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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5 (수)

레스토랑&컬리너리

[Food Insight_ 꽃] 식탁 위, 봄을 알리는 식용 꽃


봄을 알리는 꽃샘추위, 뿌연 황사에도 불구하고 너나없이 봄을 기다리는 건 당연 보기만 해도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꽃 때문이 아닐까.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은 식탁 위에도 찾아온다. 예로부터 우리는 봄에는 진달래꽃을, 가을에는 국화꽃을 식탁 위에 올리곤 했다. 겨울을 제외한 모든 계절 식탁에는 꽃이 올라가지만, 가장 관심을 받은 식용 꽃은 봄에 올라가는 꽃이다. 추운 겨울 보지 못했던 꽃을 알리고 반길 수 있는 계절, 봄. 식용꽃을 통해 식탁 위에 봄이 왔음을 알려보자.

취재 오진희 기자


주목성
벚꽃이 흩날리고 본격적으로 봄을 알리니 가족, 연인, 친구 상관없이 꽃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식탁 위에도 봄은 왔다. 꽃은 보기에도 좋고 향도 좋아 식탁 장식으로 식사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건강에도 좋다고 널리 알려져 꽃을 활용한 밥, 요리, 아이스크림, 음료(차) 등이 많이 선보여지고 있다. 더불어 지난 몇 년간 언론에서는 미래 인류가 맞이할 식량 부족에 대한 해법으로 보기에도 예쁘고 몸에도 좋다는 ‘식용 꽃’을 주목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 재배/유통되는 식용 꽃은 프리뮬러, 한련화, 맬로우 베고니아 등 20여 종으로 주로 4월에서 10월 사이에 생산과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
식용 꽃은 우리 몸에 유익한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2013년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에서는 식용 꽃 활성화를 위해 식용 꽃의 성분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식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꽃 속에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채소와 과일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 높게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폴리페놀은 노인성 치매나 파킨슨병 등의 뇌질환을 예방하는 효과와 노화를 촉진하는 우리 몸속의 산화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고, 플라보노이드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거나 지질의 산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를 비롯한 암, 만성염증, 심혈관 질환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폴리페놀 함량은 붉은색 계통의 꽃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식용 장미에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식용으로 유통되는 장미품종인 아리수/링컨/럭키데이/매직스타 등에는 폴리페놀이 녹차나 홍차보다 1.5∼7배, 오렌지/사과/골드키위 등의 과일 껍질보다 1.5∼3배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붉은색 계통의 프리뮬러, 핑크색 계통의 프리뮬러, 붉은색 계통의 비올라, 팬지 순으로 높았으며 이는 골드키위, 포도, 오렌지 등의 과일 껍질에 들어있는 함량의 1.8배 정도 높은 수치다.


역사성
문헌에 나타난 꽃으로 만든 음식에 대한 기록은 약 1300년 전 중국 당나라의 여황 무측천 시대(624~705년)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은 ‘약식동원(의식동원; 약도 먹는 것(식물)도 그 근원은 하나라는 생각)’ 사상에 의해 꽃을 건강식품의 하나로 보아 꽃으로 만든 식품과 음식을 화찬이라 했다. 무측천 시대 조일(음력 2월 13일)에는 궁녀에게 백가지 꽃을 수집하게 한 후 그 꽃으로 만든 ‘백화떡’을 신하들에게 나눠 준 이후 화찬(花饌)이 시작됐다고 한다. 꽃에 포함된 약효 성분을 식사와 함께 섭취해 건강유지를 도모하는 건강식품으로 취급되면서, 각종 식물의 꽃잎을 원료로 만든 음식과 식품을 화찬이라 했다. 「수당가화록(隨唐佳話錄; 수나라와 당나라의 일사(逸事)를 기록한 책)」에 따르면, 꽃 음식은 색과 맛, 향이 아주 좋고 병을 치료하고 몸을 보양하는 효과가 있으며, 여자들의 미용에 좋고 늙지 않게 한다고 해 황후나 비와 같은 궁중의 여자들뿐만 아니라 사가의 규수들도 널리 애용했다.
우리나라의 「규합총서(閨閤叢書)」에도 진달래, 참깨 꽃, 들깨 꽃을 이용한 음식의 조리법이 나와 있고,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는 부용화, 가지 꽃, 과꽃 등을 이용한 음식이 소개되고 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제철 꽃으로 만든 화채나 떡을 임금님의 점심 수라상에 올렸는데 이 때 주로 사용된 것은 진달래, 장미, 국화였다. 또한 궁중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봄에는 진달래를 이용해 화전과 술을 빚어 먹었고, 여름에는 장미로 화전을, 가을 중양절(重陽節)에는 국화를 이용해 떡을 찌거나 차로 만들거나 술을 담가 먹는 풍습이 있었다. 또한 원추리를 간장으로 무친 후 기름에 볶아 나물로 먹거나 국거리로 이용하기도 했고 남쪽 해안 지방에서는 동백꽃잎을 기름에 튀겨 먹거나 설탕에 재워 먹기도 했다.
서양에서는 꽃을 식용한 문화가 중세 때부터 일반화됐는데, 음식에 향을 내거나 약용으로 주로 이용했다. 최근에는 꽃을 캔디화한 것, 음료수, 샐러드, 아이스크림화한 것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한다.


시장성
예로부터 우리는 화전이나 떡 등에 이용한 문화가 있는데도 꽃 요리를 새로운 분야로 인식한다. 「영화로 배우는 원예치료 길잡이」(허북구, 박윤점 저/중앙생활사)에서는 그 이유로 꽃 요리에 이용되는 것들이 금어초, 페튜니아, 베고니아, 카네이션, 팬지, 데이지, 임파첸스, 금잔화, 스위트피, 후크사, 덴파레 등 외국 원산이 많고, 요리도 전통 방법과 달리 샐러드, 꽃 비빔밥 등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는 진달래주, 두견화채, 화전, 국화주 등과 꽃은 같이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전통 음식에도 일부 활용돼 왔지만 서양의 꽃 요리가 들어온 것은 88서울올림픽을 전후로 보급됐기 때문이다. 식용 꽃은 샐러드로 섭취하는 생식용, 얼음과자/두부 등에 붙이는 장식용, 꽃 술 재료용, 화즙을 내어 젤리/잼/아이스크림/과자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가공용, 국거리/차/수프 등에 사용하는 것, 튀김 재료용, 고기 볶을 때 사용하는 향료용, 무침 재료용, 비빔밥 재료용 등 다양하게 이용된다. 타이, 필리핀, 인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히비스커스, 호접란, 호박꽃 등이 주요 식용화인데 요리에 곁들이거나 삶아서 수프에 넣어 먹는다. 꽃 잼과 차 등 다양한 음식에 이용돼 왔으며 한 예로 일본에서는 식용을 위한 꽃을 재배 또는 판매하기도 한다.
지난해 ㈔엑스포스타영상문화원 김정옥 이사장은 한 매체를 통해 식용 꽃의 상품가치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이제껏 우리도 알게 모르게 꽃을 먹고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콜리플라워’로 채소처럼 보이는 이 식품은 양배추의 한 종류로 우리가 먹는 건 꽃망울 덩어리라 할 수 있다.”고 식용 꽃이 우리에게 멀지 않음을 이야기하며, “식용 꽃 중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사프란은 스페인 라만차 지방이 주산지이며, 꽃 한 송이에서 암술 세 가닥밖에 얻지 못해 1kg의 사프란을 얻으려면 무려 16만 가닥을 손으로 다듬어야 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로 알려져 있다. 예쁜 노란색을 내거나 얼얼한 향을 내기 위해 소스, 스프, 생선, 소시지 등에 많이 사용되며, 무게로 따져 볼 때 황금보다 더 비싸게 팔린다.”고 식용 꽃의 높은 가치를 전했다.


접근성
꽃은 1년 중 한 계절에만 피고 지기 때문에 식품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저장보관을 잘해야 한다. 가공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대개 그늘에 말려서 사용하거나 녹말가루를 입혀서 말렸다가 사용했다고 기록돼 있으나 이러한 방법은 꽃의 고유한 색을 그대로 보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꽃에 색과 성분의 변화를 가장 최소화할 수 있는 보존방법을 연구한 결과 냉동건조방법을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됐다. 냉동건조는 먼저 영하 20℃ 이하 냉동에서 급속으로 동결했다가 냉동건조기로 옮겨 온도가 낮은 상태로 건조하는 방법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일단 건조된 꽃은 수분이 다시 흡수되지 않도록 잘 밀봉해 햇빛이 차단되는 포장지에 넣어 냉장 저장하는 것이 색 보존에 좋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식용 꽃을 이용한 음식을 만드는 전문 조리사, 전문 식당도 등장했다. 꽃으로 만든 음식으로 비빔밥, 샐러드, 튀김, 술, 떡, 빵, 차 등 너무나 다양한데, 튀김에는 제비꽃, 도라지꽃, 아카시아, 칡꽃, 유채, 동백 등이 좋다. 샐러드에는 카네이션, 국화, 민들레가 스프나 죽에는 한련화나 백합이 적합하다고 한다.
그러나 철쭉꽃, 은방울꽃, 동의나물꽃, 애기똥풀꽃 등에는 독성이 있어 식용으로 사용해서는 안되며, 식용 꽃이라 하더라도 꽃가루 등에 의한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암술, 수술, 꽃받침은 제거하고 사용해야 한다. 특히 진달래는 수술에 약한 독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꽃술을 제거하고 꽃잎만 깨끗한 물에 씻은 후 섭취해야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발전성
식용 꽃은 좋은 점이 많지만 일부 꽃은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고, 식용 가능한 꽃들도 꽃가루가 지닌 특수한 성분이 인간에게 가려움증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더불어 꽃의 종류에 따라 신선한 꽃을 채화해도 금방 사들고 꽃 모양이 나빠지기 때문에 꽃 요리의 장점을 살리기 어려운 점도 있다.
그러나 꽃을 관상용으로만 이용할 때는 관상가치가 중요했지만 식용 꽃은 관상가치보다 먹을 수 있는지, 먹어도 해가 없는지 등 음식으로서 가치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화훼 품목을 확대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꽃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훼업계 종사자들이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꽃 요리는 기분을 전환해주는 향기가 있고,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꽃들이 사용된다. 꽃으로 만든 요리는 눈으로 즐기고, 향기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힐링’이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좋은 식자재로 활용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 역시 외식업계 소비자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이를 토대로 변화되고 있어 천연의 향과 기능성분을 함유한 꽃을 새로운 농산물의 하나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참고 자료 : 농촌진흥청 홈페이지(http://www.rda.go.kr), 「영화로 배우는 원예치료 길잡이」(허북구, 박윤점 저/중앙생활사)











<2016년 4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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