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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 리조트

[류근수의 Design Lesson] Lesson No. 5 -①


어느 자료(Market Metrix global study of the hotel industry)에서 호텔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경험(Guest experience), 입지(Location), 가격(Price), 로열티 프로그램(Loyalty), 네 가지를 각각의 등급에 따라 조사했더니 럭셔리호텔에서는 경험을 선택이유로 답한 사람이 전체 답변자의 59%로 나왔습니다.
미리 결론을 내자면 기억에 남는, 그래서 다시 가고픈 호텔과 레스토랑은 특별한 경험이 있는 곳이고 그런 경험은 연속적(Seamless)이고 유기적(Organic)입니다.
연말을 위한 특별한 외부조명과 조경이 계획된 진입로를 거쳐 캐노피, 로비로 들어서며 리셉션, 복도, 객실로 이어지는 물리적 공간을 소비하게 됩니다. 또한 호텔리어, 손님들의 대화, 테이블웨어가 부딪히는 소리와 배경음악을 듣는 경험을 하고, 조향을 통한 로비, 식당, 주방, 수영장에서는 특유의 향이 스며 나오고 카운터, 손스침, 가구, 실버웨어, 침장류, 전자기기를 손으로 조작해 웰컴드링크, 룸서비스, 조식, 애프터눈 티를 맛보면서 호텔과 레스토랑을 체험합니다. 때로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경험을 마련한 시설 두 곳을 이번 글에서 소개합니다.


키친 바이 빅 테이블과 어라운드 폴리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키친 바이 빅 테이블(이하 키친)’은 정재운, 변한별 두 가구 디자이너와 김준형 컨설턴트가 공동대표로 있는 ‘바이 빅 테이블’이 연 레스토랑이자 쇼룸입니다.

두 디자이너는 홍익대학교에서 목가구를 공부하고 ‘매터앤매터’에서 매니저로 있었고, 김준형 대표는 금융 쪽에서 선물옵션, 주식을 다루다가 요리로 전향했다고 합니다. 세 멤버는 2016년 초부터 함께 먹고 어울리며 이 사업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부엌 맞춤가구와 레스토랑 컨설팅을 두 축으로 모여서 만들어, 먹는 문화 전반을 다루겠다는 것이 목표였지만 서로 다른 분야에서 왔고 호흡을 맞춰야 하니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8월에 계약을 하고 3개월의 산고 끝에 ‘키친’을 오픈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 성산읍에 여유롭게 자리한 ‘어라운드 폴리’도 이동용, 윤용원, 윤경환 세 명의 공동대표 체제입니다. 작은 조선회사를 운영하며 조선소 선실을 전문적으로 만들었던 경력과 대전, 창원에서 오랜 주방·요식업 경험을 쌓으며 2014년부터 준비한 사업, 모두가 좋아하는 캠핑장 사업이 만난 것입니다. 그 전에 1년 정도 사례들을 조사하면서 제로플레이스, 수화림을 기획한 지랩(Z Lab)을 알게 됐답니다. 당시 변변한 이력이 없었던 지랩의 잠재력을 알아봤고 이미 갖고 있던 캠핑장에 지랩의 제안으로 20~30대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펜션을 섞게 된 것입니다.


먹는다는 행위는 환대산업에서 핵심이기도 합니다. 레스토랑에서는 당연하지만 윤경환 공동대표의 말처럼 자연 속으로 들어가서 재료를 조리해서 먹는다는 행위는 조금 과장해서 캠핑의 전부이기도 하죠. 사실 주택에서 면적당 가장 비싼 공간은 부엌인데 그렇게 비싸게 구한 집에서 정작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드는 요즘 세대들은 전 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부엌을 소비합니다. 삼각김밥과 컵밥으로 대표되는 간편 푸드시스템에 익숙하지만 비좁은 주거공간에도 발뮤다(Balmuda) 토스터기, 칼리타(Kalita) 커피용품, 스타우브(Staub) 주물 냄비를 쓰는 것은 욜로(Yolo)라고 딱지 붙일 일만은 아닙니다. 특히나 요즘 진화하는 먹방 프로그램을 보면 함께 해먹는다는 행위는 원초적이기도 하지만 최첨단이기도 합니다.


키친 바이 빅 테이블
안과 밖으로 커다란 박공지붕이 인상적인 ‘키친’은 그런 트렌드를 겨냥해서 손님이 직접 뭔가를 해먹을 수 있는 부분을 남겼습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것들로 세 명의 대표들이 적절히 도와줍니다. 주방의 레이아웃도 흔히 말하는 식당의 오픈 키친이 아니라 아예 가정집 부엌 그대로입니다. 배기팬, 팬트리 등 기계·전기설비의 제약이 있어서 원했던 대로 떡하니 홀 가운데에 놓치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조리대와 식탁을 건너다니는 두 디자이너의 품도 우리가 업장에서 봐왔던 프로 호텔리어, 셰프, 홀맨과는 다릅니다. 데님 복장도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아닌 김경준 대표는 인터뷰 중에도 다른 두 공동대표를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한 번은 테이블보에 포도주를 흘리고는 그 무늬가 이쁘다고 빨리 닦지 않고 물끄러미 쳐다보고만 있더랍니다.


레이아웃에서 채우지 못한 욕심은 프로그램으로 메웁니다. 도쿄 주방용품시장인 갓파바시에서 주방 장남감, 조리도구를 사와서 간편식이 편한 젊은 친구들에게 요리문화를 가볍게 소개한다던가(Found culture), 스스로 쓸 나무포크와 세라믹 수저받침을 만드는 워크숍 Make&Eat을 진행하기도 하고 시스템가구 레어로우(Rareraw), 조명기구 라이마스(Limas) 등과 협업을 통해 제품을 개발하고, 지랩의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이들이 총체적인 사업을 목표로 함을 보여줍니다. 그러니 '키친'공간은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입니다. 맛깔스러워 보이는 음식을 만들고 함께 즐기는 동안 소리, 맛, 냄새 등으로 가득 채워질 큰 식탁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류근수
루트 디자인 파트너스 대표
프랑스, 포르투갈에서 마시밀리아노 푹사스, 쟝 미셀 빌모트, 알바루 시자의 작업에 참여했다. 호텔, 복합개발사업 전체단계에서 발주처 자문, 계획/설계단계에서 국내외 설계사 코디네이션 그리고 공간/특주가구의 디자인/제작/설치 총괄서비스를 제공한다.


.... 내일 류근수의 Lesson No. 5 -②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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