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는 다른 아시아 도시들에 비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럭셔리’ 호텔들이 아주 많은 편이다. 홍콩 태생의 페닌슐라, 만다린 오리엔탈, 샹그릴라, 어퍼하우스 뿐만 아니라 리츠칼튼, 포시즌스, 게다가 각 브랜드의 상위 등급인 JW 메리어트, 콘래드, 그랜드 하얏트, 인터컨티넨탈 등이 성황리에 영업 중이다. 쉐라톤, W, Langham 브랜드도 5성 호텔들이지만, 이곳에서는 상위권에 속하지 못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에는 더 많은 럭셔리 호텔들이 생길 예정이다. 현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럭셔리 호텔 두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The Murray Hong Kong, a Niccolo Hotel 2017년 4분기에 오픈 예정인 니콜로(Niccolo)브랜드는 호텔업계에 10년 가까이 몸담고 브랜드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은 필자에게도 아주 낯선 이름이다. 니콜로는 마르코폴로(Marco Polo)호텔 그룹에서 새롭게 론칭한 력셔리 브랜드다. 탐험가 마르코 폴로의 아버지였던 니콜로 폴로(Niccolo Polo)에서 이름을 따왔다. 현재 중국 성도(Chengdu)에 운영 중인 호텔이었고, 올 8월에 중국 충칭(ChongQing)에 오픈 예정이다. 홍콩의 더 머레이
오후에 마시는 티라는 의미의 Afternoon Tea. 19세기 영국 귀족들이 저녁을 늦게 먹으면서 중간에 허기도 달래고 당분도 섭취하기 위해 빵, 버터, 케이크 등을 홍차와 마시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문화이다. 영국 식민지 시대를 겪은 홍콩에도 자연스럽게 이러한 문화가 정착하게 됐고,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먼저 애프터눈 티 문화가 자리 잡았다. 아무래도 애프터눈 티가 귀족 문화이다 보니 여러 호텔을 중심으로 보존돼 왔는데 그중 대표적인 두 곳이 페닌슐라와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이다. 반세기 이상의 역사를 가진 터라 홍콩 거주 영국인들의 아지트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사교의 장으로서 애프터눈 티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페닌슐라 호텔 The Lobby는 호텔 분위기만큼이나 클래식한 정통 영국식 애프터눈 티를 제공한다. 외부인들에게는 예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줄을 서야 하는 일이 럭셔리 호텔로서 흠이긴 하지만 여러 나라 관광객들은 이 경험을 위해서 기꺼이 시간을 투자한다. 인증샷을 찍으면 멋진 배경과 함께 영국의 유서 깊은 호텔에 와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안타깝게도 필자는 줄서기를 싫어해서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 이와는 다르게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
홍콩이라는 도시와 문화의 매력은 다양성에 있다. 광동어가 주 언어지만, 영국 식민지 영향으로 영어 소통도 어렵지 않고, 중국으로 귀속되면서 보통어(만다린어)가 통용되고 있다. 국제적인 도시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살고 있고, 호텔 역시 예외가 아니다. 호스텔부터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최고급 럭셔리 호텔까지 다양하다. 럭셔리 호텔들의 보고로 알려진 홍콩의 이면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트렌디한 호텔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3, 4성급 부티크 호텔 시장을 이끌어가는 두 로컬 체인은 Ovolo와 Butterfly다. Ovolo는 2002년 홍콩 태생의 브랜드로서 호텔과 서비스 아파트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홍콩 내에 5개, 호주에 3개가 있고, 호주 및 아시아 지역으로 확장을 계획 중이다. Butterfly는 2008년도에 생긴 홍콩 부티크 호텔 브랜드로 총 6개의 호텔 및 서비스 아파트를 운영 중이다. 이 호텔은 젊은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장비를 무료로 대여해 주는데, 휴대용 배터리, 셀카봉, 핸디폰(한국에도 진출 예정으로 알고 있다.), 액션 카메라 등 여행에 필요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 두 호텔 체인은 비슷한 듯하지만 Ovolo가 조금 더 디테일하고
요즘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한국인들의 해외 근무 소식을 많이 듣는다.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한국인들을 보면, 참 열심히 산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3~4년동안 호텔업의 경우에도 해외 취업하는 인력이 많이 늘어났다. 특히 직접 해외에 취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해외 취업을 알선하는 에이전시들이 생기면서 조금 더 확장된 면도 있다. 그만큼 한국 호텔 인력들이 국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졸업 후 북경과 홍콩에서 일하면서 제일 잘했다고 생각한 일 중 하나는 한국인 호텔리어 모임을 주관한 것이다. 북경에는 한국 기업들의 중국지역 본사가 많이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한국인 세일즈 매니저들과 GRO들이 꽤 있는 편이었다. 처음에는 필자가 일했던 근처의 호텔의 매니저들과 교류를 시작했는데, 고객에게 북경 내 다른 지역의 호텔에도 한국인 호텔리어들이 근무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모두 모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호텔에 전화를 해서 한국인 직원들을 바꿔 달라며 한 명씩 한 명씩 찾아서 모임을 주최했다. 여러 채널을 통해서 수집한 명단이 처음에는 10여 명이었는데, 나중에는 30여 명까지 확장했고, 필자가 떠난 후에도 그 멤버들
문득 ‘국제적인 도시’의 정의가 뭘까 생각해 봤다. 영어가 잘 통하고, 외국인이 생활하기에 큰 불편함이 없는 도시일까. 아시아 도시 중에서 서울, 도쿄, 상해, 북경과 같이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이라고 불리는 곳들이 있지만, 5년 가까운 시간동안 지낸 홍콩이 진정한 국제적인 도시가 아닐까 싶다. 과거 영국 식민지 영향으로 영어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식민지 시대 영어 교육 시스템을 잘 끌고 가서인지 홍콩 대부분 지역에서 영어 소통이 가능하다. 이런 환경을 바탕으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시스템이 잘 돼 있다. 일례로 높은 집값과 물가 때문에 맞벌이를 하지 않고는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힘든 홍콩 가족들을 보자. 이들은 자식과 늙은 부모, 집안일을 돌봐 줄 도우미가 필요했고, 홍콩 정부는 영어가 가능한 필리핀 외국인 노동자들을 공식적으로 받아 들였다. 급여는 한 달에 한화 60~70만 원으로 정부에서 규정했다. 대신 집에 상주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런 노동 수입이 가능한 이유는 정책적인 것도 있지만,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국제 금융 허브답게 전 세계의 크고 작은 금융 회사들이 진출해 있어서, 센트럴 지역 거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한 2017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홍콩 호텔들의 1월과 2월 실적은 구정 설 연휴가 언제인지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연휴가 오면 호텔도 성수기일거라 생각하지만, 휴양지가 아닌 도시에 있는 호텔에서는 휴가 시즌이 상대적으로 비수기다. 회사 돈으로 투숙하는 출장과 달리 휴가는 본인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결국 호텔 숙박비 지출에 야박해진다. 만약 설이 2월 중순에 있다면 2월 비즈니스는 크게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다. 그나마 구정 연휴가 1월 말이나 2월 초에 있으면 줄어든 수요가 두 개 달로 분산된다. 구정 연휴는 또 다른 측면에서 호텔 운영에 영향을 끼친다. 구정 연휴가 지난 후에 이직하는 호텔리어가 많아서다. 홍콩 호텔들은 구정 연휴 전에 연간 보너스를 발표한다. 중화권에서는 한국과 같이 Chinese New Year라고 불리는 구정을 새해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보통 보너스는 최소 한 달치 월급에서 4개월 치를 받기도 한다. 오너에 따라서 같은 호텔 체인이라도 보너스 정도는 다르다. 같은 오너여도 각 호텔 성취도에 따라서 지급 수준이 달라진다. 여러 글로벌 호텔 체인 중에서 최고 보너스율을 자랑하는
홍콩에는 쇼핑몰이 참 많다. 요즘에는 한국에도 대형 복합 쇼핑몰이 많지만, 홍콩에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구역별로 자리 잡은 곳들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퍼시픽 플레이스(Pacific Place)다. 구룡반도에서 홍콩 섬으로 넘어가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Admiralty역과 연결돼 있다. 영국 식민지 시절 아편 전쟁으로 부를 축적한 부동산 시장의 큰 손 중 하나이자, 홍콩 최대 항공사인 Cathay Pacific의 소유주이기도 한 Swire Group이 투자해서 지은 퍼시픽 플레이스는 쇼핑몰, 서비스 아파트, 그리고 오피스 타워로 구성돼 있다. 가장 주목할 점은 4개의 호텔(아일랜드 샹그릴라, 콘래드, JW 메리어트, 어퍼 하우스)이 한 콤플렉스(단지)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는 듀얼 브랜드 콤플렉스(같은 호텔 체인에서 다양한 수요층을 흡수하기 위해 다른 등급의 두 브랜드를 동시에 도입)도 아니고, 네 개 호텔 그룹의 대표적인 최고급 브랜드들이 한 자리에 위치해 비슷한 타깃 마켓을 공략하며 경쟁하고 있다. 퍼시픽 플레이스의 1차 프로젝트가 진행될 당시인 1989년, JW 메리어트가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아일랜드 샹그릴라와
홍콩에는 매 주, 매 달마다 다양한 행사들이 가득하다. 이번에는 10월의 대표적인 행사인 Hong Kong Wine and Dine Festival을 소개하고자 한다. 매 해 10월 마지막 주 목요일부터 일요일 사이에 개최되는 이 행사는 구룡 반도 서쪽의 조그만 공원 부지에서 처음 시작됐다. 지금은 간척이 완료돼 다양한 행사 장소로 사용하고 있는 Central Harborfront Event Spce에서 열리고 있다. 가용한 땅 덩어리가 작은 홍콩은 지속적인 간척사업으로 땅을 메꿔 그 위에 다양한 부대시설을 만드는 중이다. 50년 전에 비해서 지도가 바뀔 정도로 땅 넓이가 늘어나고 있다 보니, 혹자는 곧 구룡 반도와 홍콩 섬이 붙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홍콩 관광청에서 주관하는 행사인 만큼 페스티벌의 연간 규모는 증가 추세다. 올해에는 400여 개가 넘는 참가 부스가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축제 타이틀과 같이 다양한 고급 와인 유통 회사들이 부스의 주요 구성원이고, 싱글몰트 위스키나 요즘 국내외에서 한창 유행하고 있는 크래프트 맥주 제조·유통사들이 주를 이룬다. 다양한 주류와 잘 어울리는 음식 옵션도 있다.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아래 좌측), 페닌슐라 호텔(아래 우측)> 9월은 추석 명절이 있는 달이다. 한국은 9월에 접어들면 선선해지고 산들바람이 불기 시작하지만, 4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10월 중순에야 긴 여름이 끝나고 초가을이 시작되는 홍콩에서는 9월에도 여전히 반팔과 반바지가 필수다. 설날과 명절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추석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홍콩에서도 주요 명절 중 하나다. 하지만 명절을 보내는 문화에 있어서 분명한 차이점을 보인다. 먼저 추석 당일에는 쉬지 않고 정상 근무 후 조금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즐거운 저녁식사를 한다. 홍콩은 집이 좁아 대부분 가족들이 외식을 하기 때문에 외식 산업에 있어 추석은 성수기다. 그리고 공휴일은 추석 당일 다음 날 하루다. 가족과 함께 부담 없이 추석을 즐기라는 배려가 담긴 공휴일 지정이 아닐까. 작은 도시이기에 큰 이동 없이 3대가 손쉽게 모일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점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추석의 상징이 송편이라면, 중화권인 홍콩에는 월병(Moon Cake)이 있다. 당나라 때 추석에 뜬 보름달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보름달 모양의 음식에서 유래됐는데 가족들이 단란하게 모여 보름달을 바라보며 월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