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앤레스토랑 뉴스레터 신청하기 3일 동안 보지 않기 닫기

2024.04.28 (일)

투어리즘&마이스

[Special Forum] 주제여행포럼 - 다변화된 여행 트렌드와 경험을 논하다

-개인의 취향 따른 진정한 자유여행, 주제여행

 

호텔·관광 분야에서 종사한 경험이 있거나 호텔·관광을 전공한 이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연구 활동 모임 ‘주제여행포럼’이 주제여행 좌담회를 진행했다. 2019년에 발족한 주제여행포럼은 1998년부터 ‘한국여행발전연구회’를 운영해오고 있는 연성대학교 호텔관광과 고종원 교수와 창간 33주년의 국내 유일 호텔산업전문 매거진 <호텔앤레스토랑>을 발행해오고 있는 ㈜에이치알의 서현웅 대표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시작됐다. 현재 교수로 재직 중이거나 관광을 포함한 유관 산업에서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3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 중이며 포럼의 주요 목적은 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학술 활동과 호텔·관광업계와의 공조를 구축했던 실무 노하우를 토대로 ‘주제여행’ 확대에 두고 있다.


이번 좌담은 지난해 11월 말에 발간한 포럼의 네 번째 책 「주제여행과 주제여행상품의 의미, 주제여행상품」의 저자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고종원 회장과 함께 부회장을 맡고 있는 건양대학교 글로벌호텔경영학과 김경한 교수, 그리고 전 세종대학교 예체능대학 주성열 교수가 참여했으며, 객원 패널로 전 연성대학교 디지털전자과 최영선 교수와 금양인터내셔날 영업2본부 유통3팀 양정호 차장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먼저 주제여행포럼에 대한 소개와 함께 포럼에서 정의하는 ‘주제여행’은 무엇인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고종원 주제여행포럼은 2019년에 결성된 연구회로 현재까지 약 30명의 회원이 활동 중입니다.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분모는 호텔이나 관광과 관련한 업계 근무의 이력이나 석·박사의 학술 활동 경력이며, 주로 현대여행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주제여행을 연구하고 논하며 주제여행의 경험을 확장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주된 활동은 회원들 간의 정기 모임을 통한 교류를 비롯해 직접 주제여행을 기획해 함께 떠나기도 하며, 이번에 발간된 책 「주제여행과 주제여행상품의 의미, 주제여행상품」과 같은 저서 집필도 이어오고 있죠. 포럼이라는 명목 아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학구적이면서도 업계에 공조하고자 하는 취지의 활동을 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포럼에서 정의하는 주제여행은 이제는 짜여진 패키지 상품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을 추구하고 경험하는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는 여행객들의 행태 변화에 따라 파생되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 중심의 여행입니다. 크게 분류를 나눠보자면 가장 대표적인 식음료부터 시작해 자연 친화, 힐링, 미술문화, 음악문화, 모험, 쇼핑, 축제 이벤트, 테마, 현대시설, 도시 및 섬, 방역, 열린 여행, 의료 광 등을 주된 콘텐츠로 하는 여행이죠. 물론 주제여행은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사에 의해 다양하게 파생되기에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 터라 지속적으로 콘텐츠와 콘셉트는 분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포럼에서는 주제여행이라는 대전제 아래 새롭게 주목해야 할 여행을 정의, 소개해 나가고자 합니다.

 


김경한 회장님의 말씀에 덧붙여 소개한다면 주제여행포럼은 1년에 2번의 정기 모임과 개별 교류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기 모임의 경우 대부분의 회원이 교수진인 터라 주로 방학 때 일정을 맞춰 주제여행 투어를 다니고 있으며, 평소에는 주제여행을 더욱 공론화하기 위한 연구나 학술 활동에 집중하고 있죠. 그런 의미에서 주제여행포럼에서 관련한 저서를 출간하는 것은 지금까지 산재해 있던 여행의 콘텐츠나 콘셉트의 개념들을 한데 모아 앞으로의 논의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데 무엇보다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고요. 참고로 이번에 발간한 「주제여행상품」은 「현대여행상품」, 「국제관광」, 「호텔관광마케팅」에 이은 네 번째 책입니다. 이렇듯 저희는 이론과 실무를 동시에 겸비한 학술회로서 움직이고 있으며, 저희의 활동들을 통해 관광산업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주제여행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다양한 여행들이 정의되고 있는데 하나의 테마가 주제여행으로 발전되는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주성열 20~30대의 여행자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모두가 자기 인식과 발견에 대한 욕구를 일종의 문화적 경험, 또는 럭셔리한 경험을 통해 해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분석과 정보를 얻고 싶어하는 계층이 여행을 통해 이에 접근하는 현상에 주목해야 합니다. 자기 인식과 발견을 통해 마음의 불안을 쫓고 안정감을 되찾는 과정에서 주제여행이 전개되는 듯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예술 철학을 전공했던 터라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고 관련해 몰랐거나 새롭게 알게 되는 지식들을 채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에 성악을 취미로 하시는 분들을 모시고 유럽 오페라 투어를 다녀왔죠.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츠나 이탈리아의 베로나와 같은 주요 도시에서 음악 축제를 관람했고, 같은 관심사가 있는 지인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여행도 배로 즐겼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희의 여행은 오로지 오페라 축제나 공연을 관람하는데 집중했던 만큼 주변의 대표 랜드마크나 핫 플레이스, 먹거리 등은 즐길 여유는 없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고 할 순 없었지만 주제여행의 의의를 생각해보면 새로운 여행 방식으로서의 가능성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주제여행 기획에 있어서는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개별적으로도 다양한 주제여행을 즐기신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해주신다면?


고종원 주제여행은 기본적으로 개인적 취향을 바탕으로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에 확장성이 굉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장기간 떠나는 해외로의 여행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도 언제든 주제여행이 이뤄질 수 있죠. 제 사례를 이야기해드리면 팬데믹 기간 동안 주제여행을 통해 국내 관광지를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한국의 역사와 전통이 깃든 도시인 안동에서는 전통시장의 갈비를 즐기고 병산서원의 아름다운 전경과 서원을 방문, 문화관광해설사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선비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게 됐죠. 뿐만 아니라 경남 김해에서는 산딸기와인을 경험했고 문경에서는 오미자 와인의 생산 과정을 배웠고요. 이처럼 주제여행은 우선 여행의 목적이 ‘주제’에 있어야 합니다. 전통이면 전통, 와인이면 와인과 같이 여행의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이 이번 여행으로 하여금 어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것인지 방향성이 명확해야 합니다.


주성열 맞습니다. 주제여행의 매력은 누군가가 만들어 정해놓은 여행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만의 가치 판단을 바탕으로 나만을 위한 여행을 설계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앞서 회장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주제라는 것이 굉장히 개인화되고 디테일해지면서 우리가 이전에는 상상해볼 수 없었던 여행들도 많아지고 있죠. 가령 예전에는 작품이나 빛나던 장소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들의 말년을 보냈던 장소나 죽음을 맞이한 곳까지 의미를 두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을 설계하고 주제여행을 떠남에 있어 방식을 규정하는 일보다 해당 주제에 어떤 의미를 둘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자연스럽게 여행의 흐름이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제는 여행의 경험치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가운데 주제여행의 매력, 그리고 장단점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최영선 저의 경우에는 패키지 세대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주로 여행사의 단체여행을 통해 여러 국가를 여행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부터는 주제여행을 통해 단일 국가의 소도시에서 일주일 살기, 한 달 살기 등을 경험하면서 여행의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됐죠. 이전처럼 이곳저곳 누비면서 여행하기에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는 나이가 됐기도 했지만 일상과 경계가 없어진 여행 행태에 좀 더 자신만의 성향에 따라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무엇보다 주제여행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다만 기술의 발달로 언어적 장벽이나 정보의 접근성은 좋아졌으나 아무래도 해외여행같은 경우에는 안전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아쉬움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코로나19, 베드버그와 같은 질병 관련 이슈나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및 긴급상황에 대한 대처는 쉽지 않은 부분이니까요. 따라서 주제여행이 보다 안정적으로 진행되려면 이제는 여행사의 역할이 현지에서 필요한 경우 최소한의 도움을 줄 수 있는 관리의 측면으로 변화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양정호 저는 와인산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산업적 관점에서 장점을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먼저 산업으로 호텔은 관광업과 부동산업, 금융업이 결합된 융합산업입니다. 그런데 주제여행 또한 콘텐츠와 여행이 융합된 형태죠. 즉 주제여행은 콘텐츠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는 여행 행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호텔산업과 주제여행은 많은 부분이 닮아 있는데요. 가령 유럽 경제순위 1위, 세계에서 경제규모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독일에는 세계적인 글로벌 호텔 체인이 없습니다. 게다가 여타의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관광 수요가 활발한 국가도 아니죠. 그러나 호텔의 수익성은 그 어느 국가에도 뒤지지 않는 안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독일이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하고 있는 산업인 전시를 비롯한 MICE산업 덕분입니다. 이처럼 독일과 같이 하나의 핵심 콘텐츠가 있다면 전 세계적인 ‘이동’이 일어나고 이는 관광으로 이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제여행은 호텔은 물론, 전체 관광산업에 방대한 파급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이며, 산업적 발전에도 긍정적인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고종원 말씀해주신 주제여행의 확장성은 앞으로 저희 포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의 바로미터가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올해 계획하고 있는 몇 가지 활동 중에 지자체와 연계한 지역관광 활성화 컨설팅이 있습니다. 주제여행의 방대한 파급력을 활용해 지역의 매력을 살리고 관광으로 인해 지역소멸의 위기에 있는 도시들을 재생시키는 것이죠. 긍정적인 것은 최근 로컬관광이 부상하면서 잘 알려진 대도시의 관광으로부터 지역관광에 대한 관심, 그리고 지역관광을 진흥시키려는 노력이 어우러져 발전과 진화의 길로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 각 지역의 관광에 대한 비중과 국내 지자체의 노력, 그리고 소비자의 관심으로 성장하는 지역관광의 비전은 무궁무진합니다. 로컬의 시대, 지역관광의 진화, 창조의 시대, 스스로 성장하는 지역관광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3~2025 관광트렌드 전망보고서>에도 명시돼 있는 만큼, 앞으로 지역관광 컨설팅에 대한 포럼의 역할도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입니다.

 

해외여행의 빗장이 풀리면서 지난해부터 다시금 각종 여행이 재개되고 있는 바, 다양한 주제여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포럼에서 가장 주목하는 테마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김경한 우리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여행과 관광에 대한 국내외 인식과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인데요. 전통적으로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가성비 좋은 여행이 인기였다면 앞으로는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여행이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힐링이 여행에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웰니스 여행이 부각되는 추세입니다. 주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의 숲 치유, 한방체험, 미용과 스파, 그리고 명상 등의 주제로 이뤄지는데 한곳에 일정기간 머물면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고 치유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죠. 


한편 넥스트 팬데믹에 대응해 보다 안전한 여행에 대한 인간의 욕구가 배가돼 코로나19 경험으로 발전됐던 각국의 방역제도 맞춤형 여행의 빠른 확산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 간에 상이한 의료수준과 복잡다기한 방역제도를 극복할 수 있는 해외여행 패키지 개발을 위해서는 그간 코로나19 대응 시에 시도됐던 여행관련 국가제도를 한번 살펴볼 필요도 있어 보이고요. 현재 국내의 경우 의료관광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활성화돼 있고 이에 다른 상품 개발이나 연구도 다채롭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웰니스관광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개발 사례나 연구는 미흡한 만큼 앞으로 포럼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영선 부회장님 말씀처럼 최근 저와 같은 나이대의 여행자들은 웰니스에 관심이 특히 많습니다. 특히 기존에 다녀봤던 관광지들 보다는 모든 것을 편리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호캉스의 니즈가 높죠.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나이가 어느 정도 있다고 하면 호캉스를 부담스러워할 것으로 여기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호텔이야말로 여행의 목적지이자 한 공간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여기고 있고, 특히 연령에 따른 사회적 위치, 경제력이 보장돼 있는 여행자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선호도가 높은 주제여행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호텔에서 웰니스를 주요 테마로 한 프로그램이나 상품을 개발해 웰니스 호캉스라는 주제여행을 선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종원 저는 현대시설 투어도 앞으로 미래 관광의 핵심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이 두바이 & 중동전문 여행사 야나트립과 함께 ‘두바이 호텔건축트립’을 기획한 것처럼 하나의 건축물이 여행의 목적이 되기 때문입니다. 호텔업계 전문가라고 한다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부르즈 알아랍’이나 ‘아르마니 호텔’, ‘에미레이트 팰리스’ 등의 견학을 위한 여행이야말로 최고의 주제여행인 것이죠.


국내도 설악산 케이블카나 사천 케이블카, 청풍호반 케이블카 등 2020년을 전후로 가장 대세적인 시설 관광자원이 떠오르고 있고, 기존의 N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 명동쇼핑거리, 봉은사, 롯데월드몰, 광장시장 등 다양한 시설들이 K-관광의 중심에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가 주목을 받고 있고, 이에 부응하듯 국가와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네옴시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 주요 랜드마크나 시설들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재개발과 관리를 통해 전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다시금 주목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여행 취향의 다변화에 따라 주제여행이 확장성을 갖는 것도 있지만 반대로 주제여행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여행자들의 여행 행태도 바뀌어 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주성열 주제여행은 개인의 욕망과 관련이 깊습니다. 예전에는 존재감을 집단 속에서 찾았다면 이제는 집단이 아닌 개인적인 가치판단에 따르고 있죠.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타인과 같은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가야되는 랜드마크가 아닌 혼자 걷다 마주치는 모든 길들이 여행이 될 수 있게 됐습니다. 웰니스도 개인에 따라 쉼의 척도와 힐링과 여유를 느끼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코스메틱, 식도락, 요가 및 명상 등 웰니스여행도 다양한 방식으로 융합될 것입니다. 이른바 ‘블렌디드 웰니스’라는 영역이죠. 


이처럼 이제는 ‘체험’과 ‘경험’을 분리해 여행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여행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문제, 이를테면 오버투어리즘이라든가 젠트리피케이션, 환경오염 이슈 등 많은 것들은 여행을 경험이 아닌 체험에 비중을 뒀기 때문에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대형 화재나 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현지인들의 극심한 생활 고통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관광지라는 이유로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특별한 체험에 방점을 둔 관광은 다소 이기심이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경험은 타자와의 관계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과 현지인들의 특성을 존중해야하는 경향이 있죠.


주제여행이 의미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체험이 아닌 경험에 집중하는 여행이 확산되기 때문입니다. 점점 지속가능한 여행과 환경 친화적인 여행에 여행자들이 관심을 갖는 긍정적인 움직임도 주제여행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여행 트렌드가 조성된 이상 여행자들도 그 흐름에 빠르게 편승하고 있는 터라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는 고무적인 상황으로 보입니다.

 

주제여행이 확장성을 가지고 보다 지속가능한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건강한 주제여행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전제, 혹은 요구되는 것이 있다면?

 

 

양정호 매년 연말쯤 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의 2024년, 올해 10대 키워드는 ‘DRAGON EYES’입니다. AI의 등장으로 더욱 빨라진 2배속 시대에 인간만이 가능한 ‘화룡점정’의 역량은 무엇일지 이야기했는데요. 화룡점정의 뜻은 ‘용을 그린 다음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린다’는 의미로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면서 일을 끝내는 모양새를 말하죠. 올해 소비의 트렌드가 DRAGON EYES라는 데 주안점을 두고 우리 관광업계가 화룡점정을 찍기 위해서는 지각된 위험을 줄이는 일이 가장 시급하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특히 요즘 관광학회에서는 스마트 관광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전통적인 TTA가 OTA와의 경쟁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논의되고 있는데 그 해결책이 스마트 관광으로 대두되는 것이죠. 주제여행은 그 성격상 기존 패키지 여행사들의 역할보다 개인화된 여행 플랜을 기획하는데 도움 되는 플랫폼과 서비스들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격변하는 여행업 생태계 속에 주제여행이 앞으로 더욱 확장되고 발전하려면 결국 어느 만큼의 양질의 정보를 통해 여행 소비자들의 주제여행을 잘 서포트해 줄 수 있는지, 그 생태계 조성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TTA와 OTA가 상생하는 생태계가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한 앞서 주제여행이 여러 산업의 융·복합적 특성을 지녔다고 이야기한 바, 주제여행이 일반여행과 다른 점은 여행에 전문가가 참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기존의 패키지 투어를 여행사들이 상품 기획부터 운영까지 주도했다면, 이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컬래버레이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희 포럼에서 지속적으로 주제여행에 흡수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콘셉트 전문가들을 발굴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죠. 이를 통해 관광은 타 산업과의 연계성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고, 산업 간의 시너지는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주제여행포럼의 나아갈 방향과 주제여행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고종원 단체여행에서 개별여행으로 여행패턴, 즉 여행형태가 변하면서 주제여행의 다양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관심있고 좋아하는 여행을 추구하게 됐죠. 더욱이 팬데믹을 지나오며 새로운 주제여행의 도약이 엿보이고 있습니다. 항공편이 증가될 것이고 새로운 상품의 개발이 지속되며 국가마다 관광에 대한 중요성과 가능성에 주목하며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입니다. 이처럼 주제여행의 비전은 무궁무진한 바, 주제여행포럼은 그동안 학술적 연구나 산업적 정의가 부족했던 주제여행을 적극적으로 공론화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나갈 예정입니다.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을 비롯해 정기적인 주제여행 기획 및 체험도 실시할 것이며, 꾸준한 집필활동을 통해 흩어져있는 주제여행의 정보를 집대성하는 일 또한 지속하고자 합니다. 2019년 결성했으나 팬데믹으로 영역 확장이 어려웠던 만큼 올해부터는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해나갈 예정입니다. 포럼 활동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이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배너
배너

기획

더보기

배너



Hotel&Dining Proposa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