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방한 외래관광객 수는 2년 전인 2015년과 비슷한 수준인 1333만 5758명을 기록했다. 2016년 대비 22.7%인 약 400만 명의 관광객이 사라진 것이다. 그중 약 98%에 해당하는 390만 명이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로 인해 기인한 것이라는 사실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시사한다.
우선 중국을 제외한 주요 방한국인 일본, 미국, 대만, 홍콩, 러시아가 모두 전년대비 성장을 했다는 점은 시장에 긍정적인 부분이며, 특히 전체 방한 외래관광객의 2번째를 차지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2년 연속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그간 중국인에 치우쳐 있던 관광산업이 얼마나 심각한 구조였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2018년을 맞이해 THADD로 얼룩진 중국과 우리나라간의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돼 중국인 관광객의 반등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번에는 국내 상황이 녹록지 않다. 관광업계의 특성상 많은 비정규직 고용인력과 주말 및 야간근무가 빈번한 상황에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은 인건비의 상승을 초래하고 결국 수익성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 당분간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호텔이 예전보다 더욱 견고한 운영과 시장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특히 브랜드 호텔이 아닌 독립호텔의 경우에는 더욱 시급한 문제로 판단된다.
이에 필자는 해외의 독립호텔 연합 컨퍼런스에서 다뤄진 내용들을 바탕으로 2018년의 호텔 트렌드를 소개해 안팎으로 어려운 국내의 호텔산업이 시장의 흐름에 대해 적절한 이해를 갖고 각각의 미지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보다 나은 시장 환경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2018년에 고려해야 하는 독립호텔의 10가지 트렌드
올해로 6년째를 맞이하는 The Independent Lodging Congress는 독립호텔 관련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문 협회다. 작년 10월에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컨퍼런스가 3일간 열리게 돼 각계의 전문가들이 활발한 토론을 진행하게 됐다. 흥미로운 부분은 Airbnb와 밀레니얼 세대의 여행패턴 등 새로운 시장 환경 속에서 글로벌 브랜드들의 진화 못지않게 독립호텔들이 최근 몇 년간 놀랍게 성장해 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트렌드를 강조했다.
1. 호텔과 그 지역사회는 반드시 강한 연결고리가 있어야 한다.
호텔 운영개발 전문업체인 Main Street Hospitality의 CEO인 Sarah Eustis는 ‘호텔 직원들은 현지에 대한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들은 현지에 많은 인맥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나는 지역의 예술가, 또는 유명 예술가의 자녀들과 모임 최영덕의 Hospi tality Notes The Hospitality service 대표 ydchoi@thskorea.com 2018 호텔 트렌드 ‘독립호텔(Independent Hotel)’을 만들 수 있으며 지역의 주류제조 공장을 갖고 있는 친구와 함께 시설견학을 할 수도 있다.” 즉 지역에 대한 많은 이해와 연결고리들은 고객에게 보다 풍부하고 신선한 경험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2. 소규모의 객실과 대규모의 공용공간은 어울리는 조합이다.
호텔 부동산투자 전문회사인 Eagle Point Hotel Partners의 파트너인 Stephen Chan은 소규모의 객실과 매력적인 공용공간의 구성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며 여행자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객실의 규모를 줄이게 되면 일반적으로 200실을 구성할 수 있는 공간에 300실을 만들 수도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많은 업무 공간 및 교류 공간(Socializing Space)을 함께 제공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개방형 사무 공간(Co-working), 개방형 주거 공간(Co-living)의 기능 및 역할들이 호텔산업과도 융합되고 있다는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위와 같이 만들어진 호텔들은 룸서비스나 컨시어즈를 필요로 하지 않는 Limited Service Hotel로서 비록 제한적 서비스 개념의 호텔이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의 상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해 줄 수 있다.
3. 호텔은 팝업형태의 한시적인 상품이 될 수도 있다.
‘Blink’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가장 독특한 럭셔리 여행사인 Black Tomato사는 개개인의 특별한 요구에 맞춰 유일한 여행경험을 고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고객들이 직접 지역을 선택하고 본인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자신이 머물 숙소를 만들게 된다. 생애 유일한 경험을 하게 되며,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리는 것들에 대해 그리워하고 또 다시 찾게 된다. 이렇듯 세분화된 맞춤형 여행은 시작부터 끝까지 개개인에게 특별한 경험을 전달해 어떠한 상품과도 비교될 수 없다.
4. 호텔은 자신만의 스토리를 전달해야 한다.
호텔 운영 및 개발 전문업체인 OLS Hotels & Resort의 대표 Ben Rafter는 유명배우 George Clooney가 자기들이 운영하는 호텔에 묵게 됐는데 그곳에서 자신만이 운동할 수 있는 전용자전거를 원했던 스토리를 들려줬다. George Clooney가 자전거를 두고 떠나면서 그 자전거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대화 주제가 됐다. 독립호텔들은 일반적인 호텔들이 제공하는 요소 외에도 특별한 무언가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브랜드호텔들이 모든 시장을 장악해 나가게 된다.
5. 호텔은 예술 및 관련 협회, 기관들과 상호 협력하게 될 것이다.
Main Street Hospitality가 운영하는 호텔들 중에서 미국 매사추세츠주 North Adams에 MoCAMuseum of Contemporary Art의 맞은편에 위치한 The Porches Inn이라는 곳이 있다. 이 호텔은 MoCA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중이다. 비단 뮤지엄 뿐이 아니라 호텔들은 새로운 경험들을 찾기 위한 방편으로 교육기관 등 다양한 분야의 협회들과 상호협력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6. 리테일 브랜드들은 지속적으로 숙박업으로 확장할 것이다.
국내에 잘 알려진 가구 브랜드인 포터리 반(Pottery Barn) 및 주방용품 브랜드인 윌리암 소노마(Williams Sonoma)등을 보유하고 있는 West Elm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회사로서 6개의 호텔을 운영 중에 있다. 대표인 David Bowd는 West Elm같이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리테일 브랜드 회사들은 풍부한 고객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가구 등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7. 장기체류 호텔은 더욱 멋진 디자인으로 감각적인 공간들을 제공할 것이다.
네덜란드의 새로운 형태의 장기체류 호텔인 Zoku의 경우에는 세련된 디자인과 주거를 위한 복층 공간을 제공하는 호텔을 시장에 내놓았다. Zoku의 Marc Jongerius 총괄이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Airbnb가 당신의 비즈니스를 잠식하고 있다면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먼저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즉 새로운 상품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8. 호텔의 푸드홀(Food Hall)은 점점 더 보편화될 것이다.
호텔전문 컨설팅사인 Hospitality Alliance의 CEO인 Kevin Ellis는 호텔들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으며, 로컬 레스토랑들을 포함한 다수의 레스토랑이 함께 있는 형태의 푸드홀 방식이 고객들과 지역민들에게 모두 인기가 많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로컬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푸드홀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경험을 고객들에게 선사해 주게 되며 동시에 지역민들을 호텔 안으로 흡수할 수 있는 좋은 도구다.
9. 호텔에서 간편한 포장음식의 선호도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많은 호텔들은 이미 룸서비스를 더 이상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로비에서 24시간 언제나 픽업할 수 있는 음식들을 제공하는 방식이 호텔의 기준점이 돼가고 있는 추세다.
10. Airbnb는 위협적인 존재이자 동시에 협력자가 될 것이다.
Zoku의 Marc Jongerius 총괄이사는 공유 플랫폼형태의 사업모델이 호텔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으며, Airbnb가 호텔의 대안상품으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은 것처럼 호텔들도 Airbnb를 들여다보고 그들이 제안하는 공간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즉 호텔과 주거공간의 결합이 또 다른 모델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호텔은 산업의 범주를 확대하면서 빠르게 변화해 가고 있는 중이다. 인구 고령화를 고려할 때 현재 모든 시장에서 강조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 뿐 아니라 50세 이상의 고객들에 대한 적극적인 타깃팅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또한 기술의 발전은 호텔업계에도 인공지능 스피커, 빅데이터 등을 적용시키고 있다. 시장 환경의 빠른 변화 속에서 독립호텔로서 각자의 장단점을 다시 한 번 짚어 봐야 할 중요한 순간이다.
최영덕
the hospitality service
연세대에서 건축공학, 하버드 대학(Harvard University, USA)에서 부동산개발, 코넬대학(Cornell University, USA) 호텔경영 석사학위를 받고, 호텔 업계에서 유일하게 건축, 부동산, 호텔 운영을 두루 섭렵했으며, 국내외 리조트, 호텔 Project Management 및 Consulting 사업을 하고 있다. 분야별 세계 유수의 브랜드사와 Collaboration을 통해 다양한 호텔상품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