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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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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숙 사케 소믈리에의 All about Sake] 쌀 박물관은 살아있다 - 쌀 이야기, 효고현 미키시 요시가와쵸


효고현 미키시 요시가와쵸에 가면 야마다니시키(山田錦の館)관이 있다. 글자 그대로 쌀 박물관이다. 우리에겐 생소하다. 쌀의 개념으로 선뜻 이해하긴 쉽지 않다. 황홀한 푸른 하늘과 대칭으로 깔린 녹색과 갈색의 조화인 농원, 그곳에서 사케 원료의 굵은 쌀들은 익어간다.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벼이삭들, 이와 함께 어울리는 밭에서 갓 나온 농산물들과 쌀 관련의 모든 것들이 나와 함께 선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사케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코너, 토종 농산물 식재료로 만든 음식점들, 그리고 연구실도 마련돼 있다. 최적의 공기 속에 초원이 빚어내는 마을 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꿈틀거린다. 주인공은 사케를 만드는 전용 쌀이다. 이 쌀 이름으로 지은 곳이 바로 야마다니시키 관이다.
야마다니시키 박물관은 농촌 풍경을 배경으로 도시와의 교류도 제공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구름처럼 몰려드는 관광객의 매력 포인트인 노천 온천이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쌀 박물관과 노천온천」 관광객에는 최고의 관광자원이다. 추운 날에는 뜨거운 물에 몸을 데우고 더운 날이면 노천온천 그늘에서 몸을 식힌다. 특별 이벤트 행사가 열리는 날이면 박물관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살아있다는 느낌 그대로다.



일본인에게 쌀이란 무엇인가?
일본인에게 쌀은 식물이라기보다, 음식이라기보다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깊은 의미를 둔다.
일본인에게 쌀은 문화며, 소원이며, 2000년 이상을 함께 살아 온 동료며, 풍경이며, 움직임이다. 이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의 쌀 사랑은 남다르다. 사케 쌀뿐만 아니라 일반 쌀에 대한 철학과 깊이도 대단하다. 이러한 깊이는 집단 지성을 결집시켜 고품질의 쌀을 만들어내는 힘이 된다. 농가 문화와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본인들의 모습에 질투마저 느낀다.



쌀도 랭킹 콘테스트?
마치 권투 시합같이 ‘쌀 랭킹’ 타이틀 매치도 한다. 일본곡물검정협회는 매년전국산지별 쌀평가를 실시한다. 쇠고기 등급과도 비슷하다. 식용 쌀의 랭킹은 한국인들도 잘 알고 있는 고시히카리コシヒカリ쌀을 기준으로 한다. 고시히카리보다 품질이 아주 좋은 쌀을 「특A」로 분류하고 양호한 정도는 「A」, 고시히카리와 같은 등급의 품질은 누락된것 같은 「A`」, 다소 떨어지는 정도는 「B」, 좀 더 떨어지는 품질은 「B`」로 분류한다. 아예 수확하기도 전 논에서부터 랭킹을 정하기도 한다.



호텔처럼 5성급으로 매기는 쌀 전문가 자격증
마이스타My Star(米スター)는 쌀 스타라는 뜻이다. 쌀의 설명능력, 브랜드기술, 맛있게 밥 짓는 법 등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에게 일본 쌀협회가 별Star 갯수로 등급을 매긴다. 쌀의 프로 중의 프로에게 매기는 자격이다.
‘하치다이메기헤에(8代目儀兵衛)’라는 쌀 전통농가에는 별 다섯 개(5성) 5인, 별 세 개(3성) 22인, 총 27인의 마이스타가 쌀을 재배하고 있다. 밥을 더 맛있게 짓기 위해 매일 매일 훈련으로 밥 시식을 한다. 쌀의 단맛과 향, 밥을 삼킬 때의 맛 감 등 섬세한 부분까지의 쌀의 정보를 입과 코로 민감하게 감지하고 그 느낌을 마이스타끼리 공유한다. 이는 맛을 고객에게 설명하는 훈련과 맛있는 밥의 창출도 얻어낸다. 맛으로 느끼는 자신들만의 감각을 마이스타들끼리 다시 재평가를 한다. 쌀 평가 시 아주 섬세하게 감각을 표현하게 한다. 단순히 맛있고 좋다는 평가보다 코믹하고 짓궂은 표현이 더 인기를 모으기도 한다. 고객의 심리를 자극하는 고도의 마케팅도 될 것이다.


쌀의 7가지 맛의 기준
밥맛을 평가할 때는 다음 7가지를 기준으로 한다.
첫째, 밥의 하얀 색감 : 과도한 정미를 했는가?(과도한 정미를 하면 쌀의 맛 층까지 벗겨져버린다.)
둘째, 밥의 윤기 : 방금 지은 밥에서 어떤 윤기가 나는가?(독자적 정미기술을 개발해 쌀에 보습한 것 같은 느낌을 나게 한다).
셋째, 밥의 향 : 쌀의 속살에서 나오는 향이 식욕을 돋게 하는가?(밥솥에서 나는 밥의 향과 식기에 담았을 때 나는 밥의 향이 다르다.)
넷째, 밥의 단맛 : 혀끝, 목젖부근, 머리, 코, 삼키는 순간 등 단맛을 느끼는 순간이 있는가?(맛있는 밥일수록 단맛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
다섯째, 식감 : 입안에서 밥 한 알 한 알이 느껴지는가?(입안에서 씹지 않고 밥을 풀어 볼 때 거칠거칠한 느낌은 좋은 식감이라고 볼 수 없다.)
여섯째, 밥의 끈기 : 턱이 버거울 정도로 씹는 맛이 있는지?(좋은 쌀은 밥알에서 찰진 식감을 느껴진다.)
일곱째, 목으로 넘기는 맛 : 밥이 목구멍을 통과하는 순간 입자가 느껴지는가?(품질이 떨어지는 쌀은 밥이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 식도에 막히는 경우가 있다.)


필자는 위의 7가지 기준을 얼마나 느껴왔던 것일까?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 무심코 평생 배로만 먹었던 밥. 이제부터 머리와 지식으로 먹는 마이스타 아니, 쌀 소믈리에 준비도 해볼까? 막연히 부러우면 지는거니까.


이용숙
니혼슈 기키사케시(사케 소믈리에)
㈜린카이 이용숙 대표는 오랫동안 사케 소믈리에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간사이국제대학 경영학과 교수 및 니혼슈 홍보 한국사무국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시장의 사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사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밤’을 매년 개최, 사케에 대한 정보 공유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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