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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목)

호텔&리조트

[Hotel Insight] 일과 여행,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 - 워케이션, 근무 환경과 관광 패턴의 변화 이끌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은 업무 방식의 변화도 이끌었다. 감염병 이슈의 장기화로 재택근무와 유연근로시간제, 거점오피스 제도 등 새로운 근무형태가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매김했으며, 나아가 양립할 수 없어 보였던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여행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의 일시적인 트렌드에서 나아가, 실제로 워케이션이 직원의 업무 생산성 향상과 정신건강 관리에 있어 효과적이라는 결과들이 보고됨에 따라 코로나19 이후에도 상시적 근무 방식으로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워케이션 목적지가 일터이자 휴가지가 되는 특성상 도심보다는 주로 외곽 휴양지에 위치, 관광 활성화와 지역 소멸의 고민을 안고 있는 지역자치단체에게 육성의 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인지돼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 호텔도 워케이션의 핵심 시설로서 워케이션 붐이 일기 전에는 블레저 수요를 유치하고, 오피스 공간으로 피보팅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이 이뤄졌던 터. 앞으로는 워케이션 니즈까지 더해져 비즈니스 고객 공략에 더욱 분주해질 모양새다.

 

 

뉴노멀이 탄생시킨 워케이션 트렌드


코로나19를 계기로 크게 확대된 재택근무가 다양한 업무형태로 분화하고 있다.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를 기반으로 근로자들의 스케줄에 맞춰 근무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는 유연근로시간제도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 이처럼 근무지가 오피스로 국한되지 않게 되면서 타인과의 접촉은 최소화하고 업무와 휴식이 동시에 가능한 호텔은 데이유즈, 혹은 장기투숙 상품을 통해 객실을 오피스로 변화시켰고, 일과 휴양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워케이션을 콘텐츠로 한 상품을 속속 출시 중이다.


고용노동부가 2020년 7월부터 8월까지 기업 인사담당자와 근로자 12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재택근무 활용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중 48.8%가 재택근무를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 효율성 부문에서는 재택근무로 인해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응답이 ‘매우 그렇다’와 ‘그런 편이다’를 포함해 66.7%로 나타났으며,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계속 시행한다는 응답이 51.8%로 재택근무가 상시적 근무 방식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한국관광공사가 2020~2021년 구글과 네이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워케이션의 소셜 버즈량은 전년대비 200% 늘었고, 한국의 경우 관광공사와 지자체의 워케이션 상품 개발이 본격화된 2021년에는 2020년 대비 300% 증가했다. 단순히 관심도만 증가한 것은 아니다. 호텔스닷컴이 국내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장인과 고용주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 73%는 워케이션을 통해 한층 차별화된 재택근무를 경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86%의 고용주도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을 향상하고, 정신건강을 관리함에 있어 워케이션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동의했다.


실제로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이 2021년 한 해 동안 여가 액티비티 활동가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제주지역 코워킹스페이스와 액티비티를 결합한 워케이션 상품 판매량이 2020년에 비해 2배 이상(105%) 늘었다. 또한 취업플랫폼 잡코리아가 직장인 926명을 대상으로 워케이션 인식을 조사한 바로는 전체 응답자의 84.7%가 ‘워케이션 제도를 도입한 기업에 이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향후 워케이션에 대한 직장인들의 수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한국관광공사가 소셜빅데이터 기반 시계열 예측분석에 따르면 국내·외 모두 워케이션은 성장주기상 현재 도입기에 있어 향후 5년간 사업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류에 맞는 업무 방식 변화와
직원 복지 실현케 하는 워케이션


비즈니스와 관광이 결합된 워케이션은 기능과 효과도 각 관점에 따라 구분된다. 먼저 비즈니스 측면을 살펴보면 워케이션은 완전히 상반된 개념으로 보이는 일과 휴가를 양립하게 함으로써 그동안 경직돼 있었던 업무 형태를 유연하게 만든다. 2021년 3월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워케이션 실태조사 및 워케이션 방한관광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인식하는 워케이션의 기능 및 효과로 사내 복지 향상, 직원의 삶의 질 개선, 직무 만족도 증대 등 기업보다는 직원의 관점에서의 고무적인 효과에 대해 주로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원격근무를 통한 업무의 생산성 향상 및 기업 비용절감 항목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동의 비율을 보였다. 한편 직원들은 그동안 일과 생활공간이 분리되지 않는 재택근무의 애로사항이 워케이션을 통해 더 넓고 쾌적한 업무만을 위한 공간이 확보됨으로써 해소할 수 있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연구의 책임을 맡은 한국관광대학교 관광경영학과 박효연 교수(이하 박 교수)는 “연구 결과 워케이션 잠재 참가자의 경우 워케이션으로 신체와 정신적 재충전의 기회를 가지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데 많은 의의를 두고 있다. 또한 일상 생활권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역 문화를 경험하고 업무와 동시에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하며 “아직까진 업무적 측면보다는 개인적인 욕구 충족 관점에서 워케이션의 기능과 효과를 바라보는 듯 보인다. 워케이션 기간 중 업무와 함께 참여하고 싶은 관광 활동은 자연경관 감상, 휴양 및 휴식, 식도락관광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조사됐다. 이는 업무와 병행돼야 하는 만큼 업무 외적인 시간에는 동적인 활동보다 정적인 활동을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야놀자가 지난해 10월과 11월, 강원도 평창에서 두 차례 진행한 워케이션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야놀자의 워케이션 제도는 임직원들의 복지 향상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자 새롭게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두 차례에 걸쳐 60명의 직원이 1주일간 워케이션에 참여했다. 워케이션 기간 동안에는 호텔과 식사, 법인차량 등이 지원됐다. 야놀자 관계자는 “첫 워케이션 이후 참여자 전원이 재참여와 추천 의사를 밝힐 만큼 반응이 좋았다. 야놀자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근무 환경에 대응해 원격근무제를 적극적으로 도입, 이미 해당 업무 형태에 익숙해져 있었던 터라 기본적으로 워케이션 중인 직원과의 업무 소통에도 문제가 없었고, 현장에서도 시설 내 인프라가 잘 구비돼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이뤄진 듯 보인다.”고 귀띔하며 “호텔 영업팀에서 일과 휴식 모두에 최적화된 장소를 물색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 보람도 있었다. 업무 시간에는 객실 통 창을 통해 비치는 자연 경관을 보며 독립된 공간에서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었고, 업무 이외 시간에는 지역 맛집을 탐방하거나 오대산 등반, 패러글라이딩과 같은 지역 관광명소들을 둘러보는 등 리프레시의 시간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처음 워케이션을 계획 했을 때 추구하고자 했던 두 가지 목적이 높은 만족도로 달성됨에 따라 추후 기간 및 기간 등을 확대해 운영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관광 생태계 복원 기대돼

 

관광의 영역에서 워케이션은 그동안 주말 성수기, 주요 관광지로 몰렸던 여행 수요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분산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체류 기간이 길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 경제도 활기를 띄게 되며, 기존 유명 관광지가 아닌 다양한 지역도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및 문화 인프라 조성이 가능하다. 이에 워케이션은 코로나19로 어려웠던 관광시장을 다시금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상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기능 및 효과들을 바탕으로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워케이션을 도입하고 있는 곳은 강원도다. 강원도관광재단은 2021년 3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2차례에 걸쳐 인터파크와 함께 개인숙박형 워케이션 상품을 론칭했다. 강원도 내 약 150여 개 호텔과 리조트를 연계, 주중(일~목)에 2박 이상 체류하게 했으며, 객실 내에는 업무가 가능한 책상과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는 등 워케이션에 특화된 상품을 기획했다. 그 결과 총 숙박 수는 1차 워케이션 8238박, 2차 1만 1489박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쾌거를 누렸다. 이에 지난해 9월 말부터 한 달간은 일, 휴식, 체험 카테고리로 구성된 프로그램형 워케이션으로 확장 기획, 205명의 참가 대상자를 대상으로 3박 4일 일정의 워케이션을 고성과 평창에서 진행했다.

 

 

여세를 몰아 야놀자와 협업한 기업형 워케이션을 통해서는 야놀자 임직원 60명을 대상으로 한 7박 8일 전용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강원도관광재단 관광마케팅실 원문규 실장은 “작년 이맘때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워케이션의 개념이 인터파크와 함께 론칭했던 상품들을 통해 1년 새 많은 관광객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이로 인해 기존 개별 관광객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워케이션 고객들의 유입이 확연히 늘어났으며, 1차 워케이션 이후에는 전년대비 주중 2박 이상 투숙률이 25%, 3박 이상 13% 증가해 체류시간도 더했다.”고 귀띔하며 “체류기간이 늘어나다 보니 짧게 머물고 지나쳤던 부분도 다시 보게 되고, 다양한 체험을 시도하게 돼 여행 경험이 더욱 확장되는 모양새다. 이번 워케이션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의 매력도도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개인형, 기업형, B2B & B2C 연계형 워케이션 프로그램들을 다방면으로 기획·연구할 계획이며, 특히 기업과의 협업 확장을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워케이션 대표 도시로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관광 콘텐츠로 적극 활용되고 있어


한국관광공사가 워케이션을 떠날 시 고려하는 요소를 소셜빅테이터 분석을 통해 가중치를 파악해본 결과 워케이션의 7가지 주요 속성으로는 ‘숙박유형(30%)’, ‘장소유형(30%)’, ‘퇴근 후 콘텐츠(15%)’, ‘식음 및 부대시설(14%)’, ‘접근성(6%)’, ‘IT 기술(4%)’, ‘비대면(2%)’이 도출됐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성장가능성과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제주시, 경주시, 여수시, 강릉시, 춘천시, 해운대구, 속초시, 제천시 등이었으며, 해당 지역들은 모두 접근성이 우수하고, 자연친화적이며, 감성레저를 즐길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숙소 유형으로는 호텔스닷컴의 설문에 따르면 ‘리조트’가 51%를 차지했으며 ‘5성급 럭셔리 호텔(36%)’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점점 워케이션 니즈들이 늘어나자 각 지자체와 기업, 관련 인프라들은 워케이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역의 경우 지자체와 해당 지자체를 기반으로 둔 워케이션 스타트업들이 협업하는 형태로 상품이 구성되고 있다. 강원도 강릉에서 로컬 콘텐츠 기획사를 운영 중인 더웨이브컴퍼니는 지난해 11월 15일부터 12월 24일까지 워케이션 프로그램 ‘일로오션’을 오픈했다. 일로오션은 원하는 방식대로 일할 수 있는 ‘워크아워’, 매일 일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내일의 대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또한 입주 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머물 수 있는 3성급 호텔 4박 5일 숙박권과 디지털노마드에게 필요한 물품의 웰컴 키트를 제공, 이외 선택 사항으로는 해변 플로깅과 선교장 투어 등도 마련해뒀다.


워케이션 인프라로서 호텔은 도심 속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워케이션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워캉스(워크+바캉스)’를 워케이션의 키워드로 고객의 워크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6가지의 패키지를 지난해 4월부터 6월 말까지 선보였다. 그랜드 워커힐의 ‘일캉스; Worcation’와 비스타 워커힐의 ‘워크 앤 플레이’ 패키지를 주중 한정으로 기획, 이용 시간을 10시간, 24시간, 34시간 중에 택할 수 있게 했다. 각 패키지는 디럭스룸을 기본으로 포함하고 있으며 워크 앤 플레이의 경우 프리미엄 소셜 라운지 ‘리바(Re:Bar)’에서 운영 중인 셀프 라운지를 기본 혜택으로 포함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집처럼 편안한 휴식과 럭셔리한 호캉스의 만족감, 그리고 업무의 편의성까지 갖춘 ‘롱 스테이 베네핏(Long Stay Benefits)’ 혜택을 올해 상반기까지 선보인다. 해당 혜택은 최소 30박 이상 연박한 고객에게 주어지며, 투숙 기간에 따른 객실 요금 할인을 비롯해 호텔 내 식음업장 및 룸서비스 20%, 평일 스파 20%, 세탁 및 드라이클리닝 서비스 30% 할인, 주차 및 발렛파킹 무료 제공 등으로 구성했다. 또한 호텔에서 더 즐겁고 효율성 높은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워크 앳 레져(Work at Leisure)’ 서비스도 마련, 오래 앉아있어도 허리에 부담이 덜한 사무용 의자와 초고속 충전 케이블,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 휴식을 위한 요가매트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알레한드로 베르나베 총지배인은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며 업무를 함에 있어 여행과 같은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장기투숙과 재택에 특화된 혜택을 준비했다.”면서 “안전하고 쾌적한 호텔에서 효율적인 재택근무로 업무시간을 보내고, 호텔 방을 나서 호텔 내 피트니스 센터 혹은 스파를 이용해 피로를 풀 수 있다. 여기에 호텔 주변으로 아름답게 조성돼 있는 경복궁이나 청계천을 둘러보며 바쁜 일상 속 잠시라도 힐링의 기분을 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존 관광 영역과 구분돼야 하는 워케이션의 정의

 

‘쉬면서 일하는’, ‘여행 같은 출장’, ‘여행지에서 근무하는’, ‘일과 휴양이 공존하는’, ‘휴양형 출장’, ‘일과 휴가의 조화를 추구하는’…. ‘워케이션’을 검색하면 이를 수식하는 문구들이다. 공존이나 조화를 상상해본 적이 없는 일과 여행, 일상과 비일상의 영역이 합쳐진 만큼 그 의미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박 교수는 “2010년대 초 서구의 주요 매체들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한 워케이션이라는 개념은 시대 및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고 있으며, 학술적 연구가 미흡한 만큼 아직까지 통일된 개념적 정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념적으로 접근해보면 워케이션은 일과 휴가가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관광”이라고 전하면서 “워케이션이 기존의 관광과 다른 영역으로 구분되려면 워케이션에 전제돼 있는 요소들을 이해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워케이션은 고용주의 동의를 받아 휴가지에서 원격근무를 하는 것으로, 재택과 원격근무는 장소를 자택이나 회사가 지정한 거점 오피스 등으로 제한하는 데 비해 워케이션은 장소는 물론 시간까지 근로자 입장에서 자유도를 더욱 높인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워케이션은 접근 방식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개념이다. 더욱이 국내에는 아직 워케이션이라는 용어가 확산된지 오래지 않아 용어나 개념에 대해서는 정확한 인식이 세워져 있지 않은 가운데, 초기 단계인 만큼 한국의 노동과 관광시장의 이해를 전제로 한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박 교수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한 연구는 방한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기에 이미 재택이나 원격근무가 노동 환경에 보편적으로 스며들어 있는 외국의 디지털노마드를 대상으로 한다. 아직 재택과 원격근무의 제도적으로 자리 잡히지 않은 국내에 적용될 워케이션과는 개념이 조금 다를 것”이라고 전하면서 “방한관광에 있어 워케이션이 유망한 관광 상품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ICT를 적극 활용하는 디지털노마드를 대상으로 한 장기체류형 관광과 유사하다는 점 때문이다. 디지털노마드는 MZ세대가 주를 이루며, 이들의 여행은 짧게 2주에서 길게는 2~3년가량으로 다른 세대보다 길고, 일반 여행객에 비해 관광지 내 로컬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이다. 때문에 이들이 여행을 함으로써 발생시키는 부가가치가 상당하다. 이에 유럽 등 20여 국가에서는 디지털노마드를 유치하고자 장기체류 비자제도도 운영하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노동 환경의 변화와
지역 재생 정책의 일환으로 태동


국내에서 워케이션의 선진사례로 주로 벤치마킹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이다. 워케이션의 개념은 미국과 유럽 문화권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초기 워케이션은 ‘휴일 근무(Working on holiday)’로 정의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 ICT의 발전으로 일과 휴가, 업무와 업무 외적인 시간의 경계가 모호해진 서구 국가들에게는 새로운 근무 형태의 적용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러한 시류를 바탕으로 정형화된 근무제도에서 벗어나 유연근로제를 도입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태동한 것이 워케이션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 기존의 장기간 근무에서 탈피, 유급휴가를 장기 워케이션으로 확대함으로써 이들을 각 지역으로 보내 인구 감소 지역을 재생시키고자 정부와 기업 주도 아래 워케이션이 도입된 사례다. 지역으로 인구의 유입을 유도하는 워케이션은 지역의 경제와 사회, 문화 전반의 활성화를 이끌 뿐 아니라, 장기체류를 통해 지역과 커뮤니티를 연결하고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그렇게 지역의 관계인구(지역에 새롭게 이주한 ‘정주인구’나 여행이나 관광으로 방문하는 ‘교류인구’가 아닌 지역과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인구)가 늘어나다 보면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나아가 관계인구가 정주인구로까지 확장되기를 바라는 제도인 것이다.


박 교수는 “미국의 경우 워낙 다양한 인재들이 곳곳에 분산돼 있기 때문에 원격근무가 일반적인 상황이었다. 게다가 기업 입장에서는 늘어나는 직원 수에 따라 사무실을 늘리지 않아도 돼 비용 절감의 측면이 있을 뿐 아니라 인재 유치 차원에서도 워케이션 도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일본은 유연화된 노동 제도를 정착시키는 한편 지역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선제됐다.”고 정리하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워케이션 현황을 들여다보면 도심에서는 미국의 사례에, 지역에서는 일본의 사례에 가까운 형태로 움직이고 있는 모양새다. 따라서 워케이션을 도입하고자 하는 목적에 맞춰 선례들의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들 워케이션은 비단 한 집단에 의해 주도된 것이 아니므로 관련 인프라에 대한 유기적인 접근이 반드시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케이션 상품의 가치, 지역 콘텐츠와의 상생에 있어


그렇다면 일상과 비일상의 균형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워케이션에 대한 원론적인 물음이 생길 수 있다. 아직까진 기업에서 워케이션을 단순히 인적자원관리 측면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크지만, 종국적으로는 노동 환경의 변화에 따라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면에서 워케이션 도입은 직접결정권자인 기업과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들이 워케이션 도입을 망설이는 이유를 살펴보면 가장 큰 부분이 직원의 근태 관리 및 성과평가에 대한 어려움이 있고, 관리 감독이 어려워짐으로써 업무 효율성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있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자율 및 성과 중심의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지표와 시스템의 정착이 요구되는 가운데, 일과 휴가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도 관광의 영역에서 워케이션에 접근하는데 선제돼야 할 일이다.


워케이션에 대한 개념 정리가 안 돼 있는 상태인데다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한 제도 시행으로 근로자가 일을 하는 것인지, 휴가를 즐기는 것인지 혼란스럽다면 워케이션의 효과가 오히려 반감이 될 수 있다. 박 교수는 “국내의 경우 어디를 가더라도 무선인터넷이 연결돼 있어 노트북만 있으면 사실 카페나 여타의 공용시설에서 업무를 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워케이션의 타이틀을 달지 않더라도 여행지에서의 근무는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워케이션이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서 가치를 발휘하려면 장기체류형 관광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하며 “워케이션의 지역적 의의는 종국적으로 지역 활성화에 있다. 즉 지역 문화와 콘텐츠를 즐기도록 하면서 관계인구 형성에 힘써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의미로서 관광을 접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워케이션 관광 상품이 여타의 관광 상품과 차별성을 갖추려면 지역 관광 및 콘텐츠의 연계 프로그램이 제공돼야 한다. 2020년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에서 예비 관광벤처기업으로 선정된 ㈜스트리밍하우스는 숙박 시설과 별도의 비즈니스 공간, 그리고 지역의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연계해 지역 중장기 체류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는 가장 먼저 부산 영도에서 론칭, 휴일의 첫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스트리밍하우스는 부산의 관광스타트업 알티비피얼라이언스(주)와 ‘봉산마을 머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영도에서 아름다운 노을을 담을 수 있는 ‘흰여울문화마을’ 체험을 비롯해 8가지의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있으며, 초창기 스케치했던 영도 로컬맥주도 워케이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이렇듯 워케이션을 콘텐츠로 지역과 시너지를 이루고 있는 ㈜스트리밍하우스는 연말 최종평가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한 워케이션
한국형 워케이션 설계 명확히 이뤄져야

 

지난 12월 14일, 한국관광공사가 강원도관광재단과 협력해 ‘2021 워케이션 포럼’을 진행했다. 포럼 주제는 ‘워케이션을 통한 한국관광 리부팅’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 태국 등 해외 워케이션 전문가를 초청해 워케이션의 전 세계 현황과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한국형 워케이션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워케이션의 방한관광 활성화 방안부터 관광벤처의 워케이션 전략까지 총 8개 세션을 통해 심도 깊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으며, 앞으로의 워케이션 방향성 모색에 물꼬를 터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강원도 횡성군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2022년 ‘지역거점 스마트 시티’에 최종 확정되며 3년 간 국비 240억 원을 들여 진행할 사업의 핵심을 ‘워케이션 센터’ 조성으로 두고 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전 세계적으로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는 비전과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워케이션 시장. 이러한 비전으로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의 스타트업들도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워케이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에 최적화된 워케이션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일 것이다. 호텔도 워케이션의 주요 인프라 중 하나로서 앞으로 관광의 영역으로 흡수될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주목하고, 기업과 정부, 그리고 협업 가능한 주위 인프라의 동태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에도 워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워케이션 도입의 배경은 무엇인가?
워케이션이 일찍이 정착된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국내 워케이션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도입됐다. 코로나19로 감염병 이슈가 민감해지자 재택, 원격근무로 노동 형태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고, 그동안 경직돼 있던 노동 환경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도 느끼고 있던 정부는 보다 창조적인 업무환경 조성을 위해 워케이션을 적극 장려했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코로나 위기로 어려워진 지역 관광과, 관광지 이외 지역은 인구 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로 워케이션이 적합한 모델이었다. 한편 기업은 사내 복지와 직원들의 사기 증진의 목적을 워케이션을 통해 이룰 수 있었다. 이렇듯 세 이해관계자의 니즈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모두 맞물리게 되면서 워케이션에 대한 시도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전반적으로 국내 워케이션 인프라 조성은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 궁금하다.
시류를 타고 다소 급하게 도입된 경향이 없지 않은 만큼 국내 워케이션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워케이션은 ‘거점 오피스’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또한 장기체류가 이뤄지기 때문에 관광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생활 인프라 조성이 잘 돼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서울과 강원도, 제주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점 오피스와 같은 워케이션 인프라는 고사하고 생활 인프라마저 부족한 곳들이 많은 현실이다. 이를테면 장기체류를 함에 있어 세탁 시스템과 같은 생활 서비스라든지, 대중교통 수단이나 퇴근 후 소소한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미비돼 있는 것이다.

 

또한 지역의 매력도도 중요한 워케이션인데 주말이나 연휴에 인근에서 즐길 수 있는 관광지, 혹은 관광 프로그램이나 콘텐츠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지역이 많다. 이에 따라 관광객을 조금이라도 더 머무르게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워케이션 인프라인 거점 오피스는 어떤 형태로 구현돼야 할까?

우리나라야 무선인터넷과 카페가 워낙 잘 돼 있으니 구태여 거점 오피스가 필요할까 싶지만, 해외에서 운영되고 있는 거점 오피스는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본격적인 업무 환경을 갖춘 공간이다. 이를테면 시제품을 개발하고 성능과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Test Bed)를 조성한다거나, 원격, 화상 미팅을 원활하게 할 IT 기술과 환경을 갖춰놓기도 한다. 스타트업들이 모이는 거점 오피스의 경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네트워킹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하고, 비즈니스 협업 툴을 제공하는 곳들도 있다. 이처럼 워케이션은 원격으로 이뤄지는 근무 환경을 바탕으로 생겨난 개념이기 때문에 업무 방식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보다 효과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 단순히 직원 복지 차원으로 워케이션을 접근하기에는 지속가능성에 있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익숙지 않은 라이프 스타일이라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에서 비즈니스와 관광의 밸런스가 중요해 보인다.
워케이션에 대해 이 부분에 많은 오해가 있다. 워케이션에 있어 관광은 해당 지역의 문화에 스며드는 것이지, 평상시 여행처럼 액티비티를 즐기고 호캉스를 즐기는 피서의 개념과는 거리가 있다. 기본적으로 평소 우리의 퇴근 후 모습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일과가 끝난 뒤 여가는 인근 생활권에서 지인들을 만나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정도로 이뤄지지 않나. 물론 주말에는 지역 내에서 여유를 즐기거나 근교로 여행을 갈 수도 있지만 일주일의 대부분의 시간은 생활권역에서 보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워케이션이 추구하는 관광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관광 인프라보다 생활 인프라의 조성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워케이션에서 관광은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업무 실현을 위해 일상의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정도의 활동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워케이션 인프라로서 호텔의 역할은 어떻게 포지셔닝 돼야 하나?
현재 호텔에서 선보이는 워케이션 상품들은 업무 외에도 먹고, 자고, 쉬는 모든 행위들이 호텔에서 일어나도록 구성돼 있다. 즉 앞서 이야기 한 지역 인프라들과의 연계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기존 호캉스 상품에 비즈니스라는 콘텐츠를 더한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호텔이 워케이션 데스티네이션이 되는 것은 워케이션에 있어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이다. 오히려 호텔은 워케이션 선호 숙박시설 1위에 해당하는 만큼 안전하고 청결하면서 편안한 숙박 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비즈니스나 관광의 영역은 인근 거점 오피스와 관광 시설로 연계하는 형태가 선순환의 구조를 이룰 것이다. 물론 호스피탈리티 업종으로서 호텔은 워케이션의 휴양, 여가의 콘셉트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호캉스가 아닌 워케이션으로 차별성을 두고자 한다면 지역 워케이션 인프라와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워케이션이 활성화되기 위해 요구되는 것이 있다면?

아직까진 워케이션이 관광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더 인정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는 하나의 인사제도이자 노동 문화의 일부기도 하다. 따라서 기업들이 워케이션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노동 환경에 대한 이해도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원격근무나 재택근무가 자유롭게 가능한 문화가 먼저 정착이 되고, 그 업무 라이프의 연장선상에 관광산업이 접목되는 형태로 이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워케이션의 형태인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원격 근무 촉진법’과 같은 제도가 기반이 돼 있어서 기업들이 워케이션을 인사제도의 일환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 이러한 부분은 기업 입장에서 단독으로 해결하기엔 어려움이 따르기에 기업들은 유연근무제도 정착을 위한 정부의 정책, 제도적 지원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워케이션의 가능성과 비전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야기 부탁한다.

현재 정부에서 워케이션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정책적으로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가장 비근한 예로 행정안전부에서 추진한 지방 재생 사업으로 설립된 ‘디지털노마드 워크 센터’를 워케이션의 거점 오피스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형태가 전환됐다. 또한 워케이션과 별개로 코로나19 이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거점 오피스 설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로선 일부 핵심 도심에 한해 낭비됐던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업무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 주된 목적이긴 하지만, 거점 오피스 설치의 범위가 지역적으로 넓어진다면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에서는 이를 연계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다.

 

관광 측면에서도 워케이션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코로나19로 아직까진 워케이션 수요를 내수에서 찾고 있어도 팬데믹이 해제되고 하늘길이 다시 열린다면 워케이션 수요를 공략해 볼 만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관광시장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저부가가치의 단체관광이었다.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체류를 오래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 방한관광의 주요 콘텐츠를 워케이션으로 포지셔닝 하는데 국가적인 노력이 이뤄질 듯 보인다. 이미 유럽이나 동남아의 경우 장기체류 관광 상품 중 대부분이 디지털노마드를 겨냥한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디지털노마드 빌리지를 조성하거나 이들을 위한 비자를 별도로 발급하는 등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한국도 워케이션 데스티네이션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워케이션의 활성화를 통해 미비된 워케이션 인프라를 확보, 개발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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