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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월)

호텔&리조트

[Opinion]국내 숙박산업의 제도적 문제 및 개선방향

국내 숙박산업 동향

2000년대 초반부터 주요 관광지 내에서 저렴한 가격에 숙박하고자 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다수의 게스트하우스가 생겨났다. 당시만 해도 생소한 단어였던 게스트하우스는 현재 어느 지역에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친숙한 단어가 될 정도로 일반화됐다. 2008년까지 한자리수 성장률을 나타내던 외국인관광객 입국자수가 2009년부터 두 자리 수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숙박산업의 양극화 문제와 제도적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러한 시장상황 속에서 대체숙박시설인 게스트하우스가 확대된 것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볼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의 성장과 함께 중저가형 숙박시설로 비즈니스호텔이 각광받으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에는 특급호텔, 건설사, 가구업계, 여행업계까지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만 문을 연 비즈니스호텔이 50여 개 가까이 되며, 늘어난 객실규모는 8200여 실에 달한다. 올해도 서울에는 비슷한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이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 호텔 증가 추이>                     (단위 : 개)

자료_ 한국관광공사

 

국내 숙박산업 제도
비즈니스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중저가 숙박시설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현행법 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숙박산업 종사자 외에는 극히 드물다. 더욱이 숙박시설의 관리체계가 구분돼 있다는 것은 더욱 생소할 수밖에 없다. 국민 대다수가 익히 알고 있는 호텔은 현행법 상 관광숙박시설과 일반숙박시설로 구분돼 있다. 그 중 관광숙박시설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일반숙 박시설은 보건복지부가 관장하는 이원화된 관리체계다. 또한 청소년활동진흥법에 따른 유스호스텔은 실제 외국인 관광객이 이용하는 숙박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관광숙박산업 관련 정책에서 배제되고 있으며, 새로 신설될 예정인 공유민박업 및 무허가로 운영되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통합된 관리체계는 마련돼있지 않다.
그렇다면 실제 외국인이 선호하는 숙박시설은 현행법 상 어디에 속할까? 시내에 즐비한 호텔들 중 대부분은 외국인이 증가함에 따라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이용자를 유입하기 위해 숙박시설의 사인물을 ‘호텔’로 변경하여 운영하는 대실 중심의 ‘모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시설은 규모나 디자인 면에서 관광숙박시설과 견줘도 크게 손색이 없다.
오히려 호텔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대실영업까지 할 수 있고, 일정 수 이상의 객실과 부대시설을 갖춰야 하는 관광숙박시설과 달리, 객실 수의 규제와 부대 시설 없이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관광숙박시설보다 수익성 및 투자가치가 더높은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관광호텔과 같은 까다로운 사업승인 및 인허가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힘든 과정을 거치지 않고 ‘호텔’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만 가져가는 형국이 돼버렸다. 매년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서 제공하는 관광객 통계에 따르면 호텔을 이용하는 외국인의 수는 73% 이상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외국인이 설문에 작성한 ‘호텔’이 관광숙박업에 속하는 ‘호텔’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한편, 유럽등지에서 젊은 층의 이용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호스텔은 2009년에서야 중저가 숙박시설에 대한 수요충족을 목적으로 국내 관광숙박시설로 법제화됐다. 호스텔은 다른 관광숙박시설에 비해 객실면적 및 수와 부대시설에 대한 제한사항이 없어 현행법 상 존재하는 시설 중 이코노미급 호텔에 잘 어울려 향 후 가장 기대되는 혁신적 호텔개발 모델도 거론되고 있다.

 

<숙박시설 관련 현행법>

 

호텔의 수급불균형 원인 및 제도적 문제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2월 30일, “2016년 외래 관광객 1650만 명을 유치하고, 2017년에는 대망의 한국 방문객 2000만 명 시대를 열도록 하겠다.”며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러한 전망에 대한 근거로 2015년 메르스(중동기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벌어진 6·7·8월을 제외하면 2014년 동기 대비 매월6~9%의 방한 관광객 수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외래관광객 최대송출국인 중국인 관광객은 전체의 45%에 달했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중국 관광객 증가 추이>

자료_ 한국관광공사

또한 정부는 연평균 10% 이상 증가하는 관광객 수에 비해 숙박시설의 증가는 3~4%에 그치고 있어 호텔의 공급을 더욱 늘리기 위한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관광객 80% 이상이 방문하는 서울에 위치한 관광호텔업계는 실제 객실이용률의 하락 추세를 근거로 이미 공급과잉에 진입한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객실 이용률>

자료_ 한국관광공사

이렇게 정부와 호텔업계에 시각차이가 큰 근본적인 이유는 외국인 숙박시설에 대한 종합적인 시스템이 없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다수의 전문가 분석과 언론보도를 통해 중국인관광객은 숙박시설 선택 시 이용요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즉 중국인 관광객은 호텔의 편의시설이나 비품, 위치, 위생적인 측면보다도 저렴한 가격을 가장 우선시하며 숙박시설의 지명도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MBC 뉴스를 비롯한 다수의 방송매체에서 10만 원 미만의 호텔을 찾는 중국인관광객의 모습과 함께 저렴한 숙박시설의 비위생 상태 등에 대해 비판하는 특집기사를다룬 바 있다. 이렇듯 저렴한 호텔에 대한 수요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일원화되지 못한 관리체계로 인해 정부는 숙박시설에 대한 종합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외국인 관광객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잘못된 정보로 굿스테이(일반숙박시설 중 외국인이 숙박할 수 있는 수준의 시설을 우수숙박시설로 지정해 관리) 지정을 받지 않은 대실 위주의 모텔을 ‘호텔’이라 여기며 투숙하고,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는 불법시설을 포함한 다양한 숙박시설을 포괄적으로 이용한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비싼 제도권내의 호텔 객실이용률의 하락과 외국인관광객의 숙박시설에 대한 불만은 가중되고 있으며, 호텔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진정한 의미의 중저가 숙박시설
2015년, 서울 도심에는 ‘비즈니스호텔’을 표방한 세컨브랜드로 세계적 호텔체인들이 문을 열었다. 이들 호텔은 수영장과 연회장과 같이 선택적 서비스라 분류될 수 있는 부대시설을 배제한 간소한 형태이기는 하나 4성급의 퀄리티를 보일만큼 객실면적과 시설면에서 압도적이다. 결국, 투자된 시설과 비례해 객실단가는 외국인관광객이 원하는 ‘저렴한’ 수준 이상으로 상회할 수밖에 없다. 호텔의 수급불균형이 심한 현재, 국내에 가장 많이 보급돼야 할 숙박시설은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토요코인호텔, 서울엔호텔과 같은 이코노미급 호텔이다.
이코노미급 호텔은 호텔 객실면적이 13~19㎡(2인/더블베드 기준)로 1인실~3인 객실 및 가족실까지 포함한 다양한 객실을 선보이며, 좁은 객실 면적으로 욕조 등의 시설을 배제하거나 일부 호텔은 공용객실(Domitory)도 제공한다.
또한 숙박비는 2인 기준 7만 원 안팎으로 저렴해 배낭여행객과 출장객에게 적합하고 과한 부대시설은 없지만 간단한 조식이나 차를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 및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작은 미팅 룸을 갖추고 있어 이름 그대로 경제적이고 편리한 호텔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호텔업계에서는 고객의 니즈와 상반된객실공급 정책에 집착하고 고급호텔만을 지향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호텔 그룹 위주로 경쟁하는 호텔업계에서 자신의 가치와 타 브랜드와 비교우위를 정하는 분위기와 혁신을 방해하는 자신들만의 고정관념 때문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호텔의 등급체계 문제점
정부는 관광숙박시설을 대상으로 새로 개정된 등급별 평가기준 및 절차에 따라 등급을 심사한다.(가족호텔 및 호스텔 제외) 시설규모와 서비스 수준에 따라 5개의 등급으로 구분해 방한 외국인관광객이 호텔을 선택하는데 명확한 지표가 되도록 법령을 개정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해 5월 4년 간 500억 원이 투자된 송도의 한 한옥호텔은 시설과 서비스 모든 면에서 5성급 수준이지만 개관 후 3성급으로 등급심사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시한 현 호텔업 등급결정 기준으로 4성급 이상의 등급을 받으려면 휘트니스센터, 사우나 등 부대시설이 있어야 하며, 식음료업장이 4성급에는 최소 2개, 5성급에는 최소 3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호텔업 등급결정 신청이 의무화됐지만, 한국전통호텔이나 의료관광호텔, 호스텔과 같이 기존 호텔과 상이한 형태의 관광숙박시설 및 다른 법령에 따른 외국인숙박시설에 대한 기준은 마련되지 않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채 이미지만 실추되고 있다.
한편, 아고다, 익스피디아, 부킹닷컴과 같은 OTA는 숙박시설을 등록할 때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등급별로 검색엔진을 제공하며, 숙박시설을 예약하는 이용자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등급을 신뢰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실제로 사이트에서 검색되는 3성급 호텔 중에는 관광숙박시설이 아닌 공중위생관리법 상의 숙박업이 다수 포함돼 있는 등 엄격한 심사기준에 비해 관리체계는 매우 엉성하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호텔 이용자들은 관광호텔과 일반숙박시설의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호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기도 한다. 또한 이코노미급의 호텔은 등급체계 상 대부분 2성급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중은 3성급 미만의 호텔을 일반 모텔급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이러한 대중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5성으로 구분되는 관광호텔등급체계 이외에 외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 전체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평가관리 체계를 마련해아 한다는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세계최대 숙박시설 리뷰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는 가격이나 호텔의 클래스로 단순히 호텔을 평가하지 않고 호텔 이용자가 직접 경험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리뷰의 양과 질 그리고 고유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다. 이용자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호텔인지, 원하는 객실가격 수준이며 깨끗한지, 안전한지, 서비스는 어떠한지에 대한 평가지표로 소비자 기준의 최고의 호텔을 과장되지 않고 편견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한 이유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최고의 시설로 평가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영광이며 자연스러운 홍보수단이되고 있다.

 

개선방향
메르스사태 전까지만 해도 무조건 싼 숙박시설에 쇼핑만 즐기는 것으로 보이던 중국인 관광객의 해외여행 트랜드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과거 명품 중심의 전통적인 선호품목이 중저가의 일용 소비재로 품목이 바뀌고, 단순 쇼핑관광에서 테마여행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온라인호텔 예약업체인 씨트립의 분석에 따르면, 온라인 여행예약 중 앱을 통한 예약이 전년대비 300% 증가했으며, 짜이서울, 한유망 등 한국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로의 유입량이 크게 증대됐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인 관광 세대 구성이 변화되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춘절 연휴기간 해외여행을 떠난 중국인 관광객은 1970~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가 전체 중국인 관광객의 79%를 차지했다. 특히 80년대 생인 중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가장 높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숙박시설과 여행계획을 직접 세우는 개별여행을 선호한다. 이들의 정보 활용능력이 높아질수록 호텔들은 수익성담보를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호텔업계는 호텔의 입지, 서비스, 시설, 그리고 각 호텔의 차별화 정책에 따라 향후 2~3년 안에 수익성에 대한 명함이 갈리고 자연스러운 업계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호텔들의 출혈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부족한 숙박시설 확대를 목적으로 비즈니스급 이상의 고급호텔을 무한공급하기 보다 잠재고객의 수요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실수요자들의 입맛에 맞는 스타일의 이코노미급 호텔을 공급하기 위한 전략과 체계적인 속도조절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호텔을 외향
적인 기준을 잣대로 평가하는 획일화된 등급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제도권 안에서 외국인이 숙박할 수 있는 모든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시설의 품질과 고객의 니즈를 반영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평가관리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호텔업계 역시 고급호텔만을 지향하거나 혁신이 가미된 새로운 개념의 호텔을 격하할 것이 아니라 수요자가 요구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이고 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호텔을 평가하는 것은 경쟁사가 아닌 고객이다.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호텔 이용자의 변화를 읽고 대응한다면, 기존 경쟁 호텔
들과는 다른 변화된 호텔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등급별 호텔 서비스 기준 정의>

출처_ 한국관광공사 호텔업등급결정 사업 홈페이지

 

1. 해외 관광객의 숙박 이용 현황
2. 국내 숙박산업의 양극화 문제 및 개선 방향
3. 국내 숙박업의 제도적 문제 및 개선 방향
4. OTA로 인한 문제, 개선 방향
5. 우리가 알고있고 또 알지못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특성 및 기대
6. 향후 관광산업, 숙박산업의 전망

 

 

경희대 호텔경영박사과정
주식회사 호스텔코리아
서울엔호텔
권진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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