향후 호텔업계에 어떤 미래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하나? 


레스토랑에 비해 호텔은 단가가 훨씬 높기에 미쉐린 키로 선정된다 해도 궁극적으로 많은 고객의 숙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또한 3키로 선정된 호텔이면 몰라도, 각 호텔 그룹의 최상급 럭셔리 티어에 해당하면서 또한 그룹의 플래그십 호텔이 1키 또는 2키로 선정됐다면, 미쉐린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과는 달리 미쉐린 키로 선정된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 같지도 않다. 어쩌면 과거 미쉐린 스타를 거부한 페닌슐라 홍콩의 레스토랑처럼 미쉐린 키를 거부하는 호텔도 나타나지 않을까?

 

국내 호텔이 ‘목적지’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실제로 국내에서 호텔이 목적지가 돼 여행지를 선택한 적이 있다. 바로 부산 남포동에 위치한 ‘굿 올데이즈 호텔’이다. 먼저 부산은 나에겐 ‘N차 여행지’로, 웬만한 관광지와 맛집은 모두 방문한 도시기에 별다른 유혹 없이 호텔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호텔 주변에 위치한 꽤 유명한 독립 서점과 연계한 북 큐레이션, 미니바에 비치된 지역 맥주와 스낵, 호텔 주변 로컬 맛집과 스폿 소개 코너, 부산의 다양한 장소를 엽서로 담아 전시 및 판매하는 로비 카페 등, 호텔의 다양한 시설과 서비스로 지역 사회를 호텔 안으로 끌어들여 호텔 숙박만으로도 만족스러운 로컬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처럼 호텔이 로컬을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의 축소판이 될 수 있다면 어떤 호텔이든 하나의 목적지로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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