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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조트

[Beverage Issue] 국내 카페의 새로운 바람, 에스프레소바

에스프레소 메뉴 베리에이션부터 공간 활용까지, 에스프레소의 한국 입성기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성인 연간 커피 소비량은 평균 1인당 132잔이지만, 한국 성인 연간 커피 소비량 평균은 353잔으로 약 2.7배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거리에 즐비해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 및 개인 카페를 흔히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한국인의 커피 사랑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카페에서 순수하게 커피 한 잔과 수다를 나누는 이들은 생각보다 없다. ‘카공족’이라는 단어가 생겨날 만큼 카페에서 공부, 일을 비롯한 작업을 하는 문화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커피보다는 공간을 누리러 가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기도 해 공부하기 좋은 라이브러리 존을 운영하는 카페, 더 미니멀하게, 더 ‘힙’하게 인테리어를 꾸미는 카페들도 많아진 가운데, 에스프레소라는 ‘친근하지 않은 메뉴’에 주안점을 두고 형식이 등장했다. 바로 에스프레소만 판매하는 ‘에스프레소바’다. 쓰고 양도 적어 아메리카노에 밀린 탓에 제대로 빛을 보기 어려웠던 에스프레소, 어떻게 자리잡고 있을까?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에 뒷걸음질 쳐야 했던

쓰디쓴 에스프레소의 인생

 

 

커피의 종주국하면 어느 나라가 떠오르는가? 에티오피아, 케냐처럼 원두 자체가 생산되는 나라도 떠오르지만 근사하게, 혹은 편안하게 차려 입고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이탈리아가 떠오를 것이다. 이에 SNS에서 한참 떠돌아 다녔던 이야기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에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지 않는다!’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얼죽아)’라는 말이 유행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면 놀라울 만한 일이다.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한국을 제외한 남미, 유럽 전반적으로 뜨거운 커피를 즐겨 마신다.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엄경자 교수는 “중세시대부터 이끌고 왔던 문화가 커피는 따뜻하게 마셔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커피는 휴식을 취하는 하나의 기호 식품이라고 생각했기에 앉아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별로 맥을 못 추는 유럽과 달리 어딜 가도 스타벅스를 발견할 수 있는 국내에서는, 스타벅스의 대표 메뉴인 얼음을 넣은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부상했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멕시코에 갔더니 바리스타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몰라 알려주고 왔다.”, “유럽에 가면 그냥 뜨겁게 마셔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특히 커피의 종주국이라고 불리는 이탈리아와 더불어 유럽 전역에서는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경우가 적은데,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문화가 정착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이탈리아에서 세계 유명 커피 머신 회사 Dalla Corte S.R.L의 전용 프로는 “이탈리아에서는 보편적으로 에스프레소를 많이 마시는 편이다. 그 다음에 많이 마시는 것이 우유 거품이나 우유를 살짝 얹은 에스프레소 콘 파나 정도”라면서 “아침에 식사대용으로 따뜻한 카푸치노를 크로와상과 먹는 문화도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프레소는 신속하고 강한 압력으로 추출한 소량의 커피다. 이탈리아 커피 협회에 따르면, 에스프레소는 9기 압의 압력으로 30초 동안 추출해 30mL 내외의 추출물을 작은 잔에 제공하는 메뉴다. 물이 적게 들어갔으니 당연히 쓰고, 얼음을 넣지 않아 따뜻하게 마실 수 밖에 없다. 보통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에스프레소가 쓰다고 즐겨 먹지 않는다. 그렇다고 소비자와 지나치게 멀어진 커피라고도 할 수 없다. 모든 커피에는 에스프레소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에스프레소는 메뉴판에서 아메리카노보다 상단에 위치한 ‘카페에서 가장 저렴한 메뉴’ 정도로 취급되는 것이 고작이었고, 에스프레소를 시키면 잔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일회용 아메리카노 컵에 소량을 담아 제공하는 경우도 파다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일견 ‘천대’ 받았다고 볼 수도 있던 에스프레소가 ‘바’ 형식으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큼지막한 테이블과 편안한 의자, 오래 앉아서 이야기도 나누고, 콘센트가 충분해 노트북으로 작업하기에도 편안한 ‘카페’ 형식이 아니라 서서 마시고 나갈 수 있는 ‘스탠딩 바’ 형식으로 들어온 것. 

 

이러한 에스프레소 스탠딩 바는 이탈리아의 바에 영향을 받는 문화기도 하다. 현재 약수역과 청담동, 명동에 자리한 ‘리사르 커피 로스터스’가 효시가 된 에스프레소의 부활은, 이제는 GS25를 비롯한 편의점에서 ‘에스프레소 전용 잔’을 제공하기도 하고, 프랜차이즈 커피숍에도 영향을 주는 형국이다. 대표적으로 SPC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파스쿠찌 에스프레소바’는 그동안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주로 팔았던 파스쿠찌의 세컨드 브랜드로, 작년에 개장한 이래로 성업하고 있는 중이다. 리사르 커피 로스터즈의 이민섭 대표(이하 이 대표)는 “대용량 커피의 피로도가 있었다고 본다.”며 “오피스 단지에 가면 많은 대용량 커피가 있지만 사실 맛도 보장할 수 없고 괜찮은 커피를 마시려면 단가가 높기도 해서 차라리 1500원 정도를 주고 완성도 있는 커피를 마시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에스프레소바를 들여온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많은 전문가들은 에스프레소바가 코로나19 문화와 함께 성공했다고 이야기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카페에 오래 앉아있지 못하고 유럽 여행이 제한되자 유럽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면서도 빠르게 마시고 나갈 수 있는 에스프레소바 문화가 확산됐다는 것. 카페 컨설턴트 김현우 마켓랩 대표는 지난 4월 네이트 뉴스에서 “서울 시내 1~2개에 불과했던 에스프레소바가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며 급속도로 확신됐다.”며 “일본식 드립 커피 전문점이 전부였던 국내 커피 시장에 소규모 이탈리아식 카페 문화가 자리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에스프레소는 바와 결합해 새롭게 나타나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무한으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루의 활력소, 에스프레소 

 

 

그렇다면 현지인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바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이탈리아는 에스프레소를 ‘주유소의 기름’처럼 생각한다. 국내처럼 공간을 즐기기 보다는 커피 한잔을 통해 각성을 돕는 것. 덕분에 메뉴판의 메뉴도 적다. ‘에스프레소’ 아니면 ‘에스프레소에 우유 조금’, ‘카푸치노’다. 양이 적고 소위 말하는 ‘공간 비용’도 없으니 가격도 1000원대 초반이다. 전용 프로는 “이탈리아에서는 출근할 때 커피 한 잔, 10시 쯤 브레이크 타임 때 10분 내외의 시간으로 커피 한 잔과 비스코티 등을 먹고, 또 식후에 커피를 즐긴다. 2시간 텀으로 양상인 셈”이라고 전했다. 덕분에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는 자주 마실 수 있도록 달콤한 커피가 적고, 가격이 한국의 에스프레소바보다 좀 더 저렴한 편이라는 것. 디저트도 많이 구비돼 있지 않다. 전용 프로는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는 따로 베이커리 숍에 가는 편”이라고 설명하며 “커피와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는 바가 아닌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과 디저트가 구비된 카페에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국내 에스프레소바 상황은 어떨까. 에스프레소바에 들어간다. 바로 보이는 것은 부지런히 움직이는 바리스타와 기다란 형식의 바다. 테이블이 있지만 4개에서 5개 정도로 간소하다. 여기까지는 이탈리아와 비슷하다. 그러나 메뉴판을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첫 번째, 오리지널 에스프레소와 4~5가지 정도의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아메리카노와 라떼가 있는 곳들도 있지만, 에스프레소 뒤에 다소 소심하게 자리할 뿐이다. 에스프레소 한잔이 30mL 내외이니 만큼 같이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디저트도 브라우니나 쿠키처럼 작은 크기다. 가격은 1500원에서 3000원 내외. 디저트도 그다지 비싸지 않다. 손님들은 기꺼이 바에 서서 커피를 마신 뒤 잔들을 쌓아놓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하지만 본토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바와 비교하면 이 또한 많다. 실제로 우유를 조금 넣은 것이 바리에이션의 기본이자 거의 전부인 이탈리아와 한국의 에스프레소바는 메뉴 구성 자체가 다르다.

 

전용 프로는 “한국에는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메뉴가 많다.”라고 이야기하며 “또한 쓴 맛이 강한 에스프레소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나폴리 지방 극소수의 바에서 판매하는 에스프레소 스트라파짜토처럼 카카오 가루를 얹거나 크림은 얹은 메뉴를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처음에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나는 메뉴를 판매하면 거부감이 적지만 나중에는 질리게 되고, 결국에는 ‘오리지널 에스프레소’를 맛보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대표의 의견도 마찬가지. “지금은 국내에 에스프레소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베리에이션 에스프레소가 잘 나가는 중이라며 “하지만 결국 에스프레소에 대한 경험이 다양하게 발전하다 보면 결국 오리지널 에스프레소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예측해 보자면, 국내의 에스프레소바는 아직 태동기며 마치 믹스커피에서 아메리카노에 익숙해지는 예전처럼 고객을 에스프레소로 ‘설득’하는 단계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메뉴에 차별화를 두는 업장들

#달콤한_에스프레소 #각성_커피 #포르투갈식_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바는 막 태동하는 업장이니 만큼 각자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진출해 있다. 특히 에스프레소는 여러 국가에서 즐겨 먹는 음료임과 동시에 베리에이션이 가능한 만큼 차별점도 무궁무진한 것. 특히 초기일 수록 업장 만의 브랜딩이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에 추출 전 필터에 설탕을 넣어 쓰지 않고 달콤한 에스프레소를 판매하는 매장, 애초에 ‘궁극의 각성 커피’라고 소개하고 있는 바와 포르투갈식 에스프레소와 에그타르트를 판매하는 바까지 다채로운 매장들이 즐비해 있다. 강남구청역 인근에 위치한 ‘구테로이테’는 처음 에스프레소를 즐겨보려는 사람들이 가기 좋은 부드러운 에스프레소 메뉴와 넓은 공간이 특징이다. 아메리카노와 라떼도 준비됐으며, 애초에 달콤한 에스프레소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코코아 파우더와 크림, 우유는 기본이고 시즌 별로 레몬과 캔디로 상큼함을 배가하고, 딸기 토핑을 얹기도 한다. 오마카세처럼 에스프레소 코스가 있는 것도 특징적이다. 이탈리아 본토의 에스프레소바와는 분위기가 다르지만, 처음 에스프레소를 맛보고 또 비주얼을 중요시하는 고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오우야에스프레소바는 리사르 커피 로스터스의 뒤를 이어 나타난 에스프레소바로, 다양한 지점을 내며 자리잡고 있다. 개인 카페라기 보다는 홈페이지와 스토어, 다양한 곳에 가맹점을 낸 에스프레소바계의 프랜차이즈라고 할 수 있다. ‘피로에 찌든 현대인을 위한 6시간 각성제’라는 다소 살벌한 슬로건 문구를 살펴보면, 이탈리아에서 에스프레소를 ‘기름’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절로 떠오른다. 이곳은 산미가 없는 고소한 원두를 중심으로 SNS에서 인기를 끄는 ‘에스프레소 컵 쌓기’ 문화를 잘 활용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편 서촌에서 시작해 창덕궁, 백화점에 입점한 쏘리에스프레소바는 포르투갈식 에스프레소와 에그타르트를 판매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포르투갈의 국민 커피 브랜드인 Delta사의 원두와 머신을 사용해 한층 현지의 맛을 내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Delta의 원두는 강하고 묵직한 맛의 다크 로스팅(Dark Roasting)이 아니라, 쓰지 않고 부드러운 슬로우 로스팅(Slow Roasting)이 방식이 돋보이는 대표적인 포르투갈식 원두다. 쏘리에스프레소바의 이사라 대표(이하 이 대표)는 “처음에는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인 나타(Nata)만 제공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포르투갈 현지에서 즐겨먹는 당도 높은 에그타르트와 에스프레소 문화를 한국에 소개하는 것이 더 차별점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들여온 것”이라며 “에스프레소에 대해 선입견,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아 쓰지 않고 고소한, 맛의 포르투갈 에스프레소를 통해 차별화와 독창성을 선보인 셈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고객들이 포르투갈식 커피를 잊지 못하고 자주 찾기도 한다고. 이 대표는 “포르투갈 커피 마스터에게 교육 받은 바리스타가 커피를 담당해 현지 그대로의 맛을 재현한다.”면서 “국내 에스프레소바에서 유럽 여행의 추억과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국내 카페 문화와 밸런스를 맞추는 업장들

 

 

아무리 현지 방식의 바를 들여왔다고 하지만 국내의 실정을 무시할 수는 없는 법. 전용 프로는 “이탈리아와 한국의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커피를 낮에 마시고 저녁에는 와인과 샴페인, 음식, 디저트를 먹는 편”이라고 설명하면서 “바의 공간적인 부분에는 신경을 덜 쓴다. 낮에 잠깐 잠깐 커피를 마시는 데 특화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낮이고 저녁이고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지 않나, 이것이 대표적인 차이다. 실제로 2017년 조선일보에 기고한 홍익대학교 유현준 교수의 칼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사적인 ‘방’이 부족하다. 결혼 전 대부분 부모님과 함께 살고 국민 60%가 카페에서 산다.”면서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카페는 커피를 파는 곳이라기 보다는 5000원을 받고 두세 시간 정도 거실을 빌려주는 사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국내의 특성을 살려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명동성당 뷰를 감상할 수 있는 몰또 이탈리안 에스프레소바다. 이곳의 가격은 다른 곳보다 비싸다. 에스프레소 한잔이 3800원이며 5000원짜리 메뉴가 있기도 하다. 현지의 에스프레소가 1000원 초반인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가격이다. 그러나 명동성당을 바라볼 수 있는 테라스가 뷰 맛집, 포토존으로 거듭나면서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자리가 없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홍대에 위치한 카페 뚜또 페르 뚜띠는 연노란색의 외관과 넓은 테이블, 이국적인 오브제가 결합돼 이탈리아의 분위기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커피와 더불어 먹을 수 있는 이탈리아식 메뉴도 함께 선보여 문전성시를 이룬다. 또한 리사르 커피 로스터스의 원두를 사용해 한층 풍미를 높이고 있다고. 

 

카페 뚜또 페르 뚜띠 원서영 대표(이하 원 대표)는 “이탈리아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도시 광장이나 관광지로 유명한 두오모 성당 근처, 혹은 동네 골목마다 위치해 있는 카페에 자주 다녔다.”면서 “이탈리아는 카페를 ‘바’라고 부른다. 아침에는 부드러운 우유가 든 커피와 빵, 점심에는 바에 서서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탈리아의 감성이 살아있는 인테리어를 통해 여행을 가지 못하는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것도 눈에 띈다. 원 대표는 “이탈리아에서 지냈을 때 보고 느꼈던 컬러와 좋아했던 카페를 벤치마킹해 구성했다. 이탈리아에서 느꼈던 감성을 한국에 전해주기 위해 꾸민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카페와 편의점도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들어

무한 확장 중인 에스프레소바

 

 

이제는 프랜차이즈마저 에스프레소바의 전선에 뛰어들었다. SPC그룹의 카페 파스쿠찌는 2021년 9월 양재동에 파스쿠찌 에스프레소바 양재를 열었다. 스탠딩 바도 위치해 있지만 테이블이 더 많은 곳이다. 에스프레소바는 여타 카페들과 비교해 봤을 때 공간을 비교적 적게 활용하고, 회전율이 높아 장기적으로 이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파스쿠찌 에스프레소바에는 에스프레소 외에도 타 에스프레소바에서 주력으로 판매 중인 스트라파짜토, 우유를 넣은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크림을 얹은 에스프레소 콘 파나 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전통 베이커리류도 비치해 이탈리아 콘셉트에 연속성을 가미했다. 

 

파스쿠찌 관계자는 “에스프레소 중심의 커피 문화가 주목을 받게 돼 정통 이탈리안 콘셉트의 에스프레소바를 열게 됐다.”며 “현재는 시범 중이지만 직영 매장을 늘릴 계획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편의점 커피’로 유명한 GS25에서도 올해 3월부터 일회용 에스프레소 전용 잔을 제작하고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를 통해 에스프레소 메뉴 판매를 시작했다. 한잔에 1000원으로, 에스프레소 판매와 동시에 한국커피연합회 소속 전문 바리스타들과 협업한 원두 블렌딩이 돋보인다. GS25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주요 온라인 사이트에서 언급된 커피 관련 단어 30개를 분석한 결과 에스프레소 언급 비중이 2019년 10위에서 2021년 3위로 올라오고, 최근 에스프레소바가 늘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며 에스프레소 메뉴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에스프레소바는 로컬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는 호텔의 규모와 상관없이 에스프레소바가 갖춰져 있다고. 리사르 커피 로스터스의 이 대표는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놀랐던 것은 어느 호텔에 가도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는 바 형태의 공간이 있다는 점이었다.”며 “현재는 국내 에스프레소 보급율이 높지 않아 로드숍을 기반으로 에스프레소바가 부상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탈리아처럼 호텔도 에스프레소바를 운영하게 된다면 호텔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어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사르 커피 로스터스를 명동, 청담동 등 사람이 가장 많은 곳에 낸 이유도 불특정 소비자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라는 것. 하지만 앞으로 에스프레소 문화가 확장되면 호텔에서도 너나할 것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어 이 대표는 “바를 당장 만들기 어렵다면 에스프레소바를 따로 분리시킬 필요도 없이 본래 라운지가 있던 곳에 조그맣게 섹션을 만들어 체크인, 체크아웃 하기 전에만 마셔도 고객들로 하여금 특별한 체험을 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 적당한 양을 퀄리티 있게 마시는 경험이 호텔의 모던하고 차분한 공간과 부응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배가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라운지, 술과 칵테일을 파는 바, 뷔페, 파인다이닝 등의 업장도 좋지만 현재 획기적인 열풍을 끌고 있는 에스프레소바를 호텔에 들여놓는다면, 고객에게 보다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마케팅이 필요 없는 ‘입소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국내는 다양한 커피와 카페 문화가 확장되고 있는 상태다.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부터 인테리어 디자인을 강조해 SNS 인플루언서들이 즐겨 찾는 카페, 저렴한 가격에 대용량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 가성비 좋게 마실 수 있는 편의점 커피까지 무궁무진하다. 에스프레소바는 이러한 카페 춘추전국시대에 맞춰 새로이 부상했다. 참신한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성향, 코로나19로 인해 카페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없는 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해 탄생했지만, 다양한 개성을 지닌 업장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면 에스프레소바는 이제 유행이 아닌 하나의 카페 콘셉트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다양한 메뉴 구성, 공간과 커피의 밸런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입과 눈을 사로잡기를 기대해도 좋겠다. 

 

 

리사르 커피 로스터스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리사르 커피 로스터스는 약수시장에서 시작해 현재는 약수점, 청담점, 명동점을 운영 중이다. 을지로에 공장이 있어 원두 소매 및 도매도 하고 있는데, 소매로는 캡슐 커피와 커피잔을 구비하고 있고, 고객들이 원하면 직접 원두를 갈아서 판매하기도 한다. 도매로는 다수의 에스프레소바나 카페에 원두를 납품 중이며, 도제식빵 등 다양한 식음료 업장에 들어가고 있다. 

 

또한 에스프레소바의 시발점이 된 만큼, 에스프레소 한잔에 리사르 커피 로스터스의 모든 철학이 들어가 있다. 실제로 슬로건도 ‘Better Then Espresso’다. 더 좋은 에스프레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으며, 이제는 사회적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들을 후원하고 있기도 하다.

 

에스프레소바를 최초로 들여온 이유를 알고 싶다.

리사르 커피 로스터스를 에스프레소바 형식으로 들여온 것이 6년 째다. 처음에는 대용량 커피에 대한 피로도 때문이었다. 퀄리티 좋은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양으로만 맛보고 싶은데, 그런 매장이 많이 없더라. 맛있으면 비싸고 비싸면 용량이 많았다. 물론 오피스 상권에 가면 대용량 커피를 저렴한 가격으로 파는 곳들도 있고, 이러한 매장들도 제 역할이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밸런스 좋은 커피를 빠르게 마실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당시 상왕십리 부근에서 아메리카노와 라떼, 플랫화이트를 팔았는데 당시 문화가 ‘커피 식탁’이라는 해시태그를 걸고 SNS에 예쁘게 찍은 카페 사진을 인증하는 것이었다. 빈티지하게 자개장도 들여놓고, 테이블도 들여놓고 마치 거실에 온 것처럼 인테리어를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소용이 없었다. 인테리어는 돈이 많으면 예쁘게 꾸밀 수 있지만, 이러한 경쟁에 뛰어드는 게 경제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메뉴로 돌아가서 전문성을 높이고, 퀄리티를 입히는 방법에 치중했다. 솔직히 시작할 때는 ‘이번 리뉴얼도 안 되면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손님들의 반응은 어땠나? SNS상에서 유명하기도 한데 SNS 마케팅을 따로 신경 쓰기도 했는지?

무안한 상황이 많았다. 상왕십리에서 아메리카노를 없앴고, 약수동으로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라떼를 없앴다. 새로운 손님이 와서 그냥 나간 적도 있고, 기존 손님들도 ‘이대로 괜찮겠냐’고 묻더라. 그래도 약수동으로 이동했을 때는 공간이 좁아 혼자 손님들을 대응할 수 있고, 에스프레소만 판매하니 회전율이 높아 괜찮았다. 더불어 손님들이 ‘고집’을 알아주기 시작하더라. 시장 골목에 있어 알아 보기 어려운데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왔다. 

 

본격적으로 에스프레소바를 운영하기 전 SNS에 좋은 원두를 들여오면 알리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고, 샘플도 만들어 이곳저곳에 보내 알렸지만 큰 이득은 없었다. 오히려 인스타그램을 갤러리처럼 활용하기 시작했다. 내용도 없고, 그저 에스프레소를 비롯한 머신, 메뉴 사진을 올리는 식이었다. 인스타그램의 본래 기능인 아카이브로 돌아간 셈이다. 덕분에 오히려 ‘장인 정신’, ‘고집’, ‘진정성’이 어필된 것 같다. 현재 유행하는 SNS에 에스프레소 잔을 쌓아 인증하는 문화도 우연이라면 우연이었다. 점심 때 손님들이 이것저것 질문을 많이 하는 통에 인산인해였는데, 너무 바빠 설거지를 하지도 못하고 한 쪽에 컵을 쌓아 놨다. 그런데 그걸 ‘힙하다’며 찍어갔고, 유행으로 퍼진 것이다.

 

여러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을 두고 있고, 다양한 곳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편이다.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궁금하다.

이탈리아는 에스프레소가 정착화돼 있다 보니 맛에 대한 스탠더드가 정확히 잡혀 있다. 마셔보면 ‘이건 맛있다’, ‘이건 별로다’ 등 명확한 니즈가 있는 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어 장벽이 너무 높았다. 먹고 후회하면 가장 돈이 아깝지 않나. 그래서 우선은 ‘내가 마시고 있는 것이 에스프레소’라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오리지널 에스프레소와 더불어 이탈리아에서는 사실 잘 먹지 않는 달콤한 베리에이션 메뉴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은 ‘기본’이다. 맛과 청결, 서비스 세 요소가 고루 갖춰져야 한다. 너무 호텔 서비스처럼 할 필요도 없지만 선을 적절히 지키는 친근한 서비스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맛의 밸런스는 말할 필요도 없다. 항상 일정한 퀄리티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매일 현장에 내가 에스프레소 교육을 하는 이유다. 환경과 자꾸 타협하면 사람이 나약해지지 않나. 비가 와서 커피 맛이 이래요, 눈이 와서 커피 맛이 이래요, 하는 이야기가 손님한테 말할 수 없도록 장비를 새로 들이기도 하고, 새롭게 공부에 도전하기도 하고, 정비, 교육을 병행하면서 밸런스 있는 퀄리티를 유지 중이다.

 

국내에 에스프레소바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아쉬운 점이나 에스프레소바의 방향성에 대해 제언할 것이 있다면?

우선 아쉬운 건 퀄리티 보다는 ‘형태’에 초점을 두는 느낌이다. 에스프레소바는 가장 기본 음료이니 만큼 여러가지로 엮어낼 것이 많은데 메뉴를 벤치마킹하는 것 뿐만 아니라 차별화에도 주안점을 뒀으면 한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는 에스프레소바가 캐주얼한 업장이니 만큼 편의점처럼 만들 수도 있고, 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할 수도 있다. 더 달게 만들 수도 있고 과자를 얹어 판매하는 식도 가능하다. 공간이 아니라 다채로운 메뉴의 개발, 그것이 현재 국내 에스프레소바에 가장 필요한 지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