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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컬리너리

[신간안내] "당신은 오늘 무엇을 먹고 있습니까?" <카스테라와 카스텔라 사이>


<카스테라와 카스텔라 사이>는 고전문학을 공부한 저자가 음식과 미각에 깃든 문화와 역사, 음식문화일대 풍경을 탐구한 기록이다. 저자는 특히 최근 100년 사이 현대의 충격과 함께 급변해온 음식 문화사를 살펴본다. 이 책은 오늘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왜 먹는지를 질문하면서 일상의 식생활 풍경 속으로 파고든다. 또한 미식에 대해 선망이 어떻게 생겨나며 음식산업이 이에 어찌 대응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 어떠한 대중문화 현상이 발생하는지를 종횡무진 살핀다. 지역별, 계절별, 재료별 각양각색 김치들, 빵과 과자의 기본기술, 옛사람들의 떡국 조리법, 소금 한 톨이 만들어지는 이야기 등등이 오늘 우리 밥상 위 음식을 다시 바라보고 새로이 감각하도록 이끈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먹고 있습니까?
미식과 먹방의 시대다. TV를 켜면 항상 요리 쇼가 나오고 맛집이 소개된다. 다음 날이면 전날 방송에 나왔던 가게 앞에는 긴 줄이 선다. 대단한 한 끼를 먹기 위한 열정이 뜨겁다. 아니 열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왜 먹는지 잘 고민하고 있을까.


가령 이런 장면을 돌아보자. 숟가락 들 시간조차 없이 바빴던 일과를 마치고 퇴근길에 ‘편의점 도시락’ 하나를 산다. 티브이를 켜니 ‘호화 셰프 군단’의 요리 쇼가 펼쳐지고, 같은 시간 SNS에는 어느 유명 셰프의 레스토랑에서 ‘파인다이닝’을 즐기는 친구의 사진이 올라온다. 고개를 돌려 내가 입에 밀어 넣고 있던 음식들을 바라본다. 나는, 그리고 너는 과연 잘 먹고 있는 것일까.


미식과 먹방의 시대, 줏대 있는 밥 한 끼를 위해
음식문헌 연구자 고영은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을, 그리고 음식을 둘러싼 매체와 대중문화 현상을 잘 따져보길 권한다. 일상의 끼니는 무너지는데 먹어보지 못한 음식에 대한 선망과 환상만 키우는 건 아닌지 돌아보자고 말한다. 내 앞에 차려지는 밥 한 그릇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그것이 어떤 역사와 문화의 과정인지 모른채 미식에, 탐식에, 맛집 사냥에 길들여질 때 그 결과가 누구에게 좋은 일이 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음식도 ‘거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자고 말한다. 아무렇게나 먹고살지 않으려면, 음식에서도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행동의 시작은 바로 ‘공부’다. 그런데 음식 공부에도 이정표가 필요하다. 저자는 낭설을 수집하고, 일화를 나열하고, “옛날에는 그랬지”만 되풀이하는 음식 공부는 사양하고, 줏대 있게 밥 한 끼를 먹기 위한 구체적인 접근으로서의 음식 공부를 시작하자고 말한다.


음식은 거저 오지 않는다
<카스테라와 카스텔라 사이>는 고전문학을 공부한 저자의 음식문화사 기록이다. 저자는 최근 100년 사이 현대의 충격과 함께 급변해온 음식문화사를 들여다본다. 그는 말한다. “최근 100년 사이 세상이 바뀌었다. 사람의 감각도 바뀌었다. 실내로 들어온 연료, 상하수도, 전기 동력과 조명에 힘입어 배가 터지도록 먹고, 먹으면서 만인이 만인에 대해 음식평론가 노릇을 하게 됐다.”고. 실로 지난 음식문화사 만 년 동안 인류가 먹을거리를 겨우 마련해 간신히 먹고살았다면, 음식문화에 상상력과 쾌락과 행복감이 본격적으로 끼어들고, 그로인해 대중문화까지 발생한 지는 불과 100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오늘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왜 먹는지를 멈춰서 돌아보게 한다. 일상의 식생활 풍경 속으로 파고들면서 미식에 대한 현대인의 선망과 음식 산업의 대응과 대중문화 현상 들을 살펴본다.


「간단하게 국수나?」에서 소개하듯 국수 한 그릇을 지금처럼 ‘뚝딱’ 차려 후루룩 먹게 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김치 하면 통배추 김치로 각인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우리가 빵을, 과자를 지금처럼 먹게 된 지도, ‘빙수’를 한여름에 누구든 즐기게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시킨다. 이로써 이 책은 어떠한 문화적 적응을 거쳐, 음식이 어떤 노동을 통해, 어떠한 감각을 통과해 마침내 우리 앞에 놓이는지를 곱씹게 한다.


음식문헌을 펼치다
저자는 음식문화사 탐구를 위해 다양한 문헌과 매체에 파고든다. 고조리서는 물론 각종 증언 기록들, 소설, 시, 신문기사, 잡지기사, 영화, 광고 등등이 모두 참고문헌이고 이정표다. 다채로운 ‘먹는 소리’들과 ‘먹는 행위’의 묘사들이 다 음식의 문화와 역사와 정체를 말해주는 공부거리가 된다. 저자는 다만 객쩍은 음식점 일화, 지금 감각할 수도 없는 탐식가의 허풍, 먹방에 가까운 한담은 경계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저 기록 속에서 상상력을 발휘하고, 그 상상력에 오늘의 자원과 기술을 더해가는 시도이지, 의미 없는 선망이나 환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식의 본질에 대한 생각
저자는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가 여러 의미에서 최악이라고 평가한다. 때문에 이 책에는 한식 세계화 사업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 담겨 있다. 한식 세계화 사업이 ‘외국인에게 칭찬받겠다는 강박’ 아니냐는 누군가의 말에 저자는 이렇게 맞장구친다. 권력자들의 그릇된 욕망에서 시작돼, 그들의 자기 홍보에 그친 한식 세계화 사업은 실로 ’서구 백인에게 아첨하는 짓’에 불과했다고. 「한식 세계화 유감」 꼭지에는 한식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빼놓고 우스꽝스럽게 전개된 한식 세계화 사업을 비판적으로 돌아보면서 요리사 애진과 나눈 인터뷰가 소개된다. 그렇다면 지금 한식을 이끄는 것은 누구일까. 제대로 주목받아야 할 이들은 누구일까. 저자는 ‘솁솁거리기’가 유행인 세태를 비판하며, 셰프라는 이름에 지워진 이들, 바로 ‘찬모’들에 주목한다. 한식의 본질 역시 뜬구름 속에서 찾을 게 아니라 제일선에 있는 찬모들을 바라보며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담하고 정갈한 ‘먹는 소리’에 침이 고인다
이 책의 ‘먹는 소리’들은 화려한 수사와 자극을 동반한 먹방들과 달리 소담하고 정갈하다. ‘귀한 자원을 귀하게 매만지고 귀하게 먹어온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가 주목하는 문헌 속 ‘먹는 소리’들은 어떤가. 우리 안에 자고 있는 감각, 방법, 감수성, 태도 들을 살살 깨우며 침이 고이게 만든다. 지역별, 계절별, 재료별 각양각색 김치들, 빵과 과자의 기본기술, 옛사람들의 떡국 조리법, 소금 한 톨이 만들어지는 이야기 등등이 오늘 우리 밥상 위 음식을 다시 바라보고 새로이 감각하도록 이끈다. <카스테라와 카스텔라 사이>는 잔뜩 침이 고인 채 내 앞의 음식을 새로이 보게 하는, 오늘의 음식문헌이다.



지은이, 고영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공부했다. 고전문학 작품을 번역하던 중, 밥 한 끼 짓고 먹기 위해 사람들이 해온 행동에 대해 무지함을 깨달았다. 이후 먹을거리와 연료의 획득에서 조리 기술에 이르는 음식의 실제에 파고들게 됐다. 해온 공부를 바탕으로 대중매체에 음식에 관한 글을 쓰는 한편 음식 관련한 대중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펴낸 책으로 <다모와 검녀>, <샛별 같은 눈을 감고 치마폭을 무릅쓰고 심청전>, <아버지의 세계에서 쫓겨난 자들 장화홍련전>, <높은 바위 바람 분들 푸른 나무 눈이 온들 춘향전>, <게 누구요 날 찾는 게 누구요 토끼전>, <반갑다 제비야 박씨를 문 내 제비야 흥부전>, <허생전 공부만 한다고 돈이 나올까>, <거짓말 상회(김민섭·김현호 공저)>가 있다. 이 가운데 ‘토끼전’은 2016년 세종도서에, ‘허생전’은 2017년 올해의 청소년도서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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