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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이경란

[미셸과 함께하는 세계의 디저트] 아몬드(Al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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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달 동안 필자는 각종 케이크와 그 재료의 세계를 독자들과 같이 깊이 탐구해보고자 했다. 최근에 디저트들에 대해 글을 쓰면서 오렌지와 아몬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 만큼 이후 몇 달 동안은 여러가지 디저트 이야기를 잠시 접어두고 금번 칼럼부터는 다양한 재료들에 대해 좀더 깊이 있게 다뤄보고자 한다. 역사 속에서 그 유래를 찾으면서 각 재료들에 대해 자세히 탐구하다 보면 그 재료들을 이용한 완성품들이 어떨지에 대한 다양한, 어쩌면 더 나은 시각이 생기게 될 것이다. 오늘은 지난달에 다루었던 디저트의 주재료인 아몬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아몬드는 아마도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오랫동안 함께 해온 너트일 것이다. 거의 모든 고대문명에서 아몬드를 사용했다. 가장 일찍부터 재배됐던 과목 중의 하나인 아몬드는 5m에서 높게는 10m까지도 자라는 낙엽수며, 생물학적으로는 체리, 자두 그리고 복숭아와 유사하다. 아몬드는 맛에 있어서도 위에 언급된 과일들과 잘 어울리는데 이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식물학적으로 사실 아몬드는 견과류가 아닌 핵과(외과피, 과육으로 이뤄진 중과피, 단단한 내과피, 내과피 안의 종자가 있는 형태의 열매, 대표적인 예로는 매실나무, 올리브, 체리 등이 있다)로 분류된다. 즉, 아몬드는 사실 열매 속의 씨인 것이다.


혈통에 대해선 많이 알려진 것이 없지만, 중국과 중앙아시아에서 생겨났다고 추정한다. 기원전 4000년경 인류는 이미 아몬드를 재배하고 있었다. 아몬드는 특히 지중해 인근 지역풍토에 잘 맞았고 실크로드의 여행자들은 아시아와 지중해지역을 오가면서 아몬드를 먹었다. 아몬드는 기원전 2000년경 히브리 문학에도 등장한다. 아몬드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 성경에도 등장한다. 민수기(Books of Numbers, 히브리어 성경의 네 번째 책이자, 토라의 네 번째 책)를 보면, 아론의 지팡이에서 아몬드가 싹트고 열매가 열렸다는 구절이 등장한다. 구약성서는 아몬드를 지상 최고의 과일 중 하나로 묘사하고 있고 유대교의 성스러운 상징 중 하나인 메노라(Menorah, 여러 갈래를 가진 촛대)는 아몬드 꽃의 모양을 따서 만들어졌다. 또한 아몬드는 이집트에서는 파라오에게 바치는 빵에 넣는 소중한 재료였다. 이집트문명에서 아몬드의 가치는 투탕카멘이 기원전 1352년에 묻힐 때에 사후세계로의 여행 동안 먹기 위한 다량의 아몬드를 무덤으로 들고 들어갔다는 기록에서 알 수 있다. 당시 가장 진귀한 재료들만 파라오와 같이 묻힐 수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아몬드 우유로 목욕을 했다고 하는데 이 풍습은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까지 전해졌다. 아몬드는 여러가지 질병치료를 위해서도 쓰였고 최음제의 재료로도 이용됐으며 이런 의료목적으로 유럽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로마에서 아몬드는 ‘그리스의 견과’라는 뜻을 가진 ‘Nut Graeca’라고 불렸으며, 서기 100년경에는 다산의 부적으로 사용됐다. 아몬드 나무의 열매는 로마에서 고급음식으로 여겨졌고 선물용으로 많이 쓰였다. 이런 로마의 전통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신랑신부는 결혼식에서 각각 자식, 행복, 사랑, 건강 그리고 성공을 의미하는 다섯 개의 설탕을 묻힌 아몬드를 선물로 받는 경우가 있다. 시간을 빠르게 돌려, 17세기에 프란체스코회의 신부들이 스페인에서 가져온 아몬드 나무를 캘리포니아에 처음으로 들여왔다. 현재 아몬드는 캘리포니아의 센트럴 밸리 지역의 토착식물이 됐고 미국은 전 세계 아몬드 생산량 1위를 달리고 있다.  전 세계 아몬드의 80%가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런 명성에 걸맞게, 미국은 2월 16일을 아몬드를 위한 기념일로 지정했다.



현재 상품화된 아몬드 종류는 약 30여 종이 넘고 각 품종은 각자 특유의 크기 그리고 모양을 가지고 있다. 크게 보면, 아몬드는 캘리포니아 지방에서 주로 재배되는 연한 껍질을 가진 아몬드와 포르투갈이나 스페인에서 재배되는 마르코나(Marcona)나 데스마요(Desmayo) 같이 딱딱한 껍질을 가진 스페인 품종의 아몬드로 나뉜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아몬드는 마르코나인데, 모양이나 맛이 마카다미아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마르코나는 다른 품종들에 비해 더 통통하고, 촉촉하고 버터기가 있고 달기 때문에 필자의 제과제빵 레시피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아몬드는 세상에서 제일 쓸모가 많은 너트 중에 하나다. 솔직히 누가 아몬드를 싫어하는가? 아몬드는 주방에서도 사랑받는 재료이지만 그 자체로도 영양가 높은 간식이다.


미셸 이경란
MPS 스마트쿠키 연구소 대표

Univ. of Massachusetts에서 호텔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오랫동안 제과 분야에서 일해 왔다. 대한민국 최초 쿠키아티스트이자 음식문화평론가로서 활동 중이며 현재 MPS 스마트쿠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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