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이고 친환경 실현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의 정서가 확산되고 기후 위기를 생각하며 지속가능성 개선에 적극적인 참여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스피탈리티산업은 스마트 에너지, 애니멀 프리(Animal free), 생명공학(Biotech), 재활용 소재 등을 고려하고 사용하는, 지속가능성 실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호스피탈리티산업은 지속가능성에 기반을 두고 버려진 폐기물들을 혁신적인 바이오 재료로 용도 변경하는 의식적인 디자인을 선택하고 있다. 또한 패시브 건설법(Passive Construction), 3D 프린팅을 이용한 재생설계(Regenerative Design), 생물다양성(Biodiversity Design)을 고려한 디자인 등이 대거 등장하는 추세다.
2021년 글래스고의 COP26(Glasgow's COP26) 정상회담에서 지속가능한 호스피탈리티산업의 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호텔 브랜드 그룹들이 ‘Sustainable Hospitality Alliance’ 주제 하에 탄소중립성, 100% 에너지 효율, 넷제로(Net-zero) 건축방법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는 호스피탈리티산업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이 중 넷제로는 기후 위기의 근원인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제로화한다는 의미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애플 등은 탄소중립 및 넷제로 실현을 위해 생산공정에서 재생 에너지 100% 사용을 2030년까지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호텔 래디슨은 EMEA(Europe, the Middle East and Africa) 지역 전역의 400개 이상 호텔에서 탄소배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최초의 호텔 그룹이기도 하다. 스몰 럭셔리 호텔 더 월드는 2022년 ‘배려’를 주제로 ‘Actively sustainable’에 관한 컬렉션을 출시하고, 힐튼호텔은 세계 최대 환경문제를 강조하는 6부작 다큐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처럼 많은 호텔 그룹들이 에너지 소비와 재생 에너지에 중점을 둔 장기적인 호스피탈리티산업 솔루션에 적극적으로 친환경적 경험을 창출하도록 힘을 쏟고 있다.
미국 그린빌딩협의회(Green Building Council)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친환경건축기법이 과거 전통적인 모든 건축기법을 능가하고 있으며 호스피탈리티산업과 함께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2022년 <Kind Traveler Global Impact> 관광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의 96%는 그들이 사용하는 여행경비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또한 그린워싱에 대해 더욱 현명해짐에 따라 호스피탈리티산업군들은 앞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디자인과 마케팅을 강조하고 지구에서 받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돌려줄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하며 소비자들에게 직접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측정가능한 효과를 창출해야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패시브 건설법(Passive Construction)
패시브 건축물이란 자연이 주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자연열의 재이용, 최소한의 설비에 의존하면서도 적절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선한 공기와 알맞은 온도를 공급하는 건물을 말한다. 100% 에너지 효율, 넷제로 건축은 호스피탈리티산업에서 시급한 목표가 됨에 따라 디자이너들은 에너지 효율성을 위해 최초설계단계부터 고려해 계획하고 있다. 아코르 호텔 그룹과 메리어트 호텔 그룹을 비롯한 많은 브랜드들은 건설시작단계부터 탈탄소화 및 에너지 절약에 힘써야 함을 강조하고 실현하고 있다.
<그림 1>은 태피스트리 컬렉션 바이 힐튼(Hotel Marcel New Haven, Tapestry Collection by Hilton)의 호텔 마르셀(Hotel Marcel)로 Marcel Brauer의 타이어회사 부지에 베커앤베커(Becker&Becker) 디자이너에 의해 건설됐다. 이 호텔은 1970년대 타이어회사에서 사용한 조명과 나무 판넬 등의 자재를 그대로 업사이클링해 건물 일부에 녹였다. 165개의 객실을 갖춘 이 호텔은 화석연료 대신 연간 약 70만kWh의 에너지를 생성하는 태양광 패널시스템의 재생 에너지를 통해 전기, 열 및 온수를 100% 친환경으로 생성한다.
실내는 두꺼운 콘크리트 벽과 3중 유리창 구조로 돼 있어 스스로 온도조절에 뛰어나고 최소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최초의 탄소중립을 실천,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동일하게 함으로써 순배출양을 ‘0’으로 만들었다. 또한 랜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이더넷 전원장치(Power over-Ethernet, Poe)가 적용된 조명시스템을 사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30% 이상 줄이고 고객들에게 호텔 내에서 다양한 친환경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슈퍼차저(Superchargers)와 호텔의 레스토랑은 천연가스 대신 전기만을 사용해 현지에서만 조달한 신선한 식재료와 유기농 와인을 제공한다.
<그림 2>의 선야타 에코호텔(Sunyata Eco Hotel)은 인도 카르나타카 치크마갈루르(Chikmagalur)에 위치한 부티크 호텔로 지속 가능한 럭셔리 호스피탈리티 경험을 제공한다. 이 호텔은 카체리(Design Kacheri) 디자이너가 작업했으며 전통적인 건축 관행과 대체 재료를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했다. 또한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현지 전통 토착 주거건축의 독창적 공간레이아웃과 현대 건축을 결합, 친환경 생활 체험관 같은 공간을 디자인했다.
이 호텔은 기존 현대건축의 대부분 마감재인 콘크리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주로 내력 구조로 설계됐으며, 지역 내 기후반응에 최적화하고자 지역 토착 건축물의 계획 지침을 활용했다. 또한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흙과 진흙으로 만든 블록부터 다양한 형태의 흙을 기반으로 한 마감재를 활용해 건축을 구현했다.
지역 토착 주택 스타일을 참고해 호텔은 <그림 3>과 같이 안뜰을 중심으로 이뤄 설계했고 특히 에어컨 없이 수동적 냉각 시스템을 도입해 건물의 남쪽에서 서쪽 홀을 따라 각각의 방 사이에 시원한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하는 흙공기 터널과 샤프트를 혼합해 각각의 방에 시원한 공기를 전달한다.
선야타 에코호텔(Sunyata Eco Hotel)은 설계, 건설 및 운영단계의 모든 프로세스에 지속가능성이란 콘셉트를 실현하고 있으며 심지어 현장 건설 장비에 전력을 공급하는데 태양 에너지만을 거의 독점적으로 사용, 지속가능한 호스피탈리티 건축 영역에서 고유한 기준을 설정했다.
3D 프린팅을 이용한 재생설계(Regenerative design)
재생설계는 에너지를 사용이 더욱 가능한 형태로 되돌리기 위해 자연 생태계 프로세스와 함께 작동하거나 이를 모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접근 방식이다. 특히 3D 프린팅을 이용한 재생설계기법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폐기물을 최소화하며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적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건축구조를 재생설계법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림 4>의 부티크 리조트 그룹 해비타스(Habitas)는 우버(Uber)의 공동 창립자인 Travis Kalanick을 포함해 새로운 호텔 브랜드로 호스피탈리티 매니지먼트 그룹이다. 멕시코 툴룸에 본점을 두고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멕시코와 나미비아 전역에 다양한 호텔 건물을 짓고 있다. 해비타스(Habitas)는 멕시코에 있는 3D 프린팅 공장에서 기본 건물 구조와 객실 구조를 레고 스타일 기법을 도입해 3D 프린팅하고 현장에서 바로 조립할 수 있도록 구성부품을 팩으로 전 세계에 배송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러한 3D 프린팅 기법을 이용한 건축시공은 주변 경관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해 대자연을 보호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장소에도 호텔을 지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건축 시공 방식은 어느 곳에서도 6~9개월 내에 건설될 수 있고 전통적인 건축기법과 달리 2년 정도 공사기간이 짧아져 기존 호텔보다 훨씬 빠른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해비타스 호텔은 고객이 현지 전통과 혼합된 웰니스, 모험, 음악, 음식, 문화의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
<그림 5>의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Capitolare Tower는 아름다운 마을 포르토베네레(Porto Venere)로 연결되는 고대 타워가 Caracol의 LFAM 기술을 통해 100% 3D 프린팅으로 인테리어로 제작된 세계 최초의 럭셔리 호텔이다. 특히 이곳은 단순한 호텔도 아니고 평범한 에어비앤비도 아니다. 바다가 훤히 보이는 900년 된 탑에 오직 한 커플만 숙박할 수 있는 스위트룸을 갖추고 있어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이 호텔은 젊은 기업가 Andrea Borlenghi가 27세에, 당시 버려진 고대 탑의 외관은 그대로 보전하고 Caracol의 3D 프린팅 전문가와 LFAM 기술을 통해 복원작업을 수행했다. 특히 욕실은 조개껍질 조각으로 생산된 천연 모르타르로 만들었으며 가구는 전체가 재활용 플라스틱과 재활용 폴리프로필렌을 재료로 한 3D 프린팅으로 제작됐다.
이러한 신기술을 도입한 가구는 1000년이 다 된 타워와 이질적이면서 참신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호텔은 추후 수십 년 동한 폐기물 제로의 선순환 경제 속에서 가구를 5년마다 교체하고 이전 가구를 재활용한다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림 6>의 호텔 안의 모든 가구는 Caracol 인쇄 엔지니어링 회사가 특허를 보유한 고급로봇 적층 제조 시스템으로 만들어 졌으며, 6축 로봇팔에 장착된 압출 시스템에 재활용 재료가 포함된 필렛(과립) 형태의 재료가 공급돼 가구를 디자인한다.
생물다양성을 위한 디자인(Biodiversity Design)
생물다양성은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체와 생태계, 유전적 다양성을 포함한 모든 살아있는 유기체다. 여기에는 동물, 새, 식물과 같은 야생동물이 포함된다. 이는 생태계의 일부로 그들이 사는 곳인 서식지와 주변 환경이 서로 상생하며 상호 작용한다.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은 종의 개체수와 서식지 복원을 강화하고 생물다양성을 위해 공기와 물 정화, 영양분 순환, 기후 조절과 같은 필수적인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에 기여하며 이는 미래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생물다양성을 고려한 자연친화적 건축은 인간이 만든 구조물과 자연 환경 사이의 균형을 만들어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공존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림 7>의 Tree Hotel은 지난해 완공된 곳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광대한 숲, 독특한 생물권으로 유명한 스웨덴 북부 라플란드 숲에 위치한 자연체험형 호텔이다. Bjarke Ingels Group과 스웨덴 조류학자인 lf Öhman이 협력해 삼림 벌채에 따른 토종 새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호텔이 설계됐다. 특히 호텔의 Big 객실은 350개의 새집으로 이뤄진 외관의 형태로 스위트룸들이 거대한 소나무에 매달려 있다. 이는 Tree Hotel의 8번째 객실이며 스웨덴 숲에서 조류 개체수를 늘리고 주변 생물다양성을 위한 생물권을 향상시키는 것을 추구한다. 이 호텔은 생태서식지 안에서 자연의 중심에 푹 빠져들게 하고 자연과 순화된 동식물들과 함께 공존해 자연 중심에 놓여 있는 독특한 체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그림 8>의 호텔 인테리어는 네모난 새 둥지의 구조가 공간 패턴 디자인으로 사용돼 심플한 체크무늬가 반복되고 실내는 비교적 작은 공간임에도 360도 다양한 전망과 새둥지의 빈도와 크기에 따라 자연광의 다양한 실내 유입을 경험하도록 했다. 투숙객들은 조류를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 체험 가능한 외부 3중 유리의 투명한 공간 속에서 미묘한 새소리를 들으며 친밀하고 몰입감있는 자연 체험을 즐길 수 있어 마치 자연의 진원지에 존재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림 9>의 언더(Under) 레스토랑은 노르웨이 스노헤타(Snøhetta)의 495㎡ 규모로 유럽 최초이자, 세계 최대 수중 레스토랑이다. 언더는 노르웨이 해안의 수면 5m 아래에 잠겨있어 가라앉은 잠망경을 모티브로 했다. 전체적으로 콘크리트 튜브 형태로 설계됐으며 2019년에 완공된 후, <그림 10>처럼 자연에 포용된 해양 생물로 뒤덮힌 최종 디자인을 공개했다. 언더의 콘크리트 외부는 약간 구부러져 있고 두께가 0.5m에 달하는 벽은 파도와 수압에 대한 저항력을 보장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외부 표면을 거친 콘크리트 질감으로 마감, 인공 암초 역할을 해 삿갓조개와 다시마가 서식하고 조류와 연체동물이 잠길 수 있는 이상적인 조건으로 설계, 시간이 흐를수록 해양 환경에 완전히 통합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해양 생물학자들에게 해양 생물을 방해하지 않고 연구할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을 제공하고 방문객들이 수중 생물을 가까이서 관찰함으로써 수중 생물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장려한다. 내부에는 11mx3m 크기의 거대한 아크릴 창문을 통해 해양 생물에 둘러싸여 있으며 건물 내 각 층에서 볼 수 있다. 고객들은 밤에 창문을 통해 해양 생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음소거된 해저와 실내 조명을 만들었으며 언더는 앞으로도 수중생물들에게 더 나은 번식지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례에서 보여지듯 호스피탈리티산업은 고객들에게 숙박의 모든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의 영감을 제공하고 지역환경과 섬세한 생태계와의 공존, 또 다른 자연 유기체로서 호스피탈리티산업 기획단계부터 유지관리까지 의식적인 비전을 제시하며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