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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 리조트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명문 호텔은 내면이 다르다 호텔 오쿠라 도쿄


호텔 오쿠라 도쿄(ホテルオークラ東京)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2015년부터 본관 재건축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아직 공사 중인 호텔을 소개하는 이유는 규모나 디자인보다 이들이 추구하는 정신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는 메세나와 사회공헌 활동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오쿠라를 명문으로 만든 힘은 바로 이러한 정신적인 내공이 아닌가 한다.



일본의 명문 호텔
호텔 오쿠라 도쿄는 일본을 대표하는 호텔로 흔히 제국호텔(帝国ホテル), 뉴오타니호텔(ニューオータニ)과 함께 3대 호텔로 불린다. 사실 현재 도쿄는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의 각축장이 됐고, 언급한 세 호텔의 어떤 점에서는 훨씬 더 나은 호텔들을 꼽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모를 리 없는 일본사람들이 그래도 이 호텔들을 여전히 3대 호텔로 묶는 것은 이들이 가진 역사, 일본의 전통, 그리고 내면에 가진 가치들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호텔 오쿠라 도쿄는 1964년에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도쿄 올림픽’을 맞아 국내외 고객을 맞이하기 위해 올림픽이 열리기 2년 전, 일본의 전통미를 국제적인 감각에 맞게 디자인해 문을 열었다. 이후 호텔 오쿠라 도쿄의 살롱으로 불리는 「헤이안의 방(平安の間)」은 IMF 총회 등의 국제회의를 여는 장소로 채택됨으로써 많은 해외 귀빈들이 찾는 호텔이 됐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구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 각국의 인사와 가와바타야스나리 등의 문호, 다이애나 황태자비와 비틀즈의 존레논 등 이 호텔을 선택한 저명한 인사들을 열거하는것은 마치 현대사를 되짚어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이처럼 국내외 고객으로부터 주목을 받은 호텔 오쿠라 도쿄는 디자인 면에서도 특징이 있었다. 일본의 전통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호텔 관내에는 다양하고 인상 깊은 장식을 갖추고 있었다. 고분시대(古墳時代)의 장식 구슬인 ‘키리코다마(切子玉)’를 모티브로 한 조명이 호텔을 상징하는 디자인의 하나로 알려져 ‘오쿠라 랜턴(オークラ·ランタン)’으로 불려졌다. 이렇게 과거형으로 서술하는 것은 이러한 역사와 전통미를 가지고 있는 호텔이 2015년 8월 31일부터 구(旧) 본관은 영업을 종료하고 재건축 공사에 들어가면서 별관만 영업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도쿄의 토라노몬(虎ノ門)에서 50년 이상 많은 숙박객을 맞이해 온 호텔 오쿠라 도쿄의 구 본관은 그 긴 역사의 막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2020년에 개최되는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신(新) 본관 재건축 공사를 실시해 2019년에 다시 오픈할 예정이다. 신 본관은 재건축이 끝나면 41층 건물 전체가 유리벽인 완전히 다른 형태로 다시 태어날 것이며 객실면적도 1.5배로 넓어질 것이다. 도쿄 올림픽을 위해 탄생한 호텔 오쿠라 도쿄는 또 다른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태어나는 셈이다.



오쿠라의 내면을 보여주는 메세나 활동
호텔 오쿠라 도쿄는 이처럼 긴 역사와 일본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 호텔이 또 다른 면에서 공을 들여온 사회공헌 활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로 환경문제에 대한 활동이다. 호텔은 폐기물 분리수거, 재활용을 철저히 하기 위해 사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폐기물에 대해 분별을 철저히 하면서 호텔의 물품에 있어서도 재활용품의 이용을 촉진하고 있다. 재생 용지 이용의 확대에 노력하면서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서류와 자료의 전자화를 추진하고 있다. 둘째, 지역 활동으로는 호텔이 속한 행정 구역인 미나토구의 「시바(芝)지역 클린 캠페인~노상 흡연 제로」에 참여하는 등 지역의 활성화에 협력하고 있다. 셋째로 ‘육아지원 기업’ 인증을 받음으로써 차세대 육성 지원 대책 추진법에 따라 저출산대책, 육아지원을 계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구체적인 육아지원의 내용을 보면 육아휴직·시간 단축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실제로 여성의 육아 휴직 비율은 100%, 남성에게도 육아 휴직을 촉진 중이며 2009년부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출산휴가·육아휴가 중인 직원에 대한 건강 진단의 실시 등 휴직자의 환경 정비에도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탁아소의 이용을 추진하는 방안으로 근처의 탁아소와 제휴해 어린이를 맡기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처럼 오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달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호텔 오쿠라 도쿄의 활동 중에서도 필자가 특히 주목 한것은 음악과 관련된 메세나 활동이다. 메세나는 Hotel Okura Tokyo Cultural Fund를 통해서 전개되고 있는데, 이는 호텔 오쿠라 도쿄가 설립한 예술·문화 지원 펀드다. 호텔은 이 펀드를 통해 「국제 교류」, 「미술」, 「음악」의 3개 부문에서 메세나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기부 및 수익금을 조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금을 바탕으로 호텔 오쿠라 도쿄는 호텔 사업의 특성인 공공성을 살린 문화·예술 지원활동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예술을 지원하는 메세나 활동이 한시적으로 시행된 것이 아니라 호텔의 창립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메세나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그 시절 창업 당시부터 문화·예술에 대한 경외감을 갖고 기업의 역할을 다하고자 메세나 활동을 추진해 온 것이다.
특히 다른 호텔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활동은 음악에 초점을 맞춘 메세나 활동이다. 구체적인 활동의 예로 매월 25일 로비에서 개최되는 무료 콘서트를 들 수 있다. 이 콘서트는 1987년부터 계속돼 온 활동으로 매월 25일 지휘자 오오토모나오토(大友直人)씨의 감수 아래 음악가들을 초청, 무료로 로비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콘서트가 열리는 동안에는 관객에게 스파클링 와인이 제공돼 클래식을 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호텔 오쿠라 도쿄는 호텔의 이름을 딴 음악상을 제정해 매년 미래에 촉망받는 신진 음악가 2명에게 상을 주고, 유망한 음악가를 육성·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의 예술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수상자 기념 콘서트를 개최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호텔은 음악 팬들과 호텔 직원이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같이 노래하는 참여형 콘서트인 ‘9번 교향곡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콘서트를 위해 응모한 음악 팬들과 호텔 직원들 중 선발된 사람들이 반년 동안 연습을 해서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이 콘서트는 지휘자, 솔리스트, 합창단, 오케스트라, 그리고 관객이 일체가 돼 음악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각도에서 체감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콘서트는 1987년 개최 이후 1996년, 2000년, 2004년, 2008년, 2012년에 개최, 4년에 한번 꼴로 개최되고 있다. 다만 2016년에는 호텔 재건축 관계로 개최되지 않았다.
호텔 오쿠라 도쿄의 메세나 활동 중 재미있는 것은 고객과 직원의 협동에 의한 음악 활동, 그리고 음악을 도구로 한 지역 워크숍의 전개다. 이는 호텔이라는 공간을 넘어 지역과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메세나 활동을 전개한 것이다. 최근 호텔의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나 호텔이라는 단어 자체가 일반적인 사람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벽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음악을 활용한 메세나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할 뿐만 아니라 호텔 자체가 갖고 있는 보이지 않는 벽을 낮춰 지역주민과의 관계를 만들어 간다는 점은 호텔의 공공적 가치를 향상시켜온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OO호텔 음악상’이나 지역 주민과 직원이 함께 무대를 장식하는 음악회 같은 것은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훌륭한 디자인의 호텔도 좋지만 그 내면에 가치를 담고 있는 명문 호텔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복선 Tokyo Correspondent
럭셔리 매거진 ‘HAUTE 오뜨’에서 3년간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경험을 쌓은 뒤, KBS 작가로서 TV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인쇄매체에 이어 방송매체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그 후 부산의 Hotel Nongshim에서 마케팅 파트장이 되기까지 약 10년 동안 홍보와 마케팅 분야의 커리어를 쌓았으며,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의 경영컨설팅 박사과정을 취득했다. 현재 도쿄에 거주 중이며, 다양한 매체의 칼럼리스트이자 호텔앤레스토랑의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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