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양조 기술을 지닌 하쿠시카>

전통과 창조의 미학 백록(白鹿)
백설, 백학… 하얀 것은 쉽게 범접할 수없는 신성한 기운을 내뿜는다. 새하얀 눈밭을 밟으면 그 느낌이 머릿속에 눈처럼 쌓인다. 하얀 학이 날개를 펼치며 하늘을 가를 땐 기대감으로 가슴이 떨린다. 백록은 일본어로 하쿠시카, 번역하면 하얀 사슴이란 뜻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찬란하다. 참으로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술 이름이지 않은가.

<친화적 제품 제조에 힘쓰는 직원들>

환경 보호에 힘쓰는 사회적 기업 하쿠시카
필자는 하쿠시카를 사케 주조를 넘어선 사회적 기업 차원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하쿠시카 도가의 회사 이름은 다쓰우마혼계주조(辰馬本家酒造)이며 창업 355년된 효고현(兵庫県) 나다 니시노미야시(灘・西宮市)에서 유명한 대형 사케 도가 중 손가락에 꼽히는 메이저 도가이다. 하루시카는 긴 세월에 걸쳐 풍부한 천혜 자연을 지켜내며 그 환경 속에서 기술 연마를 거듭해 최우수 기업을 일궈냈다. 하쿠시카는 이러한 환경을 지키며 앞으로 차세대를 향해 나가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경영 과제로 본다.

술 생산 기업을 뛰어넘어 환경 보호가 사회적 책무임을 인식해 환경 관리 활동에도 열심이다. 일본의 전통산업도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사회가 원하는 기업으로 진화했다. 술 도가로서 추구하는 기업 정신은 정말 놀랍다. 최근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환경 문제로써 사업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환경 관리 활동을 실시해 오염 예방에 노력하고자 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글로벌 대기업들의 언어다. 특히 자원 절약, 폐기물 감소, 환경친화적 제품을 제공하며 모든 직원의 교육, 계몽을 통해 환경보호 의식을 향상시킨다. 하청업체에게도 이 정책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요구한다. 술 주조장도 이제는 단순하게 보면 안 된다. 변화를 통한 그들의 기업정신은 일본이 물밑으로 변화한다는 증거의 하나일 것이다.

하쿠시카 그룹은 종업원 200명을 두고 355년 지역 사회에 단단히 뿌리내린 창조 기업이다. 주조업뿐 아니라 문화, 교육, 스포츠, 호텔, 부동산 등 지역사회를 풍요롭게 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일삼고 있다. 문화 사업으로는 ‘하루시카 기념 주조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근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전통이 사라져가자 사케주조 역사를 후세에 전하고자 설립했다고 한다. 교육 사업으로는 13대 장인이 고요(甲陽)중학교를 설립했다. ‘명랑, 발랄, 천진난만’이라는 독특한 교훈은 지금까지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은 고등학교까지 확장해 “자연환경 속에서 풍부한 인간성을 기르자”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1971년에는 유치원, 2011년에는 보육원을 열었다. 스포츠 분야 사업으로는 함께 땀을 흘리는 가운데 느끼는 연대감, 건강한 감각 즉, 스포츠 의식을 테마로 ‘테니스 클럽’까지 운영하며 지역 스포츠 진흥을 도모함과 동시에 지역민들의 새로운 커뮤니티의 핵심으로 지역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쿠시카의 대표 브랜드 백록과 고급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하쿠시카의 레스토랑은 음식에 얽힌 이야기들에 착안하고 있다. 에도, 메이지시대 모습의 카페 레스토랑에서 고급 식사와 클래식 음악, 갓 빚은 사케를 즐길 수있다. 현대인들의 트렌드를 꼭 집어냈으니 체인점을 원하는 사람들이 쇄도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부동산 사업은 현재의 생활터전의 흐름을 정확하게 집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고품질의 주택을 선호한다. 하루시카는 지역사회의 방치된 토지를 활용해 지역활성화에 기여하기도 한다. 토지와 주택 사업부를 설립, 새로운 부동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어 자못 기대가 크다. 건물, 설비의 보수 관리, 부동산 관리 및 매매 업무, 주차관리 업무, 인재 파견 업무, 시설 경비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업무는 역시 하쿠시카 고객 유지, 보수 서비스다. 첨단 기술과 지식을 습득한 전문가 집단을 목표로 인재 육성에 중점을 두고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독자적인 “주문형 시스템”, 노하우와 실적을 바탕으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애쓴다. 하쿠시카는 400년 가까이 뜨거운 열정을 사케 주조에 쏟아왔다. 그러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추어 계속 순백을 향해 다가가는 사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