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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목)

카페&바

[Cafe Issue] 커피 한 잔, 적절한 가격은 얼마? 국내 커피시장의 가격 흐름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국내 낙농산업의 발전과 국산 우유소비 촉진을 위해 ‘우유사랑라떼 캠페인’을 진행했다.
내용인즉슨 매주 월요일마다 카페라떼 톨 사이즈를 ‘우유사랑라떼’로 정해 4600원에서 ‘500원’ 할인한 가격 3900원에 판매한 것이다.
‘500원’의 힘은 대단했다. 우유사랑라떼는 카페라떼의 일 평균 판매량 대비 150%가 넘는 성과를 기록했고, 21회 중 총 3회에 걸쳐 2007년부터 8년간 스타벅스의 음료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아메리카노’의 판매량을 뛰어 넘었다고 한다.
이처럼 불황이 계속되는 오늘날 소비자의 반응이 가장 빠른 것은 뭐니뭐니해도 가격이다.
그래서일까. 시장에서 저가커피가 유행하는 등 얼마 전까지도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던 업계의 흐름이 가격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취재 김유리 기자


대다수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계속된 가격 인상으로
2014년 중반부터 아메리카노 메뉴 4000원 넘어

2000년도 에스프레소 메뉴가 선보여지며 국내에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를 비롯해 할리스 커피, 커피빈, 카페베네, 탐앤탐스 등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이 들어섰고, 이들은 아메리카노 한 잔을 3000원 대 중반에 판매했다. 론칭 초기 3000원이 넘어가는 커피 가격은 1500원 김밥 한 줄에 비교당하며 논란에 오르기 일쑤였다. 하지만 커피 한 잔의 가치와 여유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소비 가치를 인정받으며 가격 논란은 잠잠해졌다. 몇 년 후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은 임대료 인상,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커피값을 100~200원씩 올리기 시작했고, 2014년 중반 부터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4000원을 넘어섰다.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 때마다 해외 커피 가격과 국내 커피 가격을 비교하는 등 반응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원두 로스팅과 카페 세븐브릭스커피 운영 및 바리스타 교육을 함께하고 있는 세븐브릭스커피의 고용훈 대표는 “국내 소비자가 커피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커피가 의식주가 아닌 기호식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같은 5000원을 쓰더라도 의, 식, 주는 내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고 대체할 수 없는 것이지만 커피는 다른 대체품이 얼마든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의 원가가 알려진 것의 이유도 크다. 실제로 커피 한 잔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원두는 300~500원. 이에 비해 소비자 가격은 10배를 넘는 것이지만 운영비와 임대료, 인건비 등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는 것이 업계가 고수해왔던 입장이다.


2016년 3월 기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중 커피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폴 바셋이다. 폴 바셋은 아메리카노가 아닌 룽고 메뉴를 판매하고 있는데 스탠다드 사이즈 기준 4700원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고수하며 가격 또한 이에 걸맞게 포지셔닝 했다. 이외 커피 시장 초창기부터 있어왔던 대다수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은 아메리카노 4100원, 카페라떼 4600원을 형성하고 있다. 그 중 중저가 커피를 콘셉트로 했던 이디야 커피만이 2800원의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며 이런 가격 정책은 이디야 커피를 2000호점 달성을 앞둔 대형 프랜차이즈로 키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메뉴판 가격은 올랐지만
실제 커피에 쓰는 돈은 줄었다고 느껴

이처럼 프랜차이즈들이 커피 가격을 올리며 영업에 나섰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소비자는 더 현명해졌다. 이제 브랜드를 보고 무조건 프랜차이즈 커피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가벼운 주머니로도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커피를 찾아 나선 것. 이에 맥도날드나 파리바게뜨 등 커피 전문점이 아닌 곳에서도 2000~3000원으로 즐길 수 있는 커피를 출시했고 개인 커피숍들에서도 개성 있는 커피를 선보이며 활약했다. 또한 후발 커피프랜차이즈 주자들이 소규모 공간에 3000원 미만의 커피를 내세우며 점포를 늘리기 시작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은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통한 할인, 특정 시간대 할인, 제휴 할인, 지점별 할인을 지원하며 가격 마케팅에 나섰다.
한편 폴 바셋은 커피 가격을 인하하며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해 7월 SK텔레콤과의 제휴(룽고와 카페라떼 20% 할인)를 종료하며 에스프레소 제품군 가격을 평균 8% 인하하고 원두가격도 14,4% 내린 것. 석재원 엠즈씨드 대표는 “스페셜티 커피의 저변확대를 위한 것”으로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멤버십을 새롭게 론칭한다.”고 밝혔다. 폴 바셋은 이번 가격인하로 에스프레소군 대표 제품인 룽고의 스탠다드 사이즈가 기존 5100원에서 400원 인하된 4700원에, 카페라떼 스탠다드 사이즈는 5700원에서 5300원에 판매했으며 에스프레소 샷 추가도 기존 1500원에서 1000원 인하된 500원으로 측정했다.
지난 3월 7일 창립 9주년을 맞은 마노핀은 9돌 커피로 아메리카노를 9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지하철 역사 내 익스프레스 매장에서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의 핫, 아이스 모두 900원에 판매하며 1000원이 넘지 않는 가격을 선보여 고객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INTERVIEW

고객이 커피를 선택할 때 가장 영향을 받는 것은 합당한 가치에 들어맞는 가격
유어로스팅파크 김상훈 부대표

Q. 유어로스팅파크에 대해 소개해 달라.
커피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었다. 원두를 로스팅해 300개 업체에 납품하고 있으며 우리가 로스팅한 원두를 선보이고 카페에서 즐기게 하고자 카페 URP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현재 5개의 직영매장을 보유 중이다.


Q. 커피의 가격 결정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한 원두, 그것을 다루는 기계, 기술이 있는 사람, 분위기, 인테리어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된다. 요즘은 소비자가 커피 가격을 지불했을때 만족스럽다고 느끼는 적정선이 얼마인지가 가장 먼저 고려되는 것 같다. 이에 따라 구성 요소의 가격을 조절하는 등 다방면에서 고민이 이뤄진다.


Q. 유달리 커피 가격에 대한 사람들의 민감도가 높은 편 같다.
커피의 원재료 값 알려지며 원가 대비 10배를 호가하는 판매가격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비율을 돈으로 환산해보자. 일반 커피숍의 경우 원재료와 다른 요소들을 포함해 커피 한 잔당 50~60% 마진을 보도록 구성됐다. 3000원 커피를 기준으로 한다면 잔당 1500원이 업주에게 떨어지는 셈. 한 사람이 시간내 만들 수 있는 커피는 제한적으로 다른 외식산업과 수익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 납품하는 업체를 보더라도 업주가 갖는 순이익은 그리 많지 않다.


Q. 커피의 가격이 고객이 카페를 선택할 때 가장 큰 결정 요인이라고 생각하는가?
고객은 가격에 큰 영향을 받지만 단순히 숫자보다는 그것에 대한 만족감, 즉 값어치를 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일 것 같다. 폴 바셋은 타 커피 전문점에 비해 비싸게 메뉴 가격을 측정했지만 어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보다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차별화된 맛, 분위기, 전문적인 인력 등이 한데 어우러져 소비자가 생각한 합당한 가격과 맞아 떨어졌고 좋은 결과를 냈다. 카페 URP는 론칭 초기, 보다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원두를 선보이고 로스팅 업체로서의 홍보를 겸하고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인 아침과 점심시간대 아메리카노를 할인해 1500원에 선보였다. 초반에는 할인시간대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 육박했지만 점차 카페 URP의 커피 맛을 인정하고 좋아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며 할인시간 외에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났다. 그래서 현재는 할인시간과 그 외 시간 매출이 거의 동등해졌다. 이처럼 가격은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고 계기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가치와 연관된다.


Q. 에스프레소 커피가 처음 출시 됐을 때에 비해 커피의 가격대는 오히려 낮아졌다고 생각한다.
에스프레소 커피의 초창기 시절을 이끈 스타벅스는 큰 부가가치를 지녔다. 당시 스타벅스를 기준으로 형성된 커피 가격은 에스프레소 커피라는 부가가치가 포함됐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 커피가 대중화 됐다. 생두 수입이 대량화 되면서 초기에 비해 저렴하게 구할 수 있고, 기계의 보급화가 이뤄졌다. 비록 초반에 비해 소비자가 느끼는 에스프레소 커피의 부가가치는 낮아졌지만 그에 비례해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좋다고 보인다. 현재 내가 생각하는 적정한 커피 가격은 2500원에서 2800원으로 앞으로 크게 변동은 없을 것 같다. 다만 앞으로 커피 매장 포지션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예전에는 명품 매장이 들어설 곳 등 메인 상권에 카페가 입점했다면, 이제는 동네 곳곳에 들어서 임대료를 줄이고 상권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생겨날 것이다. 호주의 경우 어느 카페든 걸어서 5분 거리 내 위치해있다. 한국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가커피, 논란의 중심으로
본지가 매년 초 진행했던 전국 주요 카페 업체 경영전략 중 2015년 키워드는 품질의 고급화였다. 당시 카페들은 스페셜티 커피를 비롯해 다양한 드립방식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으며 가격 또한 그에 준하는 고가 정책이 펼쳐졌다. 하지만 2016년 각 카페 경영전략에서 스페셜티 커피나 고품질에 대한 내용은 거의 볼 수 없었는데, 불황으로 고가의 하이엔드급 커피에 대한 수요가 그다지 높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바로 저가커피였다.
사실 2000원을 넘지 않는 저가커피는 지하철 역사, 대학가, 오피스 권을 중심으로 커피 시장 초창기부터 있어왔다. 테이크아웃을 전문으로 하며 양 또한 일반 커피 프랜차이즈에 비해 작아 3000원 대 커피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런 저가커피 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백종원이 론칭한 빽스커피 일명 빽다방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다. 빽스커피는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백종원의 인기와 함께 단기간에 점포수가 늘어났다. 이를 벤치마킹해 저렴한 카페들이 생겨나며 저가커피시장이 성행하게 된 것이다. 고대표는 “현재 저가커피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자본력이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커피의 가격 저항선을 내려 소비자들은 기존에 형성된 3000원 대 커피 가격에 의구심을 품게 만들었다. ‘1500원 커피숍도 운영이 되는데 기존 3000원 대 커피숍도 더 가격을 내릴 수 있는 건 아닐까?’라고 말이다. 이에 개인 창업자들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리게 되고 중간 가격 커피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면 고가, 중가, 저가였던 커피 시장이 프리미엄 아니면 저가로 양분화 될 것이다. 결국 소비자의 선택의 폭 또한 줄 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커피숍을 운영하는 커뮤니티에서는 ‘새로 오픈한 옆집 카페에서 1500원 커피를 팔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단골 고객까지 그 카페에 가는 것을 봤다.
지금도 수익이 나기 빠듯한 상황인데 커피 가격을 인하해야하나 고민이다.’는 글이 하루에 몇 개는 올라오는 상황. 스몰 로스터리 카페 빈터커피 로스터즈를 운영하고 있는 고태영 매니저는 “저가커피는 원두커피의 저변확대라고 생각한다. 맛을 음미하기 위해 마신다기 보다는 믹스커피와 비슷한 가격대로 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 물론 우리처럼 작은 카페들은 어렵겠지만 어느 시장이든 경쟁은 존재하며 흐름에 동요하지 않고 특색을 살리는 카페라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며 의견을 밝혔다.
한편 저가커피 업주들의 불만도 크다. 고객은 몰리지만 목이 좋은 자리에 위치해야해 임대료가 높고 최근 인건비도 상승해 실제 수익률은 높지 않은 편이라는 것. 커피 업계 관계자들은 저가커피 시장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유어로스팅파크의 김상훈 부대표는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인건비, 운영비, 임대료, 재료값을 제외하면 업주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매우 적을 것이다. 이런 구조상 저가커피는 저렴한 생두를 쓸 수밖에 없다. 한국은 맛을 보는 식문화는 발달했지만 향을 맡는 차, 음료 문화의 역사는 짧다. 이런 문화 차이 때문에 고객은 지금 내가 마시는 커피가 어떤 등급에 속하는 지 얼마나 좋은 커피인지 구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커피경험이 많아진다면 자연스럽게 조금 더 가격을 주고라도 맛있는 커피를 찾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될 것이며 저가커피 시장 또한 수그러들 것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개인 커피 숍, 프랜차이즈에 비해 다소 낮은 가격군 형성
그렇다면 전국에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동네 상권의 개인 커피숍의 경우 어떻게 적정한 커피 가격을 정하고 있을까? 본인의 개성의 담긴 커피를 하고자 하는 바리스타들이 늘어나며 언젠가부터 동네에는 개인 커피숍들이 빽빽하게 들어서기 시작했다. 또한 요즘은 스몰 로스터리를 함께 운영해 보다 맛에 특색을 더하고 원두 판매와 납품까지 함께해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스몰 로스터리 숍이 강세를 보이는 추세다. 비교적 소규모의 공간으로 운영되는 개인 커피숍들은 프랜차이즈에 비해 다소 낮은 중간 가격 군을 형성하고 있는데, 핸드드립이나 스페셜 메뉴들은 비싸게 가격을 받기도 하지만 아메리카노 기준 대략 3000~4000원의 가격 군을 형성하고 있다.
빈터커피 로스터즈는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에 위치한 스몰 로스터리 카페다. 원두를 납품하며 일반 고객에게도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가격은 3000원~4500원에 형성됐으며 브루잉 스페셜티 커피가 5000원으로 가장 고가의 메뉴다.


INTERVIEW

소비자와 카페 업주, 모두 만족할 만한 가격의 합의점을 찾은 후 서로 존중해야해
빈터커피 로스터즈 고태영 매니저

Q. 커피 음료 가격 결정 시 어떤 사항을 가장 고려했는가?
원재료, 인건비, 임대료 등 비용적인 부분도 고려했지만 매장이 위치한 상권의 소비자들 반응도 무시할 수 없었다.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고 원두를 비롯해 시럽, 파우더 등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비교적 좋은 제품을 사용해 음료를 만들지만 비싸게 받으면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가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반응한다. 주변의 카페 역시 프랜차이즈 가격과 비슷하게 형성돼있으며 빈터커피 로스터즈 역시 이를 반영했다. 들어가는 재료나 사용하는 장비의 가격을 생각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Q. 고객이 카페를 선택할 때 어떤 요소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하나?
경제가 어려운 만큼 가격적인 부분에 민감한 것 같다. 무작정 저가의 커피를 찾는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가성비를 많이 따지지 않나 생각한다. 가격대비 맛이 훌륭한 곳을 선호하고 기왕이면 쿠폰을 운영하는 곳을 선택한다.
여성 고객들의 경우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릴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지가 카페 선택 시 또 다른 중요 요소로 작용하는 듯하다. 인테리어가 예쁘거나 음료의 비주얼이 독특하고 예쁜 카페는 인스타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평일에도 젊은 여성들로 매장이 가득 차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요즘에는 음식이든 음료든 맛이 아니라 멋으로 평가 받는 게 아닌가 싶어 이 씁쓸하기도 하다.


Q. 원두를 로스팅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원두 가격과 커피 가격의 상관관계가 어떠할 지 궁금하다.
좋은 원두를 사용하면 커피 가격도 당연히 올라간다. 하지만 소비자가 커피 한 잔에 지불할 용의가 있는 가격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원두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커피 가격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Kg당 수 십만 원 짜리 생두도 있지만 소비자가 한잔에 몇 만 원씩 주고 커피를 마시지는 않는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매장도 시내에 위치한 한 두 곳에 불과하다. 지금의 커피 가격은 그 균형을 이룬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커피 가격에 사용할 생두의 가격을 맞춰서 생두를 정하고 로스팅 하며 최선의 맛을 내려고 노력한다.


Q. 커피 한 잔 가격, 어느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상적인 가격이라는 걸 단순하게 딱 정해서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미국이나 일본에 가서 커피를 마셔본 적은 없지만 그곳에서 생활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3~4불 하는 커피는 딱 그 가격에 맞는 맛을 낸다고 한다. 카페들이 설정한 가격에 합당한 맛의 커피를 제공하면 소비자 역시 그 가격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며 존중하고 인정해준다. 가끔 한국의 소비자들은 3000원짜리 커피에 5000원의 서비스를 요구하고 5000원짜리 커피에 1500원의 가격을 요구한다. 생산자들도 1500원짜리 커피를 5000원에 파는 경우가 있다. 소비자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페가 가격에 대해 찾은 합의점에 동의하고 서로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커피 한 잔, 적절한 가격은?
당신이 생각하는 커피 한 잔의 적절한 가격은 얼마인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밥을 먹고도 부담스럽지 않게 마실 수 있는 가격, 때로는 친구들에게 인심 쓰듯 한 잔 사줄 수 있는 가격, 때로는 나를 위해서 바리스타가 정성스럽게 내려주는 맛있는 커피에 대한 가격 등 바로 단위로 떠올리기는 힘들어도 때에 따라 그에 맞는 커피를 먼저 떠올린다면 ‘이 정도면 괜찮은 가격’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업주들은 커피 가격을 결정할 때 무엇보다 지역 상권의 고객이 이 정도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겠구나에 초점을 맞춘다고 의견을 모았다. 가격은 고객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며 첫 방문으로 이어지는 요인이 되지만 그 이후의 관건은 카페가 그 가격에 맞는 커피를 하느냐 아니냐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페 창업 시, 업주들이 내가 하고 싶은 커피에 대한 뚜렷한 목적과 사전 공부 없이 뛰어드는 이들이 아직도 많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가격도 마찬가지다. 업주가 뚜렷한 주관과 소신을 갖는다면 주변 시장의 가격 흐름에 따라가기 급급하기보다 내가 생각하는 커피 한 잔의 적절한 가격에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2016년 4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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