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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토)

투어리즘&마이스

[Travel Trend] 불황 모르고 이어지는 한국인들의 여행 니즈 - 코지미엄 가능한 낫싱케이션이 뜬다

 

올 한해 팬데믹의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거둬지고 있다. 그동안 갈망했던 여행의 욕구를 채우느라 여행객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작년의 4배에 달하면서 코로나19 직전의 활황 때만은 못해도 2016년의 수준은 회복했다고 한다. 여행업계는 큰 홍역을 겪은 터라 달라졌을 여행객들의 여행행태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수많은 여행 플랫폼, OTA, 여행 관련 매체들이 빠르게 변하는 여행 트렌드를 분석, 적극적인 공유를 통해 여행업계의 원만한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내년에도 올해의 기조가 이어지면서 여행업계의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올해, 특히 하반기에 부각됐던 트렌드와 내년에 전망되는 여행 키워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알뜰여행에서 초긴축여행으로
고물가 시대에 씀씀이 줄이는 여행객


올해 상반기, 항공업계의 적극적인 회복 노력에 발맞춰 공항을 찾는 여행객들이 급증했다. 하늘 길이 정상화되면 팬데믹으로 억눌린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전망해 온 만큼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세부적인 양상은 다소 다르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움직임은 많으나 소비행태가 예전 같지 않은 것. 


매달 ‘월간 국내·해외여행 동향’을 조사하고 있는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6월, 올해 상반기 여행 트렌드를 단기간, 저비용의 ‘알뜰여행’으로 정의할 정도로 여행객들의 씀씀이가 좋지 않은 편이었는데 3개월 만에 ‘초긴축여행’으로 격상된 전망이 나왔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물가 상승이 극심했던 작년 이후 소비자의 여행 지출이 10% 이상 감소, 여행 비중 또한 줄어들고 있어 코로나19 이전보다 절대적인 값은 늘었지만 물가 상승률 감안 시 실제로는 여행 산업의 위축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는 지난 7~8월 조사에서 여행객 10명 중 7명(69%)이 지난 3개월 내 평균 2.05박의 국내여행을 다녀왔으며 총 여행경비는 1인당 23만 3000원, 1일당 7만 66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여행이 피크를 찍은 작년에 비해 모두 감소된 수치다. 특히 1일당 경비의 경우 2019년에 비해서는 4.2% 상승한 것으로 보이나 그동안의 물가 상승률이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라 11%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대략 6%이상 덜 쓴 셈이었다.


이외에도 여행을 가더라도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고민이 엿보이는데, 여행비 지출 구성비 1위였던 숙박비가 식음료비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고, 숙소 선택 기준으로 ‘가격’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호텔 이용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컨슈머인사이트는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로 소비자는 알뜰여행을 넘어 초긴축여행으로 대응하고 있어 반짝 활황을 기대했던 여행산업 전반의 불황이 예견된다는 전망을 전했다.


해외여행도 비슷한 양상이다. 야놀자가 지난 8월 발표한 글로벌 항공 트렌드에 따르면 7월 6일부터 8월 3일까지 집계한 항공 발권 데이터 분석 결과 항공권 구매 고객 비중이 국내선·국제선 각각 49%, 51%로 균등하게 나타났고, 국제선 인기 취항지는 오사카(35%), 후쿠오카(21%), 도쿄(16%)가 차지했다. 국제선 발권 고객 10명 중 7명이 일본을 방문했으며 이어 태국(8%), 베트남(6%), 필리핀(2%) 순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 지역이 강세를 보였다. 야놀자는 이러한 추세를 전반적인 여행비용 상승의 영향과 고물가의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 중장거리 노선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현재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근거리 여행지, 합리적인 가격 원하지만
놓칠 수 없는 프리미엄 서비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소비는 위축됐으나 여행에 대한 욕구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다만 줄일 건 줄이면서도 눈높이는 높은 여행을 추구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구미를 맞추기는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호텔스컴바인과 카약이 2023년 하반기 해외여행 트렌드를 발표, 7월부터 12월 말까지 한국 여행객들의 해외 여행지 항공권 및 호텔 검색량을 분석해본 결과 올해 하반기 여행 트렌드를 ‘코지미엄(Cozymium)’으로 정의했다. 코지미엄은 ‘코지(Cozy)’와 ‘프리미엄(Premium)’을 합친 여행 키워드로, 비교적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는 근거리 여행지 및 프리미엄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3~4성급 호텔을 선호하는 여행을 의미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전년 동기대비 올해 하반기 해외 항공권 검색량은 약 136%, 해외 호텔 검색량은 약 2배 이상 늘어났고, 올해 상반기에 대비해서는 각각 28%,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지는 야놀자 분석과 마찬가지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베트남, 태국, 필리핀 순으로 검색이 이뤄졌고, 도시의 경우 방콕이나 다낭, 세부와 같은 휴양지가 최고 검색량을 기록했다. 그런 한편으로 주목할 만한 점은 상반기에 특급, 럭셔리 호텔로 호캉스를 떠났던 여행객들이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3~4성급 호텔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스카이스캐너도 올해 한국 여행객들을 ‘스마트 여행자’로 정의했다. 스카이스캐너는 한국 여행객들의 여행 행태를 발표한 ‘2023 트래블 인사이트’에서 한국인의 여행 계획은 저렴한 항공권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며 이를 여행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봤다. 그러나 물가 상승이 여행 계획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92%)에도 불구하고 54%의 한국인이 재정 상황에 관계없이 여행을 할 것이라고 밝힌 점과 계획했던 모든 여행을 마친 후에도 돈이 남는다면 저축, 쇼핑 등 다른 용도로 사용(35%)하는 대신 한 번 더 여행을 떠날 것(61%)이라고 했던 응답을 흥미롭게 평가했다. 이에 한국 여행객들을 다양한 수단을 능숙하게 활용하면서 비용대비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여행 덕후’면서 스마트 여행자로 봤다.

 

 

갓생에 지친 나를 위한 꿀 같은 휴식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여행


팬데믹 기간 동안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떠오른 ‘갓생살기’ 트렌드. 하루하루 계획적으로 열심히 살아가며 타의 모범이 되는 것이 주목받는 라이프 스타일이었는데 1년 여간 지난 현재는 ‘겟(Get)’과 ‘인생(生)’을 합친 ‘겟생’ 트렌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갓생을 경험하다보니 바쁜 일상에서도 여유를 찾아 삶의 조화를 이루고 싶다는 욕망이 한편에 서리고 있는 것. 


이에 갓생의 삶을 따라가느라 지친 이들이 여행에서만큼은 아무것도 안하는 ‘낫싱케이션(Nothingcation)’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낫싱케이션이란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나’를 위한 휴식에 오롯이 집중하는 여행 방식을 의미한다. 타인의 시선보다는 자기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중요시하고 현재에 집중하려는 ‘나심비’ 트렌드가 여행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부킹닷컴이 한국인 8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인의 여행 성향을 살펴보면 다른 아시아태평양지역 11개 국가와 비교 시 유독 여유로운 여행에 대한 갈망이 높았다고 한다. ‘여행을 떠나는 가장 큰 목적(복수응답 허용)’이 △휴식(68%), △미식(29%), △새로운 경험을 통한 변화(27%)인 것으로 나타났고, 휴식이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 또한 ‘여행할 때 선호하는 장소와 활동(복수응답 허용)’으로도 △음식(62%), △자연과 경치(57%), △섬과 해변(40%), △웰니스와 건강 증진(37%) 순으로 꼽혀 대체로 휴양지로 여행을 떠나고 있는 현재의 여행 행태를 뒷받침했다. 


여기에 스카이스캐너가 한국 여행객 1000명에게 휴가 중 가장 하고 싶은 활동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도 1순위 답변이 ‘수면(21%)’이었는데, 그 이유로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32%), △신체 활동을 더 활발히 하며 바깥바람을 쐬어서(23%), △숙소가 청결하고 평온해서(16%)라고 답해 휴가지에서의 숙면이 낫싱케이션을 최대로 즐기는 방법인 것으로 나타났다. 

 

언제, 어디든 떠날 준비 된 한국 여행자들
여행지에서 찾는 문화애호가의 열정


그렇다면 내년의 여행 트렌드는 어떨까? 스카이스캐너가 한국 여행객 1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 1만 8000여 명의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로 ‘트래블 트렌드 2024’ 보고서를 발간, 2024년에는 여행을 통해 문화를 탐험하려는 경향이 어느 때보다도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서 문화 탐험이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엔터투어먼트, 최고의 음식을 알찬 가격에 즐기는 △맛성비 여행 등 다양한 문화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여행을 말한다. 여기에 앞서 낫싱케이션의 연장선으로 △꿀잠 여행도 각광을 받을 여행 테마로 내다봤다. 그리고 이러한 여행 테마를 포괄하는 카테고리로는 △성지투어를 강조했다. 


문화 탐험 여행의 핵심인 엔터투어먼트는 2022년 내내 국내에서 열리는 공연에 만족했던 이들이 해외 아티스트를 찾아 떠나는 흐름의 접근이다. 쟁쟁한 슈퍼스타들의 대규모 해외 투어 발표와 함께, 공연 관람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것. 특히 티켓을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고 저가 항공사까지 이용할 수 있다면 기회를 쟁취하려는 팬덤이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의 42%가 2024년에 국내에서 열리는 공연, 음악 콘서트, 페스티벌에 참여할 계획이 있으며,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면 해외 공연 관람도 고려하겠다는 답변도 64%에 육박했다. 


성지투어는 종교적 발상지나 신성한 장소를 방문하는 ‘성지 순례’에서 비롯된 용어로, 소셜 미디어 상에서 영화 촬영지나 유명 연예인의 방문지를 찾는 행위를 말한다. 실제로 한국의 경우 2022년 12월 말, 넷플릭스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3 공개 후, 2023년 1월 한국발 파리행 항공편의 검색량이 전월 대비 11% 증가한 바 있다. 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인인터라 미디어에 노출된 지역이나 도시로의 여행에 탐험과 성취의 재미를 느끼는 모양새다. 베트남 달랏의 경우에도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소개된 이후 전년 동기간 대비 폭발적인 검색량이 증가한 한편, 올해 1월 1일부터 8월 7일까지 항공권 가격을 전년과 비교했을 때 한국 출발 기준 항공권이 거의 반값으로 떨어져 한국 여행자들의 새로운 핫플로 떠오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나를 찾아 떠나는 겟생 여행
아날로그적 감성에 몰입해


4대 여행 테마와 더불어 제시된 3대 여행 유형으로는 △아날로그 여행, △기념 여행, △스몰 럭셔리가 키워드로 꼽혔다. 이 중 아날로그 여행은 현재의 겟생 트렌트와 맞물려 한국 여행자들에게 핫한 여행 방식이 될 전망이다.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 84%가 여행 중 일상으로부터의 단절이 중요하다고 응했다. 특히 18~24세의 한국 여행자들 중에 핸드폰 카메라 대신 폴라로이드 카메라(25%)를 가지고 다니거나, 일회용 카메라(16%), 캠코더(14%)를 챙기는 추세를 보인 점이 아날로그 여행의 트렌드에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웰빙 & 인클루전 에이전시 Essentialise의 설립자 겸 심리학자 리 챔버스(Lee Chambers)는 아날로그 여행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요인에 대해 “팬데믹 이후 여행객들은 경험의 질과 깊이에 집중하면서 순간을 기록하기보다 그 자체를 오롯이 즐기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주의를 분산 시키고 일과 여가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주범인 휴대폰 사용을 특히 자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귀띔하며 “몰입, 마음챙김, 인간과 자연과의 교감이 점점 중요해지는 중이다.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경험이자 누군가에게는 새로움을 느끼는 경험일 것이다. 휴식을 취하면 명쾌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으며 이후 복귀한 일상에도 더 잘 적응한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아날로그 여행의 확장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소비 부담에도 여행은 계속될 예정


휴식과 자연 감상 중심의 여행은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모습 중 하나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러한 변화를 ‘여행 시 방역 규칙을 지키며 비용 절감도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는데 심각한 국내외 경제 상황으로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한창의 팬데믹 때 기대했던 보상심리가 예상보다 크게 작용하지는 않아 여행의 회복 추세가 더디게 느껴진다는 중론이지만, 자연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는 휴양여행이라도 안정적인 수요를 뒷받침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게다가 지난 8월 국내·해외여행 동향에 의하면 향후 3개월 내 여행 계획률이 국내 71.7%, 해외 43.9%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국내여행 수요도 유지되고 있어 여행 전반에 대한 흐름은 꺾이지 않을 예정이다. 호텔업계에서도 여행 방식의 변화에 따라 오션뷰 캠핑 프로모션부터 웰니스, 북캉스, 요가 클래스 등 감성 힐링 여행에 집중하는 모양새인 가운데 올 하반기와 내년 여행 상품 기획에 어떤 세부 키워드들이 더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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