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이 되면, 미국의 한 저명한 와인 잡지에서 그 해에 시음 평가한 와인들 중 품질, 가격, 생산량을 고려한 TOP 100 와인 리스트를 발표하며 와인 애호가들을 설레게 한다. 그중 상위 10위권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는데, 2023년 리스트의 이변은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 와인이 10위권에 진입했고, 피노 누아 품종 와인도 전체 리스트에 상당수 들어 있었다. 그래서 필자도 2024년 첫 신년호 주제로 뉴질랜드 와인을 선정해 봤다. 싱그런 청정 와인의 대명사, 뉴질랜드 와인 오세아니아 대양주 남쪽에 자리잡고 있어, 남반구 와인 산지 중에서는 가장 남쪽에 위치한 뉴질랜드는 17세기 네덜란드가 발견하고, 18세기 후반 영국령으로 편입되면서 세계사에 알려지게 됐다. 스웨덴, 노르웨이와 함께 세계 3대 복지 국가로, 한국 이민들과 유학생들도 많다. 워낙 큰 땅을 가진 호주가 옆에 있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지만, 우리나라보다 2.7배나 큰 나라다. 인구도 적고, 남방에 고립된 섬 지역이라 환경적으로 청정 지역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국가 이미지 관리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와인으로 본다면, 1819년 최초의 포도나무가 북섬의 오클랜드(Auckland)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벌써 2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전폭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주고 있는데도, 대반격 전황의 전세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병사가 부족해서란다. 이제는 여성들에게까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나라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더욱 여성의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 와인업계도 마찬가지다. 유럽 중원에 자리한 프랑스의 지정학적 위치 서로마 제국이 해체된 5세기 이후, 유럽의 역사는 지중해 지역을 넘어 유럽 대륙 전체로 확장됐다. 그로부터 1000년이 지난 후, 서유럽은 프랑크 왕국의 후예인 프랑스가 맹주로 자리를 잡으며, 근세까지의 역사를 주도해 왔다. 반면, 중동부 유럽은 신성 로마 제국의 존재로 구심점이 분열돼 있다가, 17세기 30년 전쟁을 시점으로, 서서히 독일 민족주의와 통일의 움직임이 일어났고 19세기 말 프로이센을 중심으로 체제를 정비한 후 군비를 확장해 프랑스를 침공, 승리하며, 제국을 선포하고 통일에 성공했다. 이후 1,2차 세계 대전에 이르기까지 독일의 침공으로 프랑스는 전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는데, 전쟁을 치루다 보니 많은 남자들이 징집돼 출전했다가 전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
가을로 접어드는 10월이 되면 계절상 자연스럽게 와인 소비가 늘어난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학교 축제도 있고, 학과나 동아리 행사도 많아지는데, 와인을 배우다보니 이제는 와인으로 ‘소맥’을 대신하려 한다. 그 외에도 여기저기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와인을 추천해 달라는 문의가 쇄도하는 시기기도 하다. ‘가성비’하면 칠레를 위시한 뉴월드 와인을 떠올리는데, 의외로 유럽에도 가성비 와인 지역이 많다. 그중에 최고는? 두말할 것 없이 스페인 아닐까? 잠깨는 지중해 와인의 거목, 스페인 와인 산지 기원 전 2000년 전, 지중해 무역을 주름잡던 페니키아는 가장 서쪽에 있던 이베리아 반도까지 진출하고 포도나무를 심었다. 덥고 건조한 기후 특성에 맞게 감미롭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이 생산되자, 페니키아인들은 이 지역의 와인이 상품의 운송 과정을 잘 견딜 수 있어서 지중해 여러 지역과 무역하기에 좋은 아이템이었음을 간파했다. 이후 로마 제국의 점령과 그리스도교의 전파에 따라 스페인 포도밭은 점차 확대됐고, 유럽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120만ha의 포도밭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세계 1위로서, 유럽 포도밭의 33%, 세계 포도밭의 15%에 해당한다
드디어 일본이 일을 저질렀다. 후쿠시마 사고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 것이다. 처리했다고는 하지만 그 엉큼한 속을 누가 알랴~! 이제 필자가 그토록 좋아하는 생선회나 초밥을 먹을 때 느낄 부담을 생각하니, 억장이 끓어오른다. 그래도 아직 우리 바다에서 나는 생선은 깨끗할 거라 생각하고 화이트 와인을 하나 챙겨 횟집으로 향한다. 셀러에 고히 모셔뒀던 아끼는 샤블리, 제라르 뒤플레시스를 꺼냈다. 바다의 기운을 한껏 품은 샤블리 Chablis 프랑스 파리 남동쪽으로 약 200km 지점, 중부 지역에 위치한 샤블리는 매우 오래된 역사적 와인 산지다. 9세기 루아르 강을 거슬러 올라온 바이킹들의 침입을 피해 투르(Tours)에서 중부 내륙 지역으로 피신한 수도사들에게 왕은 샤블리 지역의 새로운 봉토를 수여했다. 12세기부터는 시토 교단이 포도를 재배했으며, 15세기에는 부르고뉴 공국에 합병돼 부르고뉴 지방으로 편입됐다. 이런 역사적 이유로 부르고뉴 와인 산지의 일부가 됐으나, 사실 샤블리는 위치나 기후, 토질로 볼 때는 부르고뉴 와인 산지보다는 샹파뉴 와인 산지와 유사한 테루아다. 약 5000ha에 달하는 광대한 면적의 샤블리 산지는 기후적으로는 대륙성
샤또(Chateau), 도멘느(Domaine), 이스테이트(Estate) 등 와이너리 호칭이 근엄하게 붙어 있는 클래식 와인들을 마시다 엄청 힙한 와인을 만났다. 레이블에는 격조있는 샤또 건물 사진도, 컬러풀하고 멋진 포도밭 사진도 없다. 흑백으로 구성된 간단 캐리커쳐와 숫자, 기호가 전부다. 힙한 시대인 만큼 힙한 대세 와인들을 만나 보자. 개성 뿜뿜 와인의 탄생, Ferro 13 2021년 포브스가 선정한 이탈리아 최고 와이너리, 페로 13~! 페로 13은 와인에 대한 강한 열정과 창의력으로 연결된 사람들이 만든 독특한 와이너리다. 페로 13은 2015년도에 4명의 와인 전문가가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Verona)에 있는 ‘Ferro 13번지’ 거리에서 저녁을 먹으며 양조장 설립을 결정해 붙여진 이름이다. 의기투합한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속전속결 설립 스토리만큼이나 페로 13 와이너리는 혁신적이고 젊다. 우선 페로 13은 와인 생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자 한다. 테루아, 품종, 생산자를 한 와인에 녹여 담았다. 페로 13 와인 시리즈의 특별한 점은 각 와인이 이탈리아 북부에서 남부까지 각기 다른 지역 출신인 와이너리 설립자의 분신(Alter Ego)을
와인의 세계에서 새 빈티지를 기다리는 마음은 첫 눈을 기다리는 마음과 같다. 한 여름의 태양과 가을의 우수도 좋지만, 첫 눈을 맞는 설레임과 새로운 경이감에 비할 바는 아니다. 땅은 동일하나 기상과 날씨가 매년 달라지니 그 해의 표현을 담은 새로운 터치가 매년 입병되는 와인에 담겨 있다. 일반 와인도 그러하거니와, 최고급 와인계에 속하는 와인들은 더더욱 그 터치가 뚜렷하고 신비스럽다. 고급 와인들은 일반적으로 20개월 이상 숙성을 시키니, 올해 병입되는 와인은 2021년 빈티지인 경우가 많다. 마침, 지구 반대편 우리와 대척점에 있는 전혀 다른 기후의 나라 칠레에서 필자가 높이 평가하는 와인인 ‘비녜도 채드윅(Viñedo Chadwick)’의 2021년 빈티지가 출시돼 시음해 보았다. 와인과 폴로, 두 개의 열정이 하나의 용광로에 ‘비녜도 채드윅’은 와인의 이름이자, 와이너리 이름이기도 하며, 역사적 포도밭 이름이기도 하다. 이 명칭은 채드윅 가문에서 유래하는데, 11세기 중엽 정복왕 윌리엄 1세(William the Conqueror) 가 헤이스팅스 전투 때 참여한 공로로 채드윅 가문에 영지를 하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천년의 역사와 함께 교육자, 작곡가,
누구나 가끔 문득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본적이 있지 않을까? “내가 10년 전에는 무엇을 했지?”라고 말이다. 필자도 1학기 기말고사와 성적 부여를 마치고 약간 시간이 나자 문득 그 생각이 나서 달력을 보니, 10년 전에 필자는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 시찰을 했다. 그 때의 사진첩을 보다가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는 한 와이너리를 소개하려 한다. 역대급 장마철의 꿉꿉함을 날려 버릴 8월의 와인은 캘리포니아의 태양이 만든 와인이다. 존 스타인벡의 작품, <분노의 포도>의 고장에서 유명한 작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존 스타인벡의 출생지는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가 몬터레이(Monterey) 만에 있는 도시, 살리나스(Salinas)다. 그가 살아온 1920~30년대는 만성적 불황과 대공황으로 특히 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세기 미국 사회 소설의 고전으로 인정받는 그의 대표작 <분노의 포도>(1939)는 1930년대 경제 공황의 어려움 속에서 한 농부 일가가 겪은 인생 유전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소설의 주무대는 오클라호마와 캘리포니아다. 국경의 대평원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 때문에 농사를 망친 소작인 조드 일가는 은행과 지주에게 땅을 빼앗
2만 년 전에는 구석기 시대 인류가 야생말들을 사냥하며 뛰어 다녔던 곳, 2000년 전에는 로마 명장 카이사르에 맞서 골족(Gaules) 통합의 횃불을 올렸던 곳, 이제 21세기에는 섬세하고 우아하며 정교한 클래식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땅, 부르고뉴 마꼬네 뿌이이-퓌세 자연의 장관을 보아라~! 부르고뉴의 막내가 일냈다~! 뿌이이 퓌세의 재조명 부르고뉴 와인을 사랑하는 애호가들은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과 피노 누아 레드 와인을 매우 특별하게 생각한다. 그 핵심 산지 꼬뜨 도르(Cote d’Or)의 주브레 샹베르땅(Gevray-Chambertin)에서 몽하쉐(Montrachet)까지의 주옥 같은 포도밭 마을들을 성지로 여기며 방문할 날을 꿈꾸고 실제로 많이들 다녀간다. 그러나 위대한 부르고뉴의 실제 영역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남쪽으로 꼬뜨 샬로네즈 언덕을 지나 마꽁(Macon)시까지 이어진다. 마치 사람 척추의 요추에 해당하는 부분처럼 제일 마지막 아래쪽에 존재하는 산지, 그곳이 이 달에 우리가 여행할 막내 마꼬네(Maconnais) 와인 지역이다. 필자는 3~4년에 한 번씩 와인 수강생분들과 함께 세계 와인 산지를 견학가는데, 이 마꼬네 지역은 프랑스 여행
우리가 레드 와인에서 바라는 모든 것~! 선명하고 예쁜 루비 칼라, 상큼한 과일향과 개성있는 향신료향, 은은한 오크향, 적절한 무게감에 짜여진 구조, 타이트한 타닌감, 여기에 감각적인 칼라와 모티프가 새겨진 레이블 패키지, 그리고 묵직한 병까지? 와우~!! '신의 물방울' 와인, 에보디아~! 2000년대 초반,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열광적인 관심을 끌었던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을 기억하는가? 일본인으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누렸던 한 와인 전문가가 생전에 모은 엄청난 와인 컬렉션을 상속 받기 위해, 친자와 양자 사이에 와인 맞추기 대결을 벌이는 스토리의 장편 만화책이었다. 와인 공부는 전혀 받지 못했지만, 어릴 적 아버지 옆에서 보고 들은 경험을 기억하며, 천부적인 유전자의 우월함을 자랑하는 친자와 정통 와인 전문 소믈리에로서 교육받고 자란 무서운 실력의 양자는 돌아가신 부친이 낸 12가지 문제를 풀면서,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가진 다채로운 와인들을 소개한다. 수백만 원짜리 와인도 등장하지만, 때로는 수만 원짜리 와인들도 시음주로 등장하는데 수백 종의 와인들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만화를 만든 글 작가와 그림 작가는 친남매인데,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만큼 높이 나는지~ 저 푸른 소나무보다 높이~ 저 뜨거운 태양보다 높이~ 저 무궁한 창공보다 더 높이~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만큼 높이 오르는지~ 저 말없는 솔개보다 높이~ 저 볏 사이 참새보다 높이~ 저 꿈꾸는 비둘기보다 더 높이~ 도요새 도요새~ 그 몸은 비록 작지만~ 도요새 도요새 가장 높이 꿈꾸는 새~” 알래스카에서 뉴질랜드까지 1만 2000km를 쉬지 않고 비행했다는 새, 도요새~! 이 달의 명가 와인은 도요새에 바치는 헌정 와인이다(2편. 전월 호에 이어). 남부 론의 빛나는 전설이 된, 크리스토프 들로름 뭐니뭐니해도 모르도레 양조장의 가장 큰 업적은 론 강 우안의 덜 알려진 두 개의 원산지 명칭 리락(Lirac AOC)과 따벨(Tavel AOC)을 자신들의 와인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린 것이리라. 반대로 그 리락과 따벨 와인을 통해 모르도레 양조장도 세상에 알려지고 명성을 쌓았다. 작고한 크리스토프는 리락AOC를 품질 와인의 세계로 올려 세상의 이목을 끄는데, 20여 년의 세월을 쏟았다. 1990년대 후반에 모르도레 양조장은 리락AOC 지역에서 고품질 리락 AOC 와인을 만드는 유일한 생산자였다. 주변에 그의 경륜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만큼 높이 나는지~ 저 푸른 소나무보다 높이~ 저 뜨거운 태양보다 높이~ 저 무궁한 창공보다 더 높이~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만큼 높이 오르는지~ 저 말없는 솔개보다 높이~ 저 볏 사이 참새보다 높이~ 저 꿈꾸는 비둘기보다 더 높이~ 도요새 도요새~ 그 몸은 비록 작지만~ 도요새 도요새 가장 높이 꿈꾸는 새~” 알래스카에서 뉴질랜드까지 1만 2000km를 쉬지 않고 비행했다는 새, 도요새~! 이 달의 명가 와인은 도요새에 바치는 헌정 와인이다. 2000년 역사가 면면히 흐르는 프랑스 론(Rhône) 산지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 알프스 산맥에서 발원한 론 강은 프랑스 리용시를 지나면서 마르세이유까지 북에서 남으로 흐르며, 남부 프랑스의 장대한 산악 지형인 ‘중앙산괴지대(Massif Central)’와 알프스 산맥을 좌우로 가른다. 북부 론강 유역은 좁은 골짜기 지형으로 포도밭이 매우 좁고 가파르게 조성돼 있으며, 반면 지중해에 가까워지는 남부는 론강의 유속이 느려지며 멋진 유역 평지와 테라스, 구릉을 만들어 놨다. 이렇게 형성된 론 밸리(Vallée du Rhône) 와인 산지는 북부와 남부가 현저하게 다르다. 북부에서
2023년 2월의 가장 반가운 소식은 대부분의 장소에서 코로나 감염병 예방용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것이 아닐까? 감염병의 위험도 많이 줄어들어 해외 여행도 자유로워졌다. 마음이 들뜬 필자가 가장 먼저 '마음으로' 달려간 곳은 이탈리아 동편의 아브루쪼 지방이다. 우리나라의 강원도 영동 지방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높은 산과 바다가 공존하는 곳, 필자가 가장 가고 싶은 곳, 와인 인심도 넉넉한 곳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유럽 최강 청정 지역, 아브루쪼(Abruzzo) 아브루쪼는 이탈리아 20개 행정 구역 중에서 가장 덜 알려진 곳 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오지여서 그렇다. 이탈리아 중동부에 있는 지방이며, 로마로부터 동쪽 100km 거리, 아펜니노 산맥 능선부터 시작해 아드리아 해안을 접한다. 이탈리아 지형은 중부 이남의 국토를 세로로 달리는 아펜니노 산맥으로 인해 서부와 동부로 나뉘는데, 아브루쪼는 그 동편에 위치한다. 우리나라의 울진군 정도에 해당되는 위치다. 서부는 산악 지형으로서 아펜니노 산맥에서도 가장 높은 산인 그란사소(Gran Sasso, 2912m)와 마옐라(Majella 2793m)와 같은 고원 지대로, 영역의 1/3이 국립공원과 자연보호
2023년은 세계가 평화로웠으면 좋겠는데, 지구촌 곳곳에는 아직도 총성있는 전쟁도 있고 총성없는 전쟁도 있다. 총성없는 전쟁은 주로 정치적 편가르기에서 시작해, 경제적 보복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중국과 호주가 그렇다. 2018년 호주 정부가 중국 기업의 호주 5G(5세대 이동통신) 참여를 금지하며 악화되다가, 2020년 4월 호주 정부가 코로나 기원(起源)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지지하면서 무역 전쟁으로 치달았다. 중국은 그해 11월에는 호주산 와인에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하고 호주산 석탄 수입도 중단했다. 수입 와인에 200%의 미친 관세를 때린 것은 호주 와인 안사겠다는 얘기다. 남의 불행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 여파로 한국 수입 와인 시장에 호주 와인의 러브콜이 강력하다. 더 좋은 조건으로 호주 와인을 접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이 달에는 호주 와인의 현 주소와 명품 와이너리 한 곳을 소개한다. 호주 와인, 농축된 힘과 세련미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우리나라의 77배에 달하는 광대한 영토를 가진 섬 대륙 호주, 17세기 초 네덜란드가 발견했으나,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서, 18세기 말 영국이 재빨리 자국령으로 편입시켰다. 그 후, 19세기 초
특별한 기록을 많이 남겼던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끝났다. 겨울에 개최된 첫 월드컵이며, 승부 예측이 많이도 빗나가며 이변이 속출했다. 이번 월드컵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펠레, 마라도나에 이어 축구의 신이라 여겨지는 리요넬 메시(Messi)의 월드컵 우승이었다. 결국, 프랑스와의 명승부 그리고 승부차기 끝에 아르헨티나가 우승함으로써 그의 소원은 이뤄졌고, 전 세계인은 환호했다. 와인의 세계에서는 프랑스가 최고라지만, 축구의 세계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최고였다. 그런데 화제를 와인 쪽으로 돌려, ‘와인 월드컵’을 연다면, 아르헨티나 와인은 몇 위가 될까? 알빠씨온, 말벡 Alpasión, Malbec 해발 고도 1200m에 위치한 우코 밸리 상류의 차카예스(Chacayes) 구획에서 수확된 말벡 품종 100%로 만들어졌다. 충적토와 자갈과 모래가 섞인 양토로서, 양질의 양분을 함유하고 있으면서도, 배수가 원활한 특성을 갖는다. 어린 수령의 나무이기에 농축도를 높이기 위해 초봄의 순따기를 통해 소출을 줄였다. 수령이 7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밭의 잠재 가능성은 놀랍기만 하다. 나무 당 소출이 1.6kg이라니, 나무 한 그루당 와인 1병 반 정도 밖에 안 만드는
필자가 국산 와인 생산을 조언하는 충북 영동군은 감으로도 유명하다. 옛부터 감골이라 불렸으며, 도로 가로수까지 모두 감나무라서 11월이 되면 붉은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가도를 걷는 느낌이 정겹다. 감을 따 그대로 익히면 홍시가 되고, 껍질을 깎아 처마에 널어 두면 곶감이 된다. 둘 다 꿀처럼 달콤하니, 겨울을 앞 둔 늦가을에 겨울 간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와인 세계도 마찬가지다. 뜨거운 남도의 태양을 간직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추운 겨울에 몸을 덥힌다. 고향의 감처럼 프랑스 남불의 따스한 와인이 그리운 겨울의 초입에 독자 여러분을 론 와인의 세계로 초대한다. 정겨운 와인들이 주렁주렁 열리는 곳, 프랑스 론 산지 프랑스의 론(Rhone) 강은 알프스의 빙하에서 발원해, 레만(Leman) 호수와 리용(Lyon) 시를 지나, 남으로 흘러내려 비엔느(Vienne), 뚜르농(Tournon), 아비뇽(Avignon), 아를르(Arles) 등 유명한 유적 도시를 거쳐 까마르그(Camargue) 삼각지를 형성하며 지중해로 유입되는 큰 강이다. 수위 조절을 통해 유량이 풍부해, 물류 선박들이 오가는 상용 하천이다. 서력 기원을 전후해 지중해를 통해 이 강의 입구를 발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