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초콜릿의 종류에 대해 알아봤다. 크게 보면 3가지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화이트 초콜릿, 밀크 초콜릿, 다크 초콜릿. 그런데 이 세 가지 초콜릿 말고도 세상에는 무려 10가지 이상의 초콜릿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서로 다른 종류의 초콜릿을 모두 이해하는 것은 분명 혼란스러운 일이지만 서로 다른 종류를 구별하려는 시도는 여러분이 더 나은 제빵사 혹은 요리사가 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초콜릿바의 라벨에 적힌 퍼센티지는 초콜릿 안에 함유된 코코아 버터와 코코아 파우더의 양을 보여준다. 당연히 높은 퍼센티지는 덜 단 제품과 더 쓴 맛을 낳는다. 이전 글에서 본 것처럼 초콜릿을 만드는 것은 동네 초콜릿 판매점이나 식료품점에 진열되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는 매우 긴 과정이다. 그것은 카카오빈이라고 불리는 카카오나무의 씨앗에서 출발한다. 나무의 씨앗은 건조돼 로스팅된다. 이후 로스팅된 카카오빈은 갈려 두 가지를 남긴다. 하나는 부드러운 고체 형태의 흰색 지방인 코코아 버터, 다른 하나는 간 카카오빈인 초콜릿 리커(Chocolate Liquor)다. 다른 종류의 초콜릿은 모두 설탕, 우유 고형분, 그리고 다른 재
초콜릿은 세계적으로도 사랑받고 있지만, ‘초콜릿’이라는 단어 안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슈퍼마켓의 초콜릿 코너에 가면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수많은 초콜릿 선택지를 보면 가히 그 종류에 압도되게 된다. ‘초콜릿’이라는 단어는 달콤한 밀크 초콜릿부터 80% 카카오 함유량을 가진 진한 다크초콜릿까지, 이 모든 것을 뜻한다. 하나의 초콜릿이 만들어지는 것은 카카오빈이라고 불리는 카카오나무의 씨앗에서 시작하는 긴 과정이다. 나무에서 딴 카카오빈은 잘 말려서 볶아진다. 볶아진 카카오는 분쇄돼 코코아버터와 코코아 고형분이라는 2가지 생산물을 만들어낸다. 서로 다른 종류의 초콜릿은 설탕, 우유 고형분 외 다른 재료들과 비교한 코코아버터와 코코아 고형분의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초콜릿의 종류에는 크게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마 가장 잘 알려진 초콜릿으로는 밀크초콜릿이 있다. 10~40%의 카카오와 함께 설탕과 우유를 넣어서 만든다. 1875년, 스위스의 발명가이자 선구자인 다니엘 피터는 코코아와 연유를 성공적으로 혼합해 밀크초콜릿바를 탄생시켰다. 그가 쓴 연유는 그의 친구이자 이웃인 앙리 네슬레가 당시 막 발명한 것이었다. 제조과정은 이후 스위스의 또 다른 쇼
우리는 우리가 기쁘거나 슬프거나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서 초콜릿을 먹기도 한다. 이것은 전 세계 사람들의 삶에 있어서 ‘맛’과 ‘맛있는’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표현한 것이다. 그럼 다른 먹거리와 마찬가지로, 혹시 ‘초콜릿’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초콜릿’이라는 단어는 맛있는 ‘초콜릿바’나 달콤한 ‘초콜릿트러플’을 연상시키지만, 과거의 초콜릿은 지금의 것과는 거리가 있다. 초콜릿의 4000여 년의 유구한 역사 중 대부분은 초콜릿이 달고 먹음직스러운 과자가 아닌, 추앙은 받았지만 쓴 음료였다. 초콜릿의 유래 초콜릿은 중남미 지방에서 유래된 카카오 나무의 열매로 만든다. 열매는 Pod라고 부르는데 각 열매는 40개 정도의 카카오빈을 가지고 있다. 카카오빈은 말려서 로스팅해 코코아빈을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마야인들이 원조라고 알고 있지만, 카카오빈을 처음으로 발효하고, 볶고, 갈아서 음료와 죽을 만든 이들은 기원전 1500년대의 멕시코 남부의 올멕(Olmec)인들로 추정된다. 올멕인들에 대해 기록된 역사는 없지만, 그들 문명의 항아리나 그릇에서 초콜릿이나 차에서 발견되는 테오브로민이라는 흥분제의 화학적 증거가 있다. 올멕인들은 카카
영어권 문화에서 무엇인가 밋밋하고 지루하다면, 그것을 ‘바닐라’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아이스크림에 대한 첫 번째 기억은 ‘바닐라’였을 것이고 이는 지금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바닐라를 약간은 따분하고 그다지 흥미롭지 못한 ‘기본’의 맛으로 치부하고 있다. 바닐라는 우리가 당연시하는 맛인 만큼, 아이스크림이나 요거트부터 청량음료나 커피까지 수많은 음식에 들어가 있다. 바닐라는 음식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향수나 비누에서도 그 향을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우리 삶의 여러 부분에 스며들어 있는데, 과연 우리는 바닐라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필자는 묻고 싶다. 바닐라가 사실은 2만 5000종 중에 먹을 수 있는 외국 ‘난초’라는 것을 독자들은 알고 있는가? 바닐라의 비밀 바닐라의 원산지인 멕시코에서 무려 300여 년 동안 잘 감춰진 비밀이었다. 바닐라의 이야기는 15세기 멕시코 산악지방에서 시작한다. 이곳의 토토나카(Totonac)라고 알려진 부족은 바닐라를 키우고 경작한 첫 문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바닐라를 단순히 미식용으로보다는 의료나 종교적 용도로 주로 사용했다. 그들은 바닐라를 신의 선물로 여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스텍인들이 토토나카인들을
이번달은 밀가루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바퀴의 발명 이전부터 밀가루의 생산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 영양가 있는 마법의 가루는 인간의 역사와 운명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었다. 숫돌이 없었다면, 지금의 빵, 파스타, 피자 그리고 케이크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밀가루 섭취의 찬반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밀가루는 우리의 식단에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방식이 됐든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는 필자의 하루는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다. 밀가루의 역사적 배경 분명히 그 시작은 선사시대부터였다. 구석기시대의 석기 유물에 대한 새로운 분석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밀가루가 약 3만 2000년 전 귀리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주고 있다. 1989년, 이탈리아 남동쪽의 ‘Grotto Paglicci’라는 동굴의 3만 2000년 전 그라벳 문화 때의 단층에서 그 동굴에서 생활했던 수렵 채집가들이 사용한 막자모양의 돌이 발견됐다. 그들은 손과 말을 그린 벽화, 무덤 그리고 독특한 공예품들을 남겼다. `막자’의 둥근 끝은 씨앗을 빻는 용도로 사용됐고, 매끈한 표면은 씨앗을 가는 용도로 쓰였다. 씨앗 중에는 도토리, 기장과 비슷한
이번 호에서는 영원한 최고의 간식, 땅콩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맥주와 함께 먹고, 따로도 먹고, 땅콩은 분명 최고의 간식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땅콩은 사실 채소류에 속한다. 식물학적으로 밤, 도토리, 헤이즐넛과 같은 대부분의 견과류는 과일의 씨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땅콩은 다르다. 땅콩은 완두콩이나 렌틸처럼 콩과에 속하는 채소지만 땅콩 안의 단백질은 나무에서 열리는 여타 견과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땅콩은 러너(runner), 버지니아(Virginia), 스패니시(Spanish), 발렌시아(Valencia) 이렇게 4개의 기본 품종으로 나뉜다. 땅콩의 역사는 남아메리카에서 아시아로, 대서양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그리고 북아메리카로 돌아온다. 땅콩나무는 아마 페루나 브라질 등지의 남아메리카에서 유래됐을 것이다. 이를 뒷받침해줄 화석자료는 없지만 남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길게는 3000년 전부터 땅콩모양으로 도자기를 만들거나 땅콩으로 항아리를 장식하기도 했다. 빠르게는 기원전 1500년경부터 잉카인들은 땅콩을 제물로 여겼고 영혼의 삶을 돕기 위해 미이라와 함께 묻곤 했다. 브라질 중앙부의 부족들 역시 의식에 사용되는 흥분제로 땅
이번 9월호에서는 헤이즐넛과 캐슈넛의 세계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헤이즐넛은 근래에 들어서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간식 스프레드 ‘누텔라(Nutella)’와 동의어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한편, 캐슈넛은 원래 브라질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지금은 아프리카, 인도, 베트남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자라고 있다. 헤이즐넛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봤던 10가지 견과류 중에서 헤이즐넛은 소비량 부분에서 6번째에 자리하고 있다. 요즘은 하나의 특이한 주재료라기보다는 간식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작고 동그란 헤이즐넛의 그 중요도가 매우 높았다. ‘개암(개암열매)’은 선사시대에 5가지의 신성한 음식들 중 하나라는 사실이 발견됐다. 5000년 전 중국 고서에서도 이 과일에 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있다. 남은 네 가지는 각각 씨앗, 과일, 어류, 알류들이다. 유명한 역사가, 대(大) 플리니우스(Pliny)는 개암나무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의 야생 숲에서 유래했다고 믿었다. 또한, 헤이즐넛의 효능에 대해 그리스의 철학자, 테오스프라스토스의 저서와 성경에는 헤이즐넛이 영양과 치료효능이 뛰어나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런 기록에도 불구하고, 고고학은 중국의 화석화된 유적들을 더 주목
본지의 지난 컬럼들에서 우리는 마카다미아, 잣 그리고 브라질 너트의 역사적 유래에 대해 알아봤다. 세계의 디저트에 애용되 는 다양한 종류의 견과류 중 이번 컬럼에서는 피스타치오에 대 해 소개보고자 한다. 피스타치오는 전 세계 수많은 요리의 첨가물과 간식으로 과거 부터 사랑받는 견과류였다. 옻나무과에 속하는 피스타치오는 중앙아시아와 중동지역에 유래를 둔 작은 나무다. 지금의 이란 과 아프가니스탄 지역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고고학은 피스타 치오가 기원전 6750년경부터 이미 흔한 음식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페르시아(지금의 이란)에서는, 피스타치오 무역과 피 스타치오 소유권이 부와 높은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전 설에 따르면 피스타치오는 시바 여왕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 로, 그녀의 영토에서 생산하는 모든 피스타치오 수확물을 그녀 와 왕실을 위해 소비했다고 한다. 지금의 피스타치오는 청동기 시대 중앙아시아에서 재배됐고 가장 오래된 유물은 우즈베키 스탄에서 발견됐다.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Pliny the Elder)는 그의 책 ‘박물지(Natural History)’에서 피스타치오는 시 리아에서만 자라는 나무들 중 하나며 약 1세기 경에 로마의
앞선 칼럼에서 우리는 호두와 피칸 그리고 아몬드, 월넛 등 견과류 디저트 재료들의 역사적 유래에 대해 다뤄 본 바 있다. 이번 편에서도 우리는 끝이 없는 견과류의 세계를 여행해 보고자 한다. 견과류는 인류 역사 그 시작부터 인간 식습관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가장 오래된 호두 관련 유적은 기원전 5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라크에서 발견됐다. 이번 호에서는 너무나 맛나고 흥미로운 견과류들 중 마카다미아, 브라질 너트, 그리고 잣과 같은, 우리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다른 견과류에 대해 소개한다. 마카다미아 하와이에서 기원했다는 항간에 알려진 사실과는 다르게 마카다미아는 19세기부터 오스트레일리아의 퀸스랜드(Queensland) 지방의 토착식물이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이 견과류는 1857년 퀸스랜드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껍질을 까기 위해 바이스를 썼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지배적인 품종은 화와이에서 재배되며, 앞서 언급된나무에 그 유래를 두고 있다. 필자는 남아공에 거주할 때 이 나무를 심은 적이 있는데, 지금까지도 그토록 까기 힘들었던 견과류는 없었다. 그렇다면 왜 마카다미아가 다른 견과류보다 훨씬 비쌀까? 55%의 마카다미아가 오스트
지난 호에서 설탕의 역사적 유래와 중세 유럽사회로의 데뷔에 대해 다뤘다. 중세말기 설탕은 매우 고가의 질 좋은 향신료로 여겨졌다. 하지만 1500년대 즈음부터는 기술적 발전과 신대륙에서의 공급으로 인해 훨씬 더 저렴해지고 대규모로 거래될 수 있는 상품이 됐다. 사탕수수 압착기의 성능이 발전했고, 이는 사탕 수수에서 얻을 수 있는 즙의 양을 2배 가까이 증가시켰다. 설탕은 포르투갈의 마데이라 지방에서 처음으로 대량 정제를 위해 재배되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의 재배자들은 동물과 물 심지어 바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분소를 돌렸고 이는 대량 생산으로 이어졌다. 포르투갈의 페드로 카브랄은 우연히 브라질에 도착했고 이곳에 설탕 플랜테이션을 지었다. 이후 결국에는 브라질의 설탕 생산이 설탕산업을 지배하게 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사탕수수가 아메리카 대륙 야생에서 자라지 않는다는 점이다. 1500년대 중반에 들어서 브라질 연안, 카리브해, 남미지방을 합쳐 5000개 이상의 제분소가 세워졌다. 3000개는 1550년 이전에, 다른 2000개는 브라질, 데메라라, 수리남 북부 연안에 세워졌다. 초기 정착민들은 사탕수수를 심고, 수확하고, 정제하는 매우 힘든 과정을 소화할 수 있
디저트 재료들에 대한 연재를 이어가면서, 금월에는 음식문화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소중한 식재료 중 하나인 설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필자가 설탕을 좋아하는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탕을 좋아한다. 물론 설탕을 누구나 모두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인의 식단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 중 하나다. 원래 인간의 생리는 소량의 설탕이나 정제된 탄수화물은 거의 필요가 없게 진화했다. 사실, 설탕 자체도 우연하게 우리의 식단에 등장하게 됐다. 가끔식 종종 인간들도 사탕수수의 줄기를 먹는 경우는 있었지만, 사탕수수는 원래 돼지들을 살찌우기 위한 사료작물 정도였다. 설탕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우리가 인지해야 되는 것은 설탕은 단순히 ‘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수세기 동안 설탕은 약, 향신료, 왕권의 상징, 병의 원인, 중독, 억압의 상징 등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존재했다. 설탕이 우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 ‘꿀’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었다. 얼음이나 빙하로 덮여 있지 않는 육지 어디에나 꿀과 꿀이 있었다. 선사시대에 사탕수수를 씹는 일도 있었겠지만, 사탕수수의 경작이 처음으로 시작된 것은 기원전 8000년 뉴기니의 원주민들에 의해서라고 알
이번 호에서는 한국에서도 사랑받고 있는 너트종류인 피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피칸은 필자가 제과 생산 및 레시피 연구를 할 때 꼭 들어가는 중요 재료들 중 하나다. 제과 레시피에서 너트 종류를 바꿀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피칸인 것이다. 피칸은 제과뿐만 아니라 요리에도 많이 쓰이는 만능 재료라고 할 수 있다. 피칸나무 자체는 나무바닥 자재나 가구자재로 많이 쓰인다. 피칸은 피칸파이를 만들 때 뿐만 아니라 샐러드에 아삭한 식감을 더해줄 때나 추수감사절 스터핑에도 많이 쓰이는 너트다. 피칸나무는 높이가 20~40m까지 자라고 폭이 2m까지 자라는 낙엽수로, 그 종류가 500가지가 넘는다. 피칸나무는 완전히 자라는데 약 10~12년 정도 걸리며 한번 자라면 200년간은 견과를 왕성히 만들어내고 수명은 1000년 이상이라고 한다. 아몬드와 마찬가지로 피칸은 견과류가 아닌 핵과류에 속하며 씨가 겉껍질에 둘러싸인 과일이다. 우리가 먹는 피칸의 부분은 밤이나 도토리처럼 딱딱한 깍지 안에 있는 씨 부분이다. 그 조상이 다른 곳에서 온 기타 견과류들과 달리 피칸은 주요 견과류로는 거의 유일무이하게 북미에 뿌리를 둔 너트로 자연적으로는 다른 어떤 대륙에서도
지난 9월부터 시작한 세계유명 디저트의 주요 재료에 대한 연구와 연재의 연속으로 이번 호에서는 한국인들도 무척 사랑하는 식재료 중 하나인 호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호두는 통으로 넣거나 잘게 썰거나 가루로 만드는 등 여러가지 형태로 필자의 쿠키나 티케이크에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로 아직까지도 호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없을 정도다. 호두는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오래된 식용식물 중 하나다. 호두나무는 발육이 느리고 발칸반도에서 중국 사이의 아시아에 벨트를 형성해 서식하는 중간 또는 큰 사이즈의 나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호두나무숲은 고도 1000~2000m의 카자흐스탄 지역에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약 78만 년 전 호두가 인류의 식생활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고고학적 증거들이 이스라엘에서 발굴됐다. 발굴된 유물 중에는 호두를 까기 위해 만든 석기들도 있다. 이러한 석기들은 미국이나 유럽지역에서도 발견됐는데, 4000~8000년 정도 됐다고 추정되고 있다. 호두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유적은 이라크에서 발견됐는데, 기원전 5만 경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호두재배에 대한 첫 기록은 기원전 2000년경 바빌론(지금의 이라크)에서 찾아볼 수 있
지난 몇 달 동안 필자는 각종 케이크와 그 재료의 세계를 독자들과 같이 깊이 탐구해보고자 했다. 최근에 디저트들에 대해 글을 쓰면서 오렌지와 아몬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 만큼 이후 몇 달 동안은 여러가지 디저트 이야기를 잠시 접어두고 금번 칼럼부터는 다양한 재료들에 대해 좀더 깊이 있게 다뤄보고자 한다. 역사 속에서 그 유래를 찾으면서 각 재료들에 대해 자세히 탐구하다 보면 그 재료들을 이용한 완성품들이 어떨지에 대한 다양한, 어쩌면 더 나은 시각이 생기게 될 것이다. 오늘은 지난달에 다루었던 디저트의 주재료인 아몬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아몬드는 아마도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오랫동안 함께 해온 너트일 것이다. 거의 모든 고대문명에서 아몬드를 사용했다. 가장 일찍부터 재배됐던 과목 중의 하나인 아몬드는 5m에서 높게는 10m까지도 자라는 낙엽수며, 생물학적으로는 체리, 자두 그리고 복숭아와 유사하다. 아몬드는 맛에 있어서도 위에 언급된 과일들과 잘 어울리는데 이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식물학적으로 사실 아몬드는 견과류가 아닌 핵과(외과피, 과육으로 이뤄진 중과피, 단단한 내과피, 내과피 안의 종자가 있는 형태의 열매, 대표적인 예로는 매실나
지난 5월호에서 마멀레이드의 역사와 유래에 대해 알아봤다. 정통 마멀레이드는 스페인에서 재배하는 세빌 오렌지로 만든다. 세빌 오렌지는 쓴 맛이 강한 편이어서 생과일로는 상품가치가 떨어지지만, 신 맛을 만들어내는 펙틴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마멀레이드를 만들기에는 적절한 농도와 높은 수확량을 자랑한다. 5월호의 마멀레이드에 대한 필자의 글을 보고 예상한 독자들도 있겠지만, 마멀레이드는 던디 케이크(Dundee Cake)의 주재료다. 던디 케이크는 스코틀랜드 음식문화에 속하는 인기있는 케이크다. 던디 케이크의 인기는 윈스턴 처칠 경과 엘리자베스 여왕이 티타임에 가장 즐겨서 먹었던 케이크였다는 사실에서 알수 있다. 던디 케이크는 과일을 이용해 만들고 위에 껍질을 벗긴 흰색 통아몬드가 올라간다. 아몬드는 보통 중앙에서 가장자리까지 동심원형태로 장식한다. 이 케이크는 과일과 견과류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으며 크리스마스 때 커피나 차와 같은 따뜻한 음료나 다른 디저트들과 함께 가볍게 먹는 간식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던디 케이크는 마멀레이드가 처음 상용화된 스코틀랜드의 도시 던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명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 하
봄철이 다가오면, 필자는 항상 밀크티 한 잔과 함께 마멀레이드를 곁들인 버터 바른 토스트를 먹는다. 보통 마멀레이드와 오렌지 잼이라는 단어는 서로 상호호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명확하게 따지자면 둘 사이에는 확실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잼은 좀 더 얇고 통과일이 아닌 과일의 즙을 끓여서 만든다. 이에 반해, 마멀레이드는 과일의 과육과 껍질을 이용해서 만드는데, 과일의 과즙과 껍질을 설탕과 함께 부드러워질 때까지 물에 끓여서 만든다. 껍질은 쓴 맛을 지니고 있다. 마멀레이드(Marmalade)라는 단어는 포르투갈어인 ‘Marmaleda’에서 따왔다. ‘Marmaleda’라는 단어는 포르투갈어로 ‘노란 반죽’이라는 뜻이고 ‘Marmelo’는 모과를 뜻한다. 따라서 영어로 이 단어가 그대로 전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우리가 아는 마멀레이드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마멀레이드는 전통적으로는 10세기 경, 무어인들이 스페인에 들여온 세빌 오렌지(Seville Orange)로 만들었다고 한다. 18세기 중반, 세빌 오렌지를 운반하던 스페인 항선이 폭풍을 만나 스코틀랜드 동부의 던디지방의 항구에 피신하게 됐다. 이때 상품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화물들은 제임스 케일러(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