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Beverage Insight] 지리산수
우리나라의 마트나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먹는샘물은 한정돼 있지만 품질 좋은 먹는샘물을 찾는 소비자들은 드물다.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도 먹는샘물의 품질보다는 브랜드에 치중하는 것을 보면 아쉽다. 맛있고 건강에 좋은 물은 수원지가 매우 중요하다. 깊은 산속에서 생산되는 먹는샘물일수록 생태환경이 좋아 원수가 오염되지 않고 자연 친화적인 물을 공급한다. 옛 선조들은 우리나라를 금수강산(錦繡江山)에 비유했다.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산천’의 깊은 뜻은 품질 좋은 물이 샘솟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명산인 한라산, 지리산, 오대산, 속리산 등에서 품질 좋은 먹는 샘물이 생산되는 이유다. 4월의 청명은 24절기 중 하나로 날이 밝고 맑아 산에 들에 봄꽃으로 가득한 향연이 펼쳐진다. 봄의 정기를 가득 받은 계곡의 흐르는 물은 육각수로 나무에 생기를 주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지리산 고로쇠 물이 최고의 품질로 알려진 이유도 지리산의 맑은 물 때문이다. 특히 지리산은 경상남도와 전라남북도에 걸쳐 있는 백두대간의 끝자락에서 자연의 신비로운 물을 선사한다. 지리(智異)의 뜻은 다른 산과 비교해서 샘솟은 물에서 차이가 있다
- 고재윤 칼럼니스트
- 2020-05-01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