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직원공간의 의미 건축설계 진행 중 건축주와 일본 오사카를 방문했을때 시간이 남아 인근 호텔들을 혼자 돌아봤다. 여러 호텔의 공용부들을 둘러보다 한 호텔의 라운지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을 때 마침 핸드폰 충전이 필요해 라운지 직원에게 핸드폰을 맡겼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후속 미팅시간에 늦어 정신없이 짐을 챙기고 호텔을 나와 택시 정류장에 서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미처 챙기지 못한 핸드폰을 호텔 직원이 들고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었다. 맡긴 물건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호텔리어의 말에 오히려 제대로 핸드폰을 챙기지 못해 미안하다고 답했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도 투숙한 호텔의 모습보다는 직원분의 서비스가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서비스산업 중 대표적인 환대산업(Hospitality Industry)인 호텔은 물리적인 시설구성과 더불어 호텔 직원들의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산업이다. 호텔 등급심사 시에도 공간과 함께 직원들의 숙련된 서비스 정도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며, 이러한 서비스의 퀄리티가 5성급 호텔 중 어느 곳이 더 나은지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결국은 이들에 대한
호텔 리모델링 시장의 변화 최근 특급호텔들이 연이어 리뉴얼 오픈하면서 호텔 리모델링 시장에 대한 많은 기사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리모델링 제도는 건축물의 노후화를 억제하거나 기능 향상 등을 위해 2001년 건축법 개정으로 도입된 제도로 해당 법에서는 15년 이상 경과된 건축물에 대해 증·개축 등의 리모델링을 실시하는 경우 건폐율, 높이제한 등의 건축 기준을 완화시켜 적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호텔 리모델링 시장이 지금과 같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국내 호텔산업의 역사와 그 궤적을 같이하고 있다.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197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 및 국제행사들의 유치와 맞물려 서울을 중심으로 현재 특급호텔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신라, 롯데 등 11개의 특급호텔이 연이어 오픈했고 이 호텔들의 물리적인 건물 수명이 다하면서 2010년 이후 본격적인 호텔 리모델링 시장이 주목을 받게 됐다. 현재는 특급호텔 위주로 진행되고 있지만, 동일한 시기에 서울에 공급된 비즈니스호텔(2~4등급) 역시 27개에 달하기 때문에 전체 호텔로 보면 상당히 큰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호텔 업계에서 인테리어 리모델링은 디자인 트렌드 변화에 따라 주기적으
자연의 선물 가족들과 휴가차 괌에 방문했을 때 호텔로 가는 여정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괌의 푸르른 바다였다. 호텔 주출입구에 도착해 로비로 들어선 순간 활짝 열린 큰 창문 너머로 보이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화창한 하늘은 비로소 휴양지에 도착했음을 실감케 했다. 이러한 로비에서의 감흥은 복도를 지나 객실에 들어서 커튼과 창문을 젖히고 발코니에 나가는 순간 정점을 찍었다. 일상과 다른 풍경, 바다 내음 등 자연이 선사하는 경관의 선물은 특히, 휴양지에 호텔 설계를 할 때 중요한 디자인 요소로 고려된다. 경관의 가치 휴양지에 있는 호텔에 투숙 시 경관이 좋은 객실은 그렇지 않은 객실에 비해 추가 비용을 지불했던 경험들을 누구나가 했을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왕 휴양지에 온 마당에 몇 만 원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View가 좋은 객실에 묵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강릉 앞바다에 위치한 호텔 부지에 설계를 진행할 당시 국내 대표적인 휴양지인 제주 서귀포, 부산 해운대 호텔 객실들을 대상으로 View에 따른 가격 차이를 홈페이지를 통해 조사한 적이 있다. 바다를 볼 수 있는 Ocean View 객실이 City or Mountain Vi
Lobby_ Wow Space 호텔 건축설계를 진행하다 보면 당연하게도 국내외 호텔을 여러 가지 이유로 종종 방문하게 된다. 호텔을 둘러볼 때 제일 큰 관심사는 고객들이 처음 접하게 되는 주 출입구와 Lobby 공간인데 그 중에서도 Lobby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공용 공간 배치는 실제 호텔 건축설계 과정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이다. 2015년 도쿄에 있는 호텔을 견학할 당시 우연히 2014년 12월 오픈한 Aman을 방문했을 때 Lobby에서 받은 공간적인 감흥은 3년이 지난 지금에도 쉽게 잊혀 지지 않고 있다. Aman은 도쿄의 대표적인 경제1번지 마루노우치에 위치한 오테마치타워 최상부의 6개 층을 사용하는 Aman Hotel&Resorts의 첫 번째 Urban Luxury Hotel이다. 타워 1층 로비에 들어서서 한참을 호텔 출입구를 찾다가 한켠에 위치한 Entry Lobby 내의 셔틀 엘리베이터를 타고 33층에 도착하니 전면에 조그마한 리셉션이 위치해 있다. 리셉션을 지나 Lobby에 들어서면 30m 정도 높이의 엄청나게 큰 오픈된 공간이 고객을 압도하고, 중앙에 넓게 펼쳐진 수공간 위에는 Ikebana Display(일본식 꽃꽂이)와
의도 혹은 실수 몇 해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한 사진을 보고 격한 공감을 한 적이 있다. 프랑스 사진작가인 사샤 골드버거(Sacha Goldberger)의 작품으로 아이언맨이 16세기의 고풍적인 의상을 입고 있는 상당히 특이한 이미지였다. 이 사진에 마음이 간 이유는 마침 그 당시에 처음으로 설계한 호텔이 오픈을 앞둔 시기였는데 묘하게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호텔의 외관은 라임스톤(석재의 한 종류)을 기반으로 모던클래식(Modern Classic)한 입면으로 디자인한 반면 내부 인테리어는 컬러풀하고 트렌디한 aloft 호텔 강남의 모습이 필자에게는 최첨단 아이언맨이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이미지와 너무나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이런 외관과 내부의 대비되는 디자인 결과물은 처음부터 의도한 연출은 아니었고, 이번에 이야기하려는 주제인 호텔설계 프로세스의 중요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프로세스의 역주행 앞선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호텔사업 프로세스는 상품기획(Product Planning) 및 상품재원(Financing) 단계에서 호텔 브랜드가 결정되고 그 브랜드의 콘셉트를 기초로 건축 및 인테리어 설계가 진행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해외호텔 브랜드
건축설계란 무엇인가 건축과를 졸업하고 건축 설계사무소에서 근무한 16년이란 시간동안 적잖게 당황스러운 점은 가족모임 등에서 조카들이 ‘삼촌이 하는 일은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그에 대한 답으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그 목적에 따라 실제적인 계획을 세워 도면으로 그리는 일이라고 나름 풀어서 설명을 해 주지만 명쾌하게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인터넷 등에서 건축설계에 대한 정의를 검색해 보면 다양한 설명이 나오는데 그 중 하나를 언급하면 ‘건축설계(建築設計, Architectural design)는 건축물을 구축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능, 형태와 구조를 결정하고 물리적 형식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총칭한다.(학문명백과 : 공학-형설출판사) 학교 다닐 때 건축의 3대 요소로 배웠던 구조, 기능, 미를 풀어 쓴 내용인데 일반인들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그래서 구체적으로 뭘 하냐고 물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호텔사업 프로세스 호텔설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기 전에 호텔사업이 어떤 단계를 거쳐서 만들어지는지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상품기획(Product Planning) 단계는 사업지에 대한 선정부터 환경 분석, 시장조사를 거쳐 호텔의 규모 및 등급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