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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혜영 기자의 세상보기] 역풍맞은 미쉐린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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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 간 국내 외식산업이 눈부신 발전을 거뒀음에도 한국의 미식은 진흙 속의 진주처럼 묻혀 있었다. 이것을 발굴하고 재해석하며 국내외에서 활약한 셰프들의 노력으로 작금의 서울은 세계적인 미식의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미쉐린 가이드는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한국 셰프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을 아시아에서 가장 활기차고 개성 있는 미식 문화를 선보이는 곳 중 하나로 평가하며 지난 2016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을 전 세계 28번째로 발간했다.  

하지만 최근 미쉐린 가이드가 각종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레스토랑 컨설팅 명목의 거액 요구와 내부 기밀 유출, 미쉐린의 연관성을 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쉐린 평가의 공정성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지난 11월 14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가 발표되는 행사장에서는 사전에 고지되지 않은 기자회견이 열릴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날 행사장에서 미쉐린 가이드 그웬달 뿔레넥(Gwendal Poullennec)인터내셔널 디렉터은 “미쉐린 가이드는 보편적인 기준과 뿌리 깊은 독립성, 독창적인 방법으로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미쉐린에 소속된 평가원 외 다른 사람은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전하는 한편 문제가 된 컨설턴트와 미쉐린 간의 연관성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또한 기밀이 유출된 과정을 두고 내부에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지 않아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다. 

많은 셰프들이 미쉐린 가이드의 별을 획득하는 것을 명예롭게 여기며 요리에 혼신의 노력을 담는다. 하지만 미쉐린 가이드의 순수성을 두고 벌어진 논쟁으로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한 해 동안 수고한 셰프들의 축제의 장이 돼야 할 미쉐린 가이드 행사장이 어색한 분위기로 막을 내렸다. 

그동안 국내에 많은 가이드 북이 발간됐지만 파급력으로 따지면 미쉐린 가이드가 단연 으뜸 이다. 미쉐린 가이드가 서울에 발간된 지난 4년 동안 국내 다이닝의 성장을 촉진시킨 업적을 단칼에 베어 버릴 수 없으며, 세계인이 한국의 미식을 주목하게 만드는데 미쉐린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해외에서 뿐 아니라 미쉐린이 서울에서 첫 발표 되고 나서 한식에 대한 재조명과 가치가 인정받았고 호텔 다이닝에서 천대받던 한식이 메인 무대에 우뚝 설 수 있었다. 이전에 파인 다이닝이라고 하면 단연 서양 요리가 중심이었지만 이제 그 중심축이 한국적인 것, 한국인 셰프에 의해 탄생되는 성숙된 문화로 옮겨져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미쉐린의 별을 두고 불거진 각종 의혹들을 덮어버려서도 안되지만 미쉐린의 별을 바라보고 순수하게 노력해온 수많은 셰프들의 노력의 가치까지 훼손해서는 안 될 일이다. 지난 수십 년 간 미쉐린의 별점을 받아온 프랑스나 뉴욕에서 조차 미쉐린을 둘러싼 논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누구나 결과에 이의 제기할 수는 있지만 점수를 떠나 자신의 요리에 열정과 신념을 담은 셰프들에게 박수를 보내는데 결코 인색하지 않다. 별의 개수에 상관없이 축하와 격려를 나누고 그들의 노력에 대해 조건 없는 박수를 보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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