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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9 (월)

투어리즘&마이스

[Tourism Feature] K-컬처의 물결 탄 K-관광, 관광매력국가로의 도약 기대돼

-관광, K-컬처와 콘텐츠를 만나다 ③

 

관광대국의 원년, 2023년을 관통할 ‘K-관광’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컬처의 파급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를 필두로 한국관광공사, 각 지자체와 항공, 숙박, 음식, 여행 등 관광업계가 한국 관광 인프라의 역량 결집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방문의해위원회’를 구성했으며, 한국관광공사는 K-컬처, K-콘텐츠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지자체의 K-관광 상품화를 지원한다. 지역홍보와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큰 지자체에서는 지자체가 부각시킬 수 있는 K-컬처를 살려 대내외적인 홍보와 인프라 정비를 시작했고, 여행객 맞이의 최일선에 있는 관광업계는 K-컬처, K-콘텐츠와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자체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스타트라인에 선 K-관광. 만물의 소생이 시작되는 봄의 기운을 받아 외래관광객 3000만 명의 5년 대계를 실현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정부를 중심으로 언론에서 회자되고 있는 K-컬처, K-콘텐츠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지난 1, 2편의 ‘관광, K-컬처와 콘텐츠를 만나다’ 시리즈에서 정리한 바대로 본 기사에서는 K-컬처는 보다 광의의 의미로 전반의 한국의 생활상, 혹은 문화를, K-콘텐츠는 K-컬처를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고 경험하도록 하는 저작물, 창작물의 개념으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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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우뚝 선 K-콘텐츠


K-콘텐츠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K-컬처를 주축으로 하는 K-관광 활성화를 천명, K-콘텐츠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어줌에 따라 기세가 한층 등등해지는 모양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함께 해외 주요 국가의 K-컬처, K-콘텐츠 이용 현황과 확산 수준을 확인하고자 26개 국가의 2만 5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2022년 기준)’를 실시한 결과, K-콘텐츠가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상으로 △K-Pop(14.3%), △한식(13.2%), △한류스타(7.4%), △드라마(6.6%), △IT제품/브랜드(5.6%)가 꼽혔다. 이 중 K-Pop은 6년 연속 1위에 올라 과거 한국 대표 이미지로 연상되던 ‘IT제품/브랜드’의 자리를 K-콘텐츠가 채워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국 문화콘텐츠 경험률’은 △음식(72.3%), △영화(67.7%), △음악(63.2%), △드라마(61.2%) 수준으로 높았으며, ‘한국 문화콘텐츠 소비 비중’ 항목에서는 K-콘텐츠 원천 IP로 각광 받으며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웹툰이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K-관광의 주요 인프라로서 K-콘텐츠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는 가운데 ‘2023 한국방문의 해’를 맞이해 K-관광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민·관 전략 간담회가 마련됐다. 지난 3월 2일, 문화체육관광부 박보균 장관 주재로 개최된 간담회에는 한국방문의 해 위원회 신임 위원장인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을 비롯해, 한국관광공사 김장실 사장, 한국관광협회 윤영호 중앙회장, 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 박인숙 회장, 하나투어 송미선 대표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한국 여행을 ‘세계인의 버킷리스트’에 각인시키기 위해 △K-컬처와 관광과의 융합(Convergence), △흥미롭고 독보적인 콘텐츠 개발(Charming Attractions), △편리하고 안락한 관광 인프라 확장(Convenience) 등 K-관광의 3C 전략을 장르별, 주제별로 논의했다. 이부진 위원장은 “문화예술, K-Pop, 게임, 공연, 스포츠 등 K-컬처를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묶어 전 세계에 판매하고, 항공·쇼핑·음식·숙박 등 관광업계의 역량을 결집, K-관광이 우리 경제의 ‘퍼스트 무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하며 “외래관광객의 불편 사항, 관광 현장의 애로사항을 살피고, 관광업계에서 쌓은 전문지식과 네트워크를 통해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를 성공시키고 세계가 주목하는 매력적인 ‘K-관광’을 만드는 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며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류 팬들의 한국관광 선택지 넓히는 한국관광공사


한류관광이 K-관광으로 확대되면서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한 지자체, 관광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꾸준히 진행해왔던 대외홍보 활동의 범위를 넓혀 보다 적극적인 K-콘텐츠 어필에 나섰다.


한국관광공사 한류관광팀 이동욱 팀장(이하 이 팀장)은 “정부가 2020년도 이후의 한류를 ‘신한류(K-Culture)’라고 지칭하면서 한류의 범위를 한류문화와 연관 사업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한국관광공사는 K-관광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K-컬처를 기존의 K-Pop, 드라마, 예능, 영화 등의 협의의 한류에서 K-Lifestyle, 공연, 전통문화, 패션, 뷰티, 음식, 스포츠, 게임, 의료 등으로 확대된 광의의 의미로 보고 있다.”고 설명하며 “코로나19로 적극적인 대외홍보가 어려웠던 지난 3년간은 랜선 K-Pop 콘서트 개최, 숏폼을 활용한 참여형 영상 콘텐츠 제작, 글로벌 OTT 플랫폼 기반의 콘텐츠 소비 진작, SNS 영상 커머스 등으로 한류 팬들과 소통했다. 코로나19로 잠시 멈췄지만 지자체 공모를 통한 K-Pop 콘서트 지원도 매년 이어오고 있었으며, 지난해 재개돼 성황리에 마무리한 부산 BTS 콘서트와 같이 지역관광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한 콘서트들이 자주 개최될 수 있도록 지원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는 최근 발굴한 한류테마 대표코스 51선을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상품화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류관광공사가 전 세계 한류 팬들을 위해 엄선한 대표코스 51선은 K-Pop, 한류스타, 드라마, 예능, 영화, K-콘텐츠 등 총 6개의 테마로 200여 개 한류 관광지를 소개한 것으로 한류 팬이라면 한 번쯤 궁금했을 장소를 포함하고 있다. 주요 주제로는 △액자처럼 간직하고 싶은 K-Pop 앨범 재킷 촬영지 10, △스타 따라 배워보는 클래스 길라잡이 △넷플릭스 전 세계 1위에 빛나는 드라마, △K-예능 속 운치 넘치는 한옥 탐방, △아카데미와 칸을 휩쓴 무비 로케이션 투어, △한류의 정점, K-웹툰 & 캐릭터 굿즈 + e스포츠 경기 & 굿즈 등 카테고리별로 디테일한 테마 구성이 눈에 띈다. 


이 팀장은 “K-관광의 주요 타깃은 한류 코어팬덤, 한류 관심층, 일반관광객으로 구분한다. 코어팬덤의 경우 팬덤이 강한 방한 의지를 활용, 국내 콘서트 개최 등 꾸준한 콘텐츠 제공을 통해 직접적인 방한 계기를 마련하고 있고, 한류 관심층을 대상으로는 K-Pop 콘서트와 함께 인근의 관광지 홍보를 통해 실질적인 방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한편 아직 한류에 큰 관심은 없는 이들에게도 일부 단체관광 패키지 상품에 K-Pop 콘서트 일정을 포함함으로써, 우리 문화를 보다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도 추진 중이다. 앞으로는 K-Pop 이외 카테고리의 상품들도 개발해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홍보 마케팅에 나서


K-컬처와 K-콘텐츠의 기세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지자체는 포항시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 선택되던 포항시가 지역 홍보와 경제 활성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K-관광지로 적극 홍보에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 2월에는 한국관광공사의 추천 여행지 테마가 ‘한류 성지순례’로 정해지면서 포항의 청하공진시장과 구룡포를 비롯해 전 세계 한류 팬들을 사로잡은 드라마, 뮤직비디오 촬영지 등 6개 도시의 관광명소로 선정돼 대표 K-관광지로 거듭났다.


포항 청하공진시장과 구룡포는 2019년과 2021년 각각 반영된 인기 한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갯마을 차차차>의 주요 촬영지로, 사방기념공원, 곤륜산, 월포해수욕장, 이가리 닻 전망대, 구룡포 석병리, 장기양포항 등 포항의 빼어난 풍광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포항을 찾는 한류관광객들은 죽도시장, 구룡포시장, 청하공진시장 등에서 과메기, 오징어와 같은 포항 특산물을 사면서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관광도시 포항’의 이미지를 제고해 상인들로부터 큰 환대를 받고 있다고.


여세를 몰아 포항시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확보, 이를 차별화해 포항만의 관광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동백꽃 필 무렵>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구룡포에는 관광명소가 된 구룡포공원 중앙계단에 미디어아트를 상영하고, 미식 관광에 대비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계획공모형 지역관광 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처럼 포항시는 그동안 꾸준히 진행해 온 드라마 및 예능 제작지원을 통해 지역 관광지를 명소화하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특히 <갯마을 차차차>의 경우 사전 제작 논의 단계부터 적극적인 협업으로 드라마 전체 제작 분량의 80% 가량을 포항시에서 촬영해 그 효과를 검증했다. 일부 장면들을 포항의 특산물을 활용해 연출하는 등 포항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국내외로 홍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포항시에 따르면 현재도 촬영을 진행하고 있거나 협의 중인 드라마가 약 4편이며, 지난해부터 예능, 교양프로그램,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포항의 관광인프라를 알린 매체가 30개 이상이라는 후문이다.

 

 

 

 

K-Pop, 드라마로 제한적이나 
성장과 발전의 기회 무궁한 K-관광


업계의 움직임은 어떨까? 지금까지 한류관광은 한류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문화이자 한류관광 상품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K-Pop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한류관광에 있어 K-Pop은 글로벌 위상의 면에서나 한국관광 영향력 면에서나 모두 강력한 콘텐츠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류관광 시장조사연구(2019)’에 따르면 K-Pop 한류관광객의 여행 행태를 살펴봤을 때 방한 실 수요층은 20대 중반 이상이며 주체적인 여행성향을 지녔고 높은 재방문율 및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K-Pop 활동 이외 일반관광과의 연계는 제한적이라 K-Pop과 관련된 활동에 보다 집중하길 원하면서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일반관광을 불필요한, 혹은 부수적인 요소로 인지하고 있다고.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무료 옵션으로 일반 관광지를 데려다줄 수 있다고 해도 거의 신청이 없다. 그 이유는 우선 재방문자가 대다수라 한국에 대한 정보가 이미 충분해 대중교통 이용법까지 아는 관광객들이 많다. 또한 연령대가 비교적 낮은 터라 스케줄에 따르기보다 개별 여행을 선호한다.”고 이야기하며 “그들에게 있어 여행은 오로지 공연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한옥마을을 구경하는 것보다 공연을 위한 체력 보충이 더 중요하더라. 기종 여행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형태”라고 귀띔했다. 


한편 K-드라마 한류관광객은 다른 한국문화, 일반관광과의 연계가 유연하지만 K-Pop 대비 한류효과의 지속성이나 활용성은 낮은 편이다. K-Pop 관련 방한 수요가 특정층(팬덤)에 집중되면서 제한적이라면, 한국 드라마 수요층은 일반 대중(가족, 단체 관광객 등)으로 폭이 넓은 편이다. K-Pop과 유사한 점이라면 매력적인 인물(한류배우) 또는 스토리에 대한 선호가 드라마 방영시기, 또는 직후까지 이어지면서 방한관광의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인의 생활문화 전반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어 보다 전 방위적인 파급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다만 K-Pop의 경우 앨범 발매, 공연 및 팬미팅, 개인방송 등 아티스트와 팬들 간의 만남이 활동기간의 여부와 상관없이 직간접적인 형태로 지속되고 있으나, 드라마는 한정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즉 드라마가 계속 방영되지 않는 한 드라마를 통해 느꼈던 감흥을 이어갈 방법은 간접적인 체험 형태인 촬영지 방문이 대부분이이라고. 게다가 K-Pop 콘텐츠는 기획사가 아티스트를 직접 관리하면서 IP을 통한 가치 생산에 유리하나 드라마 콘텐츠는 제작사, 방송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여행 상품 활용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관광의 주요 인프라로 활용하기에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이 긍·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류의 지속·확산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한류 대중문화와 연계된 한류관광 상품의 구매 및 방한 동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틀림없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한류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한국을 배경으로 자국 콘텐츠를 촬영하는 로케이션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로케이션 유치 시 지역 내 경제적 파급효과(스태프 숙식, 지역 내 관련 인력 단기 고용 등) 뿐만 아니라, 방한관광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팬의, 팬에 의한, 팬을 위한 콘텐츠 투어리즘

 

그렇다면 한류관광을 구성하는 핵심이자 유치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팬’이다.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이병민 교수는 “‘콘텐츠 투어리즘(Contents Tourism)’에 있어 팬은 콘텐츠 투어리즘을 콘텐츠 투어리즘답게 만드는 주체다. 팬들로 인해 콘텐츠 투어리즘이 갖고 있는 다양한 특성들이 만들어지며, 이들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닌 콘텐츠의 팬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관광의 성격을 콘텐츠와 연계된 ‘n차’ 콘텐츠로 확장시킬 수 있는 파급력이 있다. 이들과의 관계가 콘텐츠 투어리즘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도”라고 귀띔하며 “팬으로 지칭되는 콘텐츠 투어리즘의 참여자들은 콘텐츠의 팬이며, 동시에 제작사와 지역의 팬이 되기도 한다. 콘텐츠에 대한 애정이 콘텐츠를 생산한 제작자, 혹은 제작사에 대한 신뢰로, 작품의 무대를 현실로 이어주는 지역에 대한 호기심으로 반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팬들은 기본적으로 콘텐츠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좀 더 강렬한 콘텐츠의 체험을 위해 관련된 장소를 찾아온 적극적인 소비자이기에 자신들이 애정을 갖고 있는 콘텐츠와 관계된 작은 관계성에도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고. 때문에 이들은 제작자나 제작사에게는 든든한 서포터의 역할을 하며 그들이 방문하는 장소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다. 2014년부터 K-Pop, K-드라마 투어를 기획, 운영해 온 DOJC Korea 최윤희 대표(이하 최 대표)는 “관광과 콘텐츠의 공통점은 흔히 말하는 ‘덕질’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가령 스페인에 여행을 갔다고 생각하면 스페인 최고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고 호기심이 생기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가우디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어도 건축물에 감명을 받고 나면 자국으로 돌아와서도 가우디, 스페인 건축물에 대해 찾게 되고, 그 관심이 자연스레 다음을 기약하게 한다. 그런데 심지어 건축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어떻겠나. 덕질이란 바로 그런 것”이라고 설명하며 “최근 떠오르는 국내여행 테마 중 ‘빵집순례’, ‘커피순례’, ‘뷰티순례’ 같은 ‘순례’들이 덕질에서 비롯되는 여행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K-관광은 지금까지 K-Pop과 드라마에 국한됐던 덕질의 대상이 한국문화 전반으로 넓혀지려 하는 것이다. 덕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하는 사람은 없다. 덕질의 대상이 바뀔지언정 덕질 자체는 포기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K-관광이 기존의 한류관광에서 더욱 확장되려면 팬덤을 활용해 덕질의 연장선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귀띔했다.

 

 

K-관광 천명한 정부
보다 실질적인 지원과 제도의 보완 요구돼


K-관광 활성화의 시작 단계에 있는 현재, 기존 한류관광의 한계는 보완하면서도 콘텐츠 투어리즘과 K-관광의 융합에 대한 고민도 요구된다. 이 팀장은 “K-컬처를 통한 한류관광의 확장을 위해서는 K-Pop, 드라마 등 한국관광에 대한 의지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양성돼야 하고, 해당 콘텐츠들을 중심으로 관광 마케팅이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의 역할이 어디까지 개입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특히 K-Pop 코어팬들의 경우, 정부가 마케팅하지 않아도 방한 의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이야기하며 “하지만 현지에서 음원 소비에 그치거나 해외에서 개최되는 K-Pop 콘서트만을 방문할 수도 있어 이를 방한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을 추진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본다. 한국관광공사는 K-Pop의 본거지인 한국으로서 국내 K-Pop 콘서트가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K-Pop을 즐기는 내국인들과 그 열정을 함께 즐기는 모습이 진정한 한류의 모습이라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개최되는 K-Pop 콘서트 자체가 하나의 한국문화로 자리매김, 그 콘서트를 계기로 다양한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그리고 드라마나 예능에서 봤던 콘텐츠들을 직접 체험하면서 한류의 찐팬으로 만드는 것이 한국관광공사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대표는 “콘텐츠산업계에서 지금의 한국을 문화강국으로 만들어 준 것은 너무도 고무적인 일이고, 정부가 직접 나서 콘텐츠와 관광의 시너지 창출에 나섰다는 점도 상당히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정부 지원이다. 특히 제도적인 부분에 조금 더 신경 써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이야기하며 “가장 아쉬운 것이 K-ETA, 비자다. 여행은 해에 걸친 계획 중 하나기 때문에 올해가 코로나19로 2~3년간 마음에 품고 있었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가장 적기이자, K-관광을 외치는 현재의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인데 비자 이슈로 한국 방문을 원하는 이들의 발길이 닿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300명 규모의 MICE팀의 오퍼가 들어왔는데 비자 때문에 일본으로 넘길 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있었다. 1년에 여러 번의 기회가 있지 않은 여행이기에 1년에 한두 곳의 목적지를 두고 전 세계 많은 나라들과 경쟁해야 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같은 경우에는 똑같은 6시간 비행으로 한국에 올 수도, 유럽으로 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한류문화 정책은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시작됐다. 한국의 문화예술 역량을 높게 샀던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IMF로 한국 경제가 바닥을 쳤던 시기에 문화예술인 200여 명을 모아 청와대 녹지원에서 해외 홍보영상을 찍었다. 당대 내로라하는 연예인 박찬호, 박세리, H.O.T., S.E.S., 안성기, 최불암, 최진실, 김혜수 등 연예인들이 한국을 믿고 놀러오라는 ‘웰컴 투 코리아’를 외쳤다. 한국을 문화강국으로 만들기 위한 그의 복안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당시의 ‘K-관광’은 그 광고 덕분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만큼 문화와 관광은 함께 했을 때 시너지가 배로 일어난다. 문화와 관광이 가지고 있는 힘을 믿고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뒷받침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관광객 유치 전략의 핵심이 된 K-콘텐츠의 활용


문화강국의 역량으로 관광대국을 견인하기에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지만 아직 외래관광객 3000만 명 5년 대계의 시작일 뿐이다. 한국의 콘텐츠와 문화들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한류관광의 영역에서는 아직까지 K-Pop과 드라마에 한정돼 있는 상황이지만 음식, 뷰티, 웹툰, 의료 등 무궁한 콘텐츠들의 활용이 기대된다.


이에 콘텐츠의 접목이 앞으로의 관광객 유치 전략에서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호텔업계에서 최초로 숏폼 드라마를 제작, 첫 회 반응이 4일 만에 2만 2000회를 돌파하며 자체 홍보와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호텔리어 성장 이야기 <잠만 자는 곳은 아닙니다>는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이하 페어몬트 호텔)이 오픈 2주년을 기념해 기획 제작한 숏폼 드라마다. 주요 스토리는 본격 호텔리어 공감 스토리로 신입 호텔리어가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고 호텔리어들의 열정과 진정한 서비스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 주요 스토리다. 꾸며진 내용이 아닌 실제 호텔리어들이 경험했던, 또는 신입 직원들은 앞으로 경험할 수도 있는 내용으로 구성해 고객에게 보여지는 호텔리어 모습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호텔 내부의 일들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페어몬트 호텔 관계자는 “페어몬트 호텔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호텔을 오픈, 불안정한 시기를 보낸 터라 페어몬트 브랜드를 더 알리지 못한 아쉬움으로 기획하게 됐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여의도, 랜드마크인 파크원과 핫플레이스인 더현대 서울이 위치하고 있는 페어몬트 호텔을 영상으로 담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배경을 이야기하며 “기획 이후에는 호텔 내에서 여러 부서 직원들이 실제로 겪은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가 인터뷰 후 시나리오를 작성했고, 호텔리어들이 직접 검수를 하면서 현실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호텔의 크고 작은 일들뿐만 아니라 호텔리어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을 공유하고, 드라마의 재미를 더해 주기 위해 직원들 간의 작은 로맨스도 관전 포인트다. 그리고 모든 직장인들이 공감되는 신입들의 감정 표현을 잘 해줄 배우들을 캐스팅해 열연을 펼쳤으며, 모든 장소는 실제 호텔에서 촬영했다. 더불어 모든 직장인들의 감정을 대변해 주는 듯 감성을 담은 OST도 함께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는 3월 10일 오후 6시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첫 회 업로드 이후 총 12부작으로 10일에 걸쳐 공개되며, 드라마를 통한 구독 유도를 위해 호텔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경품을 추천해서 구독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페어몬트 호텔 관계자는 “호텔업계에서 최초 시도인 만큼 사전에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전에 진행했던 구독 이벤트와 첫 화 공개 당일부터 추가로 진행된 구독 이벤트의 참여율이 높아서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관심에 내부적인 반응이 좋다. 또한 동종업계에서도 신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내 신입시절을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인상 깊었고, 그리고 호텔리어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호텔 취업을 고려할 때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하며 “모든 촬영을 호텔에서 진행해 이미 방문했던 고객뿐만 아니라 호텔에 방문해본 적 없는 고객들에게 홍보 효과도 톡톡할 것으로 기대된다. 3월 16일 기준 참여율이 구독자의 20%를 달성할 만큼 반응이 좋으며, 5월 31일까지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구독 이벤트를 독려하고자 한다. 현재 ‘잠만 자는 곳은 아닙니다’의 시즌 2 제작 계획에 있으며 추후 모든 회차가 방영된 후에 확정 여부를 공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박보균 장관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K-콘텐츠 산업의 경쟁력과 매력, 확장성을 압축하는 분야가 K-관광산업”이라고 이야기하며 “대체불가능한 무기인 K-컬처를 관광산업에 정교하게 탑재시켜 2023년을 관광대국으로 가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한류관광의 긍정적 효과에 확장된 K-컬처의 파급력이 더해지면 관광과 시너지를 엿볼 기회는 더욱 다양하고 무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로 다른 영역인 콘텐츠와 문화, 관광이 어우러져야 하는 만큼 무엇보다 간담회에서 논의된 ‘융합’, ‘개발’, ‘확장’의 3C 전략이 선행돼야 하는 때다. K-컬처의 기세를 등에 업고 관광업계가 염원하는 관광매력국가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2014년에 설립해 관광업계에서는 처음으로 ‘K-드라마’를 소개해왔다고 들었다. DOJC Korea에서 한류관광 상품을 기획 및 운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패키지가 성행했을 당시만 해도 인바운드 여행사에서 구성하는 스케줄이 거의 비슷했다. 경복궁, 남산과 북촌 한옥마을, 남산타워 등 둘러봐야 할 곳들이 한정돼 있었기 때문에 스케줄과 프로그램상의 큰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무엇을 차별화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나부터 평소에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K-Pop과 드라마를 접목시켜보자는 결론에 닿았다. 이에 경복궁을 소개할 때도 경복궁의 역사와 배경을 먼저 소개하기보다 SBS 드라마 <여인천하> 이야기로 집중력을 높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K-Pop도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핫했던 일본 아이돌을 능가하는 국내 아이돌이 속속 등장, 체계화된 시스템을 거쳐 육성되는 것을 보고 한류가 더욱 성장·발전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K-드라마 투어가 K-Pop, 덕후투어로 발전해 지금의 K-컬처투어의 형식을 갖추게 됐다. 

 

주력으로 하고 있는 상품 중 하나인 ‘덕후투어’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주로 이용하는 이들과 반응도 궁금하다. 
현재 클룩에서 판매하고 있는 BTS RM 투어, 강다니엘 투어가 있다. RM 투어를 예로 들면 RM이 방문했던 발자취를 쫓아가보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미술 전시를 좋아하는 RM이 자주 드나드는 국립현대미술관에 가 전시를 보고, 소속사인 하이브도 들렀다가 유정식당에 간다. 원하면 소장하지 못한 앨범을 살 수 있도록 교보문고에 방문하기도 한다. 강다니엘 투어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장소만 찍고 오는 것이 아니라 RM과 강다니엘의 흔적을 매개로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하고, K-Pop 문화를 알리는 한편, 한식도 맛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으로서도 알찬 프로그램이다.


주로 덕후투어를 이용하는 고객은 미국이나 뉴질랜드, 일본 관광객들이다. 기획은 동남아시아팀을 대상으로 했는데 투어를 10년째 운영하면서도 아이러니한 지점이다(웃음). 여러 팀들을 받다 보니 팬 층은 동남아시아가 더 두껍고 넓지만 소득이나 경제발전 수준이 뒷받침돼 관광까지 올 수 있는 국가들은 주로 선진국이더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남아시아 시장의 비전이 불투명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언젠가 그들의 한류에 대한 애정이 폭발할 시기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소위 ‘덕후투어’라고 이야기하는 한류관광 프로그램의 핵심은 무엇인지 이야기해달라.
팬덤을 가지고 있는 덕후들의 팬심을 어줍잖게 따라가려는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고, 소속감, 혹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여행상품의 이름 자체를 팬클럽 이름으로 만들었으며, 2018년도부터 팬들이 자신의 우상들의 발자취를 따라 다녔던 데이터를 차곡차곡 모았다. 그리고 해당 자료를 토대로 K-Pop이나 드라마의 카테고리별, 그룹별, 멤버별로 한국어를 포함해 중국어, 영어로 번역해 분류했다. 덕후도 덕질의 농도에 따라 레벨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각각 원하는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프로그램 구성을 달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류관광의 성장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한류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해오며 느낀 바가 있다면?
이번 제7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정부의 각종 지원과 정책이 정작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것과 이질적인 부분이 있다. 이를테면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K-Pop 콘서트의 경우에는 정부에서 티켓만 팔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지역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기 때문인데 사실상 K-Pop 팬들은 지역 투어에 크게 관심이 없다. 그 자체가 팬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또한 비자문제도 아쉬운 점 중 하나다. 현재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에 아이돌 수업을 받기 위해 입국하고자 하는 수요가 굉장히 많다. 그런데 학생들의 경우 대학 부설의 한국어학당에 등록해야 비자가 나오는 터라 이들은 한국에 들어올 때 학당 등록비와 아이돌 수업 등록비까지 이중으로 든다. 정부가 앞으로 K-컬처 비자를 최대 2년으로 허용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만약 K-컬처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면 K-Pop을 포함해 보컬, 댄스 교육 등을 이수하게 하고, 그 외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거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면 부가가치가 높은 K-관광 시장이 될 수 있다. 이미 이들을 백업할 업체들은 충분한 상황이므로 기회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한류관광이 K-관광으로 확대되기 위해 전제, 혹은 요구돼야 하는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그동안의 한류관광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K-Pop, 드라마에 국한된 형태로 이뤄졌던 터라 개별 업체들의 홍보나 마케팅으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했다. 하지만 타깃해야 할 시장도, 다뤄야할 카테고리도 넓어진 현 상황에서는 한류관광객들이 접근하기 쉬운 토탈 솔루션이 제공돼야 한다고 본다. 최근에는 지자체가 나서 적극적으로 홍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이도 지자체 간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음에도 각개전투로 진행되는 모양새다. 한류관광객이 다양한 지역으로 흩어지지 못하고 재방문율이 떨어지는 이유도 홍보의 문제에 있다고 본다.


이에 DOJC Korea는 정부에서 여행업계에 지원하는 DT 사업을 통해 한류관광을 전 세계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진행 중이다. ‘덕애드’나 ‘최애돌’과 같은 팬 투표 시스템을 적용해 내 아티스트가 1위를 하면 아티스트의 출신 혹은 방문지역, 먹거리, 놀거리 등을 홍보하는 골자다. 밸런스 게임을 통해 팬들 간의 경쟁도 유도하고, 덕질 성향을 MBTI처럼 분석해 여행 코스를 제안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체감하고 있는 K-콘텐츠, K-컬처와 K-관광의 영향력은 어떤가?
한류관광이야 외래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관광에 있어 콘텐츠의 파급력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SBS 대작 <모래시계> 방영 이전까지 정동진역은 새마을호도 정차하지 않는 작은 역이었다. 그런데 <모래시계>의 마지막 장면에 정동진이 배경으로 나오는 순간 온 국민이 촬영지가 어디인지 물색하기 시작했다. <모래시계>에 몰두하다보니, 다시 말해 덕질의 일환으로 그곳에 가보고 싶은 욕망이 생긴 것이다. 아직도 모래시계를 팔고 있는 정동진역은 그 장면의 여파로 정동진역이 해돋이의 명소로 강원도의 주요 관광지가 됐다. 그만큼 콘텐츠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K-콘텐츠들이 완성도가 높다 보니 중국 자본이 지속적으로 개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까운 예로 최근 성황리에 방영을 마친 JTBC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주인공 진양철의 회사 이름이 ‘순양’이었는데 이는 중국식 발음이다. 동양인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서양 사람들이 봤을 때 자칫 중국 드라마로 오인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파급력만큼이나 철저한 K-콘텐츠와 K-컬처 관리를 국가적 차원에서 뒷받침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K-관광 시장을 겨냥하기 위한 비전, 혹은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기존의 한류관광 프로그램이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을 기억할 수 있는 체험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현재 기획 중인 것은 팬덤을 활용한 ESG 활동이다. 팬클럽 회원들과 함께 팬클럽의 이름으로 바닷가에서 플로깅을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등,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나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하면서 팬클럽과 아티스트의 위상도 높이고, 스스로도 의미 있을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특별한 여행을 하는 것이다. 나중에 프로그램이 유명해져 아티스트까지 참석하면 두말할 것 없이 좋을테고(웃음). 이처럼 K-관광은 콘텐츠와 관광의 영역이 조화롭게 융합되기만 한다면 흥미로운 여행 니즈 발굴이 가능한 기회의 시장이다. 앞으로 재기발랄한 K-관광 프로그램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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