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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수)

칼럼

[Global Networks_ 싱가포르] 도시의 스토리를 입히는 싱가포르 국가기념물 그리고 호텔


얼마 전 싱가포르의 매스컴에서는 할리우드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Crazy Rich Asians)’의 개봉을 앞두고 관련 보도가 연일 흘러나왔다. 영화 대부분의 로케 장소가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와 숨은 명소로, 유명 싱가포르 배우들도 여러 명 캐스팅돼 큰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영화가 흥행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관광수입원의 소스가 될 수 있기에 싱가포르 관광청에서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관광청 해외 로드쇼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이 영화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에 따로 시간을 할애할 만큼 큰 관심을 기울였다. 영화에서는 제목처럼 화려하고 럭셔리한 싱가포르의 모습들이 자주 비쳤고 이 밖에도 차임스, 래플즈, 숍하우스 같은 옛것의 모습들도 잘 섞여 그야말로 현대적인 것과 고전적인 것이 잘 어우러진 싱가포르의 있는 그대로의 다양한 모습들이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이런 연출이 가능했던 이유는 싱가포르의 거리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국가 기념물(National Monument)이나 보존건물(Conserved Building)들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국가기념물이라면 보존을 위해 대중에게 개방을 폐쇄하거나 부분적으로만 공개되는 경우가 많겠지만 좁은 국토의 도시국가라는 물리적인 한계를 지닌 싱가포르는 도시재개발국(URA)을 통해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동시에 제한된 토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국가 기념물일지라도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직접 이용 가능한 형태로 재개발된다. 예를 들어 영화의 결혼식 장면의 배경인 차임스(Chijimes)와 같은 곳은 19세기 말 성당과 수도원으로 쓰였던 곳인데 싱가포르의 국가 기념물로 지정됐지만 현재는 건물을 개조해 레스토랑과 바들이 모여 현대적인 감각과 동시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싱가포르 최고의 다이닝 공간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며 예배당의 경우 결혼식이나 파티장으로 인기가 많고 차임스의 안뜰에서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시민들의 생활에 깊이 관여하는 장소다.   



싱가포르의 몇몇 호텔에서도 이와 같은 케이스를 찾아볼 수 있다. 먼저 호텔 자체만으로 국가 기념물로 지정된 래플즈(Raffles) 호텔은 싱가포르의 럭셔리를 대표하는 호텔로 영화의 주인공 남녀가 숙박한 호텔의 배경으로 사용됐다. 또한 이전에는 중앙 우체국으로 사용된 건물이 호텔로 바뀐 풀러톤(Fullerton) 호텔도 국가 기념물 중 하나다. 로비의 포스트 바(Post Bar)의 한 가운데 실제 사용 가능한 빨간 우체통이 세워져 있어 건물의 역사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이 밖에도 지난 6월 전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킨 역사적인 북미회담 장소 카펠라(Capella) 호텔은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막사로 사용된 곳으로 국가 기념물보다 한 단계 낮은 보존건물이며 이곳 또한 영화의 앞부분에서 싱가포르를 소개하는 한 장면에서 나온 곳이기도 하다. 최근 싱가포르에 ‘더 캐피톨 캠핀스키호텔(The Capitol Kempinski Hotel )’이 싱가포르의 국가대표 호텔이라고 불리는 래플즈 호텔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얼마 전 오픈했다. 이곳은 먼저 URA가 선정한 보존 건물이 두 개가 이용됐다. 호텔 이름에서 사용된 ‘캐피톨’은 싱가포르의 유서 깊은 극장 ‘캐피톨 극장’에서 따온 것으로 이곳은 현재도 영화제나 시사회의 레드 카펫과 같은 행사를 위해 사용되는 곳이기도 하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영화의 시사회도 이곳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또한 캐피톨 극장과 연결된 스탬포드 하우스도 보존건물이며 이곳은 공교롭게도 20세기 초반 래플즈 호텔이 객실 수가 부족했던 시절에 건물의 두 개의 층을 래플즈 호텔에서 객실로 사용한 곳으로 당시에는 래플즈 로지(Raffles Lodge)로 불리기도 하다.


이처럼 싱가포르 도시 곳곳에 위치한 국가 기념물이나 보전 건물들은 자연스럽게 도시의 역사와 정체성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매개체로 연결된다. 이 밖에도 싱가포르 관광청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마케팅전략 중에 하나가 ‘싱가포르 스토리텔링’인데 이는 싱가포르의 장기적인 관광사업 계획에 앞으로 더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경주
팬 퍼시픽 하노이 세일즈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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