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말 저녁에 퇴근해서 쉬고 있는데 휴대폰으로 한 통의 메일 알람이 울렸다. 메일을 열어보니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의 한 학생이 보낸 것이었는데, [TEDxSNU 2020 Winter] 행사의 연사로 초청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평소에 알고 있던 그 TED인가 싶어 인터넷을 들어가 검색을 해보니 TEDx는 TED에서 파생돼 전 세계 150개국에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의 하나로 TEDxSNU(Seoul National University)는 2011년부터 서울대학교가 주최하여 진행하는 행사였다. 2020 Winter 시즌의 테마는 ‘숨바꼭질: 들키기 전까지의 이야기’ 였고 필자에게 섭외요청을 한 이유도 자세히 언급돼 있었다. 과거 ‘호텔의 숨겨진 공간 : BOH’란 주제로 본 매거진에 게재했던 글을 읽고 호텔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과 이들이 ‘잘 숨을 수 있도록’ 하려면 건축설계 과정에서 여러 가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이번 행사의 주제인 ‘숨바꼭질’과 부합돼 연사초청 메일을 보냈다는 것이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지식 공유 컨퍼런스로 알려진 TED에 연사로 서서 호텔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일반인분들에게 공유한다
최근 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호텔을 선택할 때 가장 선호하는 시설을 묻는 문항에서 응답자의 약 절반(48%) 가까이가 ‘수영장’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호캉스’ 라는 신조어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수영장은 호텔에서 마케팅 및 이벤트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호텔 수영장이라는 키워드로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다양한 주제로 국, 내외 호텔의 수영장을 소개하는 포스트들이 인터넷을 꽉 채우고 있다. 5성급 호텔의 경우 실, 내외 수영장은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시설이지만, 비즈니스 급(중규모) 호텔이 막 들어서던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부대시설 구성에서 수영장은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몇 가지 제약조건이 항상 언급됐는데, 첫째, 그 당시 중규모 호텔들의 주 수익전략은 전적으로 외국 관광객(중국)들에 대한 객실 판매만으로도 수익이 형성된다고 판단했다. 부대시설들을 최소화 하더라도 객실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본 것이다. 둘째, 초기 투자비 구성 시 수영장은 많은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유지관리 비용 역시 지속적으로 드는 관계로 프로그램으로 넣는 것에 많은 반대들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셋째, 국내 기후와 연관돼 부족한 활용성에 대한 운
2019년 컨슈머인사이트(Consumerinsight)의 국내여행 및 숙박 조사결과를 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변화를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전통적인 국내 휴가지인 강원, 제주, 부산 외에 경기 및 수도권, 남해, 대구 등의 여행 비중이 상승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국내 여행 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숙박시설로 펜션의 점유율을 호텔이 뛰어 넘었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국내여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여행지의 선택이 다변화 되고 있는 현상은 관광업계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지만, 가끔 지역에서 호텔을 운영하시는 분들을 만나보면 여전히 호텔 운영에 대한 애로사항을 토로하곤 한다. 지난 4월 ‘로컬호텔의 가까운 미래 : 공유호텔’ 이라는 주제에서도 지역에 들어서는 로컬호텔은 일반적인 호텔의 구성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한바 있는데, 이번에 언급하는 사례들은 이보다 좀 더 적극적인 방식의 지역상생 방안으로 제안해보고자 한다. Albergo Diffuso 알베르고 디푸소(Albergo Diffuso)는 70년대 지진 이후에 복구된 주거지들을 관광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이탈리아의 베네토 북부 지방인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Friuli Ven
현재 진행 중인 로컬호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근 건축주들과 일본 도쿄에 견학을 다녀왔다. 국내에 비해 일본이 다양한 콘셉트의 로컬호텔이 성업하는 배경에는 이미 중규모 로컬호텔이 새로운 사업모델로서 검증됐다는 의미이기도 했기에 건축물들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운영 등에 좀 더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견학을 통해 이미 다양한 매체에 소개돼 있는 6개의 로컬호텔에 2박 3일 동안 직접 투숙해보거나, 호텔 관계자분들의 가이드를 통해 심도 있게 경험했다. 그중에서 눈길을 사로잡았던 2가지 장면에 대한 인상을 이야기해본다. Plastic Whale & Muji Hotel 도쿄에 도착한 첫째 날, 몇 군데 호텔 및 상업시설들을 견학 후 힘든 몸을 이끌고 Muji Hotel Ginza에 체크인을 했다. 6층 로비 옆에 있는 라운지에 앉아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있는데 라운지 끝 공간에서 여러 명의 사람들이 행사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행사를 준비 중인 관계자 분에게 어떤 종류의 행사인지 물어보니 본인들은 ‘Plastic Whale’이라는 기업이고 Muji Hotel과 기획행사의 일환으로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얘기를 듣고 보니 라운지
비즈니스호텔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면 비즈니스호텔은 저렴한 경비로 출장 온 비즈니스맨들이 쉽게 업무를 보고 장기 투숙하기 편리하도록 만든 호텔로, 인터넷·팩스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 숙박 기능 외 소규모 미팅 시설을 갖춘 호텔을 지칭한다. 미국의 베스트웨스턴(Best Western)과 프랑스 이비스(Ibis)가 대표적인 비즈니스호텔 체인이라 볼 수 있으며, 본래는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특화된 숙박시설이지만, 국내외 여행을 선호하는 관광객들도 많이 선택하고 있다. 부티크 호텔, 라이프스타일 호텔, 로컬 호텔 등 다양한 콘셉트의 호텔들이 최근에 연달아 오픈하고 있는 국내 시장 상황에서 굳이 철 지난 비즈니스호텔에 대해 언급을 하는 이유는 객실과 관련된 부분을 비교해 보기 위해서다. 새로운 개념의 호텔들이 등장하면서 콘셉트와 운영방식, 부대시설에 대한 변화는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데 반해 객실 영역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그 변화가 더디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비즈니스호텔의 등장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명동은 비즈니스호텔에 대한 개념조차 생소했던 국내에서 2006년 문을 열었다. 객실 수는 280실, 특급과 저가형 호텔 사이 틈새시장을 처음
2016년부터 첫 공사가 진행된 광교 신도시의 컨벤션 컴플렉스가 2020년 드디어 전체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경기도청 신청사와 일산 호수공원의 2배 크기인 광교 호수공원을 연결하는 중심축에 위치한 본 사업부지는 광교 호수공원을 기준으로 우측에 컨벤션센터가 위치해 있고, 좌측에 백화점, 호텔, 아쿠아리움 등의 지원시설들이 자리 잡았다. 2019년 3월 1단계로 컨벤션센터가 오픈해 올 한해만 약 100만 명의 방문객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단계 지원시설은 2020년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MICE 산업 육성 및 세계적 규모의 컨벤션센터 조성을 통해 글로벌 도시 수원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로 2000년 건립사업이 추진됐고, 전체 시설규모만 해도 약 12만 7000평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20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다. HOTEL BRAND&PROGRAM MICE 산업의 핵심인 컨벤션센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원시설 중에 필수로 들어가야 하는 시설이 숙박시설이고 이를 위해 초기부터 사업을 기획한 수원에서는 글로벌 호텔 브랜드의 유치를 사업조건으로 내세웠다. 글로벌 MICE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행사 관계자들이 한 곳에서
루이비통, 이케아, 까사미아, MUJI, 레고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명품가방, 가구, 라이프스타일 숍, 완구 등 분야는 다양하지만 하나 같이 호텔시장에 진출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호텔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런 브랜드들이 자체적인 호텔운영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직접적인 경험과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데 호텔만큼 최적의 공간은 없다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호텔이라는 용도는 고객들이 투숙하면서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행위들이 일어나는 장소다. 잠을 자고, 몸을 씻고, 식사를 하고, 비즈니스를 하고, 놀 수 있는 장소. 그러한 행위 중에 무의식적으로 동일한 브랜드의 상품들을 접하고 느낄 수 있다면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홍보 전략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군다나 라이프스타일 호텔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호텔마다 차별화된 콘셉트가 사업성공의 주요 요인으로 인지되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 콘셉트를 베이스로 호텔을 계획한다면 비교적 손쉽게 고객들에게 호텔의 아이덴티티를 어필할 수 있다. 이러한 이종결합(Heterogeneity Integration)을 통한 새로운 유
SHUTDOWN 2019.06.17 1992년 7월 처음 개관한 경주 보문단지 내 대표적인 5성급 현대호텔이 금년 6월 17일 전면 리모델링을 위한 셧다운(Shut Down)에 들어갔다. 27년의 역사에 일부 부분적인 개보수 등은 있었지만, 이번과 같은 전면적인 리뉴얼은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경주 현대호텔은 기존 국내 특급호텔들의 설립배경과 마찬가지로 현대그룹이라는 대기업의 계열호텔로 시작됐다. 운영방식 역시 모기업의 행사, 컨퍼런스 등과 연계돼 비즈니스 수요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개관한 경주 힐튼호텔의 경우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와 더불어 2012년 전면적인 리뉴얼을 통해 레크레이션 시설들을 강화함으로써 최근 경주를 방문하는 주요 관광객인 가족, 연인들의 이용 빈도가 7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의 관광행태와 부합되지 않는 호텔의 프로그램 및 노후화된 시설의 환경개선을 위해 필자는 작년 5월 3가지 리모델링 사업 방향을 경주 현대호텔을 인수한 새로운 사업주에게 제안을 했는데 리포지셔닝, 시설 환경개선, 지역 명소화 전략이 그것이었다. Ⅰ. 리 포지셔닝(RE POSITIONING) 호텔 리모델링에서 리 포지셔닝
90년대 초 건축과를 주제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한때 건축과의 경쟁률이 엄청 높아진 때가 있었다. 어찌 보면 필자도 그 시대에 건축과에 입학을 하고 설계사무소에서 일을 시작한 세대로 볼 수 있을 듯하다. 당시 건축설계는 지금 일반인들의 인식에 자리 잡고 있는 건축가의 모습과 동일하게 건축물을 디자인하는 업무가 주였다. 건축주가 특정 용도의 건물을 짓고 싶다고 프로젝트를 의뢰하면 어떤 형태로 디자인할지 고민하고 몇 가지 아이디어를 건축주에게 제안 후 최종 계획안을 결정, 다음 단계로 인·허가를 진행한다. 그 이후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상세도면(실시설계)을 작성해 건축주에게 전달한다. 건축주는 그 상세도면을 가지고 건물을 지을 건설사를 선정하고 착공을 하게 된다. 건물이 지어지는 동안 건축가는 주기적으로 건설사 및 건축주와 실제 건물이 지어지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점들을 협의, 솔루션을 제시하며 최종적으로 건물이 완공되면 초기에 생각했던 디자인 의도에 맞게 지어졌는지 둘러보며 기뻐하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했다. 첫 호텔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할 때까지도 건축설계는 이전 방식과 동일하게 설계가 진행됐다. 호텔의 콘셉트 및 운영사가 초기 상품기획 단계에서 결
작년 5월에 오픈한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담당이사와 식사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다. 얼마 전 뉴스에 언급된 AI서비스 운반 로봇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오픈 이후 운영이 잘 되고 있는지를 물어보니 다행히도 긍정적인 답변이 왔다. 개인적으로 설계를 담당한 건축물이었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운영상의 몇 가지 애로사항에 대안 언급을 듣게 됐다. 실내수영장의 부재와 최상층에 위치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E.F.L) 규모가 운영을 하기에는 조금 작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성수기 시즌에 가족단위 고객 유치에 일부 애로사항이 있다는 내용에 결국 이런저런 변명을 하면서 식사 자리를 마치게 됐다. 2014년에 처음 설계가 시작된 코트야드 프로젝트는 마곡지구에 대단위로 들어서는 LG 사이언스파크를 지원하기 위한 비즈니스호텔로 시작됐다. 약 2만 명 정도의 연구인원이 상주하는 R&D 연구소의 특성상 국내외 비즈니스 출장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측됐고, 이를 위해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객실 및 다수의 미팅룸 등을 보유한 호텔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초기 프로그램 구성 역시 비즈니스호텔의 콘셉트에 맞춰 객실 수를 최대한 확보하고 A.D.D, 이
공유숙박, 공유차량, 공유오피스. 이른바 공유경제가 전 세계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 붐 때보다도 더 많은 투자들이 이뤄지고 있다. 경제적인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는데 세계 공유경제 시장 규모 추이(출처: PwC)를 보면 2025년 3350억 달러(37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대표적 공유차량 플랫폼인 우버의 기업 가치는 이미 미국 자동차 빅3를 합친 것보다 많고, 공유숙박의 선두주자인 에어비앤비는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힐튼을 넘어서고 있다. 이렇듯 경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새로운 전환기인 만큼 기존의 소유 중심 시스템과 많은 갈등이 야기되고 있고 호텔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는 2019년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연 180일 이내의 숙박공유 제공 허용을 위한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호텔업계에서는 공유숙박 확대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공유경제로 향하는 기차는 여러 우려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미 가속이 붙은 상황이며 호텔업계 역시 대척점에서 서 있기 보다는 이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모델의 준비를 시작해야 하다. 그렇다면 공
건축주들이 호텔을 처음 기획할 때 제일 큰 고민 중의 하나는 운영방식에 대한 의사결정이다. 인터내셔널 브랜드 체인으로 갈지 독자적인 로컬 브랜드로 운영할지 결정하기 위해 수많은 데이터와 수익성 분석 등이 이뤄진다. 인터내셔널 브랜드 체인을 선택하는 요인들은 호텔 운영에 대한 노하우 및 안정적인 시스템 제공 등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외국 관광객들의 호텔에 대한 인지도 및 브랜드의 예약망 공유를 통해 객실이용률을 높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관광산업의 변화는 이러한 의사결정의 중요 요소들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첫째, 2012년부터 폭증한 신규호텔 공급의 주요 결정요인이었던 외국 관광객 유입의 다양한 변수들을 학습을 하게 됐다는 점이다. 메르스, 사드, 환율 변화 등에 외국 관광객들의 유입이 큰 영향을 받게 됐고, 이는 2015년부터 호텔업계가 영업에 고전을 하게 된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둘째, 국내 고객들의 호텔 이용률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관광호텔을 기준으로 내국인 연도별 객실 점유율(한국호텔업협회 운영현황 기준)을 살펴보면, 2017년까지 내국인 비율이 55%를 넘어섰다. 2018년 호캉스라는
14시간 만에 공항에 도착, 택시를 타고 예약한 숙소를 찾아 간다. 낯선 도시는 벌써 해가 저물고 기사님에게 어눌하게 설명한 목적지가 잘 전달됐는지 슬슬 걱정이 된다. 장시간 이동으로 몸과 마음이 피곤한 상태에서 예약했던 숙소 이름이 붙은 건물 출입구를 발견하면 반가운 마음에 드디어 몸의 긴장이 풀린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잠에 곯아떨어지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 호텔 조식을 챙겨 먹고 소화나 시킬 겸 건물 밖으로 나와 주변을 돌아보니 그제야 건물이 전체 모습을 인지하고 외관을 꼼꼼히 둘러보게 된다. 위의 이야기는 필자가 5년 전 뉴욕출장을 갔을 때의 경험이다. 그 때 묵었던 호텔은 심지어 출장 기간 중에 가장 기대를 가지고 예약한 숙소였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건물 전체 형상보다는 숙소를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불안한 상황에서 눈에 들어온 주출입구가 아직까지 이 호텔에 대한 첫인상으로 남아있다. 이렇듯 호텔에서 주출입구는 다른 용도의 건물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건축설계를 진행 할 때도 호텔 전체의 콘셉트를 압축해 표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넓고 긴 진입동선을 가지는 휴양지 호텔이나 리조트와 달리 서울, 뉴욕 등에 들어서는 도심형호텔의
호텔 사업을 고려하는 건축주들을 만나 어느 정도 규모의 호텔을 짓기를 원하는지 이야기를 나눠 보면 제일 먼저 언급하는 부분이 객실, 레스토랑, 수영장 등 고객들이 이용하는 공간에 대한 부분이다. 어느 호텔을 본인이 가봤는데 객실 면적이 크고 좋았다거나, 레스토랑이 몇 개가 있는데 인테리어가 잘 돼 있으니 꼭 그런 모습으로 디자인 됐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많이 한다. 고객들이 이용하는 공간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건축주들이 원하는 고객 공간의 면적을 다 더해 보면 정작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직원들의 공간의 면적은 늘 협소하게 된다. 이에 호텔건축 설계 시 건축주를 설득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이 직원 공간(Back Of House)의 적절한 면적확보다. 최근 몇 년 동안 비즈니스호텔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진 3, 4성급 호텔들의 규모를 통계로 산출해 보면 대략 200~250객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200객실 규모 호텔의 영역별 공간을 비율로 환산해 보면 [표 1]과 같다. 객실이 당연히 가장 규모가 크고 연회장 순의 면적 비율을 보이고 있다. 직원 공간(Back Of House)은 사무공간까지 포함해 전체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