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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0 (월)

카페&바

[Coffee Issue] 호텔 커피, 맛있어져야 한다!

누가 커피 마시러 호텔가나요?

“커피 값은 다 자리 값이야.”라는 말은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거나 비즈니스를 성사시키는 등 다양한 만남이 벌어지는 데서 생겨났다. 최근 커피의 음식으로서 기능이 강조되며 업계는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호텔의 커피는 친절한 서비스와 아늑하고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최상의 자리를 제공해왔지만 커피 맛이 기억에 남지는 않았던 듯하다. 그러나 고객들의 커피 지식과 관심이 상승하고 전문적인 커피 교육을 받은 호텔리어들이 늘어나며 호텔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서비스하기 위한 변화들이 시도되고 있다.

취재 김유리 기자


품질이 검증된 브랜드 원두, 전자동 커피머신 사용해 한결같은 맛 선보여
호텔에서는 라운지를 비롯해 각 레스토랑, 연회장 등에서 커피를 서비스하고 있다. 서비스하는 공간과 성격에 따라 전자동 커피머신, 반자동 머신 혹은 브루잉 머신이 사용되며 원두는 전통과 품질이 검증된 수입 원두를 사용한다. 독일 WMF사의 전자동 커피머신 한국대리점이자 알프레도 커피를 수입하고 있는 (주)두리양행의 이영성 대표이사는 “일리, 라바짜, 알프레도, 트리니다드, 다비도프가 대표적으로 호텔에서 사용되는 원두”로 “이들의 특징은 오랜 전통과 검증된 품질 등으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는 일리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 김성아 F&B 슈퍼바이저는 “일리 커피는 100% 아라비카 원두로 블렌딩돼 생산되며 향과 향미가 강한 것이 특징으로 반얀트리 클럽 스파 & 서울에서는 전자동 머신 Egro 커피머신과 WMF 커피머신을 이용해 마일드 커피를 추출한다.”고 밝혔다.
한편 스페셜티 커피, 스몰 로스터리, 다양한 드립방식 등 커피 업계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에 비해 호텔은 전자동 기계와 브랜드 원두를 사용하며 주로 안정적인 운영을 해왔다. 전자동 머신은 어떤 이가 언제 커피를 뽑아도 동일한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호텔 식음업장의 특성상 가장 적합하다는 것. 인터컨티넨탈 호텔 관계자는 “호텔의 커피는 발전 속도보다 호텔 혹은 각 영업장의 특성에 맞는 전문 바리스타와 경영인의 운영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도 반자동, 전자동, 로스팅, 드립, 각종 기구 사용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고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계획하며 효율적인 적용 범위에 대해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INTERVIEW

호텔들, 전 세계적인 WMF 전자동 커피머신 사용해 언제 어디서나 고품질의 커피 선보여
(주)두리양행 이영성 대표이사

Q. (주)두리양행에 대해 소개해 달라.
(주)두리양행은 1983년에 설립해 독일 WMF 전자동 커피머신 한국대리점으로 활동 중이다. 1988년 J.J.DARBOVEN과 계약을 맺고 알프레도 원두를 수입해오고 있다. 또한 독일의 아일레스 티의 국내 대리점으로 각 호텔 및 레스토랑에 커피 머신 및 원두, 티를 제공한다.


Q. 오랫동안 호텔에 커피 머신, 원두를 공급해왔다. 호텔의 커피,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80년대 후반, 동서커피가 호텔 커피의 대다수 시장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로드숍과 커피 문화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커피를 마신다.”는 “만남을 갖는다.”와 일맥상통했으며 호텔에서 쓰이는 일리나 라바짜 같은 원두는 호텔에서 사용되는 원두로 시중에서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후 스타벅스가 한국에 입점하며 커피문화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로드숍은 더욱 ‘음료로서의 커피’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호텔은 여전히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동안 오고가는 사교의 기능이 부각됐다. 요즘에는 전반적으로 고객이 커피를 즐기는 수준과 지식이 올라가면서 호텔들도 커피 질을 높이기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커피 전문 교육을 받은 호텔리어들이 늘어나며 에스프레소는 전자동 기계에서 뽑되, 우유를 스티밍하거나 라떼아트를 직접 선보이기도 한다. 또한 과거 뷔페 레스토랑이나 연회장에서 브루잉 커피를 내놓는 것에서 전자동 머신으로 교체하는 등 고객들이 한 잔, 한 잔 신선한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Q. 호텔에서도 로드숍처럼 고객에게 보다 고품질의 커피를 서비스 할 수 있지 않을까?
호텔은 업장의 특성상 한 직원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바리스타의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다양한 커피메뉴를 구현하기 어렵다. 일정한 맛을 구사하지 못할뿐더러 효율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 이에 전자동 머신을 이용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고 동일한 맛을 낼 수 있는 커피를 내놓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다. 요즘 전자동 머신은 바리스타가 수동으로 조정하는 모든 세세한 것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서 정할 수 있어 보다 정밀한 맛을 구사할 수 있다. 또한 특급호텔의 경우 대부분 일리, 라바짜 등 오랜 전통과 브랜드 파워를 가진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국내외 다양하고 질 좋은 커피를 시도하고 유행하는 로스터리들이 생겨났지만 그 역사는 50여년이 채 넘지 않은 제품들이다.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는 호텔에게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이에 국내 로스터리들이 계속해서 노력하고 시간이 지나 품질이 신뢰로 증명해 보인다면 호텔에서 그들에게 납품을 의뢰하는 등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Q. (주)두리양행의 주력 제품과 앞으로 경쟁력에 대해 설명해 달라.
독일의 WMF는 커피머신은 이미 전자동 커피 머신 업계 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이다. 본사 R&D 파트에만 80여 명의 연구 인력이 근무하고 있을 정도로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애프터서비스까지 확실해 사용자들의 만족감을 높였다. (주)두리양행은 WMF사와의 좋은 관계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며 전 세계 대리점 최초로 30주년 기념패를 수여받기도 했다. 또한 함께 수입하는 알프레도 원두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로 한번 알프레도 커피를 찾은 고객들은 계속해서 우리의 커피를 찾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과 수입사와의 튼튼한 교두보 역할을 하며 호텔 내 전문 커피교육을 실시하는 등 커피 문화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다.


전문 인력 양성과 원재료 개발에 나서
고품질의 커피를 일정한 수준으로 서비스 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호텔의 커피가 외부 커피업계의 뜨거운 열풍에 영향을 받아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 국내 호텔조리와 관련된 대학에서는 커피에 대한 교육과정이 대다수 정규 수업으로 편성돼 있으며 이들이 졸업 후 취직해 호텔리어들의 커피 지식이 업그레이드 됐다. 또한 호텔 내 자체적으로도 꾸준히 커피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는 월별 커피 교육 진행을 토해 모든 직원들이 고객에게 커피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인력 확보로 호텔에서는 수동으로 조정하는 반자동 기계를 함께 사용해 보다 섬세한 맛의 커피를 구현해낸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뷔페 레스토랑 타볼로 24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레스토랑 아리아에서는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더불어 원재료에 대한 개발과 연구에도 매진하는 모습을 보인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자체 제작 브랜드 ‘비벤떼 BtoB No.8’를 사용하고 있으며 업계 관계자는 어느 한 호텔이 호텔 내 로스팅 기계를 설치해 자체적 로스팅을 실시했다고 귀띔했다.
또한 호텔들은 다른 로드숍에 비해 강세를 보였던 서비스와 분위기를 충족시키는 것에도 더 집중한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커피를 제공하고 고객이 커피를 즐김에 있어서 단순히 커피만이 아니라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멋진 환경과 이에 준하는 기물 그리고 최고의 서비스”를 호텔 로비 라운지와 바가 커피를 제공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내세웠다.


INTERVIEW

자체 브랜드 커피, 비벤떼 BtoB No.8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만의 스토리 담아낸다!
신세계조선호텔 리테일 & 서비스(S.R.S) 이지철 과장

Q. 호텔 각각 식음업장에서 사용하는 커피원두와 머신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사용중인 ‘비벤떼 BtoB No.8(이하 비벤떼)’커피는 약 6개월 간의 개발과정을 통해 탄생한 호텔 자체 브랜드 커피이다. ‘비벤떼(Vivente)’는 이탈리아어로 ‘살아있는’이라는 뜻이며 ‘BtoB’는 Bean to Beverage, ‘No.8’는 8번 블랜딩 된 커피라는 뜻을 갖는다.
개발기간 동안 전 세계 커피 산지에 대한 조사를 통해 품종, 토양, 온도, 강수량, 위치, 고도 등을 고려한 최적의 커피 재배조건에서 생산된 14개 품종을 선정해 이 중 원두의 커핑을 통해 조선호텔의 정체성과 가장 잘 맞는 대륙별 베스트 원두 5종을 선정했다. 자메이카, 콜럼비아, 브라질,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총 5개국 최상의 빈을 엄선, 가장 맛있는 비율로 블랜딩해 탄생한 비벤떼는 대한민국 최초의 호텔이자 친환경 호텔로써 최고의 서비스를 지향하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스토리를 담아냈다. 비벤떼 커피는 고객평가단을 대상으로 수많은 블랜딩 조합과 로스팅, 시음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탄생했다. 미디엄으로 로스팅되고, 과일과 꽃향이 나며, 견과류의 고소함, 감귤의 상큼한 맛과 다크 초콜릿의 쌉쌀한 맛이 특징이다. 8번 로스팅한 비벤떼 No.8은 로스팅된 날 부터 일주일 이내 사용해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Q. 호텔 내 전문 바리스타가 있다고 알고 있다. 그에 대한 고객들의 커피 만족도는 어떠한 편인가?
아리아 뷔페의 왕은아 바리스타는 연회 서비스에서 근무하다 2013년 12월 아리아에 커피 스테이션이 생기며 아리아 바리스타로 근무하게 됐다. 왕은아 바리스타는 현재 아리아 내 커피 스테이션에서 고객에게 직접 내린 커피를 서비스하고 있다.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4가지 종류가 있으며 라떼아트로 서비스하는 라떼와 카푸치노를 찾는 고객이 많다. 고객들로부터 커피가 부드럽고 향이 좋다고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를 종종 받는다. 비벤떼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베키아 에 누보 리테일숍 조선 메이드 상품 및 명절 선물 세트로도 판매하고 있다.


Q. 다른 호텔 혹은 로드숍에 비해 갖는 경쟁력이 있다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커피 품질 관리는 산지에서부터 시작한다. 대륙별 베스트 5종을 블랜딩한 원두 하나하나가 스페셜티 커피이다. 즉, 한 품종에서도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것. 친환경, 공정무역, 열대우림 인증을 통해 산지의 생두 상태부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또한 로스팅한지 7일을 넘기지 않는 신선함도 경쟁력이다.


Q. 외부 커피산업에 비해 호텔의 커피는 발전 속도가 더딘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커피가 대규모로 상업화되기 시작하며 여러 차례의 변화가 있었다. 제 1의 물결은 생산과 로스팅이 대량화되면서 인스턴트 커피를 즐기게 된 시기, 제 2의 물결은 스타벅스와 같이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으로 내려주는 ‘아메리카노’나 라떼, 카푸치노 같은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이 일반화된 시기, 제 3의 물결을 스페셜티 커피, 공정무역, 열대우림동맹, 유기농 등 농산물로서의 커피의 생산과 유통의 윤리적 차원까지 관심을 두는 시기를 표현한다. 현재 대부분의 호텔이 제 2의 물결의 시기에 머물러 있다.
커피는 보관상태, 로스팅 정도, 그라인더의 굵기, 커피의 적정량, 물의 온도, 내리는 압력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브랜드의 커피들은 다크로스팅과 포장기술의 개발을 통해 일정한 맛을 유지해 호텔들은 대부분 글로벌 브랜드의 커피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고객의 입맛을 전부 만족시킬 수 없다. 물론 로드숍 카페는 자신의 입맛에 따라 방문하는 고객 개별 입맛을 맞출 수 있지만, 호텔은 다수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맛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커피를 선택함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게다가 자체 개발한 커피는 브랜드 인지도가 없기 때문에 커피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커피를 개발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것이다.


Q. 앞으로 커피 부분을 강화하거나 리뉴얼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최상의 커피를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려면, 지속적인 원두 개발과 최상의 로스팅 포인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조선호텔은 LAB실을 만들고 전문 바리스타를 육성해서 제 2, 제 3의 새로운 비벤떼를 선보일 예정이며, 싱글 오리진 스페셜티 커피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고객의 취향을 맞출 예정이다.


호텔 커피, 맛있어져야 한다!
지난 6월 29일 호텔예약사이트 호텔스닷컴(Hotels.com)이 세계 28개 나라 3∼5성급 호텔 30곳을 대상으로 버거세트·커피·하우스 레드와인·클럽샌드위치 등 4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서울 호텔 커피 한잔 값이 1만 770원으로 최고가였다고 밝혔다. 도쿄 9420원, 베이징 8510원, 홍콩 8190원, 타이베이 7580원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은 전 세계에서 호텔 커피가격이 유일하게 1만 원을 넘은 곳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운영비와 인건비 등이 포함된 호텔의 커피 값에는 말 그대로 자리 값이 톡톡히 더해져 있는 셈.
테라로사 커피의 김용덕 대표는 “커피 값이 비싸도 괜찮다. 그만큼 맛만 있다면.”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커피를 마시러 호텔에 가지는 않는다. 이미 맛있는 커피를 마실 만한 공간은 한 걸음 건너, 한 걸음 내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호텔 커피가 계속해서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도 된다는 이유가 되어선 안 된다. 호텔 레스토랑은 식사를 하는 공간을 넘어서 그곳의 즐거운 경험을 통해 숙박이나 호텔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드는 하나의 게이트이다. 호텔의 커피 또한 그러하다. 대부분 식사의 끝에 제공되는 커피는 깔끔한 마무리와 좋은 인상을 남기기에 적절한 아이템! 호텔 커피를 마시는 고객들의 기대치는 의외로 높지 않다. 그렇기에 오히려 드라마틱한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INTERVIEW

호텔 커피, 호텔의 조직 구조상 변화 느릴 수 밖에 없어
하지만 꾸준한 흐름으로 질 좋은 커피 구사할 것 기대

테라로사 커피 김용덕 대표이사

본지에 스페셜티 커피와 한국 커피산업에 대해 연재 기고한 바 있는 (사)스페셜티커피협회 회장이자 테라로사 커피의 김용덕 대표를 찾아 호텔 커피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테라로사 커피는 2002년 카페, 레스토랑, 리조트에 공급하기 위해 커피공장을 개설한 이후 테라로사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를 개점해 현재 서울과 제주, 강릉에서 1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Q. 커피 업계 종사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호텔의 커피는 어떠한가?
국내 호텔의 커피를 마셔보고 맛잇다고 생각했던 적은 드물었던 것 같다. 호텔의 이익을 창출하는 많은 분야 중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영향력 또한 크지 않기 때문. 실제 많은 호텔들이 커피기계를 임대받는 조건으로 원두를 계약해서 쓰는 등 커피에 대한 투자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텔들은 매출 악화를 이유로 대지만 그것은 커피에 대한 신념과 철학이 부족한 데서 나오는 것뿐이다. 하고자 하면 왜 못하겠는가. 이렇듯 발전이 더디니 20여 년 전의 호텔의 커피가 지금의 커피와 별반 차이가 없을 수밖에 없다.
이는 호텔의 구조에서 비롯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피라미드식의 수직구조로 실무자가 커피를 개인적으로 배워서 퀄리티가 무엇인지 이해를 해도 커피를 바꾸기 위해 수많은 결재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한다. 그마저도 오너의 눈치를 보느라 커피를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Q. 호텔 커피에 대해 먼저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 고객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런 현상은 고객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데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호텔을 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시중 커피숍에서 5000원 남짓 되는 커피에는 까다로운 잣대를 대던 고객들도 호텔에서 2~3배 넘는 가격을 지불하고도 큰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그 자리를 사용하러 가는 것이지 그들의 주목적이 커피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호텔 스스로가 먼저 혁신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Q. 그렇다면 커피를 잘 하고 있는 대표적인 호텔을 소개한다면?
미국의 부티크 호텔인 에이스 호텔은 2호점 포틀랜드에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하면서도 커피를 잘하는 카페 스텀프 타운 커피와 콜라보레이션을 이뤄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로비라운지의 질을 낮추는 것보다 호텔의 콘셉트에 어우러지는 커피숍과 연계하는 정책도 나쁘지 않다. 멋진 호텔에서 선보이는 멋진 커피, 환상의 조합이다.


Q. 앞으로 호텔 커피는 어떻게 변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가?
국내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 사용 등 품질의 고급화로 나아갈 것이다. 외부에서는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지만, 정적인 시스템의 호텔에서는 속도는 느려도 결국은 질 좋은 커피를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오너와 상층부의 변화의 의지, 커피에 대한 공부가 뒷받침 돼야 한다.

<2015년 9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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