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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3 (금)

[HR Inside] 호텔과 모텔의 차이?!

지인들에게 귀가 따갑게 들었던 질문. “호텔과 모텔의 차이점이 뭐야?” 간만에 친구들 앞에서 기자다움을 으스대며 관광호텔에 대한 정의를 늘어놓지만 지인들의 반응은 영 개운치가 않아. 눈치 빠른 썰기자. “마지막으로 관광호텔은 대실이 안돼.”라며 정점을 찍은 후에야 지인들의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역시 듣고 싶은 답은 정해져 있는 법이라니까. 그런데 관광호텔의 대실영업, Can not은 맞는데 과연 Do not일까? 관광호텔의 대실은 금지되고 있어. 하지만 일부 관광호텔들이 암암리에 대실을 행하고 있다는 건 업계 사람들 대다수가 알고 있는 사실이야. 지난해 12월 용인시에서는 일반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 80여 명이 대실, 요금할인 영업을 하는 관광호텔을 대상으로 단속을 해달라는 집단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었다는군. (사)대한숙박업 경기도지회 용인시지부의 오두순 지부장은 “관광호텔의 비정상적인 영업행위를 문제 삼는 것”이라며 “관광호텔이 계속 늘어나고 대실과 요금 할인 등의 영업이 이어진다면 일반 숙박업소들은 모두 고사할 것”이라고 말했어.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관광호텔들의 일반숙박업소 유사영업행위를 단속할 근거가 없다며 답답한 실정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이처럼 용인시 사례 뿐만 아니라 국가가 지정한 호텔 브랜드 베니키아 중 몇 몇 호텔에서도 대실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차례 수면위로 드러나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었지. 지금도 여전히 베니키아 중 몇몇 호텔은 다수의 호텔 예약 앱에 대실 이용가격이 명시돼있어. 또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객실마다 독특한 디자인을 내세우며 호텔 수를 늘여가고 있는 D호텔 또한 대놓고 주간 이용요금 할인가를 제시하며 데이유즈(Day Use)라는 명칭으로 대실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어.
대실은 러브호텔의 이미지와 연관되기 때문에 외래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호텔의 경우 국가 품위 저하를 유발할 수 있고 일반숙박업의 시장을 침범하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그렇지만 오늘날은 친구들끼리 파티를 하거나
모임의 장소로서 호텔을 대실하고자 하는 수요가 생겨나는데 이처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고 호텔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호텔 대실의 이미지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것 같아. 그리고 새로운 관광호텔들이 늘어나면서 숙박고객이 줄어드니 관광호텔 업주들도 낮 시간대 호텔 이용객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전적으로 이해가 가. 하지만 좋은 위치와 시설을 갖춘 관광호텔에서 대실을 행한다면 일반 숙박업소들이 경쟁력을 잃고 양 측의 갈등이 커질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어. 게다가 관광호텔에 비해 일반 숙박업소는 소자본으로 운영되는 만큼 약자의 생계 보호 또한 고려해야할 거야.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해외에서는 호텔을 낮 시간 동안 이용하는 것을 데이유즈라고 하며, 관광호텔에서도 이런 이용 형태가 점차 늘어나는 중으로 유럽의 경우 보편화됐다고 해. 특히 공항이나 비즈니스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됐는데, 대기 공간이 필요한 곳에서 데이유즈를 통해 객실 내에서 샤워를 한다거나 업무를 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지. 힐튼이나 스타우드, 아코르에서도 공항의 호텔을 중심으로 데이유즈 예약을 받고 있다고 하는군. 그렇지만 보수적인 분위기의 미국에서는 한국처럼 러브호텔의 목적으로 대실이 이용되는 것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고 하니 관광호텔 대실에 대한 찬반논란은 어디에서나 뜨거운 것 같아.
국내 특 1급 호텔의 사례를 들어보며 이야기를 마무리 할까해. 2015년 5월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는 일요일만 한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선데이 겟어웨이’ 패키지를 선보였어. 체크인, 체크아웃 시간은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야외수영장 이용 및 풀사이드 바비큐 2인 식사권이 포함돼있었으며 이외에도 호텔의 다양한 부대시설을 쓸 수 있는데 가격은 일반 객실 숙박 요금보다 저렴하게 출시됐어. 특급호텔의 서비스와 시설을 이용하고 싶지만 숙박까지는 필요하지 않는 이들이 가격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찬스! 하지만 패키지가 출시됐을 때 업계에서는 사실상 대실과 다를 것이 뭐냐며 반발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해. ‘특 1급이 하면 데이유즈고 1급이 하면 대실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도 하지.
관광호텔의 대실. 비단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야. 하지만 여름방학이나 휴가를 맞이해 특급호텔의 수영장, 스파, 피트니스를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하고자 하는 가족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대실의 목적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유연하면서도 형평성에 맞고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법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어차피 쉬쉬하면서 ‘눈 가리고 아웅’ 할 바에는 양지로 끄집어내서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결과를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2016년 4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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